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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악역영애, 와타오시] 미아 - 5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27 18:00:31
조회 882 추천 19 댓글 7
														


전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2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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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밤은 고요히 쓸쓸한 바람소리를 연주한다. 왕립 학교 중앙의 시계는 벌써 새벽 5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 어둠 안에서 사신이 망자에게 내미는 손처럼, 테이라가 손을 내민다. 클레어는 그 손을 바라보았다.

가느다란 연약한 손. 그 손으로 지금까지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싸워온 건 레이 테이라였다.


"클레어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레이가 클레어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마나리아는 저지한다. 무슨 짓이냐며 따지려 했으나, 마나리아는 올곧은 눈으로 말한다.


"레이. 잠시 지켜봐."

"무슨…!"


레이의 마음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대체, 마나리아님은 무슨 생각이냐며 화를 내고 싶었으나 괜찮다며 다독이는 마나리아에 의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만큼은…저와 함께 가주세요."

"……."


같이 죽어달라, 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제발 거절해요. 레이는 마음속으로 소리쳤지만 무슨 생각인지 클레어는 테이라가 내민 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테이라."

"아니야…테이라가 아니라 레이라고 불러주세요."

"테이라."


테이라의 애원에도 클레어는 그렇게 불렀다. 테이라의 손이 떨린다.


"전 갈 수 없어요."


클레어의 거절. 테이라의 눈이 절망에 가득 차오른다.


"어째서…어째서, 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녜요."

"…또 그렇게 절 버리시려는 건가요?"


테이라는 실성한듯 웃는다. 클레어는 그저 그 모습을 보며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제가…제가 뭘 그리 잘못했나요?"

"테이라…."

"레이라고 불러!!"


소리친 테이라가 쿨럭, 기침하며 피를 토한다. 결국, 몸의 붕괴가 시작되었다.


"당신은 이기적이야…."

"네. 맞아요."

"남의 노력따윈 봐주지 않아. 당신을 위한 행동도, 호의도, 당신은 그저 자기가 원하는 길만을 찾아."

"…맞아요."

"내가 어찌되든 상관없이 날 두고가!!"

"……."


테이라의 외침에 클레어는 슬픈 눈으로 자신을 양 팔을 붙잡는다.


"그 때…절 왜 거절했나요? 둘이서, 그저, 둘이서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당신의 아버지도 그걸 원했잖아요."

"……그 때도 말했겠지만. 전 귀족이니까요."

"그딴건 아무래도 좋아요!! 그럼 저는요? 남겨진 전 어쩌란 건데요?"

"……."


클레어는 입을 다문다. 그 모습에 테이라의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분노로 인해 테이라는 거친 숨을 몰아쉰다.

레이는 자신의 본심을 다시 한 번 자각한다. 그래, 맞아. 클레어가 자신을 두고 떠난 것을 레이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해도 한 번 생긴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제 입장에서 생각해본적은 있나요? 전 당신이 전부였어요. 전…저는……!"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죠."


클레어의 말에 레이와 테이라는 놀라며 그녀를 바라본다. 레이는 작게 분노한 듯이 읊조린다.


"당신은 제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나요?"

"무, 슨…."

"전 당신을 믿었어요. 그런데 뭐가 어째? 아버님을 내 손으로 죽이고 영웅이 되라고요? 지금까지 제가 평민들에게 해온 천시, 폭행, 괴롭힘 이런 걸 다 하루 아침에 없애버리고 혼자서 행복해져라? 웃기지도 않네요. 당신은 얼마나 이기적인거죠?"


클레어의 말에 테이라는 얼빠진 표정을 짓는다. 레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설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당신의 행동은 날 위해서가 아니에요. 당신의 개인 만족일뿐이죠."

"아냐, 나는…!!"

"다 제멋대로에요. 절 구한 레이나, 아버님이나, 로드 님, 유 님, 세인님, 레네, 램버튼, 언니도. 전부 다."


클레어는 한숨을 쉰다. 그리곤 이내 작게 웃는다.


"그런 제멋대로인 사람들이…모든 사람들을 구한거에요."

"……."

"테이라. 제가 구속되고 나서 절 다시 한 번 찾아왔었죠?"

"……네."

"그 때 제가, 당신을 거절 한 이유를 아시나요?"

"…제가 미웠겠죠."


아뇨, 클레어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당신이 더는 저에게 구속되지 않았으면 했어요. 당신은 항상 저 때문에 손해를 보니까."

"………."

"제가 죽으려던 이유는 명예같은 시덥지 않은 문제가 아니에요. 저 스스로에 문제도 있었지만 당신을 위해서기도 했어요. ……제가 없어진다면, 당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 말에 테이라의 몸이 떨린다. 이내 더이상 몸을 지탱할 수 없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저보고 대체…어떻게 하란 말이죠?"

"테이라. 당신이 이 곳에 왔을 때, 길은 여러가지가 있었을 거에요. 당신이 그저 평화롭게 있었다면 당신을 구할 방법이나, 해결책을 찾았을지 몰라요. 만일 찾지 못했더라도…이런 식의 결말이 아니였겠죠."

"……."


그제서야 마나리아는 레이의 팔을 놓는다. 레이는 한걸음에 클레어에게 다가왔다.


"…저에겐 이 사람이 있어요. 그 누구도, 설령 다른 레이 테이라일지라도, 지금 내 옆에 있는 레이를 대신할 순 없어요. ……당신도 마찬가지잖아요? 당신이 사랑한건 당신 세계의 클레어잖아요."

"………."


테이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번쩍, 테이라의 뒤로 해가 떠오른다. 밤의 어둠이 걷히는 작은 빛이 테이라를 비추자, 테이라는 먼 곳을 바라보듯이 위를 바라본다.


"…역시, 저는 클레어님을 이기지 못하네요."

"……테이라."


테이라는 미소짓는다. 촛불이 마지막 힘을 내 타오르는 것처럼.


"클레어님. 마지막으로…부탁이 있습니다."


클레어는 자신의 치맛자락을 강하게 움켜쥔다. 레이가 클레어를 바라보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눈물을 꾹 참고 있었다.


"부디…행복해주세요. 제, 마지막 바램입니다."

"……내가, 반드시 그렇게 만들게."


대답한 건 레이였다. 그 대답에 만족스러운듯 웃는 테이라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쓰러진다.

어린왕자가 작별의 인사 후 자신의 별로 돌아갈 때 처럼. 동이 트는 햇빛에 반짝이며 테일라는 천천히 잔디 위로 쓰러진다. 닫힌 눈동자는 더이상 눈을 뜰 일은 없었다.

어둠이 조금씩 사라져 별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클레어의 울음소리가 별의 반짝임을 대신했다.






1+ +1



"꽤나 큰 소동이였군."


여전히 보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미소를 띄는 로드. 막사 안에는 로드와 레이, 클레어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잘 견뎌냈구나. 둘 다. 도와주지 못해서 면목없군."

"아뇨. 미샤나 마나리아님, 세인 전하도 도와주셨는걸요. 그리고 로드님 덕분에 조사도 수월했고요."

"그렇게 말해주니 기쁜걸."


로드는 껄껄 웃었고 레이도 마찬가지로 작게 웃었다.


"…그래서? 그 후론 어떤가?"

"미샤는 다행히 회복됬어요. 흉터도 남지 않게요. 다만, 테이라가 했던 일이 제 탓으로 돌아온게 문제였죠."

"하하, 얼굴이 같아선가?"

"그렇죠 뭐. 세인 전하나 마나리아님이 사정을 알고 계셔서 모습을 흉내내는 마물이 한 짓으로 일단락 했죠."


그 때문에 있지도 않은 마물의 소문은 살이 붙어 퍼졌다. 레이가 의도한 바는 아니였으나, 도플갱어란 이름으로.


"그리고…테이라의 무덤을 만들었어요. 가끔씩은 둘이서 성묘를 가고요."

"아쉽군. 나도 그녀와 만났더라면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텐데."


드물게 로드는 자조적이게 말한다.


"……성묘를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클레어는 쓸쓸한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본다.


"테이라는 다시 클레어와 만났을까…. 어쩌면 또 미아가 되서 울고있진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클레어님."


결국 눈물을 흘리는 클레어. 레이는 클레어의 손을 맞잡으며 눈물을 닦아준다.


"…분명 만났을 걸세."


로드는 걱정말라는 듯이 웃는다.


"정령의 미아가 소원을 이룰 때까지 정령의 수호는 계속되니까. 분명 정령들이 인도해주었을걸세."

"……그렇네요. 네, 반드시 그렇겠죠."


클레어는 힘주어 미소를 만든다. 로드는 다시 한 번 싱긋, 웃었다.


"그런데,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아, 그렇지. 자네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군."


로드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막사를 빠져나와 어디론가 향했다. 잠시 후 로드는 두 명의 아이를 데려왔다.

검은색 눈동자들을 동글동글 빛내며 레이와 클레어를 바라보는 두 아이들. 순진무구한 눈빛이 따가워 두 사람은 로드를 바라본다.


"로드 님. 이 아이들은…?"

"삿살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고아들이야. 교회에서 돌보는 아이들이 심부름을 하러 왔다가 미아가 된 모양이야."


클레어와 레이는 로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걸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로드는 씩 웃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두 사람이 이 아이의 부모가 되주지 않겠나?"

""네!?""


둘은 놀라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검은 머리의 아이는 재밌다는 듯이 박수를 쳤고, 금발의 아이는 검은 머리의 아이의 등 뒤로 숨었다.


"응? 그렇게 놀랄일인가?"

"다, 당연히 놀라죠!"


시원스런 로드의 말에 레이가 펄쩍 뛴다. 그 반응이 재밌는지 로드는 껄껄 웃는다.


"자네들, 입양 얘기도 하지 않았나?"

"해, 했긴 했죠!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자네들이라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텐데."

"그, 그러니까 그건 그런 문제가…."

"언니!"


갈색머리 아이가 클레어의 손을 잡는다. 난감한 듯이 클레어가 레이를 바라보지만 레이도 마땅한 수가 없다.


"있지 나는 메이고 이쪽은 아레아야. 우리, 쌍둥이다?"

"그, 그런가요?"


클레어가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춘다. 메이는 꺄르르 웃었고 아레아는 메이의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다.


"예쁜 언니는 이름이 뭐야?"

"클레어랍니다."

"이름도 무지 예쁘다! 그치, 아레아?"

"으, 응…."


아레아도 작게 웃는다. 그 두 미소를 보고 있자니 자신의 무릎에서 자고 있던 테이라가 겹쳐보이자, 클레어의 마음 한 구석이 쓰려온다.


"언니…울어?"

"네?"


깜짝 놀라 클레어는 자신의 뺨에 손을 댄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하…둘을 보니까, 헤어진 아이가 생각났네요."

"딸이였어?"

"네…그런 셈이죠."

"그렇구나. 그럼…."


메이는 뒤를 돌아 아레아를 바라본다. 아레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메이의 옆에 나란히 선다. 그리고 하나, 둘. 구호를 하며 동시에 외친다.


""엄마!""

"……!!"


둘의 말에 클레어는 눈을 크게 뜬다. 눈물은 이미 흘러넘치고 있었다. 클레어는 둘을 껴안으며 흐느낀다.


"네…. 메이, 아레아…제가, 제가 둘의 엄마에요

"……."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이는 쓴웃음을 지었고 로드 또한 멋쩍게 웃었다.


"이것도 계획대로신가요?"

"아니, 우연일뿐이지."

"그건 어떨까요."

"하하. 결과만 좋으면 괜찮은거지."


레이도 작게 웃으며 클레어와 함께 메이와 아레아를 감싸안았다. 레이의 품속에서 클레어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었다.


"돌아가요. 클레어님. 저희 집으로."

"네. 다함께…넷이서."


낮임에도 불구하고 막사 위에는 작게 빛나는 별은 마치 미소를 짓듯이 희미한 빛을 띄었고, 곧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드디어 끝냈다.... 이렇게 틀 잡아 놓고 쓴건 처음일듯. 끝까지 봐줘서 정말 고마워.

메이랑 아레아 생김새가 묘사가 안되서 레이와 클레어 어린 모습을 상상해서 썼어.

다음엔 이렇게 무거운거 말고 가벼운걸로 둘이 꽁냥대는거 써올게. 다들 다시 한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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