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야치후미 하세요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10 12:59:41
조회 329 추천 12 댓글 3
														

야치요가 예뻐요

스타리라는 하지 마세요

야치요는 1학년 후배에요
후미는 2학년 선배에요
전학을 갔어요

-

앉은 자세에서 무의식적으로 상체를 움직여, 탁자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들어 전원을 눌렀다.

<오후 2:21>

상단바가 비어있다. 새벽의 연습실 안에서 작게 빛나는 직사각형의 화면에 그제야 정신을 찾는다. 굳이 메신저를 들어갈 필요도 없을것이다. 그녀는 이미 자신을 차단했을테니까.


후미 선배가 떠난지 한달이 지났다.


-


새벽의 연습실은 고요하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새벽 이른 시간에 연습실에 도착해, 두 발로 마룻바닥을 딛고 스트레칭을 시작할때면 문득 시덥잖은 생각이 마음을 더럽히고는 한다. 최근 한달씩이나 계속되는, 시덥지 않아야할 생각 같은. 배에 눌러놓았던 숨을 끌어올린다. 눅진한 새벽의 공기를 헤치고 고개를 젖히자 천장이 보인다. 눈을 감았다. 홀연히 느껴지는 땀 냄새는 마치 그녀의 것과도 닮아있다.


"...읏챠."


널부러진다. 닫혀있던 눈꺼풀을 옆을 바라보며 시르르 연다. 인기척없는, 연습실의 그 어딘가를 바라본다.


그녀는, 나와 연인 사이였을때에도 이 연습실에서 만큼은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이유는 몰랐다. 굳이 물어보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까. 모름지기 가까워질수록 조심스러워야 했고 그래서 그렇게 했을뿐이다. 연애는 처음이였으니. 나름대로 이유를 덧붙여본다. 그래, 그녀도 처음이였다. 모두가 처음이었고. 그러니까.


퍼뜩 눈가의 가장자리가 뜨거웠다. 화상 자국이 눈가에 남아 욱신거렸다. 한참을 손가락으로 눌러도 잦아들지 않았다.


너무 가까워서. 화를 입은것도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단단히 엮였던 관계를 끊어내는데에는, 그만한 대가를. 당연한거라고.


다만 불현듯 떠오른, 선배도 나만큼 아플까. 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인다. 그토록 가까웠음에도 생겨난 무지라는것이 날 불안하게 만들었다. 스텝을 꼬이게 만들고, 때때로 아무일 없었음에도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고. 평소보다 조금 더 우수에 찬 눈빛으로 창가를 바라보게 하는점에서 그랬다. 자세가 무너졌다. 쓰러진다.


가까웠을까,

사랑한걸까,

애정이였을까,

연민이였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은 더한 의문만을 남긴채 그대로. 볼썽사납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


연습이 끝났다. 턱 밑에 맺힌 땀방울을 닦는다. 조금 어두운 피부에 하얗게 매달린 소금기가 따갑다. 마른 수건으로 얼굴을 천천히. 전부 쓸어낸다. 그럼에도 열은 가시지 않아 여전히 더워, 밑에 놔두었던 물까지 한병 전부 마시고 나서야 평소의 몸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무대에 설 준비를 한다는건 언제나 이렇다. 빡빡하게 자신을 조이고, 태엽을 감아 하나하나 전부 연습한 대로 움직일수 있도록. 이 시크펠트에 흐르는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이리 연습을 한들 결국 누군가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기도하며, 오늘도 자신을 몰아붙인다. 에델의 중심에는, 하루에 10시간을 대사 하나에 투자했던 그녀가 있었다. 그 후에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2시간을 더 사용했던 그녀가. 그날은 데이트날이였고. 나는 옷을 갖춰입은채로 그 광경을 한참이고 옆에서 지켜보았다. 썩 좋은 기분은 아니였다. 다시 떠올려봐도.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오늘 움직임이 불안정하더군, 야치요."


"걱정해주시는거에요?"


"...글쎄, 그렇군. 걱정이냐고 묻는다면. 걱정이겠지."


아키라, 유키시로 아키라는 야치요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른하게 풀어진 연녹색 눈이 번뜩였다. 아키라는 각이 잡힌 겉옷이 불편한지 단추를 조금 풀었다. 손에서부터 도드라진 힘줄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녀를 감싸고 있던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심해. 피로는 배우의 천적이다."


"아키라 선배, 원래 그런 사람 아니였잖아요. 바뀌셨네요."


"바뀌어야지."


그 짧은 말이 가슴에서 울렸다. 지금 그녀는 나를 보고있지 않았다. 그보다 조금 더 멀리. 어쩌면 붙잡았을지도 모르는. 어쩌면, 만약.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 상상하는 일 만으로도 괴로워져 숨에 먹혀버리고, 뇌리에 한 자씩 아득하게 새겨버리게 만들어버리는. 그런것들을 통해 그녀의 모습에서 하여금 떠나간 유메오오지 후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정이라는 행위가 인간의 머리로 할수 있다던 가장 쓸모없는 행위라고 연설하던 아키라 선배의 일이 아직도 생히 느껴지는데. 그녀도 후미 선배를 그리워하는걸까. 프라우 야데 로서의 유메오오지 후미를, 혹은. 어쩌면.


고개를 내저었다. 망상은 첩자의 덕목이 아니다.


"...오늘 저녁 연습은 쉴게요."


"잘 선택했다. 마음껏 쉬도록, 쉬는 것도 중요하니까."


할 말은 끝났다는듯 그녀가 등을 돌려 떠난다. 쉴때는 무엇을 해야하지. 보통 시간이 남으면 뭘 했더라. 그녀가 떠난뒤에도 한참을 복도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후미 선배한테 전화해서, 뭐하냐고 물었지. 사실, 그녀는 나와 같은 에델이였음으로 전화로 물어볼필요 없이 바로 말하기만 해도 되었다. 전화 벨이 울릴때마다 그녀는 질색을 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복도를 걸어간다. 옆에서 또 하나의 발걸음소리가 나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겹쳐들렸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바라본다. 단축번호 5번, 유메오오지 후미. 처음 그것을 그녀에게 들켰을때. 그녀가 화를 버럭 냈던게 기억이 났다. 그때 나는 그녀에게 왜 화를 내는거냐고 물었다.


"대답안했지, 후미 선배. 그때도."


한 마디만 해줬다면. 내가 너를 좋아하는거만큼, 너도 날 좋아하는게 아니냐. 이 한 마디만.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라도 좋았다. 끝까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충족되지 않은 욕망들이 애달프게 질게 끌린다.


무의식적으로 전화버튼에 손을 올렸다. 착신음이 길게 방 안에 울렸다. 귀속으로 내려꽃히는 전자음에 화들짝 놀라 전화를 끊었다.


띠르르르르. 띠르르르르.


그 직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뚝.


「왜 전화했어?」


"저, 아직도 후미 선배 5번으로 저장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전화해서, 한다는 말이 그거야?」


"딱히 할말이 있는것도 아닌걸요. 그보다 저 차단 안하셨네요."


「...끊을게.」


전화가 끊겼다. 끊었다. 아무렇게나 내팽겨쳤던 이불을 들어 뒤집어썼다.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제와 무엇을 한들, 변할까. ​베개에 얼굴을 조금 더 깊게 묻었다.

-
너만파면메이저

- dc official App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11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26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35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891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52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30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895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3 27
1463914 일반 오시러브 공 누구임? ㅇㅇ(59.17) 19:58 1 0
1463913 일반 수마는 약간 보는 시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음 꼬멘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7 9 0
1463912 일반 끼요옷~ [4] 치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4 34 0
1463910 일반 걸밴크 2기 나올때까진 토모 개인에피는 못보겠지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3 23 0
1463909 일반 모모니나는 rwbyros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3 13 0
1463908 일반 오늘 종트할때 안욱무지카 틀어주나 [4] ㅇㅇ(175.196) 19:51 44 2
1463907 일반 백붕이들은 날씨 후덥지근하면 어떡해? [4] ㅇㅇ(121.128) 19:51 40 2
1463906 일반 얘네는 공식이 계속 백합어필함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6 144 3
1463905 🎥리뷰 스포) 메이드 인 헤븐 맛있다 백화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6 67 1
1463904 일반 간혹 백갤에 레뷰 이야기가 나오던데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4 85 0
1463903 일반 니나한테 나나라고 잘못 불러서 [6] ㅇㅇ(211.245) 19:43 73 1
1463902 일반 걸밴크 9시30분에 선행컷보여주네 [4]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2 94 0
1463901 일반 너네 해파리 그거 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2 60 0
1463900 일반 근데 님들 평범한 경음부 그건 알아둬야 함 [7] ㅇㅇ(121.148) 19:41 106 1
1463899 일반 뜌따이 오늘 저녁은 텐동이야 흑흑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1 39 0
1463898 일반 플라토닉 러브만 보는데 마동경.. 괜찮을까? [5] 세인트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8 72 1
1463897 일반 니나모모사귀면 [6]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8 59 0
1463896 일반 피너툰 안개바다위의 샤베트 본 백붕이 있음? [3] ㅇㅇ(121.182) 19:35 40 0
1463895 일반 코난스러운 카노안욱 짤이 나왔어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3 110 4
1463894 일반 셋이서 사귐 [4] 물먹는관엽식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1 119 3
1463893 일반 평범한 경음부 8화까지 보고옴 [2] ㅇㅇ(220.74) 19:30 74 0
1463892 일반 11화가 영원히 방영 안했으면 좋겠다~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9 137 0
1463891 일반 니나의 총공 눈빛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8 35 1
1463890 일반 언젠간… 언젠간… [4] 백합백문학과교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5 90 1
1463889 일반 요루쿠라의 충격을 성우라디오로 정화했어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3 96 0
1463888 🖼️짤 붕스) 사탕먹는 스텔반디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3 60 1
1463887 일반 대신 걸밴크에는 인간 고슴도치랑 고양이가 있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2 50 0
1463886 일반 브금좋은백합애니 머머잇나여?? [8]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1 61 0
1463885 일반 쿄코의 견제가 좋다 [2] ㅇㅇ(59.24) 19:19 60 2
1463884 일반 모모카네집고양이 [4]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9 91 0
1463883 일반 이런 풋내나는 느낌 좋아서 [3] 온두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6 102 0
1463882 💡창작 재업) 일단 전생 21화 [4] 2화그게뭐예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49 4
1463881 일반 30살에 딸있는 아이돌이 있는 뭐 별거라고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125 0
1463880 일반 수마는 전개가 그렇게 됏음에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1 103 0
1463879 일반 모모카네 집 고양이는 변신 같은거 안하나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99 4
1463878 일반 티르티에게도 봄이온건가요?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89 0
1463877 일반 프리큐어 원래 변신할때 대사있어?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91 0
1463876 일반 윈드송레즈 [2] 치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69 1
1463875 일반 평범한 경음부 얘 좀 좋은듯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94 0
1463874 일반 빻치 8화까진 ㄹㅇ맛있어보이는데 [1] ㅇㅇ(59.0) 19:03 71 0
1463873 일반 이런 짤이 왜 내 폰 갤러리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 99 0
1463872 일반 요루키위는 짤이 나오질 않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8 8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