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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카논- 온기앱에서 작성

Nsa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29 02: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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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눈바람이 불어온다. 나무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바람이 나무의 몸통을 거칠게 휘감아 달려 생겨나는 소리는 마치 눈바람에 묻혀 죽은 원귀의 울음소리처럼 섬뜩했고, 거칠었다. 분명히 올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미사키는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눈이 움푹움푹 파여, 자신의 발이 박히는 것을 끙끙대며 빼면서 몇 번이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아, 힘드네.”

그래도 지금은 아까보다는 상황이 좋아진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마을에 들려서 사냥한 토끼의 가죽을 팔아넘기고, 주문한 곰 가죽 외투를 받아서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해있어야 했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예고 없이 기분이 바뀌고는 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눈에, 미사키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가지고 금방이라도 출발하려고 했지만, 출발할 준비를 마칠 때쯤에는 이미 늦어있었다. 어느새 거칠게 불어대는 바람에 눈송이가 휘말려 눈폭풍을 연상시킬 정도가 되어있었다.

그나마 코코로의 집에 잠시 몸을 피하고, 집에서 기다릴 카논을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굴릴때쯤에 눈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펑펑 내리는 것에서 사근사근, 조용히 내리는 것으로.

처음 입게 된 곰 가죽 외투의 방한성을 이렇게 체험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미사키는 눈 앞으로 올라와 반짝거리는 자신의 숨결을 보면서 생각했다. 코와 입, 귀를 가리기 위해 천으로 복면처럼 둘러싸서 그나마 입김이 덜 보인다고 한들, 눈에 파묻힌 다리를 빼면서 한 걸음씩 움직이는 것이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힘들어서 거칠어진 숨이 순식간에 얼며 날아갔다.

근육이 몇 번이고 움직이면서 피어오르는 열이 두터운 옷에 막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이제 미사키는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복면을 벗어던지고, 모자마저 벗어 던지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순식간에 몸에서 열을 빼앗겨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를 리가 없으니까, 그래서 미사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이 얼어서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땀만 장갑의 손등으로 슥슥 닦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카논 씨. 기다리시겠지.”

한 걸음, 한 걸음이 반복되고, 어느새인가 미사키의 눈에 그녀의 집의 모습이 들어왔다. 비록 눈으로 덮여있다 한들 여전히 포근하고,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우리의 집이. 굴뚝으로 피어오르는 연기와, 눈과 얼음이 끼어있는 창문을 통해 새어나오는 따뜻한 불빛을 본 순간 미사키는 온 몸에 퍼지는 안도감을 느끼며 힘이 빠져가던 다리에 다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또 눈을 치워야겠네. 하아.”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다.  연거푸 쏟아져내린 눈때문에 오늘 새벽에도 깔끔하게 치워두고 나온 집 앞의 길이 다시 새하얗게 변해있어서, 미사키는 이제 화낼 감정마저 너털웃음으로 바꾸어, 한숨과 함께 입김으로 날려보냈다.

눈이 사이사이에 들어가 하얗게 변하고 있는 문을 지긋이 보며 미사키는 손을 들어 가볍게 주먹을 쥐고는 콩콩,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잠시동안 답을 기다렸지만, 아무 답이 없자 미사키는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역시 집이 최고야. 하아.. 다녀왔어요. 카논 씨.”

집 안에 들어가자 마자 차가워지다 못해 땡땡 얼어버린 듯한 미사키의 얼굴을 따뜻한 공기가  집에 들어온 주인을 반기는 강아지처럼 달려들어 포근하게 녹여주었다. 미사키는 곧바로 모자와 복면을 스르륵, 뱀 허물 벗듯이 벗어던지고는 옷에 덮인 눈을 집 앞에서 간단히 털고 왔음에도 여전히 묻어있는 눈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털어냈다.

눈으로 축축해진 신을 벽에 걸어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미사키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평소라면 지금쯤 카논 씨가 나와서 날 맞이해줄텐데, 어디있지? 미사키를 맞이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종종걸음으로 달려나오는 것처럼 걸어오던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불안함에 미사키는 발에 납덩어리를 단 것 마냥 발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카논 씨? 다녀왔어요. 카논 씨?”

혹시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겠죠. 네? 카논 씨. 설마 절 찾으러 나갔다는 건 아니겠죠? 카논을 부르는 미사키의 목소리에는 불안함이 서렸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기에 혹시나 반복될 수 있는 악몽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미사키는 거실로 향했고, 타닥타닥, 장작을 살라먹으며 불똥이 튀어오르는 벽난로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다시 밖으로 나갈 뻔 했잖아요. 카논 씨.”

벽난로 앞에 놓여진 소파 위에 몸을 옆으로 뉘이고 잠들어있는 카논이 있었다. 벽난로의 불이 내뿜는 따뜻한 주홍색 빛에 물들여진 카논의 얼굴은 무척이나 편안해보여서 미사키는 심장을 금방이라도 짓누를 것만 같던 불안함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카논의 옆으로 다가간 미사키는 카논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귀 뒤로 넘기면서 카논의 이마에 쪽, 부드럽게 입맞춤하며 중얼거렸다.

“카논 씨. 저 다녀왔어요.”

카논의 이마에 장갑의 차갑고 딱딱한 감촉과, 부드럽지만 아직 차가운 입술의 느낌이 연속적으로 닿아오자, 카논의 눈꺼풀이, 조심스럽게 떠졌다. 카논의 자수정같은 눈동자를 마주한 미사키는 그제서야 빙긋이 웃으며 카논에게 말했다.

“잘 잤어요? 카논 씨?”

 아직 잠에 취해있는 눈꺼풀을 끔뻑거리며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미사키를 조용히 바라보던 카논은 미사키의 말에, 똑같이 빙긋이 웃으며 잠겨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잘 자지는 못했어. 미사키 짱.”

 몸을 일으키면서 눈을 손등으로 비비는 카논을 보면서 미사키는 히죽거리며 물었다.

“ 네? 왜요?”
“..누구누구가, 밖에 나갔는데 너무 오랜 시간동안 안 돌아와서 계속 걱정했거든. 미사키 짱, 그 사람 참 나쁜 사람이지?”

미사키의 물음에 답해지는 카논의 잠에 취한 목소리, 하지만 장난스러워 보이는 그 말에 진심으로 걱정이 담겨있다는 것을 아는 미사키는 우물쭈물 거리며 웅얼거렸다.

“그, 나쁜 사람은 맞지만 그,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설마 싫어하시게 된 건 아니죠?”

그러자 카논은, 눈을 비비는 것을 마치고 깨끗해진 시야로 미사키를 바라보며 빙긋이 웃으며 상반신을 숙였다. 미사키의 복부에 머리를 콩, 부딪혀 적당히 충격을 주고는 팔로 미사키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중얼거렸다.

“..싫어하게 될 리가 없어. 잘 다녀왔어. 미사키 짱.”
“..으억. 으.. 네. 다녀왔어요. 카논 씨.”

타닥거리며, 장작을 시뻘건 혀로 낼름거리는 불길에서 새어나오는 따스한 주홍색의 빛 앞에서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며 있었다.

그러기를 잠시, 카논은 미사키의 고개를 들면서 미사키를 부드럽게 밀어내고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미사키 짱. 몸이 차다. 얼른 씻고와. 물은 준비해놨어.”
“아아. 네. 고마워요. 카논 씨.”
“아니야. 미사키 짱, 빨리 씻고나와. 저녁 식사를 준비 할 거니깐.”

카논의 온기가 멀어지자, 미사키는 마음속으로 내심 아쉬움에 한숨을 쉬었다. 좀 더 붙어있고 싶은데, 좀 더 안고 싶은데.. 미사키의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얼굴에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미사키와는 다르게 카논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방으로 향했다. 좀 더 붙어있고 싶어 무심코 내밀어진 미사키의 손은, 아무것도 없는 공중을 휘젓고는 툭, 내려왔다.

 미사키가 카논과 붙어있고 싶어서 최대한 빨리 씻고 나오자, 그녀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카논이 아닌 맛있는 음식의 냄새였다. 음식의 냄새를 맡자, 그제서야 미사키의 굶주린 위도 다시 살아났는지 얼른 음식을 달라며 땡깡을 피우며 꼬르륵, 소리를 내었다. 미사키는 괜히 뻘쭘해져서 자신의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음식 냄새가 흘러나오는 주방으로 발을 옮겼다.

괜히 카논을 방해할까봐 발소리를 죽이며 주방으로 향한 미사키의 눈에 요리 중인 카논이 보였다. 앞치마를 두른 채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냄비에 무언가를 집어넣고 있는 카논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무방비해보여서 미사키는 자세를 낮추고 조금 더 조심스럽게 카논의 뒤로 이동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질 때마다 음식 냄새와 함께 카논의 향기가 가까워졌다. 그 향기를 맡으며 조심스럽게 다가간 미사키는 카논의 바로 등 뒤에서 몸을 일으키고 카논의 허리를 부드럽게 팔로 감싸 안으며 카논의 어깨에 자신의 턱을 올려놓고 중얼거렸다.

“카논 씨, 잡았다.”
“꺅?! 미, 미사키 짱?!”

갑작스럽게 뒤에서 안은 것도 놀랄 만한데, 바로 귀 옆에서 미사키의 중얼거림이 들려오자 카논은 정말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 아, 정말.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카논 씨? 카논을 안고있는지라 그런 카논의 움직임이 전부 느껴지는 미사키는 놀란 카논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그래서 눈치챘을때는 이미 그녀의 입가는 히죽거리며 짓궂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고개를 돌려 미사키인 것을 확인한 카논은 아직도 놀라서 벌려진 입만 뻐끔거리며 어버버 거렸다.

헤실거리며 카논의 온기를 온 몸으로 느끼던 미사키의 눈에, 순간적으로 카논의 목덜미와,  옷 밑에 가려져있는 쇄골이 보였다. 카논 씨. 너무 무방비해.. 아무 생각없이 카논을 안고있던 미사키는, 카논의 몸을 의식한 순간 카논의 향기에도 마음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미사키 짱! 요리 중인데 위험하게 뭐하는 거야~!”
“....”

그래서 그런가. 자신을 향해 꾸중을 내리는 카논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카논 씨, 따뜻해. 기분 좋아. 향기도 좋고... 오히려 침을 꿀꺽 삼키며, 입 밖으로 내뱉을 말을 목구멍 위로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목구멍을 타고 입으로 올라온 말을, 미사키는 내뱉었다.

“...어흥. 이, 이렇게 무방비하게 있으면 자 ,잡아먹을 거에요. 카논 씨…”

나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 미쳤어, 미쳤어. 아아아! 미사키의 입술 밖으로 새어나온 말을, 미사키는 말을 하면서 도중에 깨달았다. 그래서 미사키의 말은 끝으로 갈 수록 어버버하며, 소리가 줄어들었고, 마지막엔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미사키가 카논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는 바람에 더 소리가 줄었다.

“....미사키, 쨩?”
“....”

그리고 카논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미사키가 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미사키가 부끄러워하는 것을 보고 1초, 2초, 3초. 정확히 3초 후에 깨닫고 카논의 얼굴도 화르륵, 불타올랐다.

“..미, 미안해요. 카논 씨. 제가 좀 헛소리를..”
“..아니야.”
“..내뱉...네?”
“..미사키 짱은 사냥꾼이니깐. 그, 그래도, 조금만.. 기다려 줘? 저 ,저녁은 먹어야 하니까..”

카논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은 것을 그만두고 ,고개를 들어올리며 미사키는 이 분위기가 더 어색해지기 전에 사과하고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카논의 대답에, 미사키도 처음엔 이해하지 못하다 카논과 똑같이 3초 후에 이해하고는 미사키의 귀와 목까지 시뻘겋게 물들어버렸다.

//////

눈이 많이 오는 극한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연성을 생각하다보니 미사키가 사냥꾼이고 카논은 미사키의 부인인 글은 어떨까 하고 쓰게되더라.

아무쪼록 잘 읽어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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