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유부녀 사아야 x 고등학생 타에 #2

암낫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10 17:02:48
조회 962 추천 51 댓글 8
														

#


"여기에 내려주세요."


나는 택시기사분께 돈을 건넨다. 나는 약도에 나와있는 장소보다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내렸다.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곳은 교외에 위치한 어느 건물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장소는 교외에 있을 뿐 상권도 형성되어있고 유동인구도 꽤 있는 정상적인 장소였다.


장소를 향해 걸으면 걸을 수록 지나다니는 사람이 줄어든다. 나는 입구 앞에서 가면이 들어있는 가방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평범한 문이었지만 왠지 들어가자마자 내 몸과 작별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묘한 괴담들이 떠오른다. 한순간에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존재들.


지루한 일상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가가 몸과의 작별이라니, 너무 대가가 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틀에박힌 일상을 돌다보니 머리도 돌아버린 모양이다. 이렇게 고도화되고 치안이 강화된 세상에 납치라니.


게다가 마음 굳게 먹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왕 없어질 몸이면 착한 사람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토끼 가면을 꺼내 착용했다.


문에 들어서자 긴 복도가 보였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런 복도는 수명이 간당간당한, 깜빡이는 전등이 달려있는데, 이 복도의 형광등은 환한 대낮과 같은 밝기였다. 그래서인지 미지의 장소를 향해 홀로 걷는 복도임에도 무서움이 덜했다.


복도의 끝에 다다랐다. 마음의 준비를 모두 끝낸 나는 철제 문을 열었다. 중세 유럽의 궁전 같다. 내가 느낀 감상은 그것이었다. 목을 꺾어도 한 눈에 담을 수 없을 수 없는 크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천장, 그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 신전에서나 볼 듯한 기둥과 대리석 바닥. 그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


화려하고 반짝이는 옷들을 입은 사람들을 보니 새로 구매한 내 빨간색 원피스와 하얀색 숄더가 너무 초라해보였다. 무도회라길래 부족한 시간을 쪼개 쇼핑을 하고, 나름 초대장에 써있는 드레스코드에 맞춰 차려입고 왔건만 나는 마치 장미가 가득한 들판에 이름모를 들꽃같다.


"…?"


나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각을 의심했다. 누군가 화려한 궁전 안을 구경하는 나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나는 엉덩이를 쓰다듬는 손을 잡아 뿌리치고 뒤로 돌았다. 나와 같은 토끼가면이었다. 다른 점은 내 토끼가면은 입 부분만 뚫려있지만 나를 성추행한 토끼가면은 눈과 코 부분만 가린다는 점이었다. 가려지지 않은 갸름한 하관을 보면 이 사람은 여자인 것 같았다.


"안녕 토끼야."


이 경우와는 다른 경우지만, 학생 시절에는 놀리는데 맛들린 여자아이들이 가끔 엉덩이를 만지곤 했다. 나는 화내기도 애매해서 그냥 웃으며 하지 말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은 아주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뿌리쳤다. 안타깝게도 내 표정이 가면에 가려져서 내 의도가 전혀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손을 뿌리쳤다는 사실따윈 기억하지 못하는듯 토끼가면은 나에게 더 달라붙어왔다. 왼손으로는 내 허리를 쓰다듬고 오른손으로는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나는 놀라서 떨어지려했지만, 쉽사리 뿌리쳐지지가 않았다. 제빵일을 하며 어느정도 근력이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이게 무슨짓이야. 그만해."

"토끼야. 이름이 뭐야?"


토끼가면은 내 몸과 완전히 밀착했다. 그리고 점점 손을 깊숙한 곳까지 집어넣기 시작했다. 평소에 화를 안내고 살아서 그런가, 화를 내도 화낸 것 같지 않은가 보다. 음, 화를 어떻게내더라?


"그만 하란 말 안들려?"


나는 최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토끼야. 여긴 이런 짓을 하는 곳이야. 나는 그만둘 이유가 없어."


나는 그제야 이 화려한 곳이 자세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내 눈에 포착된 광경에 눈을 크게 떴다. 길다란 채찍을 가진 사람이 엎드린 채 바닥을 핥고 있는 사람의 등을 채찍으로 내려쳤다. 바닥에 엎드린 사람은 더 때려달라는 듯 엉덩이를 내민다. 나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는 M자 모양으로 다리를 벌린 사람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여러명의 사람이 배려없는 손길로 안을 휘저으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가면을 쓴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추는 사람들은 중앙에 모인 일부였다. 누군가와 달라붙어 서로의 몸을 탐하는 사람이 반. 분수에서 나오는 빨간색 물을 와인 잔에 담아 마시며 농밀한 스킨십을 나누는 사람이 그 반의 반. 무도회장 한 편에 마련된 푸드코드 같은 곳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 나머지. 심지어 여러명이 달라붙어 몸을 섞는 곳도 있었다.


"신기하지? 다들 가면을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음껏 즐기고 있어."

"아흣…."


토끼가면이 내 귀에 속삭였다. 나는 그 목소리가 간지러워 몸을 움츠렸다.


잊지 못할 쾌락을 선사한다는게 이런 뜻이었나. 이 무도회는 가면이 보장하는 익명에 숨어 쾌락을 즐기는 장이었다. 답답하기 짝이 없는 이 가면은 일상의 족쇄를 푸는 열쇠였다. 마치, 인터넷에서 보장하는 익명에 숨어 악플을 남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처럼, 이 사람들은 가면이 나를 가려주니까, 나를 숨겨주니까 일상에서 표출하지 못한 욕구를 손쉽게 오픈할 수 있었다.


아무에게나 손을 뻗고 행위를 즐긴다. 아앙. 오케스트라의 오디오가 비는 사이사이 내 귀로 타고오는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적나라하다. 이 토끼가면이 아니라도 이 무도회에서 나는 한 번쯤은 당했을게 뻔했다. 나는 반포기 상태가 되었다. 애초에 오지 말아야 했다. 모험을 선택한 내 불찰이다. 그냥 살던데로 살 걸, 과거의 나를 책망한다.


토끼가면은 저항을 포기한 나의 허리를 한 손으로 붙잡아 구속하고 내 목에 혀를 기면서 손으로 내 가슴을 애무한다. 나의 꼭지를 잡아 살살 뒤틀고 밀가루를 반죽하듯 주물럭 거린다. 하드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나니 정상적으로 애무하며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토끼가면이 왠지 착한 사람처럼 보였다.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하려 했는데, 정말 색스러운 경험을 하게되는구나.


"앗"

"토끼야, 너는 신음소리도 귀엽네."


토끼가면이 내 아래에서 손을 지분거렸다. 나는 황급히 내 입을 막았다. 내가 이런 소리를 내다니. 나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이렇게 뚫린 장소에서 누군가가 보고있는 장소에서 신음을 내지르는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었다. 아무리 내 주변 사람들이 나보다 더 야한 몸짓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귀엽다는 말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저기…. 사람들이 안보는 곳에서 하면 안될까?"

"앙보능 곳?"


토끼가면은 내 아래를 지분거렸던 손을 핥아먹는다. 손을 물고서 잠깐 고민하더니 내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끌고가기 시작했다. 은근하게 따라붙는 시선들과 신음소리를 헤치고 대리석 바닥의 딱딱함을 느끼며 우리가 향한 곳은 어느 복도였다.


복도에는 고급 목재로 짜여진 문 여러개가 마치 모텔처럼 일정 간격으로 나란하게 있었다. 정말로 그렇고 그런 짓을 위해 지어진 곳이구나.


"빨간색 불이 들어온 곳은 이미 누가 있는거야."


토끼가면은 내 손을 이끌고 빨간색 불이 들어온 방문을 지나 파란색 불이 켜진 방문으로 들어갔다. 찰칵. 방문이 닫혔다. 10평쯤 되어보이는 방이다. 딱 봐도 부드러워 보이는 이불로 덮혀진 침대, 안전한 정사를 위한 콘돔과 간단한 다과가 놓여져있는 테이블, 화장실과 가운이 걸려져있는 옷장까지, 호텔 부럽지 않은 방이었다. 이 건물의 주인이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돈을 쓸데없이 쓰는 구나. 완전 악취미다.


"응?"


방을 구경하고 있던 몸이 침대로 쓰러졌다. 토끼가면은 어느샌가 옷을 전부 탈의하고 가면마저 벗어던졌다. 예쁘게 생겼다. 어느 순정만화에 여주인공으로 나올듯한 검은색 긴 생머리에 살짝 쳐진 초록잎사귀 같은 눈,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늘씬한 몸까지, 사람을 추행하지 않아도 충분히 원하는 만큼 관계를 가질 수 있을 만한 외모인데, 사람은 참 겉만 보고 알 수가 없다.


"토끼야, 옷 벗겨도 돼?"

"방금 전 까지 허락없이 만져놓고 이제와서?"

"옷은 토끼꺼니까."

"아니, 몸도 내껀데…. 근데 벗기지 말라고 하면 안벗길거야?"

"벗길거야."


그게 뭐야. 토끼야. 만세해봐. 그냥 내가 벗을게.


나는 토끼가면을 등진 채로 가면을 내려놓고 원피스를 벗었다. 특별한 날을 위해 준비했던 하얀색 브레지어도 벗고 다시 가면을 썼다.


"가면 안쓰면 안 돼? 키스하고 싶은데."

"가면은 안 돼."


밖에 있는 사람들 처럼 가면은 옷을 모두 벗어던진 내 최후의 보루였다. 가면무도회 초대장에도 가면은 억지로 벗길 수 없다는 규칙이 써있었다. 저 토끼가면에게 이 규칙이 유효할지는 모르겠지만, 토끼가면이 무슨 짓을한다 해도 나는 절대로 이 가면을 벗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가면을 쓰고 얌전히 침대에 누웠다. 토끼가면은 침대에 누운 내 위에 올라탔다. 곧이어 아까처럼 내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토끼야, 나는 하나조노 타에야. 너는 이름이 뭐야?"

"글쎄, 나는 이름이 없어. 그러니까 네가 지어줄래?"


내 이름은 야마부키 사아야였지만, 하루의 일탈을 위해 가면무도회에 찾아와 토끼 가면을 쓴 채 악몽을 꾸는 나는 오늘 태어나 하루만에 사라질 사람이었으니, 그녀에게는 이름이 없다.


타에는 손을 멈추고 고민에 빠졌다. 찌푸린 얼굴도 예쁘다. 나의 악몽같은 하루를 예쁜 사람이랑 함께하다니 참으로 영광이구나. 실없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나는 이 상황을 완전히 받아들인 모양이다.


"토끼야, 앗쨩은 어때?"


앗쨩, 내 귀에 상냥한 목소리가 스쳐지나간다. 내가 조그마했던 시절, 아마도 토끼였을 그 시절. 부모님은 나를 앗쨩이라고 불렀다. 나는 동네를 뛰어다니다가 부모님의 빵집에 들려 빵을 먹으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거렸다. 부모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어주셨고, 빵과 우유로 배가 가득 찬 나는 사르르 잠에 들었다. 눈을 뜨면 나는 부모님의 품 안이었다. 차가운 아침바람을 피해 그 따뜻한 품으로 파고들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어머니가 쓰러지고 남들보다 이르게 어른처럼 커버린 나는 사아야가 되었다. 내 눈가가 촉촉해졌다. 뒤늦게 사춘기가 온 모양이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탈을 하고, 별명 한 번 불린 걸로 눈물이 흐르고.


"좋은 것 같아."


타에는 내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토끼가 되어버린 나에게 내려앉았다.


#


나는 저녁까지 빵집일로 바쁘기 때문에 새벽녘 상점가를 돌며 부족한 재료와 아침 찬거리를 구매하는 중이었다.


"새댁, 요즘 얼굴이 많이 초췌하네. 남편이 밤에 잠을 안재우나버?"


하하하하. 야채가게 아저씨가 호탕하게 웃는다. 나는 기분이 나빴지만 어색하게 웃으며 부정만 한다. 이 거리는 너무 좁다. 야채가게 아저씨는 새댁 힘좀 내라며 평소보다 야채를 더 많이 얹어주셨다.


나는 남편과 성관계를 맺을 때 흔히 말하는 '갔다' 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저 내 아래에 미끈거리는 미꾸라지가 껄떡대며 왔다갔다하는 느낌만 받을 뿐이었다. 그냥, 의무적으로 성관계를 맺으며 아내된 도리로 신음을 내뱉어줄 뿐이었다. 그러면 남편은 만족했다.


"이정도 샀으면 됐겠지…."


나는 빵집에 들려 재료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준비해놓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 한 뒤 다시 빵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요즘 초췌한 이유는 남편 때문이아니다. 무도회에서 만난 그 토끼가면, 타에. 타에 생각때문에 나는 요즘 잠을 설치고 있다.


그 날이후 나는 타에와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었다. 애초에 연락처를 주고 받은 일도 없었다. 하루의 실수라 생각하고 덮어버렸다. 그러나 덮어지지 않았다.


타에와의 성관계에서 나는 그러니까 느껴버렸다. 아주 몸을 내던져버렸다. 나는 강제로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다. 따지자면 남편과도 내 의지와 반하는 성관계를 맺고 있는 걸. 그렇다고 여자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아니, 바쁜 삶을 살아온 나는 누군가에게 설렜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남편과 타에의 차이는 무엇일까. 얼굴? 확실히. 남편보다 타에가 잘생겼다. 행동? 남편은 못되게 구는 사람이 아니다. 타에는…. 잘 모르겠다. 딱 봐도 자기 밑에서 헐떡거리고 있는데 굳이 앗쨩, 좋아? 어디가 좋아? 라고 물었고 어차피 넣고 만질 거면서 여기에 넣어줄까? 여기 만져줄까? 라고 말했다. 나는 부끄러워서 대답하지 않았다. 내 몸을 강제로 만지고 옷도 벗기려 했지만 가면은 벗기지 않았다. 단지 가면과 열굴이 맞닿은 경계선에 입맞추며 키스가 하고싶다고 내게 조를 뿐이었다. 물론 나는 가면을 벗지 않았다.


"하아…."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집으로 돌아가 일상을 맞이하면 타에와 맺었던 관계를 잊어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햇살을 맞이할 때도 관계를 맺고 잠이 든 후 눈을 떴을때 내게 웃어주던 타에를 떠올렸고, 빵을 반죽 할때도 내 가슴을 주무르던 타에의 손길이 떠올라 얼굴이 빨개졌다. 토끼라는 단어만 들으면 반사적으로 그 날일이 떠오르고, 멍을 때리기 일 수였으며 남편과 관계를 맺을때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빨리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게 주어진 의무들을 버려두는 것은 그 하루만으로 족했다. 나의 삶은 의무들로 가득차있고 의무는 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권리가 따라오지않는 의무일 뿐이었지만, 나는 그들을 내칠 수가 없다.


"사야, 한숨을 내쉬면 복이 달아난데."


이제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가게문을 빨리 닫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나는 가게를 정리하기 위해 카운터에 엎드렸던 몸을 폈다. 그러나 내 몸은 다시 카운터 쪽으로 쏠렸다.


"읍"


나는 내 얼굴을 붙잡고 열심히 키스를 하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눈을 감고 내게 입맞추는 사람은 타에였다. 지금 꿈을 꾸고있는건가. 그렇다기에 나를 붙잡고 있는, 입안을 돌아다니는 감촉이 너무 생생했다. 잠깐, 여기 가게안인데?


나는 타에를 퍽퍽 내리쳤다. 타에는 그 날처럼 자신을 뿌리치려는 내 저항에도 굴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키스를 하고 물러섰다.


"사야, 보고싶었어."


그리운 모교의 교복도 너는 정말 잘어울리는구나. 나는 눈치 없이 떠오르는 잡생각을 지우고 엄한 표정을 짓는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야?"

"사야는 나 안 보고싶었어?"

"여길 어떻게 알고 온거냐니까?"

"사야, 키스 더 해도 돼? 그 날은 가면 때문에 키스를 못해서 너무 슬펐어.'


진짜 이상해. 방금 전에는 마음대로 키스해놓고 지금은 왜 나한테 물어보는건데. 그리고 내 말은 안들리는거야? 타에가 나를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윽. 나는 무엇이든 부탁하는 눈빛에 약했다. 그렇지만 여기는 가게 안이었다.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는데 카운터에서 키스를 나눌 수 없었다. 어차피 오늘은 일찍 들어가려고 했으니까…. 나는 타에를 잠시 미뤄두고 출입에 'CLOSE'를 내걸고 셔터를 내렸다.


"내 질문에 답해주면 키스하게 해줄게."


나는 출입문을 등지고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타에를 마주보며 말했다.


"뭐가 궁금해?"


뭔가, 타에와 말이 통하는 한 가지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의자를 끌어 타에를 내 옆에 앉히고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는지,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봤다.


"사야가 말해줬잖아."


나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백만개 떠올랐다. 나는 타에에게 내 신상정보를 말해준 적이 없었는데?


"사야가, 나랑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했잖아."


아. 나는 한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타에는 내가 내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자 대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타에가 토끼는 번식력이 강하다며 나를 한참이나 괴롭힌 탓에 지쳐버린 나는 점차 꿈나라로 향하며 두서없는 타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있었다.


자기는 사람관찰과 토끼를 좋아하는데, 2층에서 사람들을 보다가 토끼가면을 쓴 사람이 입구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걸 보고 바로 달려왔다고. 게다가 꽉 껴안았는데 품에 딱 들어차는 게 너무 맘에 들었다고. 냄새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감촉도 좋고, 얼굴은 못봤지만 분명 자신의 취향일거라고. 나는 하나사키가와 여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인데, 인생 평생 이렇게 맘에 드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고등학생이 평생이라는 단어를 쓰니 뭔가 귀엽네. 잠깐. 얘 내 후배였어? 게다가 여기 고등학생도 출입 가능하구나. 대단히 프리한 자격조건이었다. 근데, 그럼 나는 지금 몇 살이나 차이나는 고등학생한테 농락당한거야? 나는 나이차이를 곱씹었다. 가면을 써서 얼굴을 모르는 상태니까 나도 고등학생인 척 할까….


"나도…거기다녀…."


나는 다른 고등학교를 말한다는 게 졸려서 잘못 대답했다. 타에는 잠에 빠져드는 나에게 파고들었다. 목에 얼굴을 묻고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강아지처럼 내 목을 할짝거리는 타에가 내 마지막 기억이었다. 설마 내가 잠이 든사이 가면을 벗기고 내 얼굴을 본건가?


"그래서 사야를 찾아다녔어. 근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봤어. 우리 학교 학생중에 빵집하는 학생이 있냐고."


나는 빵집이라는 대목에서 흠칫했다. 진짜로 나는 빵집을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빵집? 빵집은 어떻게 안거야?"

"사야의 몸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어."


내가 빵에 파묻혀 살긴 하지만 몸에서까지 고소한 냄새가 날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나는 팔을 코에 대고 킁킁거렸다. 나는 이미 후각이 빵에 절여졌으니 냄새가 날리가 없지.


"선생님이, 이 근처에 졸업생이 하는 빵가게가 있다고 알려줘서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왔어. 근데 진짜로 사야가 있었어."

"내 이름도 선생님이 알려준거야? 얼굴은 어떻게알고? 가면을 벗긴거야?"

"아니, 머리카락 때문에. 이름은 선생님. 이제 키스해도 돼?"


타에가 나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뭔가 꺼림칙했지만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연하를 뿌리칠수가 없었다. 솔직히, 나도 좋긴 한데…. 나는 손을 들어 목을 감쌌다. 타에는 곧 내 입술을 천천히 핥으며 내게 속삭였다. 사야. 좋아해.


나는 생각났다. 그 관계가 그토록 좋았던 이유가. 타에는, 나에게 나를 좋아한다고 끊임없이 말했다. 내가 거부감이 들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나를 대했다. 섹스를 한다는 대명제 아래에서 타에는 나를 사랑해주었다.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 키스가 끝나면 나는 질풍노도 사춘기를 보내는 고등학생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어른이 되어 훈계 할 것이다.


#


나는 알고있다 감정묘사 못하는 것을

때문에 나는 참고한다 노래를 반복해 들으면서

이번에 들은 곡 오마이걸의 'twilight'

이 노래 심경이다 사아야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51

고정닉 2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29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40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38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895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59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43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899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5 27
1464424 일반 스포)드디어 종트도 거의 끝나가네 ㅠㅠ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4 22 0
1464423 일반 소네트?? 왜 배송 지연이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6 1
1464422 일반 마이고는 운좋게 완결되고 보기시작햇는데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0 23 0
1464421 일반 블아) 공주님 안는 사오리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8 30 2
1464419 일반 사사코이까지 역대급 퀄이었다면... [2]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7 62 0
1464418 일반 버틴정실 [2] 공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23 3
1464417 일반 이야 나로우 전생메이드 드디어 고백박았네 [2] 제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33 0
1464416 일반 사실 사사코이 사태가 [3] 온두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3 63 0
1464415 일반 ㄱㅇㅂ) 짱깨 애들 남캐넣지 말라고 하는거 보빔 미는거 아님 [4]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8 272 10
1464414 일반 종트도 꽤 하는구만 ㅇㅇ(125.177) 00:42 54 0
1464413 일반 다들 사야카호 신작 봤지? [2]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61 1
1464412 일반 타키 나약하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16 0
1464411 일반 걸밴크 시작 전까지만 자야겠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8 76 0
1464410 일반 샬려줘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8 12 0
1464409 일반 로코는 애니 나오고 떡상한 느낌 [3] ㅇㅇ(110.13) 00:35 100 0
1464408 일반 요시의 대가는 정말 크구나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5 88 0
1464407 일반 2분기도 슬슬 끝나네 [5]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4 63 0
1464406 일반 더워 [1]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3 20 0
1464405 일반 가끔 번역어 선택 기준이 이해가 안 가 [4] 백합백문학과교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0 93 0
1464404 💡창작 [요루쿠라] 엇갈림 [2] 연속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0 51 9
1464403 일반 늦어버린 봇치 특전 [1] 일레사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9 58 0
1464402 일반 이번분기 돈이 너무 깨진다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8 102 0
1464401 일반 요루야 왜 갤탭이 아닌거니 [3] rwbyros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7 71 0
1464400 일반 말나온김에 아이패드-갤럭시탭 회로돌려줘 [2] ㅇㅇ(180.65) 00:25 44 0
1464399 일반 동화영애 일본어 제목이 뭐었더라 [2] 나리유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5 45 0
1464398 일반 대세는 종트갤에 올리는 종말트레인 스탬프랠리 후기 [9] Zris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3 156 15
1464397 일반 요루쿠라 마지막엔 시작점으로 돌아갈 거 같아. [4] 백합백문학과교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93 4
1464396 일반 요루패드가아니라 패드요루일지도 [6] ㅇㅇ(61.105) 00:20 281 16
1464395 🖼️짤 유루캠 3기) 아키이누 [1] ㅇㅇ(125.177) 00:19 56 0
1464394 일반 해파리 분량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기도 [7]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237 13
1464393 일반 걸밴크는 진짜 노래가사도 너무좋당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29 0
1464392 일반 걸밤종 세개 다 잘나올거 같다 생각은 했는데 rwbyros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49 0
1464391 일반 무생물이랑 엮이는건 첨보네.. [2] ㅇㅇ(180.65) 00:15 80 0
1464390 일반 사슴킥은 분기탑이 가능할 것인가 [5] ㅇㅇ(110.13) 00:15 97 0
1464389 일반 안욱무지카 자막으로도 보고 싶은데 언제 올라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4 27 0
1464388 일반 요즘 흑장발들은 다 천사에 벤츠야 [6] ㅇㅇ(180.65) 00:09 99 3
1464387 일반 이번 분기는 걍 아무도 예상 못했을 듯 [4] 백합은이상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8 146 0
1464386 일반 이번 분기탑 애니 뭐임 [13] ㅇㅇ(122.44) 00:08 214 0
1464385 일반 토모 루파 공식이라고 생각하는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7 55 1
1464384 일반 여아쟝 갓곡친거 들어줘 [14] 토끼단조무래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6 234 11
1464383 일반 "하아... 이게 보X구나..." [10] ㅇㅇ(1.228) 00:04 494 18
1464382 일반 실어증은 찐백이 아닌게 아쉽네 [1] Gung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3 107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