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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열등감으로 요우치카 짧글

ㅇㅇ(218.148) 2019.08.19 06:44:59
조회 484 추천 14 댓글 4
														

*요우는 치카보다 한 살 어리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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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만큼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치카쨩…?'

'항상… 난 항상 요우쨩을 질투해 왔다고!'




꿈을 꿨다. 먼 옛날의 꿈.


요우쨩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도 뭐든지 척척 잘 해냈다. 그 어떤 일이라도 전혀 막힘없이 풀어냈다.

운동이건 공부건 분야에 예외는 없다. 나보다 한 살 어린 요우쨩은 학교에서도 나와 같이 있고 싶다며 월반을 하기까지 했었다.

주변에선 요우쨩이 이루어낸 성과를 보고 천재가 아니냐며 이것저것 더 시험하려 들었고, 요우쨩은 또 월반을 시키려는 어른들의 눈초리를 신경 쓰게 됐다.

하지만 요우쨩의 목적은 학업 성취 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단순한 한 가지. '좋아하는 치카쨩과 같이 있고 싶어.'

요우쨩은 자신이 시험에 제대로 응한다면, 그 결과를 보고 어른들이 강제로라도 자신을 나와 떨어트려놓을 것이란 걸 알았다.

그래서 요우쨩은 결정했다. 수많은 시험중의 여러 문제들을 일부러 틀리기로.

그때, 앞으로도 나와 함께일 수 있다며 밝은 웃음을 지은 요우쨩의 표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결국 요우쨩은, 쭉 나와 같은 학년으로 중학교까지 졸업했다.


…무척이나 잔인한 상냥함이다. 난 그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남과 비교당하는 일을 몇 년이나 겪어가며 살아가야 했다.

내가 모자란 게 아니다. 요우쨩이 지나치도록 뛰어난 거다. 속으로는 우리를 비교하는 남들도 그것을 알고 있으니 겉으론 별말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난 언제나 요우쨩과 날 비교하는 말을 들어왔다. 그 언제 어느 때라도, 이따위로 해서 성이 차냐며 나에게 화를 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그런 채찍질을 당하고 더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닿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고 나면, 분노하던 목소리는 곧 체념으로 변한다.

그건 바로 내 목소리다. 요우쨩과 떨어진 지 1년이 된 지금까지도 종종 들려오는 목소리.




뒤숭숭한 꿈자리를 털어내고 일어나, 화장실에 가 가장 차갑게 틀어놓은 물로 세수를 했다.

방에 돌아와 옷가지를 대충 차려입고 마당으로 나와 빗자루질을 시작했다. 가족들은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을 시간이다.

청소를 마친 뒤 안으로 들어왔다. 무언가 더 할 일이 있나 싶어 비어있는 손님용 방들을 둘러보는데, 마침 그중 한곳의 어지러운 바닥이 보였다.

마당과 마찬가지로, 방을 깔끔히 정리했다. 더 치울 것이 있나 싶어 살펴보다가, 손님들이 읽으라고 뒀던 구석의 지역신문 몇 부가 눈에 띄었다.

다가가 집어 드니 역시 날짜가 꽤나 지나있었다. 내 담당의 일은 아니라 신경 쓰진 않았는데, 미토 언니가 깜빡했나 보다.

난 별생각 없이 신문을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난 곧 1면에 대서특필된 기사를 무심코 읽어버린다. 또한 나에게 아주 익숙한 그 애의 모습도.


신문에는 요우쨩이 있었다. 지역의 대표로서 전국 수영 대회에 나가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사진 아래엔 간단한 인터뷰도 있었다. 글로만 읽는 건데도 내 귀에 요우쨩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요우쨩은 여전히 해맑구나. 예전의 그 밝은 모습과 달라진 게 없구나.

대단한 성과에 새삼스레 열등감을 느끼진 않았다. 그냥 뭔가, 그리우면서도 떠올리긴 싫은, 이상한 기분.


요우쨩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아니, 올해에 서로 전화라도 한 적이 있었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요우쨩은 이사를 가버렸다.

여전히 나와 같은 학년으로 있을 수 있었는데도 학교까지 내가 다니는 우라노호시가 아닌 특기생 지원이 활발한 누마즈 시내의 다른 학교로 갔다.

요우쨩은… 마침내 누가 돌보아주지 않아도 혼자서 높이까지 날 수 있는 큰 날개를 지니게 됐던 거다.

나에게 집착하는 어린 모습은 벌써 벗어던졌다. 나보다 한 살 어림에도 의젓하게 앞길을 찾아 나선다.

먼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와 떨어지게 됐다며 요우쨩이 작별 인사를 했던 때가 떠올랐다.

요우쨩은 날 여전히 정말 정말 좋아하지만, 그만큼이나 다이빙도 수영도 좋다고. 조금 멀어진다고 우리 사이까지 멀어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헤어졌다. 그래도 처음엔 서로 자주 연락했지만, 한 살 어린 나이로 시내의 고등학교에 적응하며 연습까지 꾸준히 해야 했던 요우쨩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그것은 요우쨩에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집중할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 하지만 그때 우리의 연락은 뜸해졌고, 마침내 완전히 끊어졌다.


그렇게 우린 정서적으로도 완전히 헤어졌다. 1년 동안 교류가 없었고, 그동안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요우쨩에겐 당장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여태까지와 같은 익숙한 시골 학교에 진학한 난 여유로웠다.

내가 요우쨩과의 연을 붙잡으려고 했다면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잡지 않았다. 땅바닥을 기는 나와는 달리, 너는 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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