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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기병과 순박한(?) 시골처녀앱에서 작성

에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28 13:19:46
조회 1285 추천 2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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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더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제넷은 집에 돌아갈 생각이 없고
시간은 늦었는데
해더는 이 조그만 소녀의 집을 모른다.

이 마을은 크지 않다.
그리고 소녀는 해더가 들쳐매기에 알맞은 체구에 아주 가볍다.
그러나 해더는 이 술에 취한 소녀를 들고갈 자신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도저히 들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이웃집은 5분은 걸어야 나오는데 말을 타고 가고 싶어도 그녀의 말이 그 5분 거리 이웃집 노파 마리의 마구간에 매여있다. 해더 본인의 집에 마구간이 없었던 탓이다.

그럼 해더가 직접 걸어나가 노파의 집까지 찾아가서 저 소녀의 거처를 묻고 노파의 마구간에서 말을타고 집으로 돌아와 소녀를 들쳐업고 말을 타고 나가 소녀의 집에 내려놓고 온다?

번거롭다.
그리고 저 소녀를 혼자 두고 나가기도 꺼려진다.

그렇다고 저걸 그냥 내보내자니 꽤 쌀쌀한 날씨에 이 어두운 밤에 과연 잘 가기나 할까 모르겠다.

"...누우시죠."

풀썩.
눕는건 또 잘 눕는다.

"으에... 나느으은... 나느은..."

칭얼칭얼. 한참을 칭얼거린다.

해더는 제넷이 잠들었다는 확신이들자 그제서야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고 빠르게 물러났다.

예전에 술에 잔뜩 취한 대대장을 2소대장과 그의 소대원이 주워온적이 있는데, 2소대장이 그를 침대에 뉘여주자 마자 대대장의 그 억샌 손이 2소대장을 품으로 끌어 들이는 보기 참 역겨운 그런 광경을 본 기억이 났다.

물론, 해더는 저 소녀의 손에 잡혀도 빠져나올 자신은 있지만, 저 병약해 보이는 소녀가 다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해더는 책상앞에 앉아 노트를 꺼내들고는 램프에 불을 키려다 생각했다.
내가 도대체 휴가나와서 왜 근무일지를 작성하려는건가 하고 말이다.

자리를 깔고 누웠다.

바닥은 차갑다.
나름 왕국 귀족의 저택이다.
어머니 이카리어 남작을 비롯한 이카리어 남작가의 모든 사람은 이 아무것도 없는 촌을 떠나 수도에 자리를 잡았지만 이 저택 또한 귀족의 저택인건 맞다.

그녀는 수도가 싫다.
그래서 수도 집으로 향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시골, 이 고향 예일로에 들어왔다.
사실 여기 있는것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심심할만하면 찾아와 잔소리를, 한차례 잔소리를 마구 쏟아내고 돌아가는 세라아주머니, 믿음직한 마구간 지기 노파 마리, 바보 일레인, 구두쇠 엘 영감, 외눈박이... 모두 욕심없이 살아가고 제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해더 그녀 자신도 진심으로 그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녀는 이 '집'이란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홀로 누워 천장을 보면, 남들은 노인네냐고 놀렸지만, 정말로 드는 생각은 내가 관속에 들어와 누워있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였다.

바닥은 차갑다.
차갑지만 북부 전장터 보다야 평온하다.
단지 그 평온함이 싫은 것일까.
​그래서 '집'에 있는것이 싫은것일까.
​그녀의 자리는 오직 전쟁터인가.

해더는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깊이 고뇌했다.
저건 도대체 또 왜 일어나는건데?

"언니이이이...."

"...왜그러십니까?"

제넷은 눈을 감다싶이하고 베개를 안고 이불을 질질 끌고 비척거리며 다가왔다.

바닥청소 안했는데 말이지.
해더는 다시한번 이마를 짚었다.

무어라 칭얼거리는데 도저히 알아듣지를 못하겠다.
그녀는 깊이 한숨을 내쉬고는 제넷의 머리에 손을올리고 토닥거리며 말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제넷은 해더 옆에 누웠다.

"....침대로 가 누우시....렴."

"우우우..."

그대로 해더에게 파고든다.
밀어내려했지만 해더는 그리하지 못했다.
작고, 여리고, 부드럽다.
힘주면 이 소녀를 쉽게 부스러트릴 수 있을것 같다.

아무래도 제넷은 해더와 대화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해더의 품에 들어와서 쉼없이 칭얼거린다.
다만 해더는 이 옹알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제넷이 하는 옹알이의 내용은 생각도 않고 일방적으로 말을 할 뿐이였다.

"부드럽게 말하는게 익숙하지 않은데, 하대로 타협 가능한가?"

칭얼거린다. 뭐라는지 모르겠다.

"똑바로 말해."

칭얼칭얼.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말하란 말이다."

칭얼칭얼.

"그러고보니, 제넷, 너는 뢰로스에서 왔다던가?"

칭얼칭얼.

"예일로보다 더 촌동네 아닌가."

칭얼칭얼.

"그래. 잘 선택했다. 너는 도시로 가면 큰일나."

"우우웅..."

"허.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릴때 유모를 못살게 굴었다던가. 밤에 잠도 못자게 했다고 그러던데."

칭얼칭얼칭얼.

"너는 지금도 이러는데 어릴때는 더 심했겠어. 부모님이 고생이 심하셨겠는데."

"우으으으..."

"참, 오늘 외박한다고 부모님께 말씀은 드렸나? 걱정하실텐데 말이지, 딸이란 녀석은 여기서 오늘 낮에 처음 본 여자 품에 안겨서 응석이나 부리고 말이야."

칭얼칭얼...

해더의 말은 딱딱했다.
하지만 해더의 어조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본인은 몰랐지만.
덕분인지 제넷은 금새 잠들었다.


***


제넷은 푹신푹신한 곳에서 누워있었다.
놀라 일어나 보니 깨끗한 침대 위 였다.

"일어났나, 제넷 미리엄."

"아...어? 이카리어님?"

"참. 이거 손해본 느낌인데. 어젠 그렇게 언니 언니, 하면서 좀 부드럽게 대해달라고 난리를 치더니."

제넷은 그만 정신이 아찔해졌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가관이군. 네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니까 안심해. 여자 둘 끼리 무슨 일이있었을라고."

그리고 제넷은 떠올리고 말았다.

'해더 언니라고 부를거야!'

'제넷아~~~ 해보라구우'

제넷은 목이 부러진걸로 하기로 했다.
고개를 들지 않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아..... 저는 저는... 그러니까....죄송합니다... 그런데... 그러니까......그건....."

해더는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잠깐 놀려봤을 뿐이에요. 미안합니다.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만."

제넷은 그래도 얼굴이 붉어져 있을 뿐이였다.
아니, 더 빨게졌나.

"주무시고 계신 사이에 모친께서 다녀가셨습니다."

해더는 새벽에 찾아온 여인을 떠올렸다.
여인이 젊은 시절에는 굉장한 미인이였을 거란걸 짐작할 수 있었다.
다시 눈 앞의 소녀를 본다. 그 여인을 쏙 빼닮았다.
다만, 아직은 귀여울 뿐이다.

해더는 살짝 웃고는 얼굴을 굳히고 엄하게 말했다.

"만약 다음에도 이렇게 어디 갈 일이 생기면 반드시 양친 중 한 분만 이라도 동행하시거나, 그게 힘들면 최소한 어디에 간다, 연락이라도 남겨 드려십시오. 세라 아주머니가 알려드려서 망정이지 양친께서 크게 걱정하실 뻔 했지않습니까."

"저, 저도 성인인데...."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그러나 해더는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제넷 양은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제넷은 히잉, 하고 우는 소리를 냈다.
성인은 성인이기는 한데, 애다.

"자, 다음부터는 조심하시고, 어떻게, 아침을 드시고 가시겠습니까?"

"저...그게..."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애 취급이 싫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해더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다고 어제 술마시고 하신것처럼 하시면 곤란하겠지만..."

제넷의 목이 다시 부러진다.
놀리는 재미가 있다.

"자. 그럼. 확실하게 본인의 의사를 말씀해 주세요."

제넷은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며 주저하더니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어제처럼, 부, 부드럽게 말해주세요!"

"...예?"

"언니라고 부를거예요!"

"아니, 지금..."

"아침은..."

꼬르륵-

기껏 꼿꼿이 세운 목이 다시 부러졌다.

"...머, 먹고갈게요..."

해더는 잠깐 상황파악을 하고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후... 부드러운건 아직 힘드니, 하대로 하지. 노력은 최대한 해볼게... 아침은 준비해 두었으니 내려가 먹도록해."

"네..."

그러나 제넷은 여전히 밍기작 거리며 해더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할 말이 있는거니?"

"그... 같이 드시는 거죠?"

"...그러도록 하지."

"그, 그럼 먼저 내려가 있을게요.."

그러고도 제넷은 잠시 주저하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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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나이차 좀 많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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