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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영리한 에리와 얀데레가 되는 우미 01

날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21 12:58:27
조회 1252 추천 3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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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어디에도 못 가게 가둬버릴 것이라 말하는 그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제 주인을 닮아 어딘가 어설픈 모양새였다. 지금 당장 그 입을 제 것으로 막아버릴까. 다만 아직은 성에 차지 않는 다부진 눈빛이 거슬렸다. 네가 뭘 할 수 있겠니? 일부러 그랬다. 우미는 이런 간단한 말에도 금방 얼굴을 붉힌다. 내가, 내가 당신을. 이를 악 물고 중얼거렸다. 요즘 그녀는 저런 모습도 종종, 쉽게 보이고 만다. 에리는 그녀가 그녀 답지 않은 순간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정확히는, 자신 때문에 그런 순간. 기울어진 등받이. 흐트러진 셔츠와 넥타이. 에리는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몇 번 치다가 가슴팍을 쥔 우미의 손을 풀어냈다. 잔뜩 힘이 들어간 손은 에리의 온기가 닿자 거짓말처럼 늘어진다. 우미의 손은 놀라울 정도로 차가운 땀으로 가득했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올라타듯이 한 우미의 몸을 밀쳐냈다. 우미는 비틀거린다. 방금까지 코와 코가 맞닿을 정도로 들이치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 초연하고, 정숙하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아직 누군가를 잡아먹을 듯 사나웠다. 그러니까, 고요하고도 황포했다. 둘은 쉽게 어울릴 수 없는 것이겠지만, 지금 우미는 그랬다. 고개를 기울이고 바라본다. 에리는 웃음이 나왔다. 네가 뭘 할 수 있겠니. 결국.

무게감. 우미가 견디고 있는 무게감이 그녀의 어깨를 쳐지게 만든다.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적막함의 원인이다. 내내 그래 왔을 것이다. 그리고 우미는 원래 그런 줄 알았을 것이다. 네가 나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들썩이는 어깨가 마음에 들었다.



 넌 네가 너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니?

 둘만 남은 동아리실, 어색한 분위기. 우미의 얼굴은 붉었다. 사람을 파악하는 건 능숙하다. 가령, 수많은 위압감을 견뎌내는 선배를 동경하는 후배라든가. 턱을 받친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때에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제가 건넨 사과에 독이 묻어있는 줄도 모르고 자기만족에 넙죽 받아먹는 인간들을 보는 것은 재미있다. 지루하고 무겁기만 한 인생에, 심심풀이로 딱이다.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만큼… 무인으로서 부끄러운 것이 없겠지요.


조곤한 목소리에 에리는 귀를 기울였다. 그런 척하는 것으로도 보였다. 그 말을 끝으로 대화가 끊어졌다. 생각보다 침묵이 길어진다. 우미는 물음은 있고 답은 없는 에리의 눈치를 보았다. 눈을 내려뜬 에리의 표정을 읽기는 힘들었다. 이제 가자. 에리가 책상을 짚고 일어선다. 그녀의 말투는 화난 듯도 싶었다. 뒤로 밀린 의자가 덜컹거린다. 왜? 우미는 눈으로 물었다.


 “슬슬 가야지. 시간이 늦었어.”

 “… 아직, 비가.”


바깥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아까부터. 에리와 우미가 단둘이 부실에 남아있을 구실이었다. 이런 구실 없이도 남을 수 있었다면, 그런 생각을 잠깐 동안 한 우미의 입에서는 한숨이 나왔다. 그 한숨보다는 옅고, 안개보다는 짙은 비가 줄곧 오고 있었다.


 “우산, 나는 있는데.”


에리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우미는 말없이 에리를 쳐다보았다. 자신도 우산이 없다며 난감하게 웃던 에리의 미소가 생생했다. 에리의 손놀림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우미는 의미 없이 입을 열었다 닫았다. 지금 어떤 말을 해도 후회할 것 같아서. 입에 담을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서. 에리는 그런 우미를 한참이나 내려다만 보았다.

에리의 얼굴은 심상치 않은 빛을 띠고 있었다. 우미는 그런 에리가 이상스러웠다. 나와 같은 거짓말. 그 거짓말을 왜 했을까. 함께 있으려고? 에리 역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자잘하게 비가 오는 소리가 문득 우미의 귀를 울렸다. 우미는 한동안 그 소리를 감상하다가는 고개를 저었다. 기대하지 않기로 했는데. 우미는 책상에 있는 가방을 쥐었다. 이 정도의 비는 맞고 갈 셈이었다.


 “우산. 너도 있지, 우미?”


 없다면 나랑 같이 우산을 쓰고 가면 될 거야.

 우미는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한 기분을 느꼈다. 에리는 보란 듯이 자신의 우산을 내밀었다. 자신의 거짓말 역시 알고 있었다. 에리는 우미의 거짓말에 속아주었고, 자신도 함께 거짓말에 어울려주었다. 이상하게도 죄스러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에리도 거짓말을 했으니까?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같이 우산을 쓰고 가면 된다. 어디까지가 에리의 진심인지 모호했다. 자신의 세상이 거꾸로 서있는 기분이었다. 현실과 상상의 질서가 흐트러진다.


 “아니요, 저는 비가 그치고 갈게요. 우산은… 없어서요.”


우미는 모른척 잡아떼는 것을 택했다. 갈피를 못 잡았을 때 불쑥 튀어나오는 우미의 나쁜 습관이었다. 에리가 눈 감고 넘어갈 것을 알기에 부리는 어리광이었다. 창문을 연 에리는 손을 펴고 비를 받는 시늉을 했다. 그렇구나. 그렇게만 말했다. 에리는 손을 두어 번 털어낸 뒤 곧장 철문 쪽으로 걸어갔다. 우미는 배웅을 나가려 했다. 에리는 문을 열기 전 돌아서서 말했다.


 “나오지 않아도 돼. 춥잖니.”

 “아니요, 신발장까지라면,”

 “오늘은 어울려줘서 고마워.”


우미는 입을 다물었다. 명백하게 거절하는 행동이었다. 말을 끊으면서까지 내뱉었지만 그리 쌀쌀맞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녀를 부드럽게만 보는 우미의 습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에리는 낮은 소리로 웃었다. 톡, 톡, 톡.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빗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거짓말은 유난히 못하는구나. 우미 혼자 남은 부실에는 그 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우미는 갑자기 외로워졌다. 비는 이제 거의 오지 않지만 창문을 닫고, 누구 보는 사람도 없는데 반듯이 앉았다. 평소라면 혼자 남은 시간에 책이라도 읽을 터였다. 눈을 감았다. 거꾸로 돌아간 세상이 반대로 돌려진다. 우미는 생각했다. 거짓말은 용서받은 걸까. 비가 오는 소리가 멀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우미는 정신을 번쩍 차린다. 붉어진 얼굴도 이제는 제 기운을 되찾았다. 우미로서는 도대체 에리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또한 알 시간도 없었다. 우미는 자신을 꾸짖었다. 부실의 불을 끄고 나섰다. 숨을 죽였다. 되돌아갈 시간이었다.


 그 날 이후로 에리는 조금 달라졌다.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 우미로서도 쉽사리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단둘이 있을 기회가 많아진 것. 그리고 그 기회는 에리가 의도적으로 만든 게 분명하다는 것. 단둘이 있을 때의 스킨십 역시 많아진 것. 자신의 주변에서 에리에 대한 이야기의 빈도가 잦아진 것. 싫지만은 않았지만, 무턱대고 행복한 일도 아니었다.

첫째, 에리의 의중을 알 수 없었다. 하루를 기점으로 그녀의 태도가 변한 것이 명백했다. 우미는 그것을 사소한 변덕이라고 여겼다. 에리가 우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알고 있다. 그녀의 소꿉친구가 귀띔해준 탓이었다. 우미의 마음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존재. 그녀도 에리의 변화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또 하나는 에리의 스킨십의 수준을 우미가 도통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야세 에리로 말하면, 보통 사람들은 흔히 하지 않는 스킨십을 항상 모두에게 해왔다고 하지만. 우미가 그런 것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렇게 접근해오는 일이 별로 없었다. 간혹 손을 잡아오고,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쓸어줄 때 얼굴을 붉힌 것이 한 때의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 이런 상황은 확실히 드물었다. 그마저도 우미가 거부 반응을 보인 이후 금방 일어나지 않게 된 일이니 더더구나 그러했다.

 어떻게 보면 우미에게 있어서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어찌 됐든 약간은 들떠있는 것이 요즘 우미의 분위기였다. 우미는 생각해 냈다. 불필요한 스킨십만 조금 줄여달라고 하면 된다. 에리는 우미가 그런 부탁을 자신에게 할 용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알고서 옮긴 행동이라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 당시 우미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

KKE생일 기념으로 오랜만에 러브라이브 차애 커플 에리우미 연성

구상은 대충 해놨는데 언제 쓸진 모르겠다ㅋㅋ 목표는 다음년도 에리치카 생일까지 완결

레즈퀸 아야세 에리 생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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