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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Spit it out앱에서 작성

Rumi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30 20:39:28
조회 476 추천 14 댓글 4
														

The limits of the dead!!

강력한 가사와 고막에 파고드는 강렬한 기타리프, 그리고 심장을 울리는 드럼의 더블베이스. 그 조화가 만들어내는 노래에 맞쳐 손을 올려 정신없이 머리를 흔들고 다른 사람들과 몸을 부딫힌다. 미친 사람 처럼. 마치 내일이 오지 않는 듯.

-

everybody JUMP THE FUCK UP!!

보컬의 목소리에 다같이 앉아있다 위로 뛰쳐오른다. 팔을 미친듯이 휘저으며 위아래로 뛴다. 마치 미친것마냥. 모두 꿈에서 일어나는듯 혼미한 정신으로 즐긴다. 황홀한 라이트와 가수의 다이빙까지. 꿈같던 시간이 끝났다. 집으로 갈 시간이다.

-

콘서트장에서 나와 땀으로 범벅된 옷을 갈아입으며 버스정류장으로 걷는다. 이어폰을 꽂고, 아까 들었던 노래를 흥얼거린다. 라이브에 비해선 별로지만, 아까 그 느낌을 살리긴 좋다.

버스에 타 서서 가던 중, 급정거로 인해 앞에 서 계신 여성분과 부딛혀버렸다. 그 탓에 그녀가 들고있던 핸드폰이 떨어져 바닥에 뒹굴었다.

"어."
"아!"

그녀와 내 목소리가 겹쳐졌다. 그리고 그녀의 핸드폰과 버스의 바닥도.

"앗, 아아,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어버버거리며, 이어폰을 빼고 버스 바닥과 진한 키스를 하고있던 핸드폰을 들어올린다. 주워올려 화면을 확인했을 땐, 액정은 이미 깨져있었다.

"아! 와, 진짜, 진짜 죄송합니다! 제, 제가 나중에 고쳐드릴게요. 그러니까, 그..."
"번호가 뭔데요?"
"네?"

당황한 내게 급작스럽게 다가온 그녀의 말을 이해하는데 한참 걸려, 답답한지 한숨을 내쉬고 다시금 설명했다.

"번호가 뭐냐구요. 고쳐주신다면서요? 그럼 그쪽 번호를 알아야 뭘 하던 말던 하죠."

그제야 상황파악이 된 나는, 메고있던 가방에서 포스트잇을 하나에 번호를 휘갈겨 쓰고 냉큼 건내줬다. 그녀의 휴대폰과 함께.

"여, 여기요."

얼떨결에 번호를 주고, 그녀가 휴대폰을 몇 번 건드리더니, 씩 웃으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에요? 이름을 모르니까 저장을 못하겠네. '휴대폰깨먹은사람' 은 싫을거아녜요, 그쵸?"

뜬금없이 날아온 그녀의 말에, 허둥거리면서 이름을 알려주었다.

"어, 이소영이에요. 제 이름."
"아하, 소영씨구나. 이...소...영...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첫 만남에 물어볼만한 질문은 아닌 것 같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기에, 뭐라 할 수는 없었다. 물론 당황함에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은 것 또한 한 몫 했다.

"스물 하나에요...저기, 이, 이름이 어떻게되세요?"

정신없는 상태에서 허둥거리며 물어보니, 뭔가 웃긴지 이쪽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고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벨을 꾹 누르더니 입을 연다.

"제가 여기서 내려야 되서요. 내일 제가 연락드릴게요."

그리고는 멈춘 버스에서 훌쩍 내리고 저 멀리 사라진다. 나도 내려야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류장을 보자, 내가 내려야 되는 역에서 꽤 먼 곳이다. 부랴부랴 벨을 누르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린다. 30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기에, 투덜거리면서도 오늘의 콘서트를 상기시키며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걸어간다.

-

따르릉. 아침 햇살이 슬슬 점심의 햇빛으로 바뀌어가던 중, 고요한 집 안을 전화 벨 소리가 깨부순다. 귀중한 토요일 아침을 누가 방해했는지, 잠에서 덜 깨 핸드폰을 쳐다본다. 모르는 번호기에 끊고 다시 배게에 머리를 박는다. 내려오는 눈꺼풀은 막을 수 없기에. 잠이 드려는 찰나, 다시금 전화벨이 귓구멍을 찌른다. 화가 나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집어들고 번호를 본다. 아까와 같은 번호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귓가에 갖다댄다.

"누구세요?"

잠이 덜깨 있어 가라앉은 목소리와 잠을 방해받아 화난 목소리가 섞인 상태로, 나 화 났어요- 하고 광고하듯. 그리고 이 화난 목소리를 받아주는 목소리는, 낯설지만 어디선가 들어 본 목소리었다.

"아하하, 자고계셨구나. 죄송해요. 저 어제 핸드폰때문에 번호 받아간 사람인데요, 혹시 오늘 시간 되시나요?"

귓가로 흘러들어온 이 말은, 잠을 깨기에 충분했다.

"아, 죄송해요! 오늘이요? 오늘, 시간 있어요! 예, 예."

허둥거리면서 답변하니 그녀가 핸드폰 너머로 키득거리는게 들린다. 어버버거리는 모습이 그리도 재밌는지.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싶다.

"좋아요, 방금 일어나셨으니까, 점심에 만나는거 어때요? 그리고 얘기좀 하죠."

그런 그녀의 답변은 웃음기 섞인 말투였다.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얘기좀 하자니. 힘들다.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실수한건 난데.

"아, 알겠어요. 어디서 만나실래요?"
"저기 앞에 역, 4번 출구로 나와요. 어디있는지 알죠?"
"네, 알죠."
"그러면 거기서 만나요. 12시에 좋죠?"
"네, 좋아요, 그럼, 거기서..."
"좋아요."

그러고는 일방적으로 끊는다. 이미 정신은 잠이 달아나 깔끔하기 그지없다. 몇시인가 시계를 보니 10시 30분. 쥐고있던 핸드폰을 던져놓고 서둘러 욕실로 달려간다. 시간은 촉박하기에.

-

아까 말했던 역 앞에서 적당히 핸드폰만 하며 기다린다. 계좌도 한번 확인해 수리값이 감당 가능한지 확인도 하고. 옷이 나쁘지는 않은지. 흰 모자에 후드티에 청바지, 스니커즈까지. 적당히 입고 나왔다는 느낌이다.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 다가와 어깨를 톡톡 건드린다. 놀라 뒤돌아보니 어제의 그녀다. 그녀의 손가락이 볼을 찌른다. 그런 그녀의 긴 흑발 사이로 장난기 넘치는 눈이 보였다.

"우후후, 안녕하세요."
"읏, 은, 은능흐스유..."

검은 터틀넥 스웨터에 갈색 코트를 걸치고 다가온 그녀는, 어딘가 영화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니, 몇 개의 피어싱이 보인다. 그렇게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다, 그녀가 피식 웃더니 발걸음을 옮기려 몸을 돌리다 말한다.

"수리점은 1시에 연대요. 일단 밥부터 드실래요?"
"아, 네. 좋죠. 근방에 맛있는 집 있는데, 거기로 가실래요?"
"좋아요. 소영씨 추천이니, 믿고 가봐도 되겠죠?"
"아하하...그건 좀 그렇네요...입에 안 맞으실수도 있지 않을까요...하하..."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걸음을 옮긴다. 내심 불안한 통장잔고에 마음 한켠이 아파오면서.

-

"네, 수리 다 되셨구요, 가격은 25만원입니다."

강력한 금액에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다. 바들거리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한다. 그리고 곧바로 날아오는 결제문자. 25만원이라는 거금이 날아감에 눈물이 절로 나올 것 같지만, 꾹 참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됐어요? 잘 되나요?"
"음, 잘 되네요. 좋아요."

혼자 툭 내뱉고 핸드폰만 이리저리 만진다. 할게 없어 멀뚱히 쳐다보고 있자, 힐끗 보더니 입을 연다.

"윤지연이에요."
"예?"
"윤지연이에요, 제 이름, 알려드리질 않았잖아요."
"아, 아, 예, 이름 예쁘시네요."
"고마워요."

그리고는 또다시 흐르는 정적. 무료해 핸드폰을 꺼낼까 하다, 그녀가 갑작스레 고개를 돌려 물어본다.

"이 이후에 일정이나, 약속 있어요?"
"예? 어...아뇨, 없어요."
"그럼 잘 됐네요. 저랑 좀 어울려줘요. 저도 이 이후에 일정이 없어 심심한데, 카페라도 가실래요?"
"카페 좋죠. 가요, 카페."
"후후, 소영씨랑 마시는 커피면 블랙이라도 달것같네요."
"에, 에이, 무슨 소리에요, 하하..."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던지고는 슬며시 웃고 자연스레 밖으로 나선다. 그에 맞춰 헐레벌떡 따라가며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지 못하며 그녀를 따라간다.

-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를 홀짝거리며, 둘 다 핸드폰만 쳐다본다. 이래도 되나 싶어 힐끗거리며 반대편에 앉은 그녀를 보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싶다. 이런 조용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말을 걸어본다.

"저, 저기..."
"예?"
"그, 핸드폰, 깨트려서 죄송해요. 불편하셨을텐데..."

죄송하단 말을 다시금 꺼내자, 피식 웃더니 핸드폰을 내려놓고 실실 웃으며 말을 꺼낸다.

"이거, 소영씨가 깨트린거 아니에요."
"예?"

깨트린 게 내가 아니라면 누구겠는가, 그럼 핸드폰은 원래 깨져서 나오는가, 별에 별 말도 안되는 소리를 생각하며 고심하자, 볼을 콕 찌르고는 말을 이었다.

"원래 깨져있었어요, 이거."
"그, 그치만, 어제 제가 고쳐드린다 했을 땐 아무 말 없으셨잖아요?"
"후후, 사실 말씀 드리려 했는데, 소영씨가 너무 귀여우셔서요. 좀 만나고 싶어서요."

그러더니 조심스레 두 손을 내 손에 포개더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얼굴을 들이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사실, 소영씨를 처음 본 건 아니에요, 락페 갔다오셨을때, 줄에서 봤는데, 너무 귀여우셔서, 후후, 얼굴 또 빨개지신다. 그것도 귀여워요."

얼굴이 빨개지는건 말 안해도 충분히 아는데, 그 전에 이 사람이 뭐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좋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확증이 없는 탓에 조심스레 내뱉는다.

"그, 그럼...지연씨는 제...가 좋다는 건가요? 어디가요? 키도 작고...막 예쁘지도 않은데..."

약간 머뭇거리며 물어보자, 두 손을 감싸던 손을 떼고 볼을 감싼다. 그리고는 코 끝이 닿을정도로 얼굴을 들이민다. 예쁜 그녀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만난다.

"예쁘지 않다뇨. 충분히 예쁩니다. 그러니, 어쩌실래요?"
"뭘, 뭘 어째요?"
"사귀자는 말이죠! 거 참, 말 못알아들으시네. 자, 영화라도 보러 가죠!"

그러더니 무작정 손목을 잡고 끌고 일어난다. 우와악, 하는 실없는 소리와 함께 끌려간다. 가는 곳은 방금 말한 영화관.

"하하, 영화 본다고 끝나는게 아니에요~ 밤까지는 같이 있자구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녀가, 싫지만은 않다.

-

"하, 재밌었다. 그렇지 않아요?"
"...예..."

생글거리며 웃는 그녀가, 내게 물어본다. 그렇지만 질질 끌려다녔는데, 좋을까. 좋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말해줬다. 싱긋 웃으며.

"나쁘진 않네요. 좋다고 하죠. 히히."
"....우왓..."

벌레라도 본 듯,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나방이라도 날아 다니는지. 그러고 보니 슬슬 해도 지고 있다. 근처는 술집이 많은 번화가. 그렇다면 뭐겠는가.

"소영씨, 한잔 하실래요?"

역시나 이거다. 술.

"술, 나쁘지 않죠. 치킨 먹읍시다, 치킨."
"이야~! 치맥이다~! 소영씨, 빨리 가요! 자리 없겠다!"
"아, 알겠어요. 같이가요...!"

저만치 걸어가는 그녀를 따라간다. 아까 지었던 웃음이 없어지진 않은 채로.

-

가게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사람을 부축하며 나온다. 아까 신나게 들어간 것 과는 다르게, 걱정하는 눈치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녀를 걱정한다. 반쯤 풀린 눈을 아름답게 휘며 부축해주는 사람에게 달라붙는다.

"으에~ 아~ 좋다~ 흐흐~ 그져~"
"괜찮아요? 소영씨?"

술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잘 마시지는 못한다. 심지어 함께 마시는 사람이 잘 마신다면?

술에 먹혀버린 것이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집으로 가는 그녀를 부축해주며, 열심히 제 정신을 차릴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아으, 괜차나여...집 가까워여...가서 자면 돼여..."

그리고 한 10분 걸었는가, 갑작스레 그녀가 오른쪽으로 휙 꺾더니, 가려고 한다.

"왜, 왜그래요 소영씨?"
"집...집이...저기에여..."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원룸 하나를 가리킨다. 가리킨 원룸 1층으로 대려가니, 비밀번호를 누르더니 문을 열고 들어간다.

"잘가여~ 지연씨~ 담에 또 봬요~ 히히~"
"...네... 소영씨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닥에 주저앉더니 벽에 기대 자기 시작한다. 깜짝 놀라 문이 닫히기 전에 뛰어가 일으켜 세우려 팔을 잡는다.

"흐아...음..."
"우왓, 소영씨! 여기서 자면 큰일나요! 일어나요, 일어나!"
"아으으, 잘꺼야아...이거 놔아아..."

술주정 부리는 그녀도 귀엽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게 있다. 그녀의 안위다. 정신줄을 붙들고 그녀에게 물어본다.

"소영씨, 소영씨! 몇층이에요?"
"아으...2층...혼자 갈 수 이써여..."

그리고는 손을 턱 잡더니 끌고 올라간다. 집 문 앞까지. 도착해서 비밀번호를 누르더니, 또다시 끌고 들어간다.

"어? 소영씨? 들어가도 돼요?"
"잘거에여...말리지 마여..."

그리고 침대에 누워 옷을 훌렁훌렁 벗어재낀다. 입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생각보다 크다. 작은 체구치고 놀랍게.

"우와왓, 감기걸려요! 옷 입어요, 입어!"
"아으...불편해애...시러어..."

술주정이 옷 벗는 것 까지 있는지, 바지도 벗어 던지더니 이불을 덮고 바로 잔다. 이걸 어쩌면 좋을지 몰라 당황하고 있으니, 그녀가 슬그머니 일어나 침대 옆자리를 팡팡 친다.

"자여."
"네?"

갑작스럽게 떨어진 말에, 뭐라고 하기 힘들어하자, 반쯤 풀린 눈으로 바라보더니, 제 정신으론 말하기 힘든 말을 쏘아붙인다.

"아! 제가 좋다매여!! 그럼 이리 오라구여!"
"아, 아니 그래도..."
"오라구여!"
"네..."

뿌리칠수 없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침대로 들어가 그녀의 옆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목에 팔을 두르고 바로 끌어안는게 아니겠는가. 화들짝 놀라 옆을 보자, 그녀는 벌써 골아떨어졌다.

"아으...으...히히..."

실없이 웃으며 자는 그녀를 보며, 조금만 있어야지, 하는 생각에 누워있으려 했으나, 몰려오는 술기운에 눈이 감겼고,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

아침이 밝았다. 눈을 뜨니 깨질듯한 머리와 널브러진 옷가지들, 그리고 옆에서 자는 한 사람. 방금 일어난 탓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어...어?? 어어???"

그제야 자기가 속옷만 걸치고 자고 있었다는걸 알아차렸고, 티셔츠 하나를 황급히 걸치고 옆에 있는 사람을 다급히 깨웠다.

"지, 지연씨, 지연씨! 일어나봐요!"
"으음...뭐에요...잘 잤어요?"
"아아니! 왜 여기서 주무세요!"
"하하, 여기까지 끌고 오셨어요."
"제가요?"

놀라 멀뚱히 보고 있자, 침대에서 스르륵 일어나 머리를 정리하더니, 생긋 웃으며 다가온다.

"그럼 누가 그랬겠어요? 하하, 너무 귀여우셔."
"으, 그 귀엽다는 말 하지 마요!"
"하하, 그래도 귀여운걸 어떡해요? 근데, 물어보고 싶은게 하나 있는데, 대답해주실 수 있으세요?"

갑작스레 분위기를 바꿔 물어보니, 괜시리 위축된다. 무슨 질문을 할 지 몰라,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니, 그제야 밝게 웃으며 말한다.

"좋아요. 내일도 만나실래요? 일 없으시다면 말예요."
"내일, 어...오후에는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럼 그때 데이트 하죠. 좋죠?"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사귀는것도 아닌데!"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 당황하자, 그녀가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오며 말한다.

"그래도, 같이 한 침대에서 잤는데, 사귀는것도 나쁘지 않아보이잖아요?"
"아으, 그, 그럼 내일 다시 만나요! 사귀던가요!"

당황해 아무 말이나 내뱉자, 그간 본 웃음들 중 가장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달려와 껴안는다. 신장 차이로 그녀의 가슴팍에 머리가 파묻힌다. 한 30초 껴안았을까, 껴안은걸 떼어내고 얼굴을 감싼다.

"무, 뭐에요오..."

물음에 답을 하지 않고,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모든 시간이 멈춘 듯 가만히 있었고, 입을 떼자 그제야 시간이 흘러가는 느낌이 든다.

"후후, 그럼 나중에 봐요."

멍하니 있자 짐 다 챙기고 훌쩍 떠나버린다. 도어락이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진다. 소리가 없어진 방 안은 조용해, 마치 아무 일 도 없었던 듯 고요하다. 그 때문에 훨씬 어안이 벙벙하다. 꿈인 것 처럼.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듯 싶다. 핸드폰을 꺼내들어 번호를 찾아 저장한다.

"윤...지...연"

저장하고 30초도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문자가 온다. 방금 저장한 번호다.

`그런데 소영씨, 저 스무살이에요.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말도...놔도 되겠죠?`

그리고 이어지는 귀여운 이모티콘. 어찌 안된다 할 수 있을까. 승낙하는 답장을 보내고 침대에 풀썩 누워 가만히 천장을 바라본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지만, 입가에 나타난 부드러운 웃음은, 감출 수 없었다. 내일 그녀를 만나는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좋다. 내일이 기대되어 심장이 두근거린다.

"좋아..."

누운채로, 조용히 중얼거린다.

-

"하아~ 두근거려서 혼났네!"

메시지를 보내고, 답장까지 본 후에, 코트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 지금까지 얼마나 평정을 가장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는가.

그렇지만 그 웃음, 너무나도 좋다. 마음속에 그 웃음을 간직하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을음 옮긴다. 내일 있을 약속, 데이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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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머산 글이 왔읍니다

이제 싸이바펑크 납감조 쓰러감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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