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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R-18] (사야카스아리) 겁쟁이를 달래는 법. (1)

카사나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08 16:07:41
조회 1779 추천 2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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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창작... 사야카스아리 중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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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리미링이 좋아하는 걸 공유하고 싶어!' 하면서 설칠 때부터 대충 그림이 그려지긴 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기가 막히지 않은 건 아니지만. 한숨을 푹 쉬면서 불을 끄면, 갑자기 빛이 사라지는 것에 놀란 강아지처럼 작게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아야는 그런 녀석을 달래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뭐랄까, 걱정을 한다기보다는, 무척 즐거워보이지만.


"흐응~ 카스미는 내가 이렇게 찰싹 붙어 있는데도 무서운 거야?"

"그, 그래도 어두운걸!"

"후후, 이거 아리사가 얼른 와서 달래줘야겠네~"

"시끄러……."


바싹 달라붙어서 알콩달콩거리는 두 사람에게 퉁명스레 쏘아붙이고, 다리라도 밟지 않게 조심하면서 내 자리로 건너갔다. 이불을 걷어올리고, 카스미 녀석과는 일부러 거리를 조금 둔 채로 자리로 기어들어간다. 그러면 우우,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면서, 살며시 녀석이 내 소맷자락을 붙든다.


"아리사아아……."

"네네, 여기 있으니까 얼른 자."

"좀 더 가까이……."

"됐거든."

"아리사아~"

"후후, 카스미가 이렇게 무서워하는데 그래도 한 번 쯤은 받아주는 게 어때?"

"받아주긴 뭘 받아줘, 어차피 제풀에 지쳐서 잠들겠지……."

"아리사……"

"아리사가 싫음 말고. 그럼 혼자서 카스미를 잔뜩 만끽하면 되는 거지?"

"왓, 사-야!?"


녀석은 기다렸다는듯이, 뒤쪽에서부터 카스미의 허리에 양팔을 콱 감고, 장난스레 카스미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요즘 느끼는 거지만, 이 자식, 카스미와 함께 있을 때의 텐션이 새삼스러우리만큼 높다.


"마, 만끽하든 말든 내 알바냐."

"싱겁기는~ 카스미, 아리사랑 좀 더 바짝 붙는 편이 안심되지?"

"어? 어……."

"그럼, 사아야 열차 갑니다~ 슈웅~"

"왓!?"

"우왁, 야, 야 임마!"


그리고 덮쳐오는, 이부자락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카스미의 얼굴이 쑤욱 하고 가까워진다. 뒤쪽에서부터 밀여오니까 당황해서, 카스미 녀석은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대다가 눈부터 꼬옥 감아버린다. 아니, 니가 눈을 감으면 어쩌자는 거냐!

황급히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시린 벽에 등이 닿아버리고, 팔로 얼른 막아 거리를 유지해보려 했지만 이미 늦어서, 녀석의 몸에 팔이 걸린다. 가슴께에 카스미의 머리가 포옥, 하고 얹혀서, 말랑한 온기가 전면에 닿는다. 순간적으로 퍼져나가는 우리 집 샴푸 냄새. 사아야는 카스미와 나를 동시에 끌어안으려는 것처럼, 팔을 주욱 뻗는다.


"카, 으, 사아야 너,"

"우읏……,"

"아~ 안심돼. 그럼 잘 자……"

"니 편하자고 그런 거였냐!"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


.

.

.


이렇게 하면 무서운 게 금방 가실 줄 알았는데, 무서운 거랑 안심되는 거랑 두근거리는 게 엉망진창 뒤섞여버려서, 왠지 조금도 잠이 오지 않게 되어서 눈만 질끈 감고 있었다.

사-야는 내 어깨에 마치 고양이처럼 고개를 파묻고선, 벌써 잠이 들 것만같이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어서, 목덜미에 간질간질 숨이 닿아 자꾸만 몸이 멋대로 움찔거렸다. 잔뜩 아리사의 품에 파고들게 되어서, 나를 아리사가 안고 있는 것 같은 어정쩡한 자세가 되어서, 그 속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수리쪽에서 느껴지는 조금은 불안정한 숨결, 그 속에서 나는 색색거리며, 아리사의 가슴께에 가만가만 얕은 숨을 불어넣었다. 조금씩 습기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어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부드러운 옷자락이 볼가를 스쳤다.

사-야는, 정말 마구잡이로 아리사와 사-야의 사이에 나를 끼워넣어서, 앞뒤로 무척이나 익숙한 온기가, 무척이나 안심되는 보드라움이 푹신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뭐랄까, 역시, 피부가 느껴져서. 두 사람 다 잠옷이라 옷이 무척 얇으니까, 속옷도 안 입고 있고, 잘 때 그런 걸 입으면 안 좋다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가까이, 오래 밀착하는 것은 역시 처음이어서, 두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안겨지는 것도 처음이어서, 왠지 부끄러워져서 가슴께에 양팔을 그러모은 채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


그러고 있으면 조금씩, 방 안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불이 너무 두꺼운 걸지도 모른다. 콩닥콩닥, 하고, 어느 순간부터 어떤 심장소리가 피부를 타고 전해진다. 볼가에서 느껴지니까, 아마도 아리사의 심장소리. 두근, 두근, 하는 박자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렴풋이 안심되어서, 그제서야 몸에 힘을 빼고 옷자락에 살며시 볼을 문질렀다. 그러면 뒤에서도 팔이 더욱 조여와서, 등을 타고 전해지는, 사-야의 고동소리가.

콩닥, 콩닥. 두 사람의 냄새가 정말 가까워서, 정말 좋아하는 온기에 감싸인 채로 잠들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잔잔하게 차오르는 다행감이 어디서부턴가 가슴을 보듬는다. 여전히 간지러운 사-야의 숨결. 하지만 간지러움과 함께 잠들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

.


……째깍, 째깍, 째깍. 잠깐 동안의 상냥한 꿈.


방 안은 한층 더워져 있었다. 잠옷에는 땀까지 살짝 베어버려서 몸이 촉촉해졌지만, 두 사람이 조금도 나를 놓아주지 않은 탓에, 누구의 땀인지도 잘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직은 조금 몽롱한 채로, 으스스 해서 살짝 몸을 떨었다. 꼼지락거리면서, 이불 속으로 좀 더 깊게 파고들면, 그 속에서부터 열기가 훅 하고 올라와서, 아리사가 무척이나 뜨거워져 있는 걸 알아차렸다. 깜짝 놀라서, 아리사 어떡해, 엄청 덥겠다, 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아서, 입을 열었다.


"아,"

"……허억,"


그때 급하게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갑작스레 들려와서, 깜짝 놀라서 도로 입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리사는 그렇게 뜨겁게 달구어진 몸을 하고선, 같은 이불 속에 파묻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더워서 그런 걸까? 이러다 몸에 탈 나면 안 될 텐데. 얼른 내가 이불을 걷어주어야 해. 마음 속의 천사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얼른 아리사에게 말을 걸어달라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 구석에는 어떤 겁쟁이가 있어서, 아리사가 더워서 그런 게 아니라, 마치 무언가에 놀라서 그런 것 같다고. 귀신 같은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 목소리에 놀라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고. 잠자코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아, 읏, 흑,"


그런 소리가 자꾸만 들려왔다. 고개를 파묻고 잠들었을 때의 자세 그대로, 그것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언제부터 아리사는 이렇게나 달구어져 있던 걸까. 무척이나 뜨거워서, 그런 열기 한가운데에 내가 있었다면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렸을 거야. 허억, 하고, 정수리에 급한 숨이 뱉어진다. 약하게 아리사의 몸이 움찔거린 것 같기도 했다. 놀라서 몸을 움츠린다. 볼가에 아리사의 잠옷자락이 다시금 스친다. 무척이나 뜨거웠다. 무척이나 빠르게 두근거렸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아리사의 마음을 말해주려는 것처럼 쿵쿵 고동소리가 울려서, 마치 경주를 하려는 것처럼 나의 가슴도 두근두근 마주울렸다.


"하악……, 힉, 으윽……!"


마치 목이 졸리고 있는 것처럼, 힘겹게, 짧고 불안하게 숨이 몰아쉬어진다. 이따금, 뜨거운 입김이 닿았다. 이따금, 아리사의 입술이 머릿결을 스쳤다. 가끔은 코도 스치는 것 같았다. 냄새를 맡으려는 것처럼.

물기를 머금은 알 수 없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아리사의 몸이 빠른 리듬으로 조금씩, 저혼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잠들 때의 자세 그대로 밀착한 탓에, 그대로 피부로 전해지는 들썩거림. 아리사는 다리와 얼굴까지 밀착하고 싶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마치 너무 가까워지는 건 무서운 것처럼, 몸은 가까워졌다 갑자기 멀어졌다를 반복했다. 필사적으로 호흡하면서, 힘겹게 참아내고 있는 아리사가, 갑자기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그때 들어버린 것은, 쿵쿵거리는 가슴에 내 머릿속까지도 이상해져버린 탓일지도 모른다. 마음 속으로만 그래서 작게 속삭였다. 힘내, 아리사, 하고.


"아윽!"


큰 숨이 토해졌다. 목소리가 작게 새어나와서, 덩달아 깜짝 놀라버렸다. 아리사의 몸이 작게 튀어올랐다. 입술도, 코도 전부 정수리에 닿고 있어서, 거칠게 호흡하고 있어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움찔, 움찔 하고 아리사의 몸이 작게 튀어오를 때마다, 이부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허억, 하고 큰 숨이 머리카락에 다시금 닿는다.


……무척이나 기분 좋아보였다.


아리사는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움찔움찔 하다가,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처럼 숨을 쉬지 못하다가, 일순간 힘이 빠지면서, 안도감 섞인 한숨을 토했다. 그때 이상하게도 나도 같이 마음이 놓여서, 사랑스러운 기분이 멈추지 않아서, 해냈네, 아리사, 하고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고만 싶은, 그런 알 수 없는 느낌이 넘쳐흘렀다.

그래도 그럴 수는 없어서, 무척이나 힘든 운동을 한 것처럼 숨을 몰아쉬는 가슴께에 고개를 묻은 채로, 축축해진 잠옷 너머로 심장소리와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있었다. 아리사를 안심시켜주고 싶어서 꼼짝도 하지 않고, 괜찮아, 괜찮아, 하고. 그러면 숨소리밖에는 들리지 않는 정적이 잠깐 흐르다가, 어느 순간 정수리에 입술이 닿는 것을 느껴서, 작고 비밀스러운 행복감으로 가슴이 가득 찼다.


서로의 숨결이 닿는 것만을 느끼며, 푹푹 찌는 이불 속에서 바보처럼 고집부리며 보내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적막.


사-야의 목소리는 그때 들려왔다.


-----


머릿속이 아직도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았다. 전기가 등골을 타고 오르는 듯한 쾌감의 여운. 녀석은 여전히, 답지 않게 얌전하게 안겨 있는 채로 숨만 색색 몰아쉬고 있었다. 가슴께로 모여 있던 한쪽 손바닥은, 어느샌가 내 몸 위에 살며시 얹혀 있었다. 손으로 마음을 전하는 게 녀석의 장기니까, 거기에서도 괜한 메세지를 읽지 않을 수 없어서. 그래도, 왠지 나를 안심시켜주려는 듯한 그런 느낌은 망상만은 아닐지도 몰랐다.

처음에는 배덕감으로 가득한, 인간으로서는 살짝 미달인 충동에서 저지른 소심한 손장난이, 나중에는 모든 판단력을 잃은 격렬한 무언가로 변해 있었다. 그야, 뭐, 카스미가, 아무것도 모르고 얌전히 안겨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게 엄청, 야했으니까. 그 후로는 솔직히, 카스미가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아무런 기억도 없다. 정신을 차려보면 카스미는, 내게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은 채로, 아니 잔뜩 덥혀진 몸에 오히려 더 밀착한 채로,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고 손만 내 가슴에 얹어놓고 있었다.

……깨어 있어도 어차피 모른 척 해줄 거고, 잠들어 있어도 그만이라면, 가슴 속의 불이 꺼지고도 무럭무럭 차오르는 감정을 어떻게든 배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키스같지도 않은 키스를 땀냄새와 샴푸냄새가 섞인 그곳에, 스치듯이 저질렀다.


.

.

.


사아야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다. "카스미," 하고 부르면, "으, 응!?" 하고, 덩달아서 놀란 녀석이 품속에서 바보같은 대답을.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러고 보니, 정신이 팔려서 완전히 잊고 있던 사아야 녀석은 정말로 계속 깨어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금 대답한 걸 보면 카스미 녀석은, 정말로 깨어 있었다.


"더워? 몸이 엄청 뜨거워."

"아, 그, 그게,"

"후후, 미안, 너무 제멋대로였나."


뒤에서 끌어안고 있던 것을 사아야가 마침내 풀어주었는지, 카스미가 미끄러지듯, 녹아내리듯 품속에서 빠져나간다. 마치 한증막에서 막 나온 사람처럼, (뒤척거리는 소리를 듣고 짐작하건대) 천장을 보고 누워 푸하, 하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의 정적이 지난다. 두근거리던 가슴이 가라앉고, 약간의 판단력이 돌아온다. 적어도 사아야 녀석은 정말로 잠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더워서 깼거나 했으려나. 우와, 다행이다. 그런 꼴을 보였다면 녀석한테 어떤 놀림을 당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아니, 놀림 정도가 아니라, 경멸당할지도…….

카스미는…… 뭐, 나중에 생각하자.


"우왓, 축축해. 카스미 땀 흘렸어?" 그 와중에도, 녀석은 카스미에게서 완전히 떨어질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응? 아, 조금…… 더워서……."

"흐응, 샤워하고 잘래? 이제 무서운 건 다 가셨지?"

"응?"


또 적막. 식은 땀이 흐른다. 녀석이 지금 상황에서 샤워를 하러 가버리면, 영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카스미 혼자서 일어나서 샤워를 하러 가버리면, 사아야는 그 사이에 내 상태도 겸사겸사 체크하려 들 것이 뻔했고, 그러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나까지 샤워하라고 깨워버릴 테니까. 그러면 이불 안쪽의 상태라거나 들켜버릴지도 모르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카스미랑 마주쳐야 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최악으로 어색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서로의 시선을 피하면서…….


"아, 아니야. 졸려서, 얼른 자고 싶네……."

"그래?"


그런데, 녀석은 놀랍게도 그것을 살펴주었다. 그러면 사아야는 "찝찝하지 않아? 감기 걸려도 난 모른다?" 같은 소리를 하면서, 사람 가슴을 졸이게 한다. 몹쓸 짓을 저지른 대가로, 수명이 줄어드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

.

.


"……카스미."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직감 상으로는 12시에서 1시쯤 되었을까. 잔뜩 긴장한 탓에 전혀 잠이 오지 않는 채로 있었을 때, 사아야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와서, 흠칫 하며 주의를 기울인다. 잠들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 같은 조심스러운 목소리였다. ……내 얘기는 아닌 모양이었다.


"자?"

"……으응," 카스미 녀석도, 뭐……, 잠이 안 오기는 매한가지였나보다.

"잠이 안 와?"


살짝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속삭이는 소리가 무척 작은 것을 보니, 내게는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둘이서는 제법 달라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요즘 부쩍 늘은 꽁냥꽁냥, 이라고나 할까. 겉보기에는 사아야가 여전히 언니 노릇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사아야 나름대로 카스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방식이었다.

그러니까, 녀석은, 응. 건전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나같이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그것을 표출해낼 수 있었다.


"그러면, 음…… 옛날 이야기는 어때?" 사아야가 계속해서 속살거린다.

"옛날 이야기?"

"응, 가끔씩 사나도 혼자 자기 무섭다고 내 방에 몰래 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옛날 이야기를 해주면, 금방 잠들더라구."

"사-야가 또 어린애 취급해."

"그, 그런 게 아니라! 카스미도 너무 늦게 자면 힘들잖아? 그래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후후, 농담이야. 사-야는 대단하네……."

"그, 그래? 하하……. ……그래서, 어떻게 할래?"

"응, 들려줘."

"알았어, 그럼……"


그리고 옛날 옛날에,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마치 안쪽으로 자꾸만 파고들려는 것처럼 목소리가 부드럽게 스러져버려서, 내쪽에서는 들을래야 들을 수도 없게 되었다. 정말로 옛날 이야기를 해주려는 모양이었다. 카스미가 무서워서 깨어 있는 게 아닐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조금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지만, 그래도 이런 때를 대비해서 동화 비슷한 것까지 외워두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사아야다, 같은 생각이 또 들어버린다. 잘은 들리지 않지만서도, 가끔씩 왕자니 공주니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제대로 된 동화인 모양이었다. 상냥한 언니처럼 부드러운, 낮고 안심되는 목소리여서, 듣다가 잠들어버리는 것도 이상하진 않은 일이었다.


-----


"공주는 무척이나 여동생을 질투했답니다. 왕자님을 처음으로 만난 것도 나고, 왕자님을 더 오랫동안 사랑하고 있던 것도 난데, 어째서 왕자님은 나를 바라봐주시지 않고 여동생만 좋아하시는 걸까?"


"여동생은 무척이나 귀엽고 아름다우니까, 나는 왕자님께 선택받을 수 없는 걸까?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여동생이 왕자님의 신부가 되어버려서, 마치 한여름밤의 달콤한 꿈처럼 왕자님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카스미, 자?"

"……."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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