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17금))조선시대 백합? (소설<검녀> 패러디) (1/2)

ㅇㅇ(121.144) 2019.11.16 14:24:56
조회 449 추천 15 댓글 1
														

주의 : 폭력적인 묘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달달한 백합성분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

1.

풍류와 기생의 도시, 평양. 조선팔도의 내로라하는 기생들이 모인 이곳 평양에, 아주 특별한 기생이 한 명 있다. 그녀의 외모는 경국지색, 행동거지는 양반가 규수의 것과 같고, 그 재능은 시와 서예, 노래와 무용 어느 것 하나 빼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아무나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마실 수 없었다. 때문에 조선의 뭇 선비들이 그녀를 만나러 왔다가 상사병만 안은 채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 안타까운 남자들이 만들어 낸 것인지, 가끔 그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녀가 사실은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와 동침을 하지 않는다거나, 그녀가 점찍은 남자는 빠른 시일 내에 죽는다거나...


그런 소문이 무색하게 오늘도 그녀를 만나고자하는 선비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리고 오늘 밤, 그녀에게 간택을 받은 남자는 한 유생이다. 명망 높은 양반가문의 적자인 그는 어렸을 때 괴인의 흉수로 일가친척을 모두 잃었으나, 뛰어난 글 솜씨를 인정받아 왕이 직접 칭찬했을 정도의 수재로 한양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아름다운 기생과 총명한 유생의 술자리, 유생은 점차 재색을 겸비한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기생은 그의 구애를 밀어내지 않았다. 밤이 깊어들자, 그들은 못 다한 정을 그녀의 집에서 풀기 위해 기생집을 나섰다.

달이 숨은 어두운 밤,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길. 등롱을 하나 든 두 남녀는 시구를 주고받고, 노래를 불렀다. 길 주변의 풀이 무성해지자, 그녀가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2.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으악!”


아가씨의 칼날이 번뜩이고, 애원하는 어린 사내아이가 피를 뿜으며 쓰러졌어요. 원수의 핏줄은 이제 단 한명도 남지 않았죠. 이로써 아가씨의 복수는 완성되었답니다.


10년의 시간이었어요.

9살 때, 제가 모시던 주인집은 권세가의 모략에 의해 멸망을 당했어요. 살아남은 것은 계집종인 나, 그리고 같은 나이의 아가씨. 단 둘뿐이었지요. 저와 아가씨는 서로를 의지하며 타향에 있는 아가씨의 친척집에 몸을 숨기고 살았습니다.


아가씨는 열 살이 되자, 남장을 하고는 검술 스승을 찾아 먼 길을 나섰어요. 물론 저도 함께였지요. 꼬박 2년을 찾아 다녀서야 겨우 검술 스승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검술을 수련한지 5년이 되니 검으로는 대적할 자가 없었으며 신묘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가씨는 저와 함께 한양의 저잣거리에서 검술 묘기를 보여주는 대가로 돈을 모았고, 네 자루의 보검을 구매하셨어요.


저잣거리의 검사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가, 결국 원수의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그리하여 우리는 원수의 환갑잔치에 검술묘기를 보여주기 위해 초청받았습니다. 하얀 달빛 아래에서의 화려한 검무는 원수 일가의 이목을 빼앗았고, 구경꾼들을 향해 날아간 보검은 순식간에 그들의 목을 베어냈어요. 원수 집안의 모든 살아있던 것들은 붉은 피로 물든 채 죽었답니다.


드디어 복수가 끝났다. 얘야, 돌아가자꾸나.”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아가씨는 깨끗이 목욕재계를 하고 여자 옷으로 갈아입으셨어요. 오랜만에 본 아가씨의 여성스러운 차림새는 여러 부분이 어릴 때와 크게 달라져서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아가씨는 술과 음식을 마련하고 선산으로 가서 복수했노라 아뢰었지요. 그리고 제게 당부하셨습니다.


나는 아들이 아니라서 세상에 산다 한들 아버지의 대를 이을 수 없는 운명이야. 8년 동안 남장을 하고 천 리를 돌아다녔으니, 비록 몸을 더럽히진 않았다만 이 어찌 처녀의 도리라 할 수 있겠니. 게다가 우리 가문은 외롭기 그지없어 가까운 일가친척이라곤 없으니 누가 내 혼사를 주관해 주겠느냐.

나는 지금 여기서 목숨을 끊으련다. 너는 내 보검을 팔아 여기 선산에다 나를 묻어 다오. 죽어서나마 부모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 나는 아무 한이 없다. 하지만 너는 노비 신분이니 처신하는 도리가 나와 다르다. 그러니 나를 따라 죽을 필요가 없어. 나를 장사 지내고 난 뒤에 꼭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렴.”


아가씨의 목소리는 따뜻했지만 그 의미는 냉정하게도 저를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가씨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아가씨, 저는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같은 해에 태어나 철이 들기도 전부터 당신의 몸종으로 봉사했습니다. 검술을 배우기 위해 매일 밤 저는 소녀로서의 나를 스승에게 바쳐야 했습니다. 당신을 위해, 당신의 복수를 위해 저는 검을 휘두르고 사람을 죽였습니다. 저는 이 모든 일에 대해 큰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아가씨를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가씨께서 당신을 위해, 그리고 저를 위해 계속 살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뿐입니다. 복수는 끝났으니, 이제 함께 행복하게 살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이 마음을 아가씨에게 전달할 수 없었어요. 그야, 저는 아가씨 자신보다도 아가씨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아가씨는 정말로 강하고, 올곧고, 순결하고, 연약한 사람이세요. 잠시 복수를 이루기 위해 외도에 들어섰지만, 이처럼 무참히 살인을 저지르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는 없으시겠죠. 아가씨는 자결함으로써 복수의 연쇄를 끊고, 죄업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저를 해방시키고자 하시는 거예요. 아아, 상냥하신 아가씨...


그런 아가씨의 마지막 부탁은 차마 들어드릴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저에게 아가씨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저는 아가씨께 마지막으로 식사를 올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아가씨는 그간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아무런 의심도 없이 제가 드린 음식을 드셨답니다. 그 안에 미혼약과 춘약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는 상태로요.


이윽고 아가씨께선 꺼림칙한 기운을 감지하셨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죠. 아가씨는 끝까지 미혼약에 저항하려고 하셨어요. 그 때문에 춘약에 의해 더욱 달아올랐죠. 저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가씨를 마음껏 범했어요. 수련으로 단단해진 아가씨의 근육, 단단해지지 않은 아가씨의 여체, 그리고 가련한 정조까지. 추악한 색마였던 검술스승, 아니 이 더러운 세상으로부터 아가씨를 지켰던 제 손으로 아가씨의 몸과 마음을 부쉈습니다. 손목과 발목의 근육이 끊기고 정신이 망가져버린 아가씨는 이제 제 손길 없이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몸이 되어버렸답니다. 지금도 아가씨께선 선산의 오두막에서 저만을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 후훗. 가끔 제정신을 차리시면, 식음을 전폐해서라도 자결하려고 하시지만. 상냥하신 아가씨는 제가 눈물로 용서를 빌면서 목숨을 끊겠다고 하면, 마지못해 식사를 하시더라구요.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34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47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40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898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64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48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909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8 27
1464460 일반 애웅... ㅇㅇ(114.108) 01:50 18 0
1464459 일반 이거 갓에넬 아니냐 [2] ㅇㅇ(218.154) 01:49 31 0
1464458 일반 ㄱㅇㅂ) 잠 다 깼는데 그냥 작업이나 할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9 27 1
1464457 일반 스바모모니나 짤이 많아서 좋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7 21 0
1464456 일반 왜 섭종이 확정되고 나서야 마기아레코드가끌리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6 17 0
1464455 일반 악리 센세는 ㄹㅇ 호감이네 아오바모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5 31 0
1464454 일반 백붕들 안뇽안뇽 [3]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20 0
1464453 일반 이치사키 보구가 [4] 초코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38 1
1464452 일반 소전 스토리에 보이스가 없는게 좀크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26 0
1464451 일반 간만에 왔는데 진득하게 볼 거 없나 [3] 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34 0
1464450 일반 분명 10화 요루카노 대박쳐서 앞화 몰아봤어야됐는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40 0
1464448 일반 ㄱㅇㅂ 개졸리네.... [7] 융가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1 71 6
1464447 일반 솦갤펌) 소전의 백합관계도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40 2
1464446 일반 카노안욱벌써 야짤나왓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25 0
1464445 일반 진짜 백합작가들 트위터들어가면 맨날작품들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54 0
1464444 일반 사람의 상상력이란 대체 뭘까 [2] 나리유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54 0
1464443 일반 밤해파리 자막은 보아하니 오늘도 글렀구만 ㅇㅇ(220.85) 01:33 51 0
1464442 일반 사사코이 애니화도 안됐는데 언급 왜이리 활발하지 ㅇㅇ(222.110) 01:32 61 5
1464436 일반 키황인데 왜 키위아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52 0
1464435 일반 꺄아아아아악 레즈마왕이야!!!!! [1] 키타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8 74 0
1464434 일반 키황 씹간지네... [2]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86 2
1464433 일반 친애하는 원수님 결재하려면 어디로 가야해? ㅇㅇ(221.151) 01:25 22 0
1464432 일반 이 짤 아이디어 괜찮은 거 같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63 1
1464431 일반 평범한 경음부 재밌네 ㅇㅇ(220.85) 01:22 47 0
1464430 💾정보 24년 10월 수성의마녀 제일복권 3탄 미쳤다 ㅇㅇ(118.34) 01:21 66 2
1464429 일반 전생 7왕자 11화보고 사사코이 생각남 비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0 50 0
1464428 일반 나나레하나나레 신규 키비주얼 [1] ㅇㅇ(118.36) 01:19 52 1
1464427 일반 밤의해파리 왜 아직도 자막이 안뜬거야? [3] ㅇㅇ(222.110) 01:13 84 0
1464426 일반 념글 짱깨들 지랄하는 글 보니깐 새삼 [3] 소리야겟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3 294 18
1464425 일반 니나모모가 맛있는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55 1
1464424 일반 스포)드디어 종트도 거의 끝나가네 ㅠㅠ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4 56 0
1464423 일반 소네트?? 왜 배송 지연이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97 2
1464422 일반 마이고는 운좋게 완결되고 보기시작햇는데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0 50 0
1464419 일반 사사코이까지 역대급 퀄이었다면... [4]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7 122 0
1464418 일반 버틴정실 [2] 공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53 3
1464417 일반 이야 나로우 전생메이드 드디어 고백박았네 [2] 제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48 0
1464416 일반 사실 사사코이 사태가 [3] 온두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3 105 1
1464415 일반 ㄱㅇㅂ) 짱깨 애들 남캐넣지 말라고 하는거 보빔 미는거 아님 [7]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8 646 19
1464414 일반 종트도 꽤 하는구만 ㅇㅇ(125.177) 00:42 70 0
1464413 일반 다들 사야카호 신작 봤지? [3]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82 2
1464412 일반 타키 나약하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18 0
1464411 일반 걸밴크 시작 전까지만 자야겠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8 10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