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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17금))조선시대 백합? (소설<검녀> 패러디) (2/2)

ㅇㅇ(121.144) 2019.11.16 14:25:27
조회 400 추천 12 댓글 2
														

1편 링크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8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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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 이 기생이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것인가. 그녀의 잔인하고도 엽기적인 범죄고백에 유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당장 포주에게 따져야겠다. 아니, 관아에 달려가야 한다. 이 미친년의 주리를 틀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저년에게서 떨어져야 한다... 그는 식은땀이 목덜미를 적시는 것을 느꼈다.


아이 참, 사내대장부께서 무엇에 그리 놀라시나요? 제 이야기는 아직 남았답니다. 그렇게나 제 집에 오고 싶어 하셨잖아요? 이야기가 끝날 때 즈음이면, 집에 도착할 거라구요.”


유생이 주변을 둘러보자 그는 어느새 산중턱에 있었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볼 경황이 없었다지만, 이게 무슨 조화인가?

미안하오, 내 오늘은 급히 돌아 가봐야겠소. 부디 회포는 다음 기회에 풀도록 하고, 이만 이쯤에서...”

유생은 급히 방향을 틀어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단지 기생이 한손으로 그의 어깨를 붙잡았을 뿐인데, 그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다와 간다니까요, 선비님. 어디까지 이야기했었죠? , 그래. 아가씨는 말이죠. 그 뒤로 제게 마음을 닫으셨어요. 어쩔 수 없죠. 아무리 아가씨의 자결을 막기 위해서였다지만, 제가 한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원수의 마지막 핏줄을 찾았다고 하면, 아가씨는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세요. 그날, 아가씨는 도망치는 어린 사내아이의 숨통을 차마 끊어버리지 못하셨거든요. 과거 자신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일까요? 그자를 죽이면, 아가씨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까요?”


유생은 눈앞이 아득해졌다. 헛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이었다. 그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에 잠깐 스쳐간 께름칙한 기분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복수의 대목에 달했을 때 닥쳐온 두통. 그는 잊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풀려나는 감각을 느꼈다. 아아, 그렇구나. 할아버지의 환갑 잔칫날, 우리 가문을 휩쓸었던 혈겁의 정체는...


, 살려주시오! 나는 그 사내가 아니오! 내 부모는, 그래, 배를 타고 가시다가 풍랑을 만났다고 들었소. 오늘 이야기는 절대로, 어디 가서도 꺼내지 않겠소. 부디... 부디 살려주십시오... 제발...”


기생은, 그를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이 상냥한 표정으로 답했다.

당신이 정말로 원수의 마지막 핏줄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상관없어요. 다만 당신은 분명 그 집안의 사람과 닮았어요. 그거면 됐어요. 아무리 지금의 아가씨라도 영 아닌 사람에게는 반응하지 않으시거든요. 중요한 건, 닮은 사람을 데려가면 아가씨가 진심으로 저를 반겨주신다는 거예요. 그럼 저는 살아있는 아가씨와 사랑을 나눌 수 있겠죠. 그리고 내일이 되면 아가씨는 다시 실의에 빠진 상태로 돌아올 거예요. 사실, 벌써 수십 번째거든요. 그럼 저는 또 말하죠. ‘아가씨, 제가 그날 놓친 원수의 핏줄을 잘라버리고 오겠습니다.’ 그러면 아가씨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제가 원수를 죽인 증거를 들고 올 때까지 적어도 자결하려들지는 않아요.”


두 사람은 어느새 기생의 오두막에 도착했다. 유생은 이제 도망칠 수도 없었다.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기생은 유생의 상투를 부여잡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에는 깨끗한 옷을 입었지만, 굉장히 창백하고 수척해서 아파보이는 한 여성이 벽에 기대 앉아있었다. 한때는 미인이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그녀는, 초점 없이 허공만 바라보던 눈을 기생에게로 옮겼고, 그녀의 손에 들린 남자의 머리통으로 옮겼다. 그리고 차츰, 그녀의 퀭한 눈과 푸석한 얼굴, 삐쩍 마른 몸에서 생기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어두운 방을 홀로 밝히던 호롱불이 크게 일렁였다.


어서 오렴.”



4.

풍류와 기생의 도시, 평양. 조선팔도의 내로라하는 기생들이 모인 이곳 평양에, 아주 특별한 기생이 한 명 있었다. 그녀의 외모는 경국지색, 행동거지는 양반가 규수의 것과 같고, 그 재능은 시와 서예, 노래와 무용 어느 것 하나 빼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아무나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마실 수 없었다. 때문에 조선의 뭇 선비들이 그녀를 만나러 왔다가 상사병만 안은 채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 안타까운 남자들이 만들어 낸 것인지, 가끔 그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녀가 사실은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와 동침을 하지 않는다거나, 그녀가 점찍은 남자는 빠른 시일 내에 죽는다거나...

어느 날, 그녀는 평양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한양의 이름난 유생과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설이 있다. 한동안 평양 어디를 가더라도 기생과 유생에 대한 이야기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녀에 관한 소문들이 재조명되기도 하였으나 사람들은 점차 그들을 잊기 시작했다. 계절이 한 바퀴 돌자, 어디서도 그 특별한 기생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녀의 노래와 춤만이 평양의 기생들에게 전해져 내려올 뿐이다. 그 노래는 크나큰 슬픔과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담고 있기에 듣는 이들을 눈물짓게 하였고 그 춤은 마치 아름답고 날카로운 검무처럼 보는 이들의 이목을 순식간에 빼앗았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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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문소설 <검녀>의 패러디입니다. 복수는 거의 그대로 따왔고 기생과 유생, 납치 감금은 창작입니다.

원작의 줄거리가 궁금하시다면 https://namu.wiki/w/검녀

저는 이 소설을 보자마자 백합회로가 돌아서 써봤는데 쓰고보니 딱히 백합같진 않은듯...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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