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의 방, 등의 빛이 사그라들고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마저도 야릇하게 들려 군침을 삼킨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그녀가 서 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나신을 응시한다. 단단한 몸, 그 위를 빼곡하게 덮은 갖은 상처와 흉터. 불빛이 완전히 꺼지기 전 아주 잠시 동안만 볼 수있는 그것. 암전이 찾아와도 그녀의 몸을 쓸어내릴 때면 손 끝에 남는 감촉.

내가 그 무수한 흔적들에 대해 언급하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 옅게 웃으며 내 허리를 감싸안는다. 닥쳐올 냉기를 알고 있음에도 몸이 흠칫 떨리는 것은 막을 수 없던 터라, 여자의 몸짓은 일순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된다. 흐름을 끊은 것이 미안해 나는 그녀의 귓가에 미안하다는 말을 속삭인다. 그러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목 언저리에 거친 입술을 부비며 숨을 토해낸다. 그것이 간지럽기도, 부끄럽기도 하여 나오는 신음 섞인 웃음에 응답하듯 그녀가 살을 깨문다. 옅은 고통이 그 부근에 머무른다.

순식간에 열이 달아오른다. 그녀는 여전히 내 허리를 놓아주지 않은 채로 나와 함께 침대에 쓰러진다. 좀 전보다 숨이 거칠다. 그녀의 손이 내 음부를 조심스레 어루어만진다. 촉촉히 젖어드는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더 이상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신음이 터져나오고, 허리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엉덩이가 들리며 다리가 그녀의 몸을 붙잡는다. 점차 그녀의 손길이 거칠어진다. 그에 따라 신음 소리도 커져간다. 어느 순간, 온 몸이 정지되는 듯한 감각이 덮쳐온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고 싶은 그 순간이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며 시트를 적신다. 나는 마치 여름날의 얼음처럼 침대에 녹아붙는다.

그녀는 내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야 시바 현타왔다 존나 똥마냥 싸질렀네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