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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거짓말쟁이 영매사 下

I.H.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5 19:15:24
조회 340 추천 13 댓글 2
														

<전편>

거짓말쟁이 영매사 - 上

거짓말쟁이 영매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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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앙..."


둥근 보름달이 하늘 높이 떠오른 늦은 밤.

영매사는 달뜬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눈꺼풀이 무겁고 온몸이 나른하다.


그녀는 몽롱한 얼굴로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점집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영매사의 침실은 이렇다 할 꾸밈없이 담소했다. 책장에는 여러 가지 마도서나 시약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었고, 책장 바로 옆에 있는 나무 책상에는 수십 개의 [일기장]이 책꽂이에 주르륵 꽂혀있다.


영매사는 두세 명 정도가 누울 수 있는 넓은 침대에 누워 달뜬 호흡을 내뱉고 있었다.


"하아......"


선선한 가을밤에 맞지 않는 뜨거운 한숨이 그녀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이불 밑으로 슬쩍 엿보이는 아름다운 나신은 술이라도 마신 것처럼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야릇한 분위기를 풍겼다.


영매사는 나른한 신체를 천천히 움직이며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운동이라도 한 듯 몸이 잔뜩 달아올라있고 하반신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잔잔한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 나쁜 느낌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하복부 언저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마냥 귀여운 꼬마 손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어엿한 레이디였을 줄이야.


"…하하, 깜빡 기절해버릴 줄이야. 바미한테는 미안하네요."


영매사는 고개를 돌려 침대 옆자리에 누워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밤하늘처럼 은은한 검은 머리를 가진 귀여운 소녀. 바미는 영매사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로 새액새액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다. 영매사의 움직임에도 깨어나지 않는 걸 보면 정말로 푹 잠이 든 모양이다.


소녀의 눈가에 희미하게 서려있는 눈물자국이 영매사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영매를 부탁하러 점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영매술'이라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것에 의지할 정도로 절박하다는 뜻이니까. 특히 바미처럼 어린아이는 더더욱.


스윽. 스윽...


영매사는 바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질해주며 소녀의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둘이서 함께 목욕을 한 덕분에 소녀의 신체는 몰라보게 깨끗해진 상태였다. 욕실에서 목욕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잔뜩 하긴 했지만 그건 비밀로 해두자.

뭐, 딱히 비밀이라고 해도 별일은 없었다. 바미와 함게 욕조에 들어가서 가슴을 주물러지거나, 여기저기 마사지를 받거나, 서로의 피부를 맞대었을 뿐이다.


화악ㅡ!


소녀와의 일을 떠올린 영매사가 뺨을 붉히며 자신의 목 언저리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목덜미에는 아직도 선명한 키스마크가 자리해있었다. 정말로 어리광쟁이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다.



(괜찮아. 영매사님은 굉장히 상냥하신 분이니까... 그리고 난 영매사님도 좋아해.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 되나, 언니가 떠난 뒤에는 영매사님이랑 같이 살고 싶을 정도야.)


몇 시간 전, 바미가 영매사를 넘어뜨리고 했었던 말...

영매사는 그 고백 비슷한 말을 속으로 되뇌면서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영매사로 살아오면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건 단연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람들이 그녀를 찾아오는 이유는, 오직 그녀의 '영매술' 때문이었으니까.

그녀가 영매술을 하면 사람들은 죽은 자와 대화를 나누고, 그 후엔 미련 없이 떠나버리니까.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아담한 점집... 이곳에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 둘을 이어주는 영매사니까.


그럼에도 이 귀여운 소녀는 그녀를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심지어 같이 살고 싶을 정도라고 하니 듣는 입장에서는 그저 기쁠 수밖에.


포옥...


바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되뇌면서, 영매사는 새근새근 자고 있는 소녀를 제 품에 상냥히 끌어안았다. 기분이 좋은지 고양이처럼 가르릉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는 바미의 모습에 영매사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 미소는 여느 때의 상냥함이 아닌, 참을 수 없는 애틋함과 슬픔으로 점칠 되어 있었다.



"하아.... 정말 미안해요, 바미. 부디 절 용서하지 말아주세요."


영매사는 사과했다. 소녀의 이름을 부르며.

소녀와 소녀의 언니밖에 모르는 그 이름을... 바미의 이름을 부르며 사죄를 고했다.


다른 영혼이 빙의되었을 터인 영매사가 어떻게 소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사실은 당연한 이야기다.

영매사가 가진 능력은 혼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니까.


"바미... 저 같은 걸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도 바미를 정말 좋아해요. 이래 봬도 당신은 저의 첫사랑이랍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 영매사의 '진짜 마법'.


그것은 혼령을 불러오는 '영매술'도 아니고, 죽은 이와 대화하는 거창한 마법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타인의 추억]을 엿보는 마법.

다른 사람의 이마에 손을 얹음으로써,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기억을 훔쳐보는 마법.


고작 그것뿐인 이야기.



"……사실을 알게 되면 바미는 절 용서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이 거짓말이 들키기 전까지는..."



거짓말쟁이 영매사로서 필요한 준비물은 단 하나. 능숙한 연기력.

슬프게도 그녀는 타인을 연기하는 데에 자신이 있었다.


스윽... 스윽...


영매사는 슬프게 웃으며 바미의 머릿결을 쓸어내렸다. 애틋하고 덧없는 손길이 소녀의 머리를 흝고 지나갔다.

영매사의 손길은 그녀가 소녀를 대하는 마음만큼이나 조심스러웠다.


"거짓말뿐인 제 삶이 끝을 맞이할 때까지... 적어도 그때까지는 당신의 가족을 연기하고 싶어요. 허락해주시겠나요?"


거짓말쟁이의 말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다 사라졌다.



시작은 사소한 것이었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거짓말쟁이는 어느 날, 어미의 무덤 앞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던 소년을 발견했다.

어미를 잃은 소년이 정말 딱해 보여서, 거짓말쟁이는 딱한 아이를 위해 잠시 동안 그의 어머니를 연기해주었다.


덕분에 아이는 슬픔을 이겨내었고, 스스로의 힘으로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마을에 광장으로 거짓말쟁이를 데려간 그 아이는, 마을의 어른들을 불러 모아 자신 있게 외쳤다.


(이 누나예요! 이 누나가 제가 말한 영매사님이에요!)


그 뒤로, 작은 선의에서 시작된 행동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것은 곧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멈추지 않고 그 덩치를 불려갔다.

지금에 와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려, 혼자 힘으로는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


잘 됐군 잘 됐어...



'만약에, 정말로 사람의 영혼이 있고,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나는 분명 지옥이겠지.'


영매사는 거짓말뿐인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스스로를 비웃었다.

타인의 과거를 엿보는 것. 이보다 남을 속이기 쉬운 마법이 또 있을까.


그녀는 품에 안은 소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절대로 놓지 않으려는 듯, 혹은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듯.

그러다가 바미가 답답한 듯 몸을 뒤척이자, 영매사는 화들짝 놀라며 소녀를 놓아주었다.


바미에게서 떨어진 영매사는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한가운데에 떠있는 보름달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마음속을 할퀴고 지나갔다.


영매사는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쉬었다. 눈앞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


"하아..."


너무나 많은 사람을 속였다.

너무나 많은 위선을 행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 그것이 얼마나 그릇된 행동인 지는 영매사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거짓말을 숨겼다.


거짓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쌓아올렸다. 마치 탑을 쌓는 것처럼.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서.

하지만 거짓말로 쌓은 탑은 너무나 가볍고 부서지기 쉬운 것이었다.


시기가 빠르든 늦든, 언젠가 그녀의 거짓말은 들통이 날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속아왔던 사람들은 분노하겠지. 그들이 영매사에게 가지고 있던 은혜의 무게만큼, 그들은 크나큰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짓말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리고 결국, 거짓말쟁이 영매사는 분노한 사람들에 의해 불에 타 죽어버리지 않으려나.


그래... '마녀'로 몰린 여동생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화형 당한 소녀의 언니처럼.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내가 조금 더 솔직했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

"…아니지. 그랬으면 널 만나지 못했겠구나... 그러면 이대로가 좋아."



영매사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위선뿐인 거짓 투성이의 삶이지만.

누구나 바라는 해피엔딩 따위를 바랄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정말로 고맙습니다 영매사님. 덕분에 조금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거짓된 행동에 구원받은 자들이 있기에.



(정말 감사합니다! 영매사님 덕분에 저는 주인님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 허울뿐인 위선으로 구원할 수 있는 이들이 있기에.



(미안....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영원히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서, 언니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겠어.)


그러니까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동안에는.


적어도 그동안만큼은, 이 허름한 거짓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고... 그렇게 영매사는 생각했다.



"잘 자, 바미... 어여쁘고 어여쁜 내 동생."


바로 옆에서 전해져오는 소녀의 온기를 느끼면서, 영매사는 스르륵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



…….



…….




욱신.



"……아. 깜빡할 뻔했다. 일기 써야지 일기. 내 정신 좀 봐."


그때, 움찔하며 몸을 경련 시킨 영매사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을 떴다.


"일기 써야지 일기... 빨리 써야지... 잊어버리기 전에..."


사락ㅡ, 사락ㅡ.


잠들어있는 바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침대에서 나온 그녀는 침대 옆 옷걸이에 걸려있는 얇은 목욕가운을 몸에 걸쳤다. 온몸이 나른하고 하반신에 힘이 잘 안 들어가지만 그럭저럭 움직임에는 지장이 없었다.

목욕가운을 걸치고 한 바퀴 침실을 둘러본 영매사는 세상모르고 푸욱 잠들어있는 소녀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해주었다. 정말로 사랑스러운 여동생이다.


"후후... 아, 맞아. 일기. 빨리 써야 돼."


화륵ㅡ.


바미의 잠자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잠시. 허공에 자그마한 불꽃을 만들어낸 영매사는 책장 옆에 놓인 나무 책상으로 타박타박 걸어갔다.

수십 개의 일기장이 날짜별로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상. 연도별로, 날짜별로 나눠진 수많은 일기장은 순서에 상관없이 뒤죽박죽으로 뒤섞여있다.


그녀는 희미한 불빛을 의지해서 책상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그러니까... 일기장이, 어디 있더라?"


영매사는 어지러운듯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열심히 일기장을 찾았다. 이곳저곳을 방황하던 그녀의 눈동자가 책꽂이에 꽂힌 일기장을 찾았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꺼내 펼쳤다.


떨리는 손으로 깃털 펜을 잡고 사각사각 일기를 써 내려가는 영매사.

그녀의 푸른색 눈동자는 필사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절박했다.


"그러니까... 아침밥으로 샐러드랑 빵을 사서 먹었고, 빨래한다고 우물에 가서 물을 받아 온 다음에... 그러니까... 음...."


오늘 있었던 일이나 누군가와 나눴던 약속, 앞으로의 일정 등등을 일기에 써 내려갔다. 시간 순서에 상관없이, 그냥 생각나는 데로 마구잡이로 적었다.


그렇게 몇 분 정도 일기를 쓰고 있었을까.



욱신...



"으... 으아... 아에..."


일기를 써내려기던 영매사가, 갑작스레 닥쳐온 두통에 머리를 움켜잡고 신음을 흘리며 손을 멈추었다.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린 그녀의 이마에서 차가운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허공에 만들어낸 작은 불덩이가 사그라들고, 침실에는 다시금 어두운 장막이 내려앉았다.


"으븝... 윽... 끄흑......."


영매사는 괴로운 신음소리를 내며 책상 위에 엎드렸다.

누군가가 그녀의 머리를 반으로 갈라,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머릿속을 빙글빙글 휘젓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직...! 아직은, 아니야..."


영매사는 타는듯한 고통에 머리를 잡고 중얼거렸다.



이건 그녀의 마법에 대한 부작용... 아니, 어쩌면 언젠가 찾아올 당연한 결과.



그녀의 [마법]은 타인의 기억을 엿보는는 것. 다시 말해서 다른 이의 기억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과연 무한한가? 아니라고 본다.


그녀는 영매사로 살아가기 위해, 타인을 구원하기 위해 그들의 기억을 읽으며 살아왔다.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이상 반복된 마법의 사용은 영매사의 뇌에 조금씩 과부하를 일으켜 그녀 스스로를 조금씩 좀먹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규칙, 영매술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하고 있답니다~. 선착순이에요.)

(일주일에 한 번이요? 그건 처음 듣는 규칙인데...)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한계에 다다라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마법을 쓰게 되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엉켜버리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래서 영매사는 더이상 늦어버리기 전에, 틈틈이 일기를 쓰면서 그날 그날의 일을 글로 남기고 있었다.


"으...! 으흡.. "


영매사는 이것을 벌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위선을 반복해온 거짓말쟁이에 대한 벌.


으득. 으직.


영매사는 자신의 손을 있는 힘껏 깨물어 아득해져 가는 정신을 다잡았다.

시끄럽게 하면 안 된다. 옆에서 바미가 자고 있다.


새게 깨문 손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뚝뚝 떨어진 핏방울이 일기장을 붉게 물들인다. 영매사는 엄습해오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여러 가지 색깔의 물감을 한데 섞으면 이상한 색이 되는 것처럼, 머릿속의 기억들이 뒤죽박죽 섞이며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간다. 수많은 기억이 뒤섞이며 뇌가 비명을 질렀다.



…….



…….



"하아... 하아..."


어느 정도 통증이 수그러들자, 영매사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주변을 살폈다.

방 안에 비릿한 쇠 냄새가 진동한다. 책상에 놓인 일기장은 핏자국투성이라서 글씨가 죄다 번져있었다. 아무래도 새 일기장을 써야겠다.


슬쩍 침대 쪽을 바라보자,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고 있는 바미의 모습이 보였다.

음, 다행히 깨우지는 않았네.


주변 파악을 마친 영매사는, 책꽂이에 있는 일기장 중 하나를 꺼내 다시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새하얀 붕대가 칭칭 감긴 오른손으로 펜을 잡고, 아까와 똑같이 일기장에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갔다.


어라, 내가 손에 언제 붕대를 감았지?... 모르겠다.


"겨우 얻은 가족이야...! 어떻게 얻은... 어떻게 얻은 가족인데...! 내 전부란 말이야..."


펜을 붙잡은 손이 덜덜 떨려서 글을 쓰기 어려웠다. 그래도 밤은 기니까, 영매사는 한 글자 한 글자 최선을 다해 일기를 썼다.



'나, 노력할게. 적어도 네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진... 노력할 테니까...'



영매사는 붕대가 감긴 손으로 일기를 써 내려갔다.

차가운 가을밤은 엄죽한 적막을 연주하고, 거짓말쟁이는 위선뿐인 거짓말을 되풀이한다.



거짓말쟁이 영매사는 오늘도 거짓말을 쌓아올린다.




…….



--------------------------------------------------------------------------------------------------------------------------------------------------------------------------------------


[나무의 달, 21번째 날. 보름달]


오늘은 빵집에 가서 빵을 사서 아침을 먹었다. 샐러드도 같이 먹었다.

점심에 빨래를 하고 점집을 시작했다. 누가 왔었더라? 음... 여자 두 명이 왔던 것 같다.

일기장을 거의 다 썼다. 내일 새로 사 오자.


아 맞아! 오늘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영매를 부탁받았는데 어쩌다 보니 고백을 받은 것 같다.

그 아이 이름이... 음... 뭐였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일 한 번 넌지시 이름을 물어보자.


내가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줄 수 있을까? 많이 불안하지만, 그 아이가 원한다면 나는 언제까지고 그 아이의 가족이 되어 줄 생각이다.


그러니 언젠가, 내가 너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날. 사랑하는 네가 내 곁을 떠나게 되는 날.



너만은 나를 보며 웃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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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등장인물들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망가지는 전개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특히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등장인물 A를, 다른 B나 C가 열심히 보듬어주는 그런 힐링물이 정말 최고하고 생각함다.


- 아무튼 많이 부족한 필력이었습니다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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