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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스킨십이 너무 하고 싶은 아리사와 뜨개질하는 미사키 (카스아리)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10 00:47:24
조회 1496 추천 57 댓글 19
														

" 그러니까, 시작한다? 아, 잠깐만잠깐만. 으흠, 흠! 저기, 카, 카스미...? "


" 응, 아리사? "


" 너만 괜찮으면 주말에, 우리 집에 자러 올래...? "


" 정말? 와~ 나는 좋아! 주말이 기다려지네. "


" 잠깐!! 오쿠사와 씨, 그렇게 빨리 수락해 버리면 전혀 연습이 안 되잖아! 애초에 오늘은 오쿠사와 씨가 먼저 연습 도와주겠다고 했으니까, 제대로 카스미스럽게 해 줘! "


미사키는 한숨을 푹 쉬고 예쁘게 뜨던 양모 펠트로 다시 시선을 옮겨. 양모 펠트는 점점 모양을 잡아 가는데, 아리사의 대화 예행 연습은 도무지 끝날 기미가 안 보여. 


" 어차피 토야마 씨는 이치가야 씨가 거칠게 잡아 끌면서 '야, 카스미! 됐으니까 이번 주말 자러 와! 무조건 일정 비워 두라고!' 라고 말해도 잘 길들여진 멍멍이처럼 좋다고 따라올 텐데 말이야. "


" 이건 다르다고! 카스미랑 연인이 되고 나서 첫 외박... 그러니까 카스미도 분명 의식할 거야. 나는 이런 쪽에 둔하니까, 괜히 말실수했다가 카스미랑 어색해지기 싫단 말이야. "


" 오케이. 그럼 조금 더 난이도 있게 가 볼게? 잘 설득할 자신 있지? "


미사키의 난이도 상향 조정 예고에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아리사. 실전도 아닌데 뭘 저렇게 긴장하는지... 벌써부터 살짝 글러먹은 것 같기도 하고.


" 그, 카스미... 그러니까, 이번 주말에, "


" 이치가야 씨, 쓸데없는 말은 빼고! "


" 아, 오케이..! 카스미.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 자러 안 올래...? "


" 자러...? 아리사네 집에서? "


" 아, 응. 그 뭐냐, 할머니도 잠깐 전당포 일 때문에 그날 집을 비우신대서... "


" 아리사, 그럼 우리 둘 뿐인데 나더러 자고 가라고 하는 거야? "


" 어...? "


" 아리사, 너무 조급해하는 거 아니야? 아무리 우리가 사귀고 나서 아직도 키스도 못 해본 겁쟁이 커플인데다가, 아리사가 나에겐 비밀로 하고 있고 말할 용기도 없지만 사실 그렇고 그런 스킨십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라서 어느 불쌍한 친구한테 늘 내 대역을 맡기고 있다고 해도... 자고 가라는 건 아직은 이르지 않을까? "


" 오쿠사와 씨!! 카스미는 그런 독설 안 한다고!! "


" 그럴까~ 이치가야 씨 쪽에서 계속 그렇게 겁만 집어먹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런 말도 하게 될지 모르지. "


아리사는 단정하게 정리한 머리가 다 헝클어질 정도로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주저 앉아.


" 으~ 어려워... 카스미 녀석~! 진짜 어렵다고! 이게 다 카스미 때문이야! 사귀기 전엔 그렇~게 끈덕지게 달라붙더니, 내가 고백한 이후부턴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거 있지? 안 어울리게 무슨 양갓집 규수도 아니고, 이젠 데이트할 때 살짝 손만 닿아도 감전된 것처럼 움찔한다니까? "


" 토야마 씨한테도 그런 면이 있었나... 비글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네. "


" 카스미가 스킨십을 싫어하는 건지도 몰라... 조금 과하게 부끄러워 한다고! 물론 나도 첫 연애니까, 어느 정도의 스킨십이 적정선인지 모르겠어. 확실히 지금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건 알 것 같지만... "


미사키가 양모 펠트를 열심히 뜨던 손을 잠깐 쉬고 시간을 확인해. 슬슬 하교해야 할 시간이지만, 이치가야 씨의 하소연은 아직 한참 남은 것 같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들어보자. 이번엔 다른 뜨개질을 시작해. 코코로 손에 딱 맞는 벙어리장갑이라도 하나 만들까.


" 그렇다고 해서 손 잡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지금의 토야마 씨한테 느닷없이 자고 가라는 이치가야 씨가 너무해. 변태. "


" 변태라니!! 내가 카스미랑 그, 그렇고 그런 짓까지 할 용기가 있었음 이렇게 고민하고 있지도 않지! 그냥, 같이 자게 되면 자연스럽게 닿을 기회도 많아지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라도 스킨십 분을 채울까 하고... "


" 그거 너무 겁쟁이같은 생각... 차라리 그냥 토야마 씨랑 야한 걸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겠다. "


" 으... "


" 어쩌면 토야마 씨는 플라토닉한 사랑을 추구하는 타입이 아닐까. 물론 상대방은 완전 에로스로 머리가 가득 차 있지만. "


" 아니, 누굴 밝히는 사람처럼 얘기 한대!? 나는, 그러니까 스킨십 정도는 사귀는 사이면 자연스럽게 하는 거잖아? 드라마같은 데서 보면. 우리 둘 다 서로 너무 부끄러워하니까, 어쩌면 이대로 가다간 그냥 관계가 식어버리지 않을까 하고... 그게 걱정이야. 아, 물론 나는 스킨십 같은 거 없어도 카스미에 대한 사랑이 식는다던가 하는 일 절대로 없으니까! 오해하지 말고! "


" 토야마 씨에 한해서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매일매일 이치가야 씨 이름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좋아한다니까? "


" 으... 그건 다행인데. "


" 둘이 처음엔 사귀는 거 비밀로 하려고 했지? 둘이 같이 있을 때 토야마 씨 얼굴만 봐도 ' 이렇게 사랑스러운 애가 내 여자 친구에요 ' 하고 써 있더라. 토야마 씨는 그런 거 진짜 못 숨겨. 큭큭. "



" 숨기려고 했는데, 그 바보가 대체 뭘 하고 다닌건지 일주일도 안 돼서 포피파 애들은 물론이고 하네오카 여학원까지 소문이 쫙 퍼져서... "


" 그렇게 솔직한 토야마 씨가 스킨십에는 솔직하지 못하게 되었다... 흠흠. 이거 난제로군요. "


" 명탐정 미셸 님 제발... 추리 좀 잘 해봐! 대체 뭘까? "


미사키는 셜록 홈즈의 담뱃대라도 되는 것처럼 뜨개질 도구를 입에 물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서 의자를 살짝 기울이고 말을 이어.


" 첫 번째 가설. 토야마 씨는 육체 관계에 아예 흥미가 없거나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서, 애인과 그렇고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음. 이 경우에는 토야마 씨와 이치가야 씨의 첫 키스는 5년 후가 되겠습니다~ "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미사키의 책상 앞에 주저 앉은 아리사. 세상을 다 잃은 것만 같은 표정이야.


" 자자,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갔고... 두 번째 가설. 토야마 씨는 이치가야 씨를 이젠 연인으로 의식하게 되어 버려서. 그저 부끄럼타고 있을 뿐인 거지. 그런데 하필 상대도 S급 부끄럼쟁이 이치가야 씨라서, 시너지 효과 때문에 진도가 나갈 기미가 안 보이는 거야. 그럴 듯 하지? "


" S급... 까지는 아니고, A... 아니, A-... B+ 정도... "


" 그러니까! 이 경우 방법은 하나 뿐인거지. "


뜨개질 도구를 책상에 탁! 내리친 미사키가 회심의 미소를 지어.


" 뭔데...? "


" 말 해. 나는 토야마 카스미와 키스하고 싶습니다. "


" 뭐래, 얘...? "


" 토야마 씨한테 솔직하게 말 하는거야. 하고 싶다고. "


" 그런 거 할 수 있었으면 고민 안 한다니까!!! 카스미가 나한테 먼저 다가오게 하거나,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스킨십 할 방법을...! "


자리를 확! 박차고 일어난 미사키가 양 손으로 아리사의 어깨를 잡아.


" 이치가야 씨! 그런 생각만 하니까 계속 제자리 걸음인거야. 너희 둘 사이에 한해서는, 그냥 솔직하게 말 하는게 장땡이라니까! 그 토야마 씨가 겨우 그거 좀 말했다고 환멸할 것 같아? "


" 으... 아, 알았다고... 말 하면 되잖아... "


" 자! 최종 연습! 토야마 씨랑 하고 싶은 거 싹 다 말하기! "


" 쵸마맛!! 그런 거 말할 것 같냐!! "


" 지금 말 못하면, 토야마 씨 앞에서는 절~대로 말 못해. "


얼굴이 빨개진 아리사가 바락 소리를 질러.


" 으... 알았어!!! 한다, 해!! "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한 아리사가 아픈 사람처럼 달달 떨리는 입술을 겨우 떼.


" 카, 카스미랑, 껴안고 싶어. 이전처럼 나한테 달라붙어서 안아줬음 좋겠...으, 못하겠어... "


" 이치가야 씨! "


" 으... 알았어! 카스미랑, 키, 키, 키스하고 싶어!!! "


" 또 다른 건 없습니까! "


" 카, 캇, 카스, 카스미... 카스, 카스미랑... "


아, 고장나버렸다... 고장난 오디오처럼 같은 구간 반복 재생에 들어간 아리사를 미사키는 안쓰럽게 바라 봐.


" 저기, 무리라고 생각하면 그만 해도 되니까. 각자의 페이스가 있는 법이고, 너무 서둘러도 좋지 않... "


" 나, 나도 카스미랑 야한 거 하고 싶다고!!! "


되려 살짝 얼굴이 붉어진 미사키가,


" ...그렇대. 토야마 씨. "


뒷문 앞 사물함 위로 보이는 동물의 귀 같은 갈색 뿔. 빼꼼 고개를 내밀자 보이는 보라색 눈동자. 옷짱의 눈 색깔보다 더 빨개진 얼굴로 아리사를 바라보는, 아리사의 여자 친구 토야마 카스미.
 

" ...... "


" ...... "


" 이치가야 씨, 혹시나 하는데 나중에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 토야마 씨가 먼저 이치가야 씨의 속마음을 알고 싶다고, 나한테... 아하하... "


" 그럼, 저는 코코로가 불러서, 이만... 두 분 모두 행복하세요. "


드르륵, 하고 교실 미닫이문이 열리고, 바람처럼 사라진 명탐정 미셸.


" ...아리사. "


" ..... "


" 그, 이번 주말, 맞지...? "


" 네... "


*


답답한 커플 카스아리를 도와주는 큐피드 미셸.. 그냥 막 쓴거라 조금 조잡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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