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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난장판 선도부 백합 보고싶다 3

pp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1 15:27:38
조회 261 추천 13 댓글 4
														

누가 좀 써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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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거나 새학기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25% 이상의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끝까지 지켜지는 건 10%도 되지 않는다. 개학한 지 3주차 월요일! 학생들의 새학기 새로운 다짐에 대한 자각도, 긴장감도 줄어들고 슬슬 풀어지기 시작할 즈음. 교내 몰래 연애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들키기 쉬울 때가 아닐까?


퍽!


"아야!"


어느새 교실에 온 한겨울이 들고 있던 단어장으로 머리를 가볍게 내려쳤다.


"뭘 혼자 실실 웃고 있냐?"


"생각 좀 하느라. 일찍 왔네."


"일어났는데 네가 침대에 없길래 나도 나왔지. 아침에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혼자 실실 웃고 있지 마라. 무서우니까. 그보다 넌 항상 왜 이렇게 일찍 교실에 오는 거야?"


그야, 너와 내가 사귀는 사이일까봐 질투하는 학생들의 협박 편지가 자주 책상 위에 있으니까 다른 사람이 보기 전에 챙기려고 그렇지. 뭐, 나야 그 중에 손으로 쓴 편지가 있으면 나중에 역으로 협박할 수 있으니까 좋지만.


"한겨울, 우리 조금 떨어져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 오늘부터 점심시간 순찰은 따로 돌자."


"어?"


"학생들이 슬슬 풀어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가 재밌는 일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인데 너랑 같이 다니면 눈에 띄어서."


그때 전화가 와서 복도로 나가 계단 쪽에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잘 지내지?"


"잘 지내고 있지. 언니도 대학 생활 어때? 언니야 뭐 당연히 잘 지내겠지만."


"개강하고 처음엔 MT다, 뭐다 정신 없었지. 이번 주말에 집에 온다고 했지?"


"응. 아마 금요일에......"


언니와 즐겁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교실로 돌아오니 어느새 다른 학생들이 와 있었다. 자리에 앉았는데 뒷자리에 앉은 한겨울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걸 보면 아까 했던 얘기는 OK한 것 같았다.


-----


점심시간, 별관에 있는 선도부실에 가서 체크하고, 본관이 아닌 별관 2층으로 향했다. 이 시간에 동아리 활동하는 학생과 선도부를 제외하면 별관에 학생들이 별로 없으니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별관일 확률이 높다. 2층 복도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걷다가 문득 불꺼진 화장실이 눈에 띄었다. 별관 화장실은 입구에 센서가 지나가는 걸 인식해서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불이 켜지고, 들어간 횟수만큼 나오는 걸 인식하면 불이 꺼지는 방식이다.

즉, 반대로 말하면 센서가 인식하는 위치를 뛰어 넘어가면 불이 켜지지 않는다!

발소리를 죽이고, 센서에 인식되지 않게 조심히 입구를 지나가서 화장실로 들어왔다. 잠긴 문은 없었으나, 잠긴 것도 아닌데 맨 끝칸의 문만 부자연스럽게 닫혀 있었다. 몰래 전화로 누군가의 뒷담이라도 하는 걸까. 하지만 아무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수상해 보이니 몰래 맞은편 칸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올 때 문틈으로 누군지 확인할까. 생각해보니 난 선도부니까 열려 있는 화장실 칸 정도 확인한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지 않나. 그래, 누가 화장실에서 몰래 반입한 게임기를 쓰고 있을 수도 있잖아.

핸드폰 카메라를 준비한 다음 살금살금 걸어가서 문을 벌컥 열었다. 변기 뚜껑 위에 앉아서 태블릿을 보고 있던 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학생은 당황한 듯 굳어 있었고, 그 학생이 보고 있던 화면엔....... 레즈 야동이 나오고 있었다......


"어......."


" 교내에서 몰래 음란물 시청이라니 체크합니다."


"아, 그게......"


"1학년 8반 김도은이지? 선도부 학생이 3월달부터 걸릴 줄이야."


"잠깐만."


"사진까지 찍었으니까 변명은 담임쌤께 하도록 해."


"같은 선도부끼리 의미 없잖아. 한번만 봐주세요, 제발."


"선도부는 학생 아니냐?"


"뭘하면 사진 지워주실 건가요?"


"사진은 안 지울거고, 체크 정도는 넘어가 줄 수 있지."


"뭘하면 되는데?"


내가 알기로 이 녀석은 컴퓨터부에 입부했다. 그러니 이 정도는 요구해도 되겠지.


"컴퓨터부에서 관리하는 복사실 복사기를 최근 일주일간 사용한 학생들의 결제기록과 복사실에 혼자 들어온 학생들 목록."


"복사실에 혼자 들어온 학생들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복사실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거든. 종이를 훔쳐가는 학생들이 있을까봐 설치한 건지 아니면 컴퓨터부 부장이 몰래 설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 그걸 눈치챘나 보네. 도난방지용으로 설치한 건데 영상확인은 나도 할 수 있으니 알아볼게. 됐지?"


"좋아. 최대한 빨리 확인해서 폰으로 보내줘."


오늘 책상 위에 있던 협박편지는 손으로 쓴 게 아니라 프린트한 거였지만 이렇게 하면 누가했는지 대충 후보는 뽑을 수 있겠지. 만족하며 화장실을 나오는데 김도은이 따라 나왔다.


"아, 저기, 오해하지마. 난 레즈는 아냐."


"네가 그거든 아니든 관심 없지만 몰래 레즈 야동 보던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레즈 야동 본다고 다 레즈가 아니라고! 난 그저 사랑스러운 여자 둘이 서로 사랑하는 걸 보고 싶은 극한의 관음충일 뿐이라고! 내가 원하는 포지션은 백합만화의 주인공의 연애를 지켜보는 같은 반 학생1 정도라고."


"변태......."


"변태일지 몰라도 난 동성커플들에게 무해하지."


"그럼 선도부에 지원한 이유가......"


"당연히 교내에서 몰래 연애하는 학생들을 관음하기 위해서!"


이 녀석은 진짜다...... 필요한 정보만 빼내고 그 후론 모른 척 하는 게 상책이다.


"언제까지 따라올 건데?"


"어차피 너나 나나 순찰해야 하잖아. 같이 도는 게 뭐 어때서?"


찝찝하지만 냅두자. 괜히 떼어내려고 실랑이 하고 싶지 않다.


"너 한겨울이랑 사귀니?"


"아니, 그냥 중학생 때부터 친구야."


"말도 안 돼."


"뭐가 말도 안 된다는 건데."


"중학생 때부터 그런 매력적이고 잘생긴 여자와 같이 다니면서 사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그 논리대로라면 세상에 친구 사이는 없겠다."


"여자와 여자가 오랫동안 같이 친하게 지내는데 친구 사이가 어딨어?"


"그렇게 말하는 너는 사귀는 여친 있냐?"


"아, 나는 예외지. 말했잖아. 난 그냥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여자들을 보고 싶은 거지 내가 연애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


말이 안 통한다...... 차라리 네가 뭔데 인기인인 한겨울이랑 친하냐고 시기하는 애들이 더 나은 것 같다.


"혹시라도 한겨울이랑 사귀고 싶은 생각이 들면 말해. 고민상담 정도는 해줄게."


"그럴 일은 없어."


"에~이,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그런 거 아니라니까."


티격태격하면서 순찰을 끝내고 교실로 돌아갔더니 미리 교실에 와있던 한겨울이 다른 애한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모른다고!"


얘기하고 있던 학생은 놀라서 바로 뒤돌아 교실 밖으로 나갔다. 우리 반 애가 아니었으니 자기 반으로 돌아간 거겠지.


"뭐야? 싸웠어?"


"......"


한겨울은 잠시 나를 빤히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바로 무시하다니 오늘따라 재수 없네. 아까 싸운 게 맞나보다.


------


저녁시간에 선도부실로 갔더니 선도부장만 혼자 부실에 앉아 있었다. 다른 선도부 학생들 중에선 내가 제일 먼저 온 듯했다. 부장에게 체크하고 순찰을 가려고 하는데 부장이 가는 길에 학생회실에 있는 회장한테 전달해 주라고 박스 2개를 건네받았다. 하긴 부장은 순찰 시작 전 학생들 체크를 해야하니까 자리를 비울 수 없겠지. 박스는 무겁진 않았지만 꽤 컸다. 조심조심 앞을 보면서 학생회실로 향하는데 갑자기 팔 위에 있던 박스 하나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다가온 한겨울이 박스를 들어준 거였다.


"이건 뭐냐?"


"아, 선도부장 선배가 부탁해서 학생회실로 가져가는 중."


"2개를 한꺼번에 들고가다니 위험해 보이는데 같이 들고가자고 부르지 그랬냐."


"별로 무겁진 않아서. 아무튼 고마워."


"이 정도가지고 뭘."


"넌 기본적으로 먼저 누굴 도와주는 타입은 아니잖아?"


"그럴 때도 있어."


"없거든?"


"날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 널 재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나쁜 애라곤 생각 안 해. 친구니까 도와준 거잖아? 고마워."


한겨울은 잠시 날 빤히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에휴, 넉살도 좋네. 오늘도 먼저 떨어져 다니자고 해놓고는 점심 시간에 먼저 말을 걸지 않나."


"혹시 점심시간엔 내가 아침에 한 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거야?"


"......."


한겨울은 시선을 피하곤 말이 없었다.


"아하하하하. 진짜 그거 때문이었어? 미안, 미안, 이제 거리 두는 거 그만하고 같이 다니자."


"으윽....."


내가 웃어서 한겨울은 화가 났는지 성큼성큼 먼저 걸어갔다.


"아, 진짜 미안. 화났어? 미안하다니까."


같은 고등학생이라기보다는 인간관계에 해탈한 인기인 느낌이었는데 이런 구석도 있구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이지만 오늘은 가까운 사람의 새로운 면도 발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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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 캐릭터의 변태스러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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