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곧 40화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2 01:27:17
조회 690 추천 13 댓글 3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d85fa11d02831a10d3d354cfd31ab73f93ab07bc09d856fa0c5c88cda67e8c77d5ee097c7a256ff71d01f05b1955349bdde88bcc27b1eaf4e7d93




읽을 사람은 읽어줭


조회수가 너무 적어서 슬프다


내가 못 써서겠지만



http://www.joara.com/romancebl/view/book_intro.html?book_code=1413693&refer_type=




아래는 가장 최근화 복붙 (39화)



================




 연회장을 둘러보다가 제니는 문뜩 언니와 마주쳤다. 언니의 옆에는 역시나 또 그 금발의 남자가 서있었다. 르노 프리기두스. 제니는 그에게 경이란 존칭을 붙여 부르고 싶지 않았다.


 “반갑습니다. 작은 아가씨.”


 르노가 제니의 손을 붙잡아ㅡ허락도 하지 않았는데!ㅡ쥐더니 이내 몸을 숙여 손등에 입을 맞췄다. 


 “안녕하세요, 르노 경.” 제니가 억지웃음을 생글생글 지으며 화답했다.


 “제니! 마침 잘 만났어, 널 보러 가는 참이었거든.”

 “저, 아니 나를요?”


 제니가 반색하며 물었다.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정원의 테라스에서 다과를 즐길 생각이야. 너도 같이 갈래? 여기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그래도 되나요?”

 “당연하지.”


 제니는 기뻐하며 언니의 옆으로 가 냉큼 손을 붙잡았다. 그리곤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면서 르노를 쳐다봤다.


 “참, 르노 경도 같이 갈 거야.”


 그 말을 들은 직후에 제니는 윽 하는 표정을 지었다.


 셋은 연회장을 나와 정원을 가로질러 테라스로 향했다.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대리석으로 된 지붕의 아래에 원형 탁자와 의자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탁자에는 얼음을 넣어 차갑게 식힌 차가 담긴 찻주전자와 찻잔, 갖가지 과자가 담긴 접시가 놓여 있었다.


 자리에 앉자 언니가 제니의 찻잔에 먼저 차를 따랐다. 그리고 이어서 르노의 찻잔에도 따랐다. 그 뒤에는 제니가 “제, 아니 내가 따라드릴게요.” 하고 말해 언니의 찻주전자를 건네받아 언니의 찻잔에 따라주었다.


 “두 분은 사이가 무척 좋으시군요.”


 르노가 찻잔을 들며 말했다. 제니는 ‘당연하지.’ 하고 은근슬쩍 그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저도 제 동생과 이렇게 사이가 좋았으면 하는데 말이죠.”


 르노가 쓰게 웃으며 말했다. 제니가 무의식적으로 대꾸했다. “혹시 라스란 사람?” 그러자 르노가 놀라며 되물었다.


 “제 동생을 아십니까?”

 “방금 만났어요.”

 “그렇습니까? 도통 안 보여서 안온 줄 알았는데...”

 “그는 성격이 아주 고약하던데요.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이상한 소릴 해대면서...”

 

 그 말을 들은 직후 르노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는 “죄송합니다.” 하고 제 일인 것처럼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그래서 오히려 제니가 당황했을 정도였다.


 “걔가 원래부터 그 정도였던 건 아닙니다. 다만 최근에 질 나쁜 무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더니 고약한 면이 더 두드러지고 말았죠. 저도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만, 걔가 워낙에 통제 불능이라 말이죠.”

 “질 나쁜 무리요?”


 그 질문을 한 건 언니였다. 언니는 손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털었다. 언니는 식탐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유독 이런, 달콤한 과자가 눈앞에 있으면 참지를 못했다.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동생 말로는 사교회라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 해도 평범하진 않아 보여요. 대개 평범한 사교회란 이처럼 궁정이나 저택에서 열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동생이 늘 가는 곳은 술집이나 매춘 업소거든요.”

 “매춘 업소... 불법 아닌가요?”


 제니가 물었다. 르노는 이쪽을 흘끗 보더니 별 대답 없이 그저 멋쩍게 웃을 따름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애 취급 하는 것 같아 제니는 화가 났다.


 “그 질 나쁜 무리라는 게 요즘 문제시 되고 있는 집회와 관련이 없어야 할 텐데요.”


 언니가 말했다. 르노는 고개를 저었다.


 “이교도 집회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아마 아닐 겁니다. 걔도 그 정도로 분별력이 없진 않거든요. 오히려 그런 면에 있어선 아주 철저하죠. 자기 처신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빈틈없이 합니다. 문제는 그게... 말 그대로 자기 처신만 잘하는 거라서 문제죠.”

 “그 얘긴?”

 “걔는... 뭐라고 할까요, 귀족으로서의 책임감이 심히 부족합니다.”


 언니는 그 말을 듣곤 이쪽을 흘끔 보았다. 제니는 언니께서 저 말을 듣고 왜 자길 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르노가 말을 이었다.


 “동생은... 자기가 엄연히 프리기두스 가문의 일원이란 걸 자주 까먹는 것 같습니다. 평민들과 어울리는 건, 뭐 그 부분에 관해선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평민을 좋아하니까요. 제 스승님께서도 평민이셨죠. 문제는 아무리 평민과 어울린다 해도 귀족에겐 귀족에게 어울리는 몸가짐이란 게 있잖습니까? 동생은 그 선을 지킬 줄을 모릅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돼요.”


 언니는 진심으로 공감하는 표정이었다. 제니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뭐, 르노 경의 동생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언니가 말했다. 왜 그의 편을 들어주는 거지? 제니는 내심 불만이었다.


 르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결국엔 시간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생도 언젠간 깨닫겠죠.”

 “그럴 거예요 분명.”


 두 사람이 서로만의 생각이 담긴 시선을 주고받는 걸 보면서, 제니는 또 다시 저 파렴치한 남자에게 언니를 빼앗긴 것 같아 속으로 분통을 터트렸다.




 그 뒤로도 언니는 르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둘이서만.


 도중에 제니는 어지럽다고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곤 그 길로 곧장 방으로 돌아왔다.


 제니는 침대에 드러누워 베개로 침대 요를 팡, 팡 내리쳤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비명과 고함을 번갈아가며 질러댔다.  


 “그럴 거면 왜 나를 데려간 거야!”


 제니는 원망어린 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분노는 이내 온전히 그 가증스러운 금발 미남에 상큼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여자 마음을 울리는 바람둥이일 게 분명한 자기가 뭐 잘난 줄 아는 아니 실제로 잘났지만 어쨌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언니를 가로채 간 도둑과도 같은 남자에게로 향했다.


 언니께선 그 남자에게 속고 있는 게 틀림없다. 어쨌거나 속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언니는 늘 그래왔듯 누구보다도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줄 게 틀림없었다. 언니가 내가 아니라 그 남자를 더 좋아할 리가 없다. 제니는 진심으로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의문이 들었다. 왜 언니가 그래야 하지? 왜 그 사람이 아니라 나를 택해야 하지?


 분하지만 그 의문에 대한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자 제니는 몹시 슬퍼졌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언니를 뺏어갈지도 모른단 생각이 한 번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하자 결코 떨쳐낼 수가 없게 되었다. 그건 꽤나 그럴싸한 가정이었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차고 넘쳤으며, 반대로 그러지 않을 만한 이유는 거의 없었다.


 아! 지금 당장이라도 그 남자의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화분, 그게 아니라면 대리석 의자, 그게 아니라면 뭐든 좋으니까 한 10년쯤 잠들어 있게 할 만한 위력을 가진 무언가가 콰쾅하고 떨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고 바라여 기도한다면 여신께서 들어주실까? 나의 안타깝고 애가 타는 이 마음을 헤아리고 가엾이 여겨 들어주실까?


 아니, 그럴 리 없다. 제니는 이내 그리 생각했다. 우울하지만, 슬프지만, 그렇지만 분명히 그럴 리 없단 걸 재차 떠올렸다. 여신께서는 상냥하신 분이다. 모두에게. 여신께서는 자비로우신 분이다. 모두에게. 여신께서는 공정하신 분이다. 모두에게.


 마치 언니처럼! 그건 훨씬 알기 쉬웠다. 언니라면 그런 소원은 들어주지 않을 터였다. 설령 무척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하는 부탁이라도. 그분이 바라는 건 화합이고 평화이며 상생이고 양보이지 결코 질투나 시기, 그로 인한 서로 간의 분쟁, 뺏고 뺏기는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신님이라면 그 소원을 듣고는 이렇게 말할 터였다. 네가 양보하렴. 네가 이해하렴. 그를 용서하렴. 그러나 제니는 그럴 수 없었다. 여신님의 말이 옳단 걸 알면서도, 이러한 감정이 옳지 못하단 걸 알면서도 그럴 수가 없었다. 아아, 나는 왜 이렇게 언니처럼 이성적이지 못한 걸까, 어른스럽지 못한 걸까, 제니는 자책하면서도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이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한바탕 울고 난 뒤에 제니는 젖은 베개에 머리를 뉘인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갑자기 세리아가 그리웠다. 세리아라면 그녀를 적절히 위로해 줬을 터였다. 그녀의 기분을 이해해 주고, 그러한 기분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감싸 주며 한편으론 공감해 주고 나아가 그녀의 편을 들어줬을 것이다. 설령 여신님에게 반기를 드는 한이 있더라도. 그건 옳지 못한 행동이지만, 세리아라면 그런 건 중요시 여기지 않을 게 분명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친 격정이 조금씩 수그러들어 잠잠해지기 시작할 무렵에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돌아보자 이내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니, 안에 있어?”


 제니는 헉 하고 화들짝 놀라 단숨에 일어났다. 혹여나 얼굴이 이상해지진 않았을까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 다듬고는 일어나 문가로 가 심호흡을 한 뒤에 문을 열었다.


 “제니.”


 언니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이름을 불렀다. 단지 그 하나만으로도 제니는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렸다. 아! 언니께서 이런 내 마음을 알까?


 “왜 돌아갔어? 정말로 아픈 거 아니지?”


 언니가 걱정스레 물었다. 제니는 차마 진실을 얘기할 수 없었다.


 제니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하기를 꺼리자 언니가 가볍게 한숨을 짓더니 다가와 두 팔을 벌려 이내 꼭 껴안았다.


 “제니.”


 언니가 또 다시 다정하게 이름을 불렀다. 제니는 놀라 실신할 뻔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네...” 하고 작게 대답했다. 이내 뒷머리에 손의 감촉이 닿아, 그것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부탁이야.”


 언니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으론 서글프게도 들렸다. 제니는 괜히 자신의 어리숙함이 언니를 슬프게 만든 것 같아 미안했다.


 “언니는 르노... 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어떻게 생각하냐니?”

 “그...”


 제니가 말하기를 꺼리자 언니가 눈치 챈 것인지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니 당황해 허둥지둥거렸다.


 “설마 내가 르노 경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거야?”

 “그건... 네...”

 “아냐, 절대 그런 사이 아냐. 애초에 내가 누굴 좋아한다 해도 그건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인걸. 내가 결혼할 남자는 어머님께서 정해줄 테고,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배우자는 국익에 부합하는 사람으로 골라야 하니까... 르노 경이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지금 당장은 정해진 게 없으니까... 아무튼 그래.”


 제니는 언니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좋아하냐고 물었는데 왜 결혼 얘기를 하는지가. 물론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지만, 그러지 않는다고 해도 좋아하는 건 가능할 텐데.


 “그리고 내가 누굴 좋아하든, 절대 그로 인해 네게 소홀해지는 일은 없을 거야.”

 “정말요?”

 “그럼. 내가 언제 널 속인 적 있어?”


 언니는 허리를 조금 숙여 눈높이를 맞추더니 바로 앞에서 지그시 마주봤다. 이내 언니가 한손을 들어 새끼손가락을 보이며 말했다.


 “약속할래?”

 “무얼요?”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서로의 옆에 있어주기로.”


 언니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나도, 그리고 너도.”

 “좋아요.”


 제니는 흔쾌히 손가락을 걸었다. 약속의 행위를 주고받은 뒤 언니가 볼에 입을 맞추곤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 말했다.


 “이젠 기운 차릴 수 있겠지?”

 “네.”

 “좀 쉬다가 늦게라도 연회장에 나와. 널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 많으니까. 다른 이들이랑 말도 섞고. 생각보다 친절한 사람들이 많아. 네가 먼저 편견 없이 대하면 그들도 널 결코 나쁘게 보지 않을 거야. 장담해.”

 “...노력해 볼게요.”

 “그래. 시도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언니는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에 잘 쉬라며 말하곤 떠났다. 제니는 멍하니 언니가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문을 닫고 침대로 돌아와 누운 뒤에, 다시 베개로 침대를 팡, 팡, 힘차게 내리쳤다.


 ‘역시 언니께선 내 편이야.’


 제니는 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기쁨에 겨워 주먹으로 베개를 연이어 두들겼다. 아, 승리의 기쁨이란. 그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금발 미남께서는 언니의 그런 생각도 모른 채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며 희희낙락하고 있겠지. 내가 언니랑 손가락을 걸고 있던 동안에도.


 제니는 꺄르륵 웃으며 다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베개를 품에 안은 채 침대를 이리저리 뒹굴다가 얼마 못 가 지쳐서 정자세로 누웠다. 문뜩 시선이 탁자에 놓인 책으로 향해, 읽을까 생각해 손을 뻗었지만 왠지 의욕이 나지 않아 도중에 그만두었다.


 들뜬 가슴이 도통 진정되질 않았다. 쿵, 쿵, 누가 들을까 봐 겁날 정도로 크게 울리고 있었다.


 제니는 다리를 비비적거렸다.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숨결이 작고 질척해지며 머릿속이 온통 언니의 생각으로 가득 찼다.


 제니는 언니의 향기, 품에 안겼을 때의 감촉을 떠올렸다. 다정한 손길, 귓가에 닿는 속삭임, 언니의 모든 것들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고혹적으로 변해가 불을 품은 것처럼 몸 곳곳에 열기를 전했다.


 제니는 초조해져 계속해서 다리를 비비적거렸다. 마음 같아선 자위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우선 드레스를 벗어야 했다. 그리고 세리아가 없으니 다른 시녀의 도움을 받아야 할 터였다. 그건 영 내키지가 않았다. 분명 이 애타는 기분을 망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니는 세리아 외에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보여주는 걸 극도로 꺼렸다. 설령 그게 시녀 같은 동성이며 의무적인 관계로 묶여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


 제니는 자신의 알몸이 언니처럼 매력적이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분명 시원찮을 터였다. 늘 가까이서 언니를 접하는 시녀들은 오히려 비웃을 테고. 오직 세리아만이 그러지 않았다.


 세리아는 종종 옷을 입히거나 벗길 때 알몸이 된 제니의 허벅지나 허리를 어루만지며 ‘제게는 제니아 님의 몸도 매력적으로 보이는걸요.’ 하고 속삭였다.


 처음엔 당연히 거짓말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리아는 제니의 알몸을 정말로 즐거운 듯 관찰했고, 제니는 그녀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자 세리아에게만은, 알몸을 보이는 게 즐거워졌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세리아에게만 한정된 얘기였다. 세리아도 그렇게 말했듯이, 그녀 외엔 누구도ㅡ심지어는 제니 자기 자신조차도ㅡ이런 작고 마르기만 한 몸을 좋아하진 않을 터였다.


 그래서 오직 세리아에게만 허락했다. 제니의 초라한 몸을 가치 있다 여겨주는 유일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단순히 치장만이 아니라 몸의 구석구석을.


 제니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이제 와서 그것은 단순히 허용이 아닌 의존의 형태로 변했다. 설령 지금 제니가 알몸이었어도, 그리고 이처럼 짙은 욕망의 색에 사로잡혀 그것을 해소하고 싶다고 갈망하고 있다고 해도 그녀는 세리아 없이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을 터였다.


 제니가 충동에 사로잡히거나 무언가를 바라면 그것을 정의내리고 행동이나 결과로 이끌어내는 건 언제나 세리아의 몫이었다.


 실제로 제니는 혼자서는 자위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것에 대해 알려준 것은 세리아였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는 것도 세리아였다.


 제니는 단지 그러한 충동, 욕망을 느낄 따름이었다. 그럼 자연스레 세리아가 알아차리고 그녀만의 방법으로 그것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러니 세리아 없이는 제니는 설령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스스로는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 그건 당연하게도 세리아의 몫이니까.


 그러니 세리아가 없는 지금은 제니는 내내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해소하는 일 없이 초조하고 안타깝게 다리를 비비적거릴 따름이었다. 세리아가 얼른 돌아오면 좋을 텐데 하고 욕구가 강해질수록 세리아를 애타게 찾는 마음 또한 강해졌다.


 제니는 결국 눈을 감고 이따금씩 이처럼 몸이 뜨거워질 때면 세리아가 어떤 식으로 풀어줬는지를 떠올렸다. 아래로 손을 넣고, 입으로 귀 모퉁이를 약하게 물고 잡아당기면서 다른 한손은 제니의 손을 상냥하게 붙잡고 손가락 마디마디를 포개어 비볐다.


 살살, 민감한 곳을 어루만지는 세리아의 손길을 떠올리자 제니는 마치 진짜로 자극되는 것 같은 착각을 느껴 얕게 신음소릴 내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드레스의 밑단이 다리 사이로 말려들어가 비벼져 느낀 감촉에 불과했고, 제니는 더욱 선명히 느끼기 위해 드레스 자락을 깊숙이 밀어 넣고 양다리로 꽉 조였다. 그리곤 상상을 계속했다. 세리아의 손, 입술, 숨결, 음란한 속삭임, 그리고 그런 것들에 자극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떠올렸다.


 세리아의 손길은 언뜻 부드럽고 상냥한 느낌이지만 제니가 느끼는 기색이 짙어질수록 점점 가학적으로 변했다. 주변 살을 잡아당기고 꼬집었으며 이따금씩 강제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 속삭임 또한 모욕에 가깝게 변했다. 그러나 세리아는 능숙했고, 너무나 능숙했고, 그 가학적인 말들은 아프지만 결코 흉터를 남기진 않았다. 비단으로 감싼 회초리라고 할까. 다만 흉터가 남지 않을 뿐이지 고통으로 인한 떨림은 있다. 그것이 주는 무서움, 동요는 분명히 있다. 그것이 서서히 갉아먹듯, 유도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이끈다.


 마음. 그러나 제니의 마음은 언제나 한 사람에게로 향해 있었다. 변함없이. 오히려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세리아는 그 부분만은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세리아가 몸 곳곳을 어루만져 주면 제니는 단지 느낌만을 생생하게 받아들이는 채로 눈을 꼭 감고 환상에 빠져들었다. 그럼 어둠 너머에서 오는 손길의 감촉은 단순한 외부의 자극으로 변하고 그 위에 덧씌워지는 풍경은 오로지 상상의 몫이 된다.


 상상 속에서 제니는 언제나 언니를 떠올렸다. 항상 언니를 떠올렸다.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면서 자극을 전하고 있는 것이 언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실의 언니는 그처럼 관능적이지 않으며 모질지도 않고 제니를 매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현실이 어찌됐건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니까. 멋대로 꾸며낸 환상에 불과하니까.


 현실과 상상이 같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그럼에도 상상은 달콤하고, 그렇다면 그 순간은 현실을 잊고 상상을 즐기면 될 뿐인 일이었다.


 길었던 음란한 상상이 마침내 마지막 헐떡임에 실려 한숨과 함께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하고, 모든 것을 쏟아낸 채 제니가 땀에 푹 젖어 눈을 뜨면 항상 세리아가 옆에서 빤히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것은 행위의 끝에 항상 이어지는 일종의 마무리와 같았다.


 그를 통해 세리아는 제니에게 각인시켰다. 현실로 돌아오면 항상 자신이 있다고. 제니가 느낀 모든 감각, 감정, 짧은 시간 동안 소용돌이쳤던 모든 증폭된 쾌감들은 그녀로부터 나왔다고. 세리아는 아무 말 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제니가 서서히 깨닫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 세리아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제니는 긴 시간 다리를 열심히 드레스 자락에 애처롭게 문지르고 또 문질러도 원하는 정도의 쾌감을 얻지 못했다. 제니는 결국 지쳐서 눈을 떴다. 상상을 그만두었다. 행위를 그만두었다. 눈앞에 당연하게도 세리아는 없었다. 그것을 통해 제니는 스스로 알지 못하지만 무의식중에 반사적으로 깨닫는다. 세리아가 없으면 무의미할 뿐이야 하고.


 제니는 베개를 감싸 안은 채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제니는 돌아누우며 밥이나 먹으러 갈까 하고 생각했다.




 제니는 겉에 하얀색의 얇은 가운을 두르고 방을 나왔다. 아까 전의 행위 때문에 드레스 아랫단이 젖어 마치 오줌이 샌 것처럼 보여서 감추기 위함이었다.


 제니는 한참을 복도를 헤매고 다녔다. 식당이 어디로 가야 있는지를 까먹어서였다. 그녀가 아는 식당이라곤 이보다 더 큰, 아버님과 양어머님께서 거주하는 건물에 있는 만찬회장 뿐이다. 그 외에 식사는 대부분 세리아가 가져다 준 걸로 도서관이나 방에서 먹기 때문에 제니는 작은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다.


 우연히 마주친 하녀에게 길을 물어봐 겨우겨우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식당은 한산했다.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손님이든 성 안의 사람이든 죄다 연회장에 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그나마 연회에 낼 요리가 아직 일부 남아있었다. 제니는 주방 한편에 의자를 놓고 앉아 졸고 있는 하녀를 발견했다.


 다가가 깨우려다가 제니는 주저했다. 괜히 곤히 잠들어 있는데 깨우면 화를 내지 않을까, 민폐이진 않을까 하고.


 어쩌지 하고 주변을 서성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 와중에 발소릴 듣고 하녀가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하품을 하다가 제니를 보고는 화들짝 놀란 얼굴이 되더니 연신 사과하기 시작했다. 제니는 됐으니까 식사를 차려달라고 말했다.


 바삐 움직이는 하녀를 자리에 앉아 지켜보면서 제니는 하녀 복을 입은 자신을 상상했다. 만약 성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저 자리엔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제니는 생각했다. 그리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나는 변함없었을 거야.’


 분명 그럴 거라고 제니는 굳게 믿었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 자신이 중요하다 여기는 것, 그런 핵심적인 가치관들은 자신이 하녀이든 아니면 그 하녀의 고귀한 주인이든 변함이 없을 거라고 진심으로 제니는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의문이었다. 무엇이 변하고 변하지 않고를 결정짓는 것일까 하고. 자신, ‘제니’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게 무엇일까 하고.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나중에 가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변했다고 말한다면 자신은 무엇을 근거로 아니라고 말할 것인가.


 막상 그런 질문을 눈앞에 두니 제니는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만약 그렇다면 설령 변한다 해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다고 믿으며, 자신이 잘못됐다 여기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몹시도 무서운 일이었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다가 제니는 하녀가 요리를 가져와 식탁에 올려놓자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꾸벅 숙인 후 떠나가는 하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포크를 들었다.


 식사를 시작하려다가 제니는 뒤늦게 식전 기도를 올리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리고 황급히 내려놓은 뒤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그리곤 낮게 이제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기도문을 읊었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제니는 살며시 눈을 뜨며 기도문을 끝맺음 지었다.


 “아멘.”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3

고정닉 3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321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37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29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656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24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49 72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01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699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78 10
1872894 일반 말의 해라니 완전 마이의 해잖아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5 1 0
1872893 일반 성우 소속사 바뀌면 무슨일 생기는거지?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5 3 0
1872892 일반 근데 와타나레 미래 스포하는것처럼 영어로 적는거 뭔 밈이야 [3]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3 29 0
1872891 일반 머리가 아프잖아 백봉 [6]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1 39 0
1872890 일반 간밤에 무리무리는 재밌게 보셨는지요 [6] 흰긴수염떼껄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6 63 0
1872889 🖼️짤 히나코 새해 첫 참배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5 56 1
1872888 일반 아무리 생각해도 젖으로 꼬신게 맞음 [7]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2 108 1
1872887 일반 네죽사 vs 실어증 [7]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2 58 0
1872886 일반 민트떡밥 갑자기 뭐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9 53 0
1872885 일반 생각해 보니 성악소꿉도 소필승이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9 41 0
1872884 일반 마이 중성화모드에선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9 33 0
1872883 일반 까호 찐공기화 파트 7, 8, 9권 이 부분 [2]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8 59 0
1872882 일반 올해도 긴카호가 나오겠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7 28 0
1872881 일반 ♿+♿+♿♿+ 카호를 행복하게해줘라 레나코 ♿+♿+♿+♿+ [2] 만월을찾아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6 55 1
1872880 일반 야 민트 지금까지 다 즐겼지? [2]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6 48 1
1872879 일반 리버스 GL섭 공식 일러 좋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5 48 0
1872878 일반 백갤은 모든걸 알고있을거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5 33 0
1872877 일반 마소동 어느순간 야하다는 느낌보단 그냥 얼탱이없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4 47 0
1872876 일반 “궁디팡팡 당하면 좋아하는 음침이” 특징이 뭐임? [2] ㅇㅇ(175.122) 14:23 36 0
1872875 일반 카호 목욕씬 조금이나마 녹화해두길 잘했음 Rox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3 43 0
1872874 🖼️짤 공주고문 신년 축하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1 40 1
1872873 일반 이제 카토가 아니라 카호인거야? [4]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0 83 0
1872872 💾정보 와타나레 BD4권 공지뜸 [1] 메가코라이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7 76 3
1872871 일반 카호는 이러고 있었는데 레나코는 카호 기억못한게 [5]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6 83 0
1872869 일반 뭐야 이 대혼돈의 마에바시 팬아트 [2] Yu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58 2
1872868 🖼️짤 걸밴크 극장판 총집편 28일 개봉한대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70 4
1872867 일반 리버걱스) 우우 블포 나쁘다ㅏ 우리도 이런거 해달라ㅏ 우우 [2]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3 36 0
1872866 일반 유아마 센세 말의 해 그림은 전작 친구들로 그리셨구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2 37 0
1872865 일반 스포)페도맞아ㅠㅠㅠㅠㅠㅠㅠㅠ [4] 만월을찾아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1 127 1
1872864 🖼️짤 갸루백합 신년짤 ㅇㅇ(122.42) 14:11 54 4
1872863 일반 진짜 카호 이연출 너무 좋았어 [8] 카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119 1
1872862 일반 스포) 성악소꿉 최신화 [1] ㅇㅇ(122.42) 14:08 82 0
1872861 일반 아지사이가 마이를 도발해줘야돼 [8] 끵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8 79 0
1872860 일반 코마키는 그냥 키 상관 없이 와카바가 좋을 뿐인 거지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8 29 0
1872859 일반 갤복습완료 [2]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 50 0
1872858 일반 근데 와타나레 소설,만화,애니 다 본 새끼 있음? [10] ㅇㅇ(175.204) 14:05 120 0
1872857 일반 으에에 어제 와타나레 보고 뇌 녹아서 지금 일어났어 [4]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 61 0
1872855 일반 마이 계속 중성화모드인거야? [8] ㅇㅇ(61.97) 14:03 90 0
1872854 일반 나중에 마이 각성나오면 좋겠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 35 0
1872853 일반 마이도 1호기 2호기 3호기가 따로 있는 거였냐구 [2] 아즈망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0 62 0
1872852 일반 유부여고 3권 트윈스타 3권을 내놓으시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9 3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