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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귀멸/마야클로]탁류와 홍염(15)앱에서 작성

do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4 00:36:35
조회 614 추천 1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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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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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가 끊어진다.
홍염이 사그라든다.

을 잃은 마야의 몸이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땅에 착지한 클로딘도 비틀거리더니 이내 나란히 쓰러진다.

세상이 흐릿하다.
모든 것을 불태운 클로딘의 몸에선 희미한 고통만이 느껴진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칼을 지팡이 삼아 기대고 무릎을 꿇는다.
흐릿한 시야에 서서히 가루가 되어 가는 마야의 몸이 들어온다.

"....."

혈귀가 죽은 시체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머리카락 한 올, 눈물 한 방울 남기지 못한다.

혈귀로서 저저른 악행에 대한 천벌인 걸까.
한때 클로딘의 모든 것이었던 마야도 천벌을 받아서,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지는 걸까.

"제가 졌군요, 검사님."

사라져가는 마야의 몸뚱이를 멍하니 바라보던 클로딘의 귀에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 보면, 잘려나간 마야의 머리가 옆으로 누워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하, 너...몰골이....말이 아닌데...?"
"어머, 검사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걸요?"

마야가 쿡쿡 하고 웃는다.
클로딘도 마주 웃어주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질 않는다.

"설마, 제 일격을 피해내실 줄은 몰랐네요. 대단하세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
그것을 전하는 목소리는,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다.

"어떻게 피해내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열 개의 물의 호흡 중,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했던 여덟 번째 형.
그 최속의 찌르기를 어떻게 피해낼 수 있었는지 마야는 알고 싶었다.

"...하."

잠시 동안 말이 없던 클로딘이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린다.

어떻게, 라니.
정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사람은, 승리가 눈앞에 보이면, 움직임이 단순해진다고 했어. 그래서, 결정타는 방심과 가장 가깝다고."

끊어질 듯 미약한 목소리로 클로딘이 띄엄띄엄 대답한다.

"너가, 그걸 내게 가르쳐줬어. 텐도 마야."

그래서, 클로딘은 마야의 공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텐도 마야라면, 자신이 승리를 목전에 둔 바로 그 순간에 반격해 올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텐도, 마야."

머리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이름을 마야가 천천히 되뇌인다.

"그것이 제 이름인가요?"
"...응. 그래."

클로딘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마야는 안개가 낀 듯이 희미하던 자신의 기억이 조금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사르륵.
마야의 머리 위로 솟아 있던 한 쌍의 여우귀가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린다.

몸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마야의 마음은 평화롭기만 하다.

이런 사람에게 맞는 최후라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만, 한 가지 미련이 있다고 한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아무리 쫓아도 결국 움켜쥘 수 없는 꿈처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끝내 알아내지 못한.

"당신의 이름을 듣고 싶습니다."

담담하지만, 동시에 간절함이 느껴지는 부탁.

그녀의 마지막 소원을 들은 클로딘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벌리더니, 다시 한 번 헛웃음을 터트린다.
쓴웃음을 그리는 입술과 달리 눈가에는 마른 줄로만 알았던 눈물이 다시 맺힌다.

내 이름이 그렇게나 알고 싶은 걸까.
그렇게나 날 그리워한 걸까.
누구인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나를.

예전의 텐도 마야는, 날 그토록 사랑하였던 거구나.

"...클로딘."

천천히, 입을 열고 대답한다.
마야의 눈이 크게 뜨인다.

"내 이름은 사이죠 클로딘이야."

클로딘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가. 그 목소리가.
마침내 알게 된 그녀의 이름이.

먹구름을 뚫고 비치는 햇살처럼, 마야의 머리 속 안개들을 깨끗이 걷어낸다.

되살아난 기억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마음에 스며든다.

그녀의 웃음.

목소리.

빼어난 검술.

첫 입맞춤.

뜨거웠던 하룻밤.

소중했던 추억들이 하나 하나 떠오른다.

"아, 아아. 클로딘. 나의 클로딘...."

어느새 푸른빛으로 돌아온 눈동자에 물기가 어린다.
슬픔과 후회는 눈물이 되어 마야의 뺨을 타고 흘러내려 땅바닥에 떨어져 스며든다.

이내, 그 뺨마저 가루로 변해 흩어지고.

죄송합니다.
나의 클로딘.

그 말을 끝으로, 텐도 마야는 재가 되어 사라진다.

제 누구보다도 소중했던 사람이, 한 줌 먼지가 되어 겨울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모습을, 클로딘은 망연히 지켜보았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고통도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마음이 모두 새어나간 것처럼, 그저 허무하기만 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다시 한 번 연인의 이름을 불러 보려고 했지만.
클로딘은, 자신이 이제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

구멍이 난 폐가 기어이 터져버리고 만 것이겠지.
클로딘은 멍하니 그렇게 생각했다.

슬프지 않았다.
두렵지도 않았다.

참으로 오랜 세월만에 처음으로, 클로딘의 마음은 평화를 되찾는다.

검게 칠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천천히 팔을 뻗어, 피투성이가 된 마야의 회색 하오리를 잡아 품에 끌어안는다.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온기에 미소를 지으며, 클로딘은 조용히 눈을 감는다.

탁류가 끊어진다.
홍염이 사그라든다.

길고도 길었던 밤이 끝나고 아침이 밝아온다.
태양이 높이 떠올라 살아남은 검사들을 비추고, 따스한 햇볕으로 그들 상처를 감싸 주지만.

사이죠 클로딘은,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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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음화가 마지막화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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