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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사야] 뒷모습

그거제껀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3 23:38:58
조회 591 추천 26 댓글 7
														
"내 모습, 뒤에서 잘 봐줘!"

연주에 심취한 네가 무심코 던진 그 말이 너와 나의 관계를 결정지었다.
난 네가 좋았다. 찰랑이는 검은 머리칼, 현란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손, 너의 행복한 미소. 모든 것이 좋았다.
하지만 너에게 난 그저 같은 밴드의 멤버, 그저 같이 점심을 먹는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너의 그 한마디에, 난 내 위치를 실감했다.

"응, 물론이지."

난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체념한 표정이였을까?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을까?
내 대답을 듣고 환하게 웃는 너를 보니, 내 감정을 잘 숨겼겠구나.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오타에는 오타에인 채로 계속 있어줘."
"응!"

그래, 그거면 돼. 오타에가 계속 곁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만족하자.
고개를 돌린 네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어렴풋한 쇠맛이 내 입안을 감돌았다.
언제나 뒤에서 봐줄게. 항상 널 지탱해줄게. 난 괜찮아.
내 감정을 잘 숨기기만 하면 되니까. 나만 참으면 되니까. 그러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어.



"우리, 사귀기로 했어."

갑작스러운 너의 연애발표는 차디찬 비수가 되어 내 가슴에 날아들어왔다.
물론 이미 예상했던 일이였다. 리미가 나에게 늘 연애상담을 했으니까.
리미에게 어떤 조언을 했었더라?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응원한다고 했던 것 같다.
역시나 고백은 리미가 먼저 했다고 했다. 용기냈구나. 정말 축하해 리미.

"진짜?! 리미링이 오타에 좋아하는줄 전혀 몰랐어!"
"아마 카스미 빼곤 다 알고 있었을걸? 티 났으니까."

역시 아리사도 알고 있었구나. 하긴, 좋아하는게 너무나도 티가 났으니까, 아리사가 눈치채지 못하는게 이상하긴 하지.
모두가 방금 태어난 커플을 축하하고 있었기에, 나도 내 본심이 들키지 않도록,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고마워, 사아야쨩. 사아야쨩이 응원해줘서 힘낼 수 있었어!"

순수한 리미의 웃음에 마음이 저려왔다. 차여버리면 좋겠다는 내 부정함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 같았다.
고마워 하지마, 리미. 난 그런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하고싶은 말을 입 안에 삼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본심을 드러내니까. 모두의 행복을 깨버릴테니까. 그럴 수 없었다.
그저 환하게 웃는 네 모습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비수가 꽂힌 시린 마음을 달랬다.

큰 언니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네 뒷모습을 바라보겠다는 약속 때문일까?
카페로 불러내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리미와 키스를 하고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풀어놓는 네 모습이 얄미웠다.
넌 네 마음을 알고 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하고싶던 행위를 다른 사람과 하고싶다 말하는걸 듣는 고통을 알까?
가슴이 먹먹해졌다. 울고 싶어졌다. 이 울분을 모두 토해내고 싶어졌다.

"글쎄, 나도 연애를 해본 적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널 사랑하니까, 네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으니까. 환하게 빛나는 네 뒷모습을 바라봐 주기로 했으니까.
그저 연애영화를 참고해보는게 어떻냐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걸로 좋았다.
네가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해줬으니까, 내 손을 꼬옥 잡아주었으니까.

"잘 됐으면 좋겠네. 힘내, 오타에."
"응! 정말 고마워. 사아야!"

그렇게 말하곤 넌 떠났다. 난 네가 떠난 자리에 남아, 네 온기가 남은 손을 감싸쥐었다.
속은 썩어있으면서, 겉으론 착한 척 하면서 너에게 붙어있는 내가 너무 역겹게 느껴져, 화장실로 들어가 헛구역질을 했다.
조금은 차분해진 마음으로 세수를 하고 카페를 나섰더니, 내 볼을 타고 비가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따뜻한, 어딘가 짠 맛이 나는 비를 맞으며, 정처없이 걸었다.



대학에 들어간지 4년째 되던 해, 넌 남자를 나에게 데려왔다. 가장 친한 친구라서 제일 먼저 소개시켜주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벌써 몇번째 남자지? 아, 여자도 몇번 섞여 있었구나.
넌 항상 나에게 가장 먼저 소개시켜줬다. 어째서일까? 몇년째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비웃고 싶었던걸까?
그럴리는 없겠지. 넌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를테니까.
다만 난 수없이 애인을 갈아치우는 널 이해할 수 없었다. 리미와 헤어진게 문제였던걸까?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넌 리미와 헤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입시준비로 바쁘다는 핑계로 듣지 않았다.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속으로 리미를 조롱하는 내 모습이 보였으니까.
넌 그런 날 이해했다. 아니, 이해하는 척 했다. 넌 내가 친한 친구들의 이별 소식을 듣고싶지 않은 걸로 생각했으니까.
리미와는 어쩐지 서먹한 사이가 되고, 카스미와 아리사는 같은 대학을 가겠다면서 찰싹 달라붙어 다니게 되면서 넌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닌걸 알면서도 난 널 거부할 수 없었다. 난 여전히 널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넌, 졸업하는 그 날까지, 지금도 변함없이 나에게 네 뒷모습만 보여주었다. 그래, 지금도.

"같은 음악과 선배인데, 기타를 엄청 잘 가르쳐주셨어."

언제나 비슷한 이유. 그런 널 영혼없는 리액션으로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넌 내 리액션에 진짜 감정이 실려있지 않다는건 눈치채지 못했겠지.
난 항상 네 연애소식에 같은 리액션을 했으니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형식적인 것만 물었다. 이 사람은 얼마나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난 저 사람들보다도 못한걸까? 생각하면서.
그리고 넌 그런 나의 질문에 아무런 의심없이 환한 얼굴로 답했다.
우린 언제까지 이런 망가진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걸까?
기뻐하는 널 바라보며, 억지로 삼킨 블랙커피의 쓴 맛이 입 안을 맴돌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빵집을 잇기로 했고, 넌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제 이 관계가 끝날거라 생각했다. 우린 완전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넌 그럴 생각이 없다는듯, 늘 가게로 찾아와서 빵을 사갔다.

"사아야의 빵을 먹으면 어쩐지 연주가 잘 돼!"

한번은 너무 자주오지 않냐고 농담으로 던진 말에 넌 그렇게 말했다.
너의 그 한마디에 터질듯이 뛰기 시작한 고동이 호흡을 방해해왔다.
"아하하, 칭찬 들으니까 부끄럽네." 튀어나올듯한 심장의 고동소리를 겨우 삼키고, 호흡을 가다듬고 말했다.

"드디어 기뻐하네."

나도 모르게 기쁨을 드러낸 내 표정을 보던 네가 한 말은 내 머리를 강타해왔다.
드디어...? 혹시 지금까지 숨긴 내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던걸까? 그치만 지금까지 해온 행동을 보면 넌 내 마음을 눈치를 챈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드디어라는 말에 담긴 의미에 정신이 팔려있던 나를 등지고 넌 떠났다. "다음에 또 올게." 란 말만 남기고.

딸랑

문득 생각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을 때, 네가 나타났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트레이와 집게를 들고, 언제나처럼 같은 빵을 고르는 네 모습을 바라보니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타에, 밥은 잘 먹고 다니는거야?"
"응, 매일 빵 먹고있잖아?"
"하아... 그건 못먹고 다니는거야."

어쩐지 생활력이 없는데다가, 의외로 자기 스스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역시나 예상이 적중했다.
너는 마치 내가 과민반응 한다는듯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주말에 이런저런 반찬을 해줘야겠다 싶어져서 자취중인 집의 위치를 물었다.

"..."
"오타에?"
"우리집 드디어 물어봐줬어."
"엣..."

그러고보니, 네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집이 어디인지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네 집에 가고싶지 않았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게될지, 무슨 감정을 느낄지 몰랐기 때문에 무서웠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너에게 말할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변명할 거리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가만히 날 바라보던 넌, 이내 내 대답을 듣는걸 포기했는지, 집 주소를 알려주며, 빵을 계산하고선 떠나버렸다.
늘 봐오던 네 뒷모습은 어쩐지 오늘따라 슬픈 느낌이 들었다.



처음으로 간 네 집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대청소를 할 일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괜찮은 집이네. 생각보다 넓다."
"응, 6명은 잘 수 있을거야!"
"흐응, 몇명까지 데려와봤어?"
"사아야가 처음인데?"
"응...? 어째서?"
"젤 처음은 사아야를 데려오고 싶었으니까."

어쩜 천진한 얼굴로 저런 말을 뱉어낼 수 있을까. 스스로도 얼굴에 열이 달아오르면서 귓볼까지 빨개진게 느껴졌다.
혹시 너도 나를... 순간적으로 머릿속으로 떠오른 생각을 애써 부정하며 지워냈다. 그럴리가 없어.

"아하하... 음식 해줄테니까 조금 기다리고 있을래?"

빨개진 얼굴을 감추듯이 종종걸음으로 부엌을 향했다. 너를 제대로 마주하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냉장고를 열었더니, 방금 샀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깨끗했다. 냉장고는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었으면 했는데.
집에 오기 전에 사온 장거리들을 펼쳐서 사용할 재료들만 두고, 모두 냉장고에 넣었더니, 조금은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졌다.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더니, 조금 뒤에 방에서 익숙하고 그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니, 신이 나면서도 네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네가 울리는 선율에 맞춰, 조금 세게, 박자를 맞춰가며 칼로 도마를 두드렸다. 너와 내가 연주하는 소리가, 집 안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어때, 맛있어?"
"엄청 맛있어! 역시 사아야!"

며칠동안 먹을 반찬을 만들어주면서 점심도 같이 준비했더니 기뻐하며 먹어주는 네 모습을 보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꼭 부부같아."
"ㅈ... 잠깐! 오타에, ㅁ.... 무슨 말을...!"

갑작스런 네 말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쁜 마음이 들었다.
한 집에서 요리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어쩐지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지금 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조심스럽게 바라본 네 얼굴엔 어딘가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오타에...? 그렇게 빤히 보면 좀 부끄ㄹ"
"사아야."
"왜...? 밥 식는데, 다 먹고 얘기하지 않을래?"

무슨 말을 할지 감잡을 수 없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일단 밥부터 먹기를 권했지만 넌 결단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나, 사아야가 좋아."
"어... 응, 나도 오타에 좋아해."
"그런 좋아해가 아냐. 사랑해."
"ㄱ... 그게 갑자기 무슨..."

네가 던지는 말은 언제나 갑작스럽다. 내가 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아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다.
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예전의 그 때와는 다르게 네 표정을 봐도, 내 표정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런 날 두고, 넌 말을 이어갔다.

"나, 사아야가 좋아."
"..."
"예전에, 리미랑 헤어질 때, 리미가 그랬어. 난 종종 자기말고 다른 곳을 보고있는 것 같다고."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어. 그래서 대학교에 가서 조금 좋다 싶으면 사귀기 시작했어."

그런 이유였구나, 나에겐 항상 리미와 잘 지내는 얘기만 했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 내가 모르는 네 모습을 아는 리미가 어쩐지 부럽고, 질투났다.

"그래서...?"
"사람을 사귈 때마다, 사아야가 생각났어. 그래서 항상 사아야한테 제일 먼저 소개시켜줬어."
"그런데, 대학에서 사귄 사람도 모두 똑같은 말을 했어. 자기를 보고있지 않다고."
"그래서 생각해봤어. 난 누굴 보고 있는걸까? 그랬더니 사아야가 떠올랐어."
"... 착각일지도 몰라..."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너에게 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너와 멀어지기 싫었으니까.

"착각이 아냐. 지금 확실히 느꼈어. 난 사아야가 좋아."
"그치만, 난... 그저 친구..."
"아니, 사아야도 날 좋아해."
"... 그런걸 어떻게 알아?"
"내가 사아야가 좋아할 것 같은 말을 할 때만 그런 행복한 얼굴하는걸."

네 말을 듣고, 손거울을 꺼내, 바라보고서야 지금까지 몰랐던 내 표정을 알게 되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너무 기뻐서 당장이라도 울 것 처럼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 나, 이런 표정이였구나.

"... 이러면 숨길래도 못숨기잖아..."

넌 내 본심을 알고 있었구나. 본심을 알지 못한건 네 뒷모습만 쫒던, 네 앞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나였구나.

"나... 오타에 사랑해...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지금까지..."
"응..."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숨길 필요없는 감정을 모두 너에게 뱉었다. 넌 그런 나를 부드럽게 안고선 등을 토닥여줬다.
한참을 울다가, 고개를 드니, 네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난 아무 말도 하지않고, 천천히 눈을 감고 고개를 살며시 너에게 내밀자, 내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며, 달콤한 맛이 내 입가를 맴돌았다.

그 날, 나는 처음으로 네 앞모습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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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상호대사 중에 타에가 사아야한테 "私のこと後ろから見てて" 라고 하는 대사 있는데, 겜하다 갑자기 회로돌아서 적당히 의역해서 썼습니다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결론 짓고 속 썩어가는 사아야 안타까운데 그런 점에 치여서 놓지를 못하겠슴...

타에사야 애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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