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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아야]시간을 거슬러서라도-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23) 2020.02.06 16:49:19
조회 416 추천 21 댓글 4
														
"그래서, 넌 미래의 나고."

《그래.》

같이 아야쨩을 찾으러 이곳에 온거라고?

《그렇지.》

"미래의 난 손목시계인거야? 룽하고 왔어!"

《하......》
《뭐, 내가 말한 내용은 다 알아들었지?》

자신을 미래의 나라고 칭한 이 디지털 손목시계는 자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다음, 손목시계의 타임머신 기능으로 같이 아야쨩을 찾자고 말했다.

"궁금한거 몇가지 물어봐도 돼?"

《그래.》

"미래의 너가 직접 찾는게 더 빠르지 않아?"

《미래의 난 할머니가 다 됐는데, 그런 몸으로 제대로 움직일 수나 있겠냐?》

"그럼, 굳이 왜 아야쨩이 실종된지 1년이나 지난 지금의 나에게 온거야?"

《아야 쨩이 사라지기 이전의 나에게 백날 말해봤자 잘 안믿을게 뻔하니까.》
《어짜피 과거로 돌아가서 찾을거니 이해를 더 빨리 할수있는 이 시점의 나에게 가는게 편하지.》

"....알겠어."
"아무튼 난 한시라도 빨리 아야쨩을 찾고 싶어!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손목시계 밑에 빨간 버튼이 있을거다. 찾았냐?》
《그 버튼을 누르고 손목시계로 날아갈 시간을 설정해. 그리고 허공에 팔을 뻗으면 그 시간대로 이동하는 포탈이 만들어진다.》

《너가 가야할 시간은...2021년 3월 20일.》

그날은 아야 쨩이 없어지기 하루 전이다.

《자, 이제 말한대로 해.》

손목시계 밑의 빨간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서  년,월,일,시,분,초를 입력하는 란이 홀로그램 형태로 튀어나왔다.

《중요한건 날짜니까, 시분초는 마음대로 설정해라.》

손가락으로 홀로그램 키보드를 가볍게 두르리니 숫자가 입력된다. 2021년...3월...20일. 시간은 새벽 5시 30분 00초.

시간을 설정하고 앞으로 팔을 뻗으니 손목시계에서 레이저 같은 빛이 나왔다. 작은 빛으로 인해 공간에 자그마한 구멍이 생겼고, 이내 그 구멍은 점점 크게 열리더니 내 몸보다 큰 포탈이 되었다.

《참고로 말해두는 건데, 왠만하면 과거의 너나 주위 사람에게 들키지 마라. 뭐 니 존재가 없어진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변명거리 만들어내기 귀찮잖아?》

"음...미래의 나는 꽤나 말투가 바뀌었구나?"

《늙고 나서도 룽같은걸 쓸 수 있겠냐. 쓸데없는 소리 말고 포탈 안으로 들어가기나 해.》

안으로 들어가자 늘 보는 내 방이 있었다. 다만 해가 하늘 위에 걸려있던 것과 달리 시간을 새벽 5시 30분으로 설정해놔서 이곳의 내 방은 어두워져 있었다.

뒤로 돌아보니, 포탈은 어느새 없어지고 침대 위의 내가 이불을 덮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말이다.

뭐 아무튼 들키지 않게 조심히 나왔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연기라도 하면 되지만 나 자신에게 들키면 정말 방법이 없으니까.

소리가 잘 안나게 조심히 현관문을 닫고 나서야, 한숨 돌리고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걸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일단 내일 아야 쨩이 사라질 때까지 미행해야지. 괜히 시간을 새벽으로 설정해놔선, 너 적어도 오늘은 잠 못잘줄 알아라.》

잠은 충분히 잤으니까 상관없지. 바로 아야쨩네 집으로 향했다. 불이 꺼진걸 보니 자고 있는것 같다.

내가 집밖으로 나오는 아야 쨩을 확인한건 4시간이 지난 9시 30분이었다. 간단하게 차려입은 아야쨩은 지갑이랑 휴대폰만 들고 요 앞 도시락 가게로 향한다.

나는 골목 뒷쪽으로 숨어 아야 쨩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기로 했다.

아야 쨩은 가게 쪽으로 걸어가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상대는 아마....



나일 것이다.


"여보세요, 히나 쨩?"

'혹시 내가 깨운거야?'
"혹시 내가 깨운거야?"

'아, 그래서 뭔 일이냐면...'
"아, 그래서 뭔 일이냐면..."

'6시에 시간 있어?'
"6시에 시간 있어?"

'괜찮으면 영화라도 보러 갈래?'
"괜찮으면 영화라도 보러 갈래?"

'아니..! 데이트 신청 같은건 아니고...그냥...'
"아니..! 데이트 신청 같은건 아니고...그냥..."

'괜찮다고? 그럼 6시까지 쇼핑몰 앞에서 보자!'
"괜찮다고? 그럼 6시까지 쇼핑몰 앞에서 보자!"

.....

다 기억하고 있네.

1년이나 지났는데.

《야, 멍하니 있지마. 이제 가게에서 나온다.》

미래의 내가 내는 기계음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아야 쨩의 행동을 주시한다. 아야 쨩은 가게 안에서 하얀색 가게 마크가 쓰인 봉투를 들고 나온다. 아마 저게 아침식사인가.

아야 쨩은 다시 자기 집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렇다면...

《?...너 지금 어디가냐?》

"아까 아야 쨩이 갔던 도시락 가게! 미래히나는 손목시계라서 모르겠지만, 지금의 난 인간의 몸이라 밥을 먹어야 하거든!"

《미래히나....? 이게 아니고, 그럼 대충 삼각김밥 같은거나 사.》

"그런건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라고 언니가 그랬는걸!"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역시 미래히나도 언니를 무척 좋아하는구나.' 라고 속으로 말하고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에 있던 아주머니는 날 보고는 놀란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어? TV에서 본 얼굴인데? 아까 온 아야 쨩이랑 같은 그룹 아니야?"

날 알아볼줄이야. 잠시 당황했지만 능청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아, 네! 아야쨩이 왔었나요?"

"아야 쨩은 말이야, 3년 전부터 이 가게 단골이야. 뭘로 줄까?"

"음...오늘의 도시락 2개요!"

"오늘의 도시락 2개 말이지? 알았어."

"....저기 있잖아."

"네?"

"혹시 아야쨩 가족에 대해서 아는거 없니?"

갑자기 왜 아야 쨩 가족에 대해 묻는거지..?

"왜 그러세요?"

"아야쨩 말이야, 3년 전부터 여기 단골이라 그랬잖아. 그런데 그게 그냥 단골 수준이 아니라.."

"아니라..?"

"가게 쉬는 날 빼면 거의 매일같이 여기 도시락을 사간단 말이지? 아침점심저녁 3끼를 다."

"그래서 혹시 집안에 뭔가 일이 있는건 아닌가....해서."

그러고 보니 아야 쨩의 혈연관계인 사람도 모두 행방을 알 수 없다고 그랬지. 이 이야기와 관계가 있는 걸까?

"음...저도 아야 쨩 가정사까진 잘 몰라서요...아마 해외출장이나 자취 같은게 아닐까요? 아야 쨩이 워낙 요리를 못하기도 하니까."

"그럴려나? 아무튼 고마워. 어린 친구가 도시락을 매일 사가니까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 자, 여기 도시락 2개."

"감사합니다."

도시락과 아야 쨩에 대한 의문점 하나를 같이 가지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아까 이야기를 미래히나에게 물었다.

"아까 아주머니가 한 이야기 들었지? 혹시 미래히나는 뭔가 아는거 없어?

《나도 모르지만, 이 이야기는 아야 쨩의 실종에 대한 큰 단서가 될것 같네.》

《그것보다 너,》

《계산할때 2022년 동전 줬던데?》

"헉."

죄송해요, 아주머니..그 동전은 1년 뒤면 유효할 거에요..

창문으로 계속 살펴본 결과 아야 쨩은 6시까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아까 사온 도시락 먹고, tv보고, 운동하고, 휴대폰 만지고, 방에 들어가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그보다 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옆 건물 옥상에서 지켜보고, 배고프니까 도시락 하나 까먹으면서 지켜보고, 미래히나랑 잡담하면서 지켜보고, 물구나무서면서 지켜보고...

그건 6시 이후에도 똑같았다. 아야 쨩은 과거의 나와 영화를 보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게임센터도 가고, 카페도 가고...

나도 뒷자리에서 지켜보고, 식당에서 지켜보고, 게임센터에서 지켜보고, 카페에서 지켜보고...

1년 전 이날에 11시가 되었을 때, 아야 쨩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나에게 편지를 줬었다. 꼭 내일 뜯으라면서 줬던 편지라기도 뭐한 그 쪽지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꼭 내일 뜯으라면서 편지 하나를 과거의 나에게 쥐어준 뒤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아야 쨩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로 자기 방으로 향했다. 쭉 지켜본 결돠 집에는 아야쨩 혼자 사는게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창 넘어로 바라본 아야 쨩의 방에는 바닥에 지하로 통하는 문이 하나 있었다.

아야 쨩이 그쪽으로 내려가 문을 닫자 아야 쨩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 공간이 실종과 관계가 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 느낌에 미래히나도 동의하는 것 같았다.

《빨리 우리도 저 안으로 들어가자.》

담을 넘어, 유리로 된 발코니 문을 벽돌로 깨부수고 아야 쨩의 방으로 갔다.

침대와 벽의 공간 사이에 돌출된 철 손잡이가 바로 눈에 띄었다. 손잡이를 잡고 살짝 위로 잡아당겨 틈을 봤더니 상당히 긴 복도가 놓여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다가가니 오른쪽으로 꺾은 곳에 좀 더 넓은 방이 눈에 펼쳐졌다. 그리고 아야 쨩도 그 안에 있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알수없는 인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전기 같은 것에서 나오는 것처럼 잡음이 실짝 있는 목소리였다.

[마루야마 씨. 둘이 만나는 시간과 장소를 알아냈습니다. 1995년 1월 16일에 시간은 오후 4시 정각. ■■백화점 옆 ○○카페의 2층 자리에서 커피를 가져가다 서로 부딫히는 것으로 만났습니다.]

[시간은 좀 넉넉히 잡아 3일 전으로. 시분초는 상관없으며 ■■백화점 옥상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마루야마 씨?]

"아, 네. 알겠습니다...."

의문의 목소리에 아야 쨩은 무언가에 대고 짧게 대답했다.





손목시계였다.

아야 쨩이 밑의 빨간 버튼을 누르고 년,월,일,시,분,초를 입력한 뒤 그 다음 gps지도로 홀로그램 화면이 넘어갔다.

내 손목시계에는 없는 기능 같았다.

아야 쨩이 지도에서 어느 건물에 터치를 하더니, <위치가 등록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오고 포탈이 생성되었다.

아야 쨩은 그 포탈로 들어가고, 서서히 포탈이 닫힌다.

이윽고 포탈은 없어졌다.


".....저기, 이게 어떻게 된거야..?"

《.......》

《나도 몰라.....》

"저건 미래의 내가 만들었다며..? 근데..!"

《그러니까 나도 영문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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