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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불타는 금요일의 여왕님 소설 -22

ㅇㅇ(119.200) 2020.02.07 22:37:45
조회 804 추천 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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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아의 목애 매인 목걸이에, 갑작스럽게 무게감이 느껴졌다. 리시테아가 그 곳에 목줄을 맨 모양이었다. 작은 호흡 사이 사이로, 가죽 목걸이가 팽팽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이윽고, 시녀들은 데리아가 입은 정복을 벗겨냈다. 옷 없이 알몸에 느껴지는 공기의 서늘한 느낌은 요 몇주간 익숙해졌지만, 오늘은 달랐다. 시녀 하나가 문을 열자 불 켜진 촛대가 뜨문뜨문 있는 복도가 나타났다. 오늘은 이 차림으로, 온 몸을 드러내고 복도를 지나야 했다.

 

강아지는 네 발로 걷죠?”

 

리시테아는 말했다. 그게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물론, 강아지는 네 발로 걷는다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데리아에게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명히 선고하는 말이었다.

 

데리아는 입술을 얕게 깨물고는 두 무릎과, 양 손을 바닥에 대었다. 선 채로는 느끼지 못했던 바닥의 먼지 냄새와 딱딱한 감각이 두 손을 타고 올라왔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리시테아의 무릎이 겨우 보였다. 한참을 고개를 들고 올려다봐야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과 닿았다.

 

그 시선의 높이차만큼이나 분명히 느껴지는 건, 자신의 엉덩이로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리시테아가 남긴 붉은 자국이 난 엉덩이가 강조되는 자세였고, 그러면서도 데리아의 엉덩이와 그 아래를 보고 있을 뒤의 시선을 확인하기가 불편했다.

 

리시테아는 먼저 복도로 나섰다. 데리아는 문지방 앞에 네 발로 서 있다가, 고개를 들어 간신히 리시테아와 눈을 마주쳤다. 리시테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듯이. 데리아는 결국, 복도로 나섰다.

 

-

 

하아, , 후아.”

 

데리아의 허파에서부터 숨이 밀려 나왔다. 쉴 틈도 없이 데리아는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 사이에도, 리시테아가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데리아는 숨을 고르고 팔다리를 움직였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건, 리시테아가 강아지처럼 산책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데리아는 공들여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갔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로,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이용하는 탓에 그 산책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었다.

 

더욱이, 데리아를 방해하는 건 리시테아가 목에 건 목걸이였다. 리시테아가 준비한 그 목걸이는 데리아의 목을 약간 조이는 길이였다. 데리아가 가쁘게 숨을 쉬기 시작하자, 매 순간 그 약간이 데리아의 목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그 당연한 일을 하는데도, 리시테아의 손길이 느껴지고 마는.

 

흐켁!”

 

그 목걸이가 갑자기 확 당겨졌다. 데리아는 당황해서 리시테아를 바라보았다. 목걸이에는 줄이 매여 있고, 그 끝은 리시테아가 쥐고 있었으니까. 리시테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속도대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데리아가 뒤쳐져도 전혀 늦추지 않고. 거리가 멀어지자 그걸 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 엑헥, !”

 

목줄이 계속해서 조여들어 압박해 왔다. 데리아는 어쩔 수 없이 팔다리를 재촉해 리시테아를 쫓아갔다. 리시테아는 조금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데리아는 그 속도에 맞추어야 했다.

 

그렇게 복도 끝에 도달하자, 데리아는 고개를 돌려 리시테아를 올려다보았다. 복도 끝에는 두 갈래 갈림길이 있고 하나는 왕궁의 안뜰로, 다른 하나는 중앙 계단으로 향했다. 어느 쪽이든, 밤 시간대에 자기 일을 하는 고용인들이 있는 곳이었다.

 

데리아는 이 산책이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로 리시테아를 올려다보았다. 리시테아는 데리아와 잠시 눈을 마주치고는, 왼쪽 길로 돌아섰다. 리시테아가 목줄을 오른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리시테아와의 거리가 벌어졌다.

 

리시테, , , 테아……”

 

데리아가 리시테아를 부르는 사이에도, 리시테아가 걸어가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 탓에 다시 데리아의 목줄이 당겨졌다. 결국, 데리아는 목줄을 쥔 리시테아를 따라가야 했다.

 

강아지일 텐데.”

 

, 다른, 후우, ……”

 

숨소리가 야해요, 어머니.”

 

리시테아는 그 말을 하면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데리아는 리시테아의 발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리시테아를 따라 네 발로 길 수밖에 없었다.

 

리시테아는 안뜰로 내려갈 작정인 것처럼 계단을 내려갔다. 데리아는 리시테아의 뒤를 따랐다.

 

아픅!”

 

리시테아의 뒤를 따라가겠다고, 세 번째 계단참을 손으로 짚기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무릎을 계단 아래로 내리는 순간 고통스러운 비명이 치고 올라왔다. 무릎보다는, 종아리가 문제였다. 계단 아래로 무릎을 내리자, 종아리 가운데 부분이 정확히 계단의 날카로운 부분에 닿았다. 종아리를 찧었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

 

, 아흐, !”

 

종아리를 조심조심 옮기려 하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다리를 내려놓는 그 사이, 혹사당한 팔이 데리아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휘청였다. 그 사이에, 목줄을 쥔 리시테아는 몇 단이고 내려가고 있었다.

 

리시테아!”

 

힘을 쥐어짜내 리시테아를 불렀지만, 리시테아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리시테아가 복도에서 한 말이 기억났다. 그 말대로 하면, 리시테아가 돌아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말을 자신이 한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 틀림없이. 하지만 리시테아가 움직이고, 목줄이 당겨지자 데리아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 리시, , !”

 

데리아를 돌아보는 리시테아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힘들었나보구나, 귀여운 강아지인데.”

 

리시테아는 데리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땀이 흐른 이마를 손으로 닦아 주었다. 데리아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습에 기댔다. 리시테아는 웃으며, 데리아를 두 손으로 안아들었다.

 

데리아는, 차라리 리시테아의 품이 따뜻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데리아를 안아든 리시테아의 품이 따뜻해서, 그리고 결국 강아지처럼 울고 만 자신 때문에, 데리아는 리시테아의 품 속에서 울고 말았다.

 

-



도그플 포인트가 여기랑은 다른 듯한 느낌이 드는데 엥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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