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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카논]신경쓰이는 그 애-3 (完)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23) 2020.02.23 17:48:47
조회 505 추천 15 댓글 8
														
"아, 카논......"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 나도 모르게 소리함 쪽을 돌아보았다. 카논이 내 행동을 다 봤을까.

"뭐 놓고 온거야? 그래서 다시 교실에 갔어?"

"........."

나는 대꾸도 않고 걸었다.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고, 어서 침대 위에서 자고 싶었다. 하지만 집에 가기도 전에 쓰러져 버릴것 같았다.

"저기, 카논. 나 오늘 몸이 좀 안좋아서....이만 가볼게."

"그래. 내일 봐, 미사키쨩!"

카논이 멀어지자, 나는 한달음에 횡단보도까지 왔다. 빨리 길을 건너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아이, 씨! 신호가 왜 이렇게 길어!!"





다음 날, 난 되도록 카논과 마주치지 않도록 했다. 솔직히 말하면 카논을 똑바로 볼 자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이 밝혀진다고 문제가 될 이유는 없었다. 카논과 정말 친한 친구도 아니었으니, 딱히 친구를 잃는 것도 아니었다.

선생님이 으래 그랬듯 소리함을 열었지만, 반 아이들 누구도 그쪽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저마다 떠들거나 장난칠 뿐이었다. 하지민 난 선생님에게 집중했고, 그러다가 가끔 카논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했다.

선생님은 쪽지를 읽고선 복도 창 앞에서 고개를 올리고 한숨을 푹 쉬셨다. 충격이 상당히 크셨나 보다.

선생님은 종이를 구겨 주머니에 넣으며 들어오셨다. 그때까지 선생님을 신경쓰는 사람이 나 말곤 없었다.

"얘들아, 1교시는 미술이니까, 미술실로 이동해야 하는거 알죠? 그리고 오늘 청소당번은 쉬고, 카논은 마치고 잠깐 남으세요. 자, 반장 인사!"

선생님은 웃는 얼굴을 최대한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말했다. 쭈뼛쭈뼛 일어나서 카논의 표정을 보니, 무슨 일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것 같다. 다른 때 이상으로 큰 목소리를 내려 했는데,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서 '선생님께 인사!' 라는 말도 간신히 나왔다.

수업을 마치고, 카논이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로 들어가는 그 순간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다음날, 카논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설마 진짜 학교에서 쫒아낸거야....? 나 때문에...

심란한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그때, 코사키가 어깨를 툭툭 치며 나를 불렀다.

"미사키, 아이스크림 사줄게. 같이 가자!"

코사키는 나에게 뭘 많이 사준다. 아마 내가 반장이라서 잘 보일려고 그러나 보다. 원래 같으면 거절했겠지만, 오늘은 맛있는 거라도 먹고 이 답답한 기분을 풀고 싶었다.

그런데 이건 도둑 맞은 바로 다음날부터 왜 이렇게 멀쩡한거지? 원래 지나간 일은 이렇게 떨쳐버리는 성격인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에 오니, 엄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코사키쨩이랑 아이스크림 먹었다며?"

"응."

"언제 집에도 한번 놀러 오라 그래. 코사키쨩도 카논쨩처럼 공부 잘 한다며? 아니다. 학원 때문에 바쁠려나?"

"그렇겠죠."

"하긴, 요샌 전부 학원 다니느라 놀 시간도 없다더라. 깜깜해져서 집에 오고 말이야. 다들 정신없이 사는거야. 그러니까 학원비 소동이 일어나지."

나는 무심코 엄마를 보았다.

"학원비 소동이요?"

"응. 학원비 잃어버렸다고 난리를 피워서 자기 엄마랑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찾았는데 결국 책상 서랍에 있었다더라."

"........어?"

"걔네 아주머니가 직장 때문에 바쁘니까, 코사키한테 대신 내라고 했대. 그런데 자기 집 책상 서랍에 놓고 간 거지. 깜빡하고. 그리고는 학교에서 도둑맞은줄 알고 선생님 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애가 벌써부터 건망증이라고 얼마나 웃었는지, 참."

"......"

"돈은 안 잃어버렸으니까 됐지 뭐."

"진짜 안 잃어버렸다고요?"

엄마는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듯 짧게 '응.' 이라 답하고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은 됐어요...!"

뒤이어 따라오는 엄마의 말은 방문 닫는 소리에 묻혀버렸다.

"어쩐지...코사키 그 녀석이 멀쩡한 이유가 있었구나....! 그럼 카논은 내가 모함한 거잖아! 아니, 그럼 대체 왜 학교에는 안온 거야? 그리고 코사키는 왜 사실은 집에 놔두고 왔단 말 한마디 안했지?"

더 이상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침대 위에 웅크려서 무릎을 꼭 끌어안았다. 그래도 몸이 미친 듯이 떨려온다. 일이 아주 잘못되고 말았다.

이게 다 꿈이라면. 하루만 더 생각해볼걸. 조금만 더 참을걸...

학교에 가기 싫었다. 어디로 숨어 버리고 싶었다.

"흑.....흑....으..으으....카논....."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아파 미칠것 같았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누워있다가 엄마의 재촉 덕에 겨우겨우 등교시간에 맞춰 집을 나올 수 있었다.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저 앞에 코사키의 뒷통수가 보인다.

"야!!! 너 나랑 얘기 좀 해."

내가 어깨를 잡아 세게 몸을 돌리자 코사키가 놀라서 나를 당황스럽게 쳐다본다. 옆에 있던 다른 우리반 아이들도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왜 말 안했어? 진작 말했으면 좋잖아. 왜 가만히 있었던 거야?"

"내가 뭘? 무슨 말을 안했단 거야?"

"돈 잃어버린거 아니라며. 그럼 그렇다고 선생님한테 말을 했어야지! 괜히 카논이 누명 썼잖아. 코사키 너 때문에."

"뭐야, 잃어버린게 아녔어? 그럼 네가 말한건 뭔데?"

근처에서 보고 있던 미샤가 카타노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쏘아붙였다. 그러자 카타노가 손을 저으며 뒤로 물러났다.

"난 잘못한 거 없어.....!"

"뭐야? 야, 카타노. 니가 카논이 훔치는거 봤댔잖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언제 봤다고 했어! 애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아무튼 떠벌렸잖아!!"

미샤가 윽박지르자 카타노는 얼굴이 하얘져서 뒷걸음질 쳤다. 그러면서 잘 들리지도 않을만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때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우리 엄마한테 다 일러버릴 거야...!"

"그래, 일러라, 찔러라. 고자질쟁이가 다 그렇지 뭐. 가서 실컷 해봐! 나도 너같은 녀석은 상대 안하니까."

미샤가 빈정대자 카타노는 거의 울상으로 변해있었다. 일단 저건 신경끄고, 난 다시 코사키에게 물었다.

"왜 선생님한테 말 안했냐고!"

그건....선생님한테 혼날 까봐 그랬지!"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명 씌운 사람이 있을거 아냐!"

"........."

"그 이상 말하기만 해봐..."

"카논이 학교에 안오는 것도 선생님께 찌른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겠지!"

"닥쳐....."

"결국 아무 확신도 없이 마지막으로 선생님한테 이른 사람이 100% 잘못했잖아! 우리 반에 있지? 빨리 나와서 자수..."

"닥치라고 했잖아 이 새끼야!!!!!"

내가 코사키에게 달려들려는 찰나, 신호가 바뀌어서 코사키는 도망치듯이 횡단보도를 뛰어갔다.

코사키 탓을 했는데도 속상하다. 미샤가 카타노 탓으로 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아무 확신도 없이 마지막으로 선생님한테 이른 사람이 100% 잘못했잖아!"

그래...내 잘못이야....내가 바보짓을 했어....

학교에 가려다 발길을 돌렸다.

혹시, 어쩌면 오늘도 카논이 오지 않았다면. 어디선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카논이 하교할 때 가던 곳으로 구석구석 쏘다녔다. 한편으로는 카논을 마주치기 무서웠지만, 그러면서도 카논을 우연히 마주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카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해야만 할 일이 생각났다. 문구점에 달려가 공책이랑 연필을 하나 산 다음 바로 쪽지를 적어 학교까지 뛰었다.

학교는 하교 시간이 지나서 학생은 없었다. 복도 소리함에 이 쪽지를 넣으면...

"미사키쨩, 뭐 하니?"

나는 깜짝 놀라서 돌아섰다. 쪽지를 뒤로 감추며. 이 쪽지는 소리함에 넣으려던 어였다. 잘 모르고 카논을 무작정 의심했단 내용과 학원비 사건의 전말을 쓴 쪽지이다.

선생님이 교무실 문을 열려다 말고 물었다.

"미사키쨩도 알고 있었니? 애들이 카논쨩 의심했던 거."

나는 선생님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미사키쨩이 안왔을때, 친구들이 다 말해서 나도 알았어. 내가 그날 쪽지를 봤을 때, 그것만 가지고 카논쨩을 막 몰아붙여서..카논쨩은 계속 아니라 했는데 내가...."

선생님은 기어코 눈물을 흘리셨다. 아마 선생님도 나처럼 엄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갔다는 죄책감이 크신것 같았다.

그러다가 선생님은 종이를 펼치시더니 펜을 무런가를 적어 나에게 건네주셨다.

"저기, 여기가 카논쨩 집 주소거든? 미사키쨩이 카논쨩이랑 친하니까 이 주소로 가서.."

".......!"

"자....잠깐!! 미사키쨩, 너 어디가니?!?"

힘껏 달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선생님 말은 무시하고.

학교를 벗어나, 횡단보도를 건너, 내 집가는 방향으로 쭉 간 다음 오른쪽으로 꺾는다. 미용실을 지나 계속 뛰어가니, 왼쪽에 주소에 적힌 집이 보였다.

현관 앞에서 초인종을 꾹 눌렀다.

정말 염치없는 표현이지만,



내 소중한 친구를 보러.



현관이 열리고, 카논이 고개를 내밀며 나왔다. 나를 보자 무척 당황한 얼굴이었다.

"미...미사키쨩?"

"들어가도 돼?"

"으...응..."

편부모 가정이라던 카논의 집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우리 집보다 넓고, 가구나 전자제품들도 다 비싸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현관 앞의 쓰레기봉지에는 나무젓가락이 꽃여 있는 컵라면 그릇이나 편의점 도시락 용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무래도 집에 늦게까지 혼자만 있다 보니 인스턴트 음식들로 그간 끼니를 때웠나 보다.

이게 아니지. 난 카논에게 해야만 하는 말이 있다.

"저기, 카논...정말 미안해...! 내가 소리함에 코사키 학원비를 훔친 게 너라고 적어냈어..!"

"혹시...저번에 내가 보여준 봉투 때문에 그런거야?"

"응......."

"그 봉투는...저번에 학교에서 신청한 방과후비인데..그 방과후가 사람이 없어 폐강해서 내가 가지게 됐어. 엄마 귀에 들어가면 다시 가져가려 할테니까...그래서...."

"그랬구나...그래서 비밀이라고...."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그리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참을 수가 없다.

"카논....미안해...진짜...."

"괘...괜찮아 미사키쨩...! 그러니까 울지 마..."

카논이 우는 나를 꼭 끌어안아 줬다. 그러면서 등을 토닥이며 자기는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몇번이나 나를 다독여 주었다.

그러고 있으니 어느정도 진정이 되는 것 같다. 이제 울음을 좀 그쳤으니 나는 궁금한 거 하나를 질문했다.

"그럼...학교엔 왜 안나오는 거야? 선생님 때문에 화나서?"

"그게 아니라..."

"엄마 때문에."

카논의 엄마가 학교를 보내지 않기라도 하는걸까?

"선생님한테 추궁받을 때, 선생님이 엄마한테 전화를 걸고 사정을 설명했는데 엄마가 자기는 일 때문에 바쁘니까 알아서 혼내주라고..."

"난 그게 너무 속상했어. 엄마는 일만 하고 나한테는 관심이 없는거 같아서..."

"그래서 학교를 안가면, 엄마가 날 좀 더 신경써주지 않으실까 하고..."

"엄마....오늘은 같이 있어주면 안돼요..? 집에 혼자있기 무섭단 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 저번에 카논이 자기 어머니와 대화할 때 한 말이 생각났다.

"그랬구나..."

"...저기, 카논. 오늘도 너희 엄마는 늦게 들어오셔?"

"응."

"나 있잖아. 엄마랑 같이 밥 만들어 봐서 간단한 요리 정돈 할 수 있거든. 같이 저녁밥 만들래?"

침울해있던 카논의 얼굴에 환하게 화색이 돋는다. 카논은 환하게 웃을때가 제일 예쁘다.

"응!"

저녁밥을 같이 먹고, 설거지까지 한 뒤에 거실에서 계속 놀았다. 혼자 집 보는걸 무서워하는 카논을 위해 최대한 같이 있으려고.

바로 그때, 카논의 집 전화기에 전화가 왔다. 카논은 자기 엄마일 거라 말했고 난 순간 불안해졌다. 하지만 우리 엄마였다.

엄마 목소리는 정말 격했다. 아주 많이 노했다는걸 짐작할 수 있었다.

"집으로 와. 이 전화번호 알아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줄 알아? 학교도 째고 어딜 싸돌아다니는거야!! 그 카논이란 애랑 같이 있지? 앞으로 걔랑 다시는 놀지마!!!"

옆에 카논이 버젓이 듣고 있는데...아무튼 나는 고분고분 대답했다. 학교 짼 거랑 이런 시간까지 말도 안하고 친구와 놀았던 건 정말 내 잘못이니까. 나는 시무룩한 채로 카논 집을 나왔다.

카논이 현관 밖까지 마중 나왔다.

"미사키쨩!"

카논이 불렀다. 돌아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아 거리가 어두웠다. 카논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큼은 분명하게 들린다.

"다시는 나랑 안논다고 해!"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별안간 울음이 가슴에 꽉 차는것 같았다.

"싫어!"

카논에게 할 수 있는 대답은 그걸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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