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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댕스미와 아리사의 키라도키 목줄플 - 2 (카스아리)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6 15:55:34
조회 1401 추천 39 댓글 10
														

주의: 또 수위 연성이라 미안......ㅋㅋㅋㅋ



카스미에게 목줄을 채운 그날 밤에는, 정말 잠이 오지 않았다. 합의 하에 한 거라고 해도 내 욕망을, 그것도 그렇게 변태 같은 취향을 카스미한테 들켜버린 거나 다름 없었으니까! 흑역사를 만들어 버린 것 같아서, 자려고 눈을 감았다가도 낮에 있었던 일이 자꾸 생각이 나서 이불을 발로 차게 되었다.


' 진짜 나 뭐했지...!? 아무리 사귀고 있다 그래도, 이건 진짜 아니잖냐...!! 카스미, 말로는 자기도 좋았다고 해도 사실 겁 먹은 거 아냐...? 아, 내일 학교 빠지고 싶다...... 카스미 얼굴 못 보겠어...... '


카스미가 사온 거라고는 해도, 애인한테 목줄을 채우는 건 누가 뭐라고 해도 변명할 수 없는 변태 플레이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니까 정말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혹시나 카스미가 환멸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그렇게 착한 애한테 몹쓸 짓을 했다는 죄책감과, 그래도 목줄을 찬 카스미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전신을 타고 흐르는 은은한 고양감......!


' 와우..... 나 정말 변태구나...... 쓰레기구나...!! '


결국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정은, 앞으로 목줄은 커녕 야한 얘기는 카스미 앞에서 꺼내지도 않는 것...... 카스미 마음 속의 내 이미지를 바꾸려면 최소 한 달 정도는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애인이 야한 것만 너무 밝히는 것 같으면 아무래도 신뢰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는 건 싫다. 야한 것도, 솔직히 좋지만...... 카스미가 더 좋으니까.


' 너 왜 그래, 이치가야 아리사! 너 그런 애 아니잖아! 야한 거 관심 없잖아! 순애라고, 순애!! 카스미를 향한 너의 마음은!! '


멍멍이 카스미가 생각날 때면, 항상 이런 생각을 되뇌이면서 머릿속에 재생되는 엄한 이미지를 털어 버렸다. 물론 그것도 그것대로 부끄럽긴 했지만, 적어도 카스미에게 머릿속에 19금만 들었다고 생각되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그날로부터 일주일 쯤 지나기까지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했었다.


*


지금 생각해 보면, 카스미 녀석도 낌새가 이상했다는 걸 미리 눈치챘어야 하는데......! 일단, 자꾸 둘만 있을 때 어떻게든 그날 얘기를 꺼내려고 했다.


" 아리사, 저기..... 그때 내가 사온 거 있잖아...? 그거, 어디다 보관할 지 모르겠...... "


" 아, 맞다!! 야, 사아야~!! 오늘 5교시 뭐였지!? 쉬, 쉬는 시간이 거의 다 끝나 가는데 책도 안 가져오고 있었네~!! "


" 응...? 아까 내가 물어봤을 때, 아리사가 체육이라고 말해 줬잖아. 지금 체육복 입고 있으면서? "



" ......아~!! 아, 아하하... 내 정신 좀 봐...... 그래, 그랬지~!! 체육 재밌겠네~!! 카, 카스미, 너도 기대되지 않냐...? "


" ......으응, 기, 기대 되네..... "


이런 느낌으로, 둘만 남게 되면 자꾸만 그날 있었던 얘기를 하려고 해서 그럴 때마다 일부러 못 들은 척을 하거나, 화제를 돌리느라 혼이 났다.


' 쟤는 왜...! 왜 자꾸 그날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 거냐고!? '


처음에는 화가 나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아예 깔끔하게 그날 한 짓에 대해 사과를 해 버릴까 생각했지만, 그 얘기를 다시 입에 담을 용기가 없어서 그냥 입 다물고 있기로 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믿으면서.


몇 번 그렇게 어물쩡 넘겨버리고 나니까 카스미도 더 이상 캐묻지 않게 되었다. 가끔씩 나를 대하는 태도가 서먹해진 것 같아서 신경쓰이기는 했어도, 그래도 시도때도 없이 달라붙고 장난치는 건 평소의 카스미라 안심.


그렇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도, 딱 일주일이 한계였지만......


*


" 카스미, 목도리 예쁘다! 새로 산 거야? "


어느 날 아침, 카스미 녀석은 느닷없이 안 매던 목도리를 칭칭 감고 등교를 했다. 한참 추울 때는 자기는 원래 몸이 따뜻하다느니, 아리사라는 핫팩이 있어서 괜찮다느니 해 놓고는 겨울도 다 지나서 날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2월에 목도리를 두르고 온 것이다. 


사아야가 목도리를 칭찬하자, 신이 나서는 목도리에 얼굴을 비비면서 냄새를 맡는다. 아까 나랑 사아야를 처음 만났을 땐 표정이 조금 안 좋아서 뭐지 싶었는데, 그냥 착각이었을까.


" 사-야, 정말? 잘 어울려? 에헤헤...... 이거 앗 쨩 건데, 오늘만 빌렸어! 목도리에서 앗 쨩 냄새 나~! "


" 갑자기 웬 목도리? 추우니까 좀 껴입고 다니라고 그렇게 말해도 말을 안 듣더니만. "


" 아, 아리사...... 응, 추운 건 아니고, 그냥...... 쓸 데가 있어서. 얘들아, 얼른 가자! 학교 늦겠어...... "


내가 대화에 끼어들자, 갑자기 목도리를 눈 밑까지 올려 쓰고는 얘기를 급하게 마무리해 버린다. 


" 아리사, 카스미랑 싸웠어? "


" 아, 안 싸웠어!! "


" 아, 그래...? 그럼 뭘까? 분위기가 어색하길래, 난 분명 아리사랑 싸운 줄 알았지. "


둘이서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봐야, 카스미가 갑자기 저러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일단 학교로 향하기로 하고, 저만치 사아야가 걸어 나가는 그때......


스윽-


어느새 내 곁에 온 카스미가 내 옷소매를 살짝 잡아 끈다.


" ......응? "


" 아, 아리사...... "


" 왜, 뭔데? "


대답도 해주지 않고, 나를 앞에 세워 놓은 채로 바닥만 쳐다보며 한참을 뜸들이던 카스미가 목에 감은 빨간색 목도리를 살짝 들어 보인다. 


" 아......!!? 아아아아악!!? 읍, 읍!!! "


" 아리사, 쉿...! 쉿~!! "


목덜미 아래에 숨겨져 있었던 건, 익숙한 물건이었다...... 보라색, 가죽 목줄. 심지어 카스미의 목에 채워진 상태로. 목줄의 금속 버클 부분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 하고 빛을 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외마디 비명을 내질러 버린 내 입을 카스미가 필사적으로 두 손을 모아 막는다.



" 아리사~ 카스미~ 아무리 서로 좋아해도 등굣길에서 애정 행각은 안 된다~? "


" 아, 정말! 사-야~! 그런 거 아니라구~!! "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몰라서 우물거리고 있는 틈에 사아야를 따라서 저 멀리 달려가 버린 카스미를, 나는 멍하니 서서 바라 볼 수밖에는 없었다......


*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카스미의 손을 잡아 끌고 인적이 드문 교사용 화장실 맨 끝 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인기척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칙칙 뿌려지는 아로마 향 방향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 너, 모, 목에...... 그거, 뭐야...? 내가 잘 못 본 거지? 그치...? "


" ...... "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아서, 뜀박질을 한 것도 아닌데 밭은 숨을 몰아 쉬며 카스미를 추궁했다. 평소에 그렇게도 말이 많던 카스미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내 눈을 피하며 목도리를 완전히 풀어 버렸다.


슬픈 예감은 다 맞는다는 노래 가사처럼, 역시나 그때 봤던 보라색 목줄이 카스미의 하얀 목덜미에 매여 있었다....! [카스미] 라고 또박또박 쓰여진 글씨도 보이는 건 덤이고. 누가 봐도, 내 글씨체였다......


" ......허. 허허...... 토, 토야마 카스미, 이거 장난이지...? 얼른, 질 나쁜 장난이라고 해 줘..... 아하하..... 지금 말하면, 용서해 줄 테니까! 응...!? "


" ...... "


여전히 말이 없이, 카스미가 주머니에서 목줄에 연결하는 긴 줄을 꺼낸다. 금속제 연결 부위가 찰칵, 하는 경쾌한 소리를 내고, 동시에 카스미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다.



" ......이거. "


카스미가 살짝 떨리는 손을 나에게 내민다. 나도 뭐에 홀린 듯 손을 내밀자, 내 손바닥 위로 보라색 줄이 툭, 하고 떨어진다. 그 줄을 나도 모르게 손에 쥐고 카스미를 바라보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해서 나도 모르게 남은 손으로 가슴께를 부여 잡았다.


살짝 물기 어린 눈을 하고, 여전히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카스미. 전등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맨 끝 칸인데도 카스미의 얼굴이 새빨갛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목에는 예쁜 보라색 목줄이 채워져 있고, 그 줄의 끝은...... 내 손에 들려 있다. 목줄과 똑 닮은 색의 보라색 눈동자는 자꾸만 나를 쳐다보려다, 갈 곳을 잃고 다시 바닥으로 향한다.



" ...... "


" 에, 에...? 아리사...? "


" ......지금은 안 돼. "


목줄을 풀어 주려고 카스미의 목덜미 쪽에 손을 내밀자, 카스미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는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더는 못 참을 것 같아서......


" 읏, 아읏....!? "


목줄을 확 잡아당겨서, 카스미를 내 쪽으로 오게 했다. 카스미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뜨겁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숨결이 내 볼을 간지럽혔다. 어느새 눈에는 눈물도 살짝 맺혀 있었다.


" 방과 후까지 참아. 그리고, 교실에 남아...... 그때 놀아 줄 테니까. 알았어...? "


" ...... "


" 대답. "


내 손을 꼭 잡고 있던 카스미의 두 손이 스르륵 밑으로 내려가고, 카스미는 얕게 고개를 몇 번 끄덕인다. 


카스미의 목줄을 푸는 동안, 달그락, 달그락 하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져서 누가 들을까봐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줄을 푸는 데 서툴렀거나, 아니면 너무 긴장해서인지 그 간단한 작업이 끝나는 몇 분이 마치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 이거, 네가 갖고 있어...... 학생회 일 마치는 대로 바로 교실로 올 테니까, 그땐 차고 있어도 돼. 사람 없는 거 꼭 확인하고...... 알았지? 이러다 들키면 큰일 난다고, 너...... "


" ...... "


아무 말도 없이, 카스미의 눈에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모습을 보니까 날카로운 것에 깊이 베이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쿡쿡 아려 왔다. 이런 일에 한해서는 그렇게 부끄럼쟁이인 애가, 학교에 이러고 올 때까지 나는 대체 뭘 한거야...... 


요 며칠 간, 카스미에게 목줄까지 채운 주제에 나는 한 번도 카스미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내 멋대로 카스미의 마음을 판단하고, 먼저 용기를 낸 카스미를 무서워서 피하기만 했다. 내가 그런 반응이었으니까,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불안했겠지, 카스미는..... 연인 사이인 데도, 너무 책임감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 울지 말고..... 미안해, 진짜 미안해..... 괜찮으니까, 응...? 카스미, 미안..... "


필사적으로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아내는 카스미의 어깨가 파르르 떨린다. 옷소매로 카스미의 눈물을 닦아내어 준 다음, 목줄을 카스미의 손에 쥐어 준다. 


" 그럼, 방과 후에 다시 보자. "


고개를 끄덕이는 카스미의 손을 잡고 화장실 밖으로 나와서, 교실로 갈 때까지 우리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카스미의 따스한 온기가 손을 타고 내 가슴까지 전해져서, 요 일주일간 쌓였던 고민들이 전부 녹아 없어지는 것만 같았다.


*


점심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카스미와 나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 각자 다른 핑계를 대면서 서로 마주치는 걸 피했기 때문에. 그렇지만 학교에서 내내 카스미와 한 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학생회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도, 내 머릿속은 카스미로 가득 차 있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 이치가야 씨, 수고하셨습니다. "


" 네, 선배님들도 수고하셨어요. "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고 도망치듯 학생회실을 빠져 나와서, 우리 반 교실로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별관에 위치한 학생회실로부터 본관에 있는 우리 반까지는 꽤 멀어서,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까지 뛰고 나서야 겨우 우리 반이 눈에 들어왔다.


문 앞에 서서 불규칙해진 숨을 잠시 고르고, 나무로 된 미닫이 문을 서서히 밀어서 연다. 어느새 교실 안까지 들어온 노을이 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책상 위로 삼삼오오 올려진 의자의 그림자도 길게 깔려 교실 벽까지 닿는다. 그리고, 교탁 바로 앞에는... 내 여자친구, 토야마 카스미가 서 있다. 보라색 목줄의 끝을 나에게 내밀면서.


아무 말도 없이 다가가서 목줄을 건네 받자, 카스미의 입꼬리가 예쁘게 올라간다. 나랑 카스미는 키 차이가 조금 나니까, 팔을 조금 올려서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자 카스미가 고개를 살짝 숙여서 내가 쓰다듬기 좋은 자세를 취해 주었다.



" 에헤헤, 아리사, 아리사.... "


카스미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정말 행복하단 표정을 지으면서 카스미가 내 이름을 부른다. 달콤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질일 때마다 가슴이 기분 좋게 떨린다.


" 당길 테니까, 안 넘어지게 따라와..... "


" 아, 응...! "


목줄을 적당한 길이로 조절하기 위해서 손목에 한 바퀴 감고, 끝을 조심히 당기자 카스미가 그대로 끌려 온다. 가끔 뒤를 돌아 볼 때마다 볼을 빨갛게 붉힌 카스미가 멋쩍은 듯 웃는 게, 사랑스러워서....... 나도 같이 얼굴이 붉어진다.


그렇게 교실을 반 바퀴쯤 돌다 맨 뒷자리의 아무 의자나 빼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앉자, 카스미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내 앞에 서있기만 했다.


" 너도 앉아, 카스미. "


" 아, 잠깐만...! "


목줄을 살짝 당겨서 의자를 하나 더 가지러 가는 카스미를 그 자리에 멈추게 한다.


" ......어디 가? "


" ...에? 의자 가지러... 아리사가 앉으라고, "


" 내가 앉으라고 했지, 사람 앉는 의자에 앉으라고 했어? 할 거면 제대로 강아지답게 굴라고, 카스미...... 학교에 목줄까지 차고 온 주제에. "


그 말을 들은 카스미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게 물들더니,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는다. 그리고 정말 강아지처럼 그 자리에 엎드려서는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 본다. 항상 키 차이 때문에 내가 살짝 카스미를 올려다 봤었는데 이렇게 카스미를 내려다 보게 되니까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하면 돼, 아리사?' 라고 물어보는 듯한 표정을 하고서는, 살짝 떨리는 두 눈이 무척이나 예쁘다.


" 가까이 와. "


그 말과 동시에 목줄을 살짝 당기자, 그대로 카스미가 내 무릎 앞까지 기어 온다. 카스미가 움직일 때마다 목줄 금속 버클이 흔들려서 잘그락 잘그락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 바로 앞까지 다가온 카스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카스미가 내 무릎과 다리에 제 뺨을 비비기 시작한다. 내가 신고 있는 검은 스타킹에 카스미의 부드러운 뺨이 닿아서, 스윽, 스윽하고 쓸리는 소리가 난다. 


" ......무릎 위로 올라 와. "


정말 길이 잘 든 강아지처럼, 카스미는 내 말을 고분고분 따르고 있다. 몸을 일으켜서 내 무릎 위에 마주 보고 걸터 앉은 다음, 나를 껴안으려다 멈칫한다. 그리고는 나를 계속 쳐다볼 뿐이다. 허락을 구하려는 것처럼.


이렇게나 순종적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더는 참을 수 없어졌다. 카스미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교복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 헤친다. 톡, 톡 하고 단추가 풀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카스미가 움찔거린다. 그렇게 교복 상반신 부분을 벗겨 내자, 카스미의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 아리사...... 너무, 그렇게 쳐다보면...... "


" ......부끄러워서? "


끄덕.


" 그렇게 부끄럼쟁이인 애가, 학교에 이걸 차고 온 거냐...? "


목줄을 약하게 몇 번 당기니까, 카스미가 눈을 질끈 감는다. 동시에 팔을 살짝 벌리면서 어리광을 부린다.


" 아, 아리사...! 안아 줘...... 안고 있으면, 안 돼...? "


아마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겠지. 옷을 벗긴 뒤로, 카스미는 내 쪽을 쳐다보지도 못 하고 있으니까. 이미 눈을 감았는데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겁쟁이 카스미답다.


손을 카스미의 등 뒤로 옮겨서, 이번에는 속옷을 벗겼다. 저번보다는 한결 수월하게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카스미의 가슴을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손에 딱 알맞게 들어오는 가슴을 만지작대다가, 확 움켜 쥐어 보기도 한다.


" 응, 읏, 후읏, 아으읏.... 으응, 하읍, 하.... "


" ...... 카스미, 착하네. 여기 그래도 학교인데, 시끄럽게 짖으면 어쩌나 걱정 했다고. "


" 우, 아읏, 아리사, 저, 정말...... "


내 목덜미 쪽에 얼굴을 묻고는, 입을 꾹 닫고 있는 건지 뭉개져서 흘러 나오는 신음이 야하다. 누구한테 들킬 까봐, 아니면 부끄러운 마음에 억지로 참는 것만 같아서..... 그게 나를 더 미치게 했다. 나한테 안겨서, 내 손길을 느끼면서 어쩔 줄 모르는 카스미를 더 곤란하게 만들고 싶어졌다.


카스미의 가슴을 만지는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조금 억세게 주무르기도 하고, 유두를 살짝 힘 주어 꼬집고 문지르기도 해 본다. 그럴 수록 카스미에게서 가쁘게 헐떡이는 숨과 함께 야한 신음이, 닫힌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온다.


" 아, 아리사, 으응, 앗, 흐윽, 아.... 아리사, 자, 잘못 했어, 잘못 했어..... 아윽, 읏, 흐응...! 흐읏.... "


" .....뭘, 잘못 했는데...? "


여전히 카스미의 가슴을 괴롭히면서, 짓궂게 되묻는다.


" 이런, 거 하고 와서, 학교에, 흐읏, 아앙...! 읏, 그, 그래서... 아리, 아리샤를, 곤란하게.... 읏, 하윽... 앗...! 곤란하게 해서, 죄, 죄송해요...... 흐윽, 아읏... 아...! "


" ......다른 건? "


" 에...? 으응...? 읏, 아흑... 몰라, 진짜 몰라...! 아리사, 그만, 읏...! 그만...!! 기분, 이상해...!! "


여기서 그만 둘 생각은 없었다. 한 손으로는 여전히 가슴 쪽을 지분대면서, 다른 손을 카스미의 아래 쪽으로 가져간다. 젖지 않도록 카스미의 치마를 위로 들추고, 이윽고 부드러운 속옷 안으로 내 손이 파고들자, 카스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 아, 아리사아아...!! 아리사, 으읏, 아, 만지지 마, 거기...! 만지지 말아 줘...!! 흐윽... 앗, 흐아앙... 흣..... "


" 내가, 솔직하게 말 하라고 했잖냐.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이렇게, 해달라고 진작 말 했으면 되는 걸...... 왜 에둘러서 사람 마음 고생하게 하고, 응? 너무하잖냐, 카스미...... 나는 사실 이렇게 야한 애였다고, 목줄 차고 만져지는 게 좋다고 나한테 말을 했으면, 네가 원하는 대로 매일이라도 해 줬을 텐데. "


정작 그런 걸 먼저 하고 싶어했던 쪽은 나였던 주제에, 뻔뻔하게도 카스미의 탓으로 돌려 버린다. 사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그저 카스미에게 수치심을 줄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다.


이미 푹 젖은 카스미의 비부에 손가락 끝을 세워서, 상냥하게 문지른다. 새삼 내가 기타리스트나 베이시스트가 아니라 손가락에 굳은 살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지 않게, 하지만 조금씩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카스미의 허리도 같이 떨린다. 카스미에게서 나온 질척한 물 소리가 텅 빈 교실 안을 가득 채운다.



" 죄, 죄송해요, 아리사..... 나, 으읏, 앗...!! 나, 나 야한 애는 아니야...!! 흐읏, 아앙...!! 진짜로, 야한 애 아니야... 흐윽... 흐읏, 앗, 으응...!! "


카스미의 꿀로 질척해진 손가락을 들어서, 카스미의 눈앞에 보여준다. 내 손에서 카스미의 체향이 확 올라와서, 나도 덩달아 숨이 가빠진다.


" 이래도, 야한 애가 아니야...? 이게 어디서 나온 거라고 생각해...? 카스미, 주, 주인님한테 거짓말하는 강아지가 어딨어, 응...? 아직도 모자라서, 더 혼나고 싶어서 그러냐...? "


내 말을 들은 카스미가 계속 눈물을 흘리면서, 내 손에서 고개를 돌려 버리고 젖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 아리사랑 하니까, 좋은 거야...... 아리사가 해 주는 거면, 뭐든 좋아...... 목줄을 차면, 아리사가 날 평소랑은 다르게 예뻐해주니까.....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기타를 칠 때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 했는데...... 아니었어. 떠오르면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괴로운데도...... 또, 또 하고 싶어져서...! 나, 나 진짜 나쁜 앤가 봐...!! 아리사한테, 자꾸 이런 걸 해달라고...... 흐윽, 흐아앙....!! "


결국 흐느껴 울기 시작한 카스미를 보고 깜짝 놀라서, 얼른 손으로 눈물을 닦아 내면서 카스미를 달랜다.


" 카, 카스미...!! 뭐가, 뭐가 이상해...? 울지 마, 울지 말고...! 우리 사귀고 있잖아. 너 나 좋아하잖아...... 맞지? 나도, 나도 너 진짜 조, 좋아해..... 좋아하는 사람한테 만져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뭐가 이상해...? "


" 그치만, 이런 거 하면 안 되는 거잖아...!! 나쁜 짓이잖아...!! "


" 나쁜 거 아니야. 둘만 있을 땐 괜찮아. 하고 싶을 때는, 하고 싶다고 말해도 돼...... 알았지? 나도, 카스미랑 이런 걸 하는 게 좋아. 아니, 이런 게 아니더라도 카스미가 좋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무서워하지 말고 말해 줘, 응...? "


끄덕.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카스미가, 내 손에 묻은 제 눈물을 핥아 낸다. 깜짝 놀라서 손을 빼려다가 그대로 카스미의 혀를 어루만진다. 부드럽고 따뜻한 카스미의 혀가 손가락을 감아 오는 느낌에 묘한 쾌감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 잘 하네, 카스미...... 그렇게 핥으면 돼. "


낯간지러운 칭찬과 함께 쓰다듬어 주었더니, 카스미가 배시시 웃으면서 이번엔 내 손을 다시 제 하반신으로 잡아끈다. 그리고는 다시 내 가슴께에 얼굴을 묻는다.


" ......만져 줘? "


끄덕.


" ......말로, 해 줘. "


" 만져, 주세요...... 얼른...... 아리사....... "


고개는 여전히 들지 않은 채로 내 품에서 웅얼대는 카스미가, 너무 사랑스럽다. 다시 카스미의 속옷 안쪽으로 손을 집어 넣는다. 


" 으읏, 흐윽.... 아리사, 아리사..... 아리사..... 앗...!! 흐읏, 아...!! "


아까처럼 입구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비비고 어루만지다가, 부드러운 카스미의 안쪽을 내 손가락이 헤집고 들어간다.


" 아프면, 바로 얘기해 줘...... 알았지...? "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카스미는 달뜬 신음을 흘리는 데 열중이다. 나도 나대로 손가락을 아주 천천히, 카스미의 안쪽에 밀어 넣는다. 혹시라도 카스미를 다치게 할까 겁이 나서, 손가락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일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넣은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움직이자, 카스미가 나를 꼭 껴안는다. 그대로 천천히, 조금씩 안쪽 벽을 어루만지자 카스미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새어 나온다. 늘 장난스러운 말이나 예쁜 노랫소리만 나왔던 저 조막만한 입술에서, 지금은 달뜬 교성과 내 이름만이 나온다. 그렇게, 카스미를 더 기분좋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다.


" 하, 으읏, 아리사, 아리사...!! 흐으, 앗, 나, 이제...!! "


손가락을 멈추지 않고, 카스미의 얼굴을 눈에 담는다. 완전히 풀어진 표정이 너무 예뻐서, 입을 맞추고 싶어진다.


" 흐읏, 흐아, 아, 우읏...!! 아리사....! 아리사....!! 읏...!! "


카스미의 자세가 확 무너지면서, 나를 꼭 껴안던 팔에도 힘이 풀린다. 천천히 카스미의 안쪽에서 손을 뺀 다음, 손으로 카스미의 얼굴을 들어 입을 맞춘다. 카스미 쪽에서도 다시 내 목에 팔을 감고, 키스를 이어 나간다. 어느새 해는 거의 다 저물어서, 교실 안은 진한 청록빛으로 물든 하늘과 같은 색이 되었다. 차분한 어둠이 깔린 교실에, 서로의 숨소리와 심장 소리만 들려 온다.


*


" 우와....... 카스미, 너....... 이것 좀 봐. "


" 보, 보여주지 마!! 아리사, 진짜 변태야!! "


카스미가 올라와 있었던 탓에, 완전히 푹 젖어버린 스타킹을 벗어서 보여주자 카스미가 내 쪽에서 등을 홱 돌려 버린다. 그게 또 귀여워서, 쿡쿡 하고 웃음이 새어 나온다.


" 아휴, 이건 교실에다 버릴 수도 없고..... 집 옆 쓰레기장까지 가져가야 겠네. "


" 아, 내가 버릴게...... 이리 줘. "


" 어쭈, 이게 그렇게 갖고 싶냐~? "


" 아, 아니야!! 아리사, 변태~!! "


그런 실없는 농담을 하면서 우리는 한참을 또 킥킥대고 웃었다. 보라색 목줄을 카스미에게 건네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또, 하고 싶으면...... 그냥 나한테 주면 돼. 부담 갖지 말고, 나쁜 짓도 아니니까...... 알았지? "


목줄을 한참 쳐다보던 카스미가, 다시 내 손에 목줄을 건넨다.


" 엥, 내가 갖고 있으라고...? "


도리도리.


설마......


" 내, 내일도 하자고...? "


끄덕.


" 나, 그럼 집에 갈게!! 앗 쨩이랑 부모님이 걱정하셔!! 아리사, 내일 봐~!! "


" 어이, 카스미!!! 야!! 거기 안 서!? "


" 아리사가 나 앞지르면 멈춰 줄게!! "


" 뭐!? 아니, 야!! 카스미!! 가방!! 네 가방은 챙겨 가야 할 것 아니냐고~!! "


순식간에 교실을 달려 나간 카스미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나도 얼른 두 명 분의 가방을 둘러 메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다음 번에는 이렇게 도망가지 못하도록, 목줄을 조금 꽉 매어 놓자는 다짐을 하면서.


*


이걸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ㅋㅋㅋㅋㅋㅋㅋ 어제꺼 속편으로 써 본 건데 수위 불편하면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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