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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인어와 진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23) 2020.03.10 02:27:04
조회 856 추천 23 댓글 7
														
바다 속에는 인어라는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하고, 하반신엔 매끄러운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있는 생물입니다. 뱃사람들이 많은 낮에는 심해 깊이 숨어 있다가, 은은한 달빛이 수면을 비추는 밤이 되면 위로 올라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놉니다.

그리고 여기 한 인어도 밤에 다른 인어들과 즐겁게 놀고 있던 도중이었습니다.


"얘들아! 절벽 위에 인간이 왔어!"

"뭐, 인간? 다들 노래 그만 불러!"

인간이 왔다는 누군가의 외침에 인어들은 수면 밑으로 몸을 숨겨 조용히 절벽 위의 인간이 가기를 기다렸습니다. 절벽 위의 인간은 여자아이었습니다. 낡고 해진 옷을 걸치고, 머릿결이 많이 상해있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눈을 가진 소녀였습니다.

절벽 위에 쭈구려 움직일 기척도 없이 줄곧 바다를 내려다보던 소녀는 이윽고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소녀가 떨어뜨리는 눈물이 출렁거리는 파도에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소녀의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왔습니다. 그 아저씨는 흐느끼는 소녀를 보고선 물었습니다.

"꼬마야, 너 왜 그러니?"

소녀는 질문에 대답하려 몇초 동안 숨을 고르며 진정시킨 다음, 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저희 집이 빚을 져서...갚아야 하는데...돈이 없어서..."

"갚지 못하면 저희 가족 모두...노예가 된다고..."

소녀의 사정을 들은 아저씨는 소녀를 위로해 주고는, 혀를 끌끌 차며 왔던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래, 많이 힘들었겠네. 부모님이 걱정하시겠다. 집으로 돌아가야지?"

"네..."

"휴...저런 어린 애가 뭔 잘못이 있다고...쯧쯧..."

아저씨가 떠난 이후, 소녀도 절벽을 떠났습니다. 소녀가 떠나고 사람이 없어지자, 그제서야 막아뒀던 숨통이 트인 듯 인어들이 서로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돈..? 이란것 때문에 그렇게 서럽게 운 거야? 정말, 인간은 이해를 할 수 없다니까."

인어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듯, 다시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 인어는 소녀가 있었던 절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인어는 소녀에게 가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쁜 애였는데, 왜 그리 서럽게 울었을까? 웃으면 더 예쁠 텐데."

그 인어도 소녀가 운 원인이라는 돈이나 빚이란 것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아름다운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는 것이 그 인어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습니다. 인어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것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도와줘서 그 소녀의 웃는 모습을 보고싶어 했습니다.

소녀는 밤마다 계속 절벽을 찾아와 울음을 터뜨렸고, 그 인어도 물 밑에서 계속 소녀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 인간 때문에 짜증난다며 다른 인어들이 새 놀이터를 찾아 거기서 놀고있을 동안에도 그 인어는 굳건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소녀의 눈물을 바라만 봐야 하는 사실에 인어 또한 눈물을 흘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소녀를 바라만 보고 있던 어느 날, 소녀가 있던 곳 조금 옆에서 한 남자가 밤낚시를 하러 절벽으로 찾아왔습니다. 남자는 낚시줄을 던지고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이 낚시바늘에 진주라도 안걸려오려나? 그것만 있으면 팔아서 돈 두둑히 챙겨 집도 사고, 말도 한마리 사고...."

그 말에 인어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진주가 있으면 소녀가 원하는 돈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저 소녀를 웃게 해줘야지."

인어는 혼잣말을 내뱉고선 심해 속으로 쪼르르 들어갔습니다. 그러고는 조개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머지않아 인어의 시야에 순백색의 아름다운 조개가 보였습니다.

"저 조개엔 분명 아름다운 진주가 있겠지?"

기대하고 조개를 열어봤지만, 안에 진주는 없었습니다. 인어는 조금 더 앞으로 가서 조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산뜻한 노란색의 조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조개에 예쁜 진주가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진주는 없었습니다. 인어는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인어의 앞에 한 물고기가 나타나 물었습니다.

"얘, 너 진주 찾고 있니?"

"응. 난 아름다운 진주를 찾고 있어."

"그럼 저 산호 보이지? 저 산호 뒤에 조개가 있는데 말이야. 내가 예전에 헤엄치다 그 조개가 입을 연 걸 봤거든? 글쎄, 엄청 크고 이쁜 진주가 있더라고!"

"정말? 고마워!"

인어는 감사 인사를 하고 산호 뒤를 보았습니다. 물고기의 말대로 조개가 있었습니다. 짙고도 짙은 보라색깔 조개였습니다.

"제발 이 안에는 진주가 있기를...!"

안을 열어보니 정말 아름다운 진주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인어는 그 진주를 집어 품에 소중히 감싸고는 물 위로 향했습니다. 이미 물 밖은 낮이 되있었습니다. 인어는 소녀가 오는 자리에 이 진주를 가져다놓기로 했습니다.

설레어하며 지느러미로 물을 참방참방 튀기던 인어에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절벽이 예상 외로 높아 진주를 던져도 위로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쩌지..? 이걸 빨리 가져다놔야 하는데..."

곧 인어는 큰 결심을 했습니다. 절벽을 타고 올라가 진주를 가져다놓고 오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인어는 물 밖에선 숨을 쉴 수 없기에 이 방법은 굉장히 위험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어는 지금 그런 것을 따질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소녀의 그 아름다운 눈으로 활짝 짓는 웃음을 볼 생각에 인어는 너무 들떠있었습니다.

물 위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사람이 없는가 확인한 뒤, 인어는 그 가느다란 팔로 절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팔이 부들거려 떨어질 것만 같고, 그것보다도 숨을 쉬려 하면 따가운 비람만 아가미에 불어와 견디기 힘들었지만, 인어는 참고 계속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절벽에 다 올라온 인어는, 진주를 잘 보이는 곳에다 놓고 바디로 내려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띵해지고 시야가 점점 흐려져가서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힘들어서 숨을 계속 쉬어야 하는데 펄떡거리는 아가미로부터 들어오는건 쓰라린 바람과 온몸을 바짝 말리는 태양빛 뿐이었습니다.

인어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남아있는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내 겨우 팔을 움직여서, 몸을 굴려 바다로 떨어지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인어는 더이상 바다 안에서도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밤이 되자, 소녀는 어김없이 절벽으로 찾아왔습니다. 늘 있던 자리에 앉으려 했는데,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소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소녀는 몸을 숙여 그것을 집고, 딜빛에 비쳐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그것은 진주였습니다. 진주를 발견한 소녀는 서스라치게 놀라더니, 활짝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절벽 위에서 쭈구려 울던 소녀는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듯한 아름다운 웃음이었습니다.

"진주잖아?! 이것만 팔면 빚을 갚을 수 있을거야!"

소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나아깄습니다. 맨발이라서 모래에 까지고, 나뭇가지에 쓸렸지만 잔혀 멈추지 않으며. 오히려 더 빨리 뛰어갔습니다.

소녀가 집에 도착했습니다. 낡은 나무로 된 작은 집입니다. 문을 열자 삐그덕ㅡ 소리가 소녀의 고막을 찔렀습니다. 흥분에 가득 찬 소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부모님이 아닌, 왠 아저씨들이었습니다. 아저씨들은 소녀를 보곤 험상궂은 목소리로 질문했습니다.

"네가 이집 딸래미냐?"

"네..부모님은요...?"

"그것들이 야반도주를 했어. 너 뭐 아는거 있냐?"

아저씨의 말이 끝나자 소녀의 심장이 '쿵!'소리를 크게 냈습니다. 소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소녀의 표정을 본 아저씨 하나가 말했습니다.

"하긴 튀는데 계집년한테 말을 했을 리가 없지. 아무튼 넌 이제부터 우리 가문의 노예다. 빨리 따라와."

밧줄에 묶여 아무 생각 없이 끌려가던 소녀는 자신이 쥐고 았던 한 진주를 떠올렸습니다. 반짝거리는 진주를 보니 아까 이걸 찾고 그렇게 좋아하던 자신이 정말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까짓 거...!!"

소녀는 진주를 길에 휙 던졌습니다. 진주는 한번 길바닥에 튕겨서 하수구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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