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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스아리 외] 신혼부부 모임 (1)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2 00:22:30
조회 866 추천 31 댓글 8
														

약속 시간에 늦었다.


오늘은 굉장히 중요한 모임이라서 심지어 알람까지도 맞춰놓고 잤건만! 


알람소리에 깨기는 커녕 점심 다되서야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일단 문자로 급하게 조금 늦는다고 연락한 다음 초스피드로 몸을 행구고, 옷장에서 적당히 옷을 입어서 걸치려고 했지만 적당히 걸칠래야 걸칠 수 없었다. 그제서야 눈치챈거지만 거울 너머의 내 목에는 어젯밤, 카스미가 밤새 낸 흔적들이 무수히 박혀있었었다...


"카스미 진짜!"


보이는 곳에는 하지 말라니까! 투덜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목티를 꺼내서 입고 가방과 휴대폰을 챙겨서 곧장 현관으로, 급하게 뛰쳐나오면서 시계를 슬쩍 보았다. 열 두시까지 상점가에서 만나기로 했건만, 시간은 벌써 오 분 정도가 지나있었다. 이래서야 한소리 듣는건 확정이네...숨을 살짝 내쉬면서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에헤헤, 아리사아~잘다녀와~"


등 뒤에서 오늘 자신이 늦게 일어난 원흉인 카스미가 아무것도 모르는 듯 헤헤 웃으면서 잘 다녀오라고 배웅해주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라 양 팔을 벌리면서 나가기 전에 한 번 껴안아달라고까지 하는 모습에 순간 뭐라고 하려다가도,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방금 전 까지 내려던 화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웃음만 흘리면서 양 팔을 벌려서 꼭 껴안아주었다. 급하게 나가야 하건만, 품 안에 껴안긴 카스미는 마치 태양에 막 말린 이불처럼 푹신푹신하니 따뜻해서 계속 이대로 있고싶어서...


"아리사, 약속 시간에 늦은거 아니였어?"


내가 제법 오래 있었던 까닭일까, 시계를 슬쩍 보더니 카스미가 조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기에 화들짝 놀라서 품에서 떨어졌다. 확실히 시간은 벌써 십 분 정도가 흘러있었다...아니 잠시만, 나 오 분이나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껴안겨 있던거야?


으으, 아리사 이 바보야...속으로 자책하면서도 고개를 뱅뱅 저은다음 카스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 다녀오겠다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녀오세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카스미가 손을 흔들어주자 그녀의 왼손 약지에 끼인 반지가 빛을 받아서 은색으로 빛났다. 헤헤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는 내 왼손 약지에도 카스미랑 똑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넵, 이치가야 아리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난 다음 이제 막 1년 차-


사랑하는 사람과의 신혼생활은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


모임을 만들자.


최초 발언자는 누구였을까, 이제와서는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꺼냈던 것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여하튼 그 말을 들은 오쿠사와 씨가 무슨 모임인데? 그렇게 되물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 누군가가 음료를 마시면서 다섯 명한테 이야기를 꺼냈었다.


우리 다섯은 이제 막 결혼한 사이이다.


다섯 명 다 초보 아내이니까 이런저런 모르는 점이 많지 않을까?


그러니까 서로 주기적으로 모여서 신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자...


이야기를 듣더니 좋은 생각이라며 수긍을 했었다. 그렇게 누군가의 발언으로 시작된 이 모임이였지만 이럭저럭 반 년째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사실 공통적인 목적을 가지고 모인것도 있었고, 고등학교 때 우리끼리 사이가 나빴던것도 아니였으니까 나쁘게 돌아가면 그게 더 이상할지도 모르는 일이긴 하겠지.


그리고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였건만 카스미랑 나는 아직 신혼이라서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오늘은 좀 살살 하자고 했지만 그 말이 되려 카스미의 스위치에 불을 붙인 것 같았다. 평소보다도 더 격렬하게 해버리는 바람에 오늘 아침에 결국 늦게 일어나고, 연쇄작용으로...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걸 변명거리로 내새우는건 조금 아니겠지 싶어서 일단 사과부터 박았건만, 이상하게도 네 사람의 상태가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나랑 똑같이 네 사람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듯 피곤한 표정에 목에 뭔가를 두르고 있거나, 나처럼 목티를 입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입꼬리를 올리면서 히죽히죽 웃었다.


"아리사, 왔어?"


네 명중 그나마 조금 쌩쌩해보이는 리사 씨가 손을 흔들면서 인사해주었지만 피곤해보이기는 매한가지셨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다시금 사과했지만 네 사람다 자기들도 이제 막 왔다면서 그렇게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말이 전혀 빈 말이라거나 그런게 아니라는 것 쯤은 네 사람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렇겠지요...속으로 웃으면서도 일단 시간이 늦었으니까 점심부터 먹자면서 네 사람한테 이야기하자 불만 없다는 듯 네 사람다 털래털래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에도 수면부족인듯 발걸음이 흔들리는 듯 했기에 리사 씨랑 상의해서 멀리 가지 말고 가장 가까운 가게에 들어가자고 이야기했다.


불만은 없었다. 다섯 명이서 곧장 가까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


모임의 구성원은 나를 포함해서 총 다섯 명 이였다.


나, 모카 짱, 시라사기 선배, 리사 씨, 오쿠사와 씨. 공통점이라고는 전혀 없어보이는 조합으로 보이긴 햇지만 사실 파고 들어가보면 다들 고등학교 시절에 했던 밴드로 친하게 지내기도 했었고, 또 다들 그 밴드의 보컬의 아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전혀 공통점이 없는것은 아니였다. 특히 나나 오쿠사와 씨는 늘 휘둘리기 때문에 아예 영혼의 파트너로 서로를 인식하고 있었고, 모카 짱이나 리사 씨는 늘 비슷한 소꿉친구를 돌봐주는 처지였기에 원래부터도 친하게 지내고는 했었다.


그렇기에 평소에 다섯이서 모이면 막힘없이 이야기가 흘러가거나, 한 명이 각을 잡고 자기 신혼 이야기를 풀거나,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했었다. 평소에는 분명 그랬다. 그랬는데...


"아하하, 이건 좀 힘들어보이네~"


옆에서 리사 씨가 뺨을 긁으면서 말씀하셨다. 나도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간신히 들어온 햄버거 집에서 주문을 끝내자마자 세 사람은 마치 기절이라도 하듯이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무래도 나 이상으로 전 날밤에 격렬하게 한 모양이였다. 조금 드러난 옷 너머, 목에 붉은 반점이 군대군대 시야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오늘은 무리일 것 같네요, 리사 씨를 보면서 말하자 그녀도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만 먹고 오늘 모임은 끝낼까?"


"아무래도 그러는게 좋지 않을까요?"


이대로라면 세 사람이 못버티겠네, 리사 씨의 말에 내가 웃으면서 받아친 다음 둘이서라도 간략하게 근황보고를 했다. 나랑 카스미는 아직도 신혼 분위기를 내면서 최근 커플티를 맞췄다는 이야기, 리사 씨는 최근에 유키나 선배랑 둘이서 고양이를 입양했다는 이야기...


"그러고보니까 저, 들려줄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젯밤에 이 모임에서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을 떠올렸지만 이내 머뭇거렸다. 원래라면 근황보고에서 할 이야기였건만, 세 사람이 저 모양이여서야...내 불안한 말에 리사 씨가 등을 두드려주었다.


"뭐 어때~해버려 해버려! 이 언니한테 들려주렴?"


아무래도 상당히 기대하시는 것 같았다. 기대하시는 것 치고는 그렇게 재밌는 이야기는 아닌데...살짝 불안해하면서도 기침을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


"그게, 저번 주말에 카스미랑 있었던 일인데요...."


*


소재없을때 써먹는 보컬조 특집


보컬조 아내끼리 신혼때 다들 모여서 신혼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하는건 어떨까 하는 회로로 출발한 이야기


카스아리 -> 란모카 -> 아야치사 -> 리사유키 -> 미사코코 순으로 진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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