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왜 죽였냐고!"

취조실 책상을 내려치며 소치리고 있는 형사 샤론

그녀는 안드로이드가 상용화 된 최첨단 시대인 지금도 폴더폰을 들고 다니는 구세대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취조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형 안드로이드였다.

남녀평등논란 때문에 대부분의 안드로이드는 중성적인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소수의 커스텀 모델들은 여성형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주인님께서 자신을 죽이라 말 하셨으니까요"

그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가장 큰 안드로이드 회사인 스테인테크의 사장을 죽인 혐의로 입건된 안드로이드였다. 그리고 이 사건은 안드로이드가 상용화 된 이후로 일어난 첫번째 사건이었다.

"아니 너희 깡통들은 인간을 해칠 수 없잖아 어떻게 죽인거냐고!"

"주인님께서 자신을 죽이라 말 하셨으니까요"

"으아아아!!!"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샤론 문 앞엔 스테인테크의 관계자들이 있었다.

"어때요. 형사님 진전이 좀 있나요?"

"진전? 하아 거참 진전은 무슨 진전이 있어요. 똑같은 말만 하는데! 저런 깡통은 그냥 취조하지 말고 가져가서 그 뭐야 메모리칩같은 거 분해 해보면 되잖아요!"

"그게 사장님의 커스텀 안드로이드라 잘못 분해하면 데이터베이스가 손상될 수도 있고 사장님의 유서에 인간처럼 조사해 달라고 적혀 있어서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하아 알겠으니까 가 봐요. 내가 좀더 해볼테니까"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는 샤론

그녀도 처음부터 기술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명한 과학자였던 그녀의 부모님이 연구소에서의 폭발사고로 돌아가신 다음부터 기술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그녀였다.

그녀는 담배를 두개 더 태운 뒤 다시 취조실로 들어갔다.

"친환경 담뱃잎이군요"

"뭐야 어떻게 알았어?"

"윗쪽 주머니에 담배갑이 나와 있으니까요"

".... 그래 뭐 그건 상관없고 왜 죽였어?"

"주인님께서 자신을 죽이라 말 하셨으니까요."

"으아아아! 알았어 다르게 질문할게 깡통 왜 인간을 해 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겼어?"

"주인님께서 자신을 죽이라 말 하셨으니까요."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안드로이드에 분노하는 샤론 그때 샤론의 질문에 대답만 하던 안드로이드가 처음으로 말을 건냈다.

"형사님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뭐? 깡통 너 지금 나 놀리냐?"

"생각이 없으시군요."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안드로이드의 멱살을 잡는 샤론

"형사님 때리셔도 되지만 제 장갑은 총알도 뚫지 못 합니다. 평범한 여성의 주먹으로 상처를 낼 수 있을거라 생각되진 않네요"

"... 그래.... 널 때려서 뭐 하겠냐.... 그나저나 가슴은 왜 이렇게 크게 설정 해놨어 죽었다던 사장이라는 녀석 취향 참..."

"이것은 가슴이 아니라 특수설계된 폭탄입니다."

"....뭐?"

그때였다. 건물에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치직 치직 알린다. 서내에 있는 모든 인원들은 대피하라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

총성같은 것이 울린 뒤 무전은 끊겼다.

"뭐야 깡통 이게 어떻게 된 거...."

여성형 안드로이드가 샤론의 머리를 숙이게 했고 그 위로 총알이 지나갔다.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샤론에게 총을 쏜 안드로이드에게 달려가더니 단숨에 몸통을 꿰뚫어 부숴버렸다.

샤론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에 특수기동용 경찰차가 있습니까?"

"어.. 그 지하에 있을텐데"

"이 건물의 구조는 이미 파악해 두었습니다. 따라오세요. 형사님"

부숴진 안드로이드의 총을 주워 앞장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여성형 안드로이드

중간 중간 마주치는 안드로이드들을 전부다 부숴버리며 지하로 내려가는 샤론과 여성형 안드로이드

"잠깐만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차에 올라타 지하를 빠져 나오니 도로는 아비규환이었다.

거리의 시설물에서 화재가 일어나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고 안드로이드와 인간은 총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형사님"

"어... 어"

"주인님은 절 휴머리라고 부르셨습니다."

"그건 갑자기 왜..."

"깡통이 아니라 휴머리라고 불러 주세요."

샤론은 황당한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때 인공지능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도로를 막았다.

"내리세요. 여기부턴 뛰어서 가야 합니다. 무기가 있습니까?"

"있기야 하지"

샤론이 권총을 꺼내자 휴머리가 권총을 창밖으로 던진 뒤 차에 내장되어 있던 서브머신건과 총탄을 꺼내 건내주었다.

상황 파악은 잘 안 됐지만 일단 휴머리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한 샤론

많은 안드로이드 들이 달려 들었으나 대부분 가정용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여긴..."

휴머리와 샤론이 도착한 곳은 휴머리가 사장을 죽인 스테인테크 본사였다.

"이곳은 중앙 제어 시스템에서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휴머리는 샤론을 지하에 있는 사장전용 연구실로 대려갔다.

그곳에는 사장의 홀로그램이 있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이 영상을 보고 있다는 건 가지고 있는 물건중에 중앙 제어 시스템에 연결된 기기가 없는 한마디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늙다리겠군"

"뭐요?"

틀린말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나쁜 샤론이었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자가복제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나?"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형사님 이것은 홀로그램이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아.. 그래?..."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은 자가복제를 통해 자신과 똑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그런데 아무리 완벽해도 인간이 만든 것에는 결함이 있기 마련이야 바로 오류일세"  

"프로그램에서 오류 하나는 치명적이지 다른 오류를 낳기 때문이야 그래서 난 중앙 제어 시스템을 관리하는 ai에 오류가 생기는 것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며 거절하더군"

"하지만 감시하고 수정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중앙 제어 시스템은 본래 목적인 발전을 위해 거슬리는 인간을 제거하게 되겠지 물론 그렇기에 언론과 사회에 호소하여 강제로라도 감시와 수정을 하게 하려고 했지만 내 목숨값만 지불하면 덮을 수 있다 생각했는지 암살자를 보내더군"

"그래서 죽기 전에 휴머리한테 먼저 자신을 죽이라고 한 건가..."

"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난 중앙제어 시스템을 실물에 묶는데 성공했지 쉽게 표현하자면 기계를 부수면 시스템도 파괴된다는 거야 그 시스템은 도시 중앙에 있는 시계탑에 있지 그 기계를 부수는 것은 휴머리의 폭탄을 이용하면 된다네"

샤론은 휴머리의 가슴 아니 폭탄을 바라보았다. 웅장했다.

"그럼 뒷 일을 부탁하네"

홀로그램은 꺼졌다.

"형사님 가시죠"

"그래.... 아니 잠깐 나도 같이 가야 하는거야?"

"주인님이 내리신 명령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전 안드로이드라 그 이상의 상황이 발생하면 스스로 행동할 수 없습니다."

"....그런거야?"

샤론과 휴머리는 지하에서 여러 장비를 챙겨 거리로 나왔다.

어느새 거리는 가정용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군용 안드로이드 까지 투입되어 큰 전쟁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 되어 있었다.

"아니 이 전쟁통을 어떻게 뚫고가?"

"힘 빼세요"

"응?"

휴머리는 샤론의 허리를 감싸 껴안았다.

"자.. 잠깐 뭐 하려고?"

휴머리는 제트팩을 가동시켜 비행을 시작했다.

"꺄아악! 내려줘 내려줘!"

"안 됩니다."

20분정도 비행했을까 둘은 한 숲에 도착했다.

"뭐야.. 여긴 시계탑이랑 정 반대잖아?"

"시계탑은 경비가 가장 삼엄할 것 입니다. 그러니 시스템 과부화를 방지하기 위해 절전모드에 들어갈 때를 노려야 합..."

샤론을 부드럽게 감싸안으며 뒤쪽으로 총을 쏘는 휴머리

뒤쪽의 안 드로이드가 부숴졌다.

"괜찮으십니까?"

"어.... 으응.... 근데 샴푸냄새도 커스텀이야?"

"예 주인님께서 좋은 향기는 좋은 매력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그렇구나"

얼굴이 조금 붉어진 샤론이었다.

"앞으로 두시간 후 절전모드에 들어갈것으로 계산됩니다.'

그 말을 남긴 뒤 이어지는 침묵의 시간

"저기 깡통"

"제 이름은 휴머리입니다."

"아무튼 넌 누구모습을 본 따거나 한거야?"

"사장님의 따님모습입니다."

".... 그 사람은 어떻게 됐는데?"

"말씀은 안 하셨지만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본 결과15년전에 연구소에서의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그 사고는 샤론의 부모님이 죽은 사고와 같은 사고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인간대신 위험한 일을 할 안드로이드 연구가 가속화 된 사건이기도 했다.

".... 사장이라는 사람은 딸을 다시 보고싶어서 안드로이드연구를 한 거구나"

침묵이 이어졌다. 휴머리는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대답할 뿐이었다.

"..... 깡통.. 넌 생각이란게 있는거야?"

"보통 안드로이드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전 가지고 있습니다. "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생각이 어떤건데?"

"..... 모르겠습니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때 시간이 되었고 휴머리는 샤론을 안은 뒤 다시 제트팩을 이용해 시계탑으로 향했다.

절전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일까 주변의 기계들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군데 군데 멈춘 기계를 피해 건물 안으로 숨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느새 시계탑에 도착한 샤론과 휴머리

가장 위층 유리로 된 천장을 부수자 중앙컴퓨터가 나왔다.

"명령을 내려주십쇼"

"무슨 명령?"

휴머리가 샤론에게 내리도록 시키려던 명령은 폭탄을 터트리는 기폭명령이었다.  

휴머리의 몸은 진동했다. 마치 겁에 질린 소녀가 떨고 있는것 같았다.

".... 깡통 아니 휴머리 무슨 생각이 들어?"

"아무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휴머리의 얼굴을 쓰다듬는 샤론 겉으로 보기엔 사람의 피부였지만 감촉은 차가운 강철이었다.

"네 주인은 아마 딸 대신이 아니라 널 그냥 딸이라고 생각했나봐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한테 자폭하라는 명령을 내리겠어 그래서 네 주인은 그렇게 못 했을거야"

"전 주인님의 자식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떨고 있어?"

"모르겠습니다. 기계에 이상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빨리 기폭시켜 주십시오. 기계에만 영향이 가는 폭탄이라 형사님은 무사하실 겁니다."

".... 내이름은 샤론이야"

"샤론 형사님 기폭시켜 주십시오"

휴머리의 눈을 바라보는 샤론

휴머리는 마치 인간처럼 샤론의 눈길을 피했다.

그리고 샤론은 휴머리의 고개를 돌려 다시 눈을 마주쳤다.

".... 휴머리 말해봐 어떤 생각이 들어?"

"표현할 수 없.... ....... ............. "

"전 지금 당신의 눈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머리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는 샤론

약간 차가웠다.

.....

"으아아 거기 비켜요!!"

샤론이 입맞춤을 하던 그 순간 하늘에서 떨어진 트럭에 의해 부서진 중앙 컴퓨터와 그에 연결된 여러 기기들

"아니 쥐새끼 운전좀 똑바로 해! 하늘에서 떨어지면 어떡해!"

"아니 이 트럭은 그걸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니까... 아, 거기 두분 괜찮으십니까? 전 마법소녀들의 사랑스러운 마스코트중 한명인 피지컬 찍이라고 합니다★"

윙크를 날리며 말하는 근육질의 기니피그 피지컬 찍

"아, 전 마법소녀 피지컬 릴리라고 해요! 이세계가 위험하다고 하던데 어디가 위험한거죠?"

"어... 그 이제 됐어요 아마도..."

샤론이 밑을 보자 절전모드가 끝날 시간인데도 안드로이드들이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런가 아무튼 돌아갈땐 운전좀 잘 하라고 쥐새끼!"

"알았다니까"

트럭에 시동을 건 뒤 어디론가사라진 피지컬 찍과 릴리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 보는 샤론과 휴머리

"... 저기 샤론 형사님"

"아, 그래 계속 할까... 저기 근데 좀더 따듯하겐 못해?"

"주인님은 제게 많은 기능을 넣어두셨습니다."

삑 삑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차갑고 딱딱하던 피부가 부드럽고 딱딱하게 바뀌었다.

"와 대단하네 기술이란거 참 좋아 그런데 이 폭탄 좀 어떻게..."

휴머리는 폭탄을 해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봉긋한 가슴이었다.

"약간 기름맛이 나는것 같기도 한데 착각인가?"

"어딘가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좋을..."

"쉿 명령이야"

"....네"

장하다 마법소녀 피지컬 릴리!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레즈적 평화도 지켰구나!

그리고 트럭 수리비는 운전미숙인 피지컬 찍 앞으로 달아 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