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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사야]어리광

그거제껀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9 08:41:35
조회 622 추천 25 댓글 9
														

"사아야."


등교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던 중, 나를 부르는 소리에 현관 손잡이를 잡은 채 멈춰섰다.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엄마가 몸만 조금 내민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무슨 일있어?"

"오늘은 생일이니까 가게 일 신경쓰지말고 재밌게 놀다 오렴."

"아... 응,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오렴."


"생일... 그렇네..."

나는 누군가에게 어리광부리는 것이 서툴렀다.

어릴 적부터 그랬냐면 그런 건 아니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동생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언니이자 누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자제하다보니 서툴게 되었다.

그래서 생일은 늘 적당히 넘겨왔다. 아침에 가족들에게 축하받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축하받으면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다.

부모님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라 생각했으니까.

평소엔 부모님도 별 말 없이 넘기셨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1학년 문화제 때 있었던 일 때문일까? 조금은 내가 자유분방하게 즐겼으면 하시는 것 같았다.


"재밌게 놀아... 음..."

부모님의 기대를 눈치채고 얼떨결에 "응" 이라고 답하긴 했지만, 생일에 친구들과 노는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따가 애들한테 물어볼까?"

폽핀파 애들이라면 알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안고, 얼른 가서 물어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야, 생일 축하해!"

"얌마, 카스미!"

교실에 들어서마자 미리 와있던 카스미가 안겨들어왔다.

아리사는 늘 그래왔듯이 자연스럽게 안겨든 카스미의 옷깃을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평소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히잉... 아리사, 난 동물이 아니라구~"

"아하하, 아리사, 너무 까탈스러운거 아냐?"

"니가 너무 무른거야!"


평소와 같은 대화가 오가는 도중, 어느샌가 옆에 다가와서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리미가 인사를 건내왔다.

"사아야쨩, 안녕~ 생일 축하해~"

"아, 사아야, 생일 축하해."

"응, 다들 고마워!"

교실까지 찾아와서 축하해준 애들을 바라보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보니,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라, 오타에는?"

"글쎄, 오면서 못봤는데, 자기 교실에 있는거 아냐?"

"오타에쨩 교실에 가볼까?"

"아냐, 그럴 필요까지야~"


사실 가장 축하받고 싶었던 사람에게 축하인사를 듣지 못한게 조금 마음아팠지만 어쩔 수 없는거라 여기며 참았다.

지금 축하받으러 교실로 찾아간다면 그거대로 모양이 이상할테니까. 점심시간에 만나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점심으로 먹을 빵을 챙겨들고 카스미와 같이 늘 모이던 곳으로 갔다.

도착하고 보니, 같은 반인 아리사와 리미, 아침에 못봤던 타에까지 모두 모여있었다.


"늦어서 미안!"

"우리도 방금 왔는걸~"

"사아야, 생일 축하해. 아침에 말 못해줘서 미안해."

"아냐, 고마워!"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다가 무심고 옆을 바라보니, 옆에 앉아있던 타에가 진지한 얼굴로 자기 도시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도시락을 바라보더니, 이내 무언가 결정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도시락에 담겨있던 햄버그 하나를 젓가락으로 찔러 나에게 내밀었다.


"오타에? 이건..."

"사아야 생일이니까 내 햄버그 나눠줄게! 제일 큰거야!"

"아하하, 고맙긴한데 나 빵인데..."

"햄버그는 빵이랑 먹어도 맛있어!"

"아, 내 반찬도 줄게!"

"야, 말이 되는 소리를..."

"오타에쨩... 아무리 그래도 햄버그랑 빵은..."

"그렇지 않아 리미, 햄버그는 말이야..."


리미의 말에 흥분했는지 타에는 햄버그의 맛에 대해 열띤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타에가 하는 행동은 어디로 튈지 몰라 당황스럽지만, 그런 점도 나쁘지 않았다.

말은 엉뚱하지만 늘 진지한 모습이 좋... 긴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조금 과하다 싶어서 제지하기 위해 햄버그를 입에 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맛있네. 고마워."

"그렇지?"

"하아... 정말..."


그러고보니, 생일에 노는 법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떠들다보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생일에 노는 법? 음..."

"아리사는 맨날 집에만 있으니까 모를걸."

"뭐 임마?!"

"아, 그러고보니까, 이따가 마치면 사-야랑 창고에 가서 파티하려고 했어!"

"카스미! 그걸 지금 말하면 어쩌잔거야!"

서프라이즈 파티라도 하려고 했던걸까? 친구들에게 축하받으며 제대로 된 파티를 해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파티...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오늘이 특별하다는 실감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파티하려고 했구나, 기대할게!"

"하아... 응."




생일파티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오후의 수업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생각도 안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다.

필기는 제대로 했던가? 조금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다같이 놀 생각에 들떠서 하교준비를 서둘렀다.

카스미는 언제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다른 애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들킨거 빨리 가서 준비하려는 속셈인걸까?


"사아야쨩, 같이 가자."

혼자서라도 창고에 가야하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리미가 말을 걸어왔다. 아무래도 리미가 안내역으로 선택된 것 같았다.

"마침 준비 다 했는데 잘 됐네, 응, 같이 가자"

"다른 애들은 먼저 간거야?"

이 타이밍에 꺼낼거라 생각못한 질문이였는지, 리미는 몸을 움찔하더니, 나를 바라봤다.

"으응... 먼저 준비하고 있을테니까 사아야쨩이랑 같이 오라고..."

"역시, 그래도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다들 어떻게든 놀래켜주고 싶었나봐. 나도 조금은 그런 생각 했었구..."

"아하하, 모른척할걸 그랬나?"

"아냐, 사아야쨩이 물어봐줘서 기뻤어! 다른 애들도 그랬을거야!"

"그렇구나, 다행이네~"


숨기지않고 털어놔서 기뻤단걸까, 폽핀파티는 너무 상냥하고, 또 그런 점이 좋았다.

이 애들한테는, 오늘만큼은 조금 솔직하게 어리광부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고에 도착하자, 꽤나 힘줘서 꾸민듯한 장식들과, 내 취향을 생각한듯한 치즈케잌이 눈에 들어왔다.

생일 축하한다는 소리와 함께 터트린 폭죽 소리에 깜짝 놀라서 천장에 머리를 찧을 뻔했지만 정말 기뻤다.

계단을 내려오자, 제일 상석으로 보이는 자리에 나를 앉힌 뒤,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Happy birthday to you~"


노래를 듣고,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살짝 새어나왔지만, 촛불 연기가 눈에 들어간 척 하며 조심스럽게 닦았다.

모두 다같이 고른 선물을 받고, 같이 케잌을 나눠먹고, 게임도 하면서 놀다보니 어느샌가 바깥이 어두워질 시간이 되었다.

조금 아쉽지만 너무 늦으면 위험하니까 슬슬 헤어지기로  하고 창고를 나섰다.


"그럼, 내일 봐~"

"응, 잘가~"

카스미와 리미를 보낸 뒤, 옆을 보니 타에가 아무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마치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타에?"

"사아야, 잠깐 같이 걸을래?"

"어? 응, 좋아."


조금 쌀쌀한 날씨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면 괜찮겠지. 싶었지만, 어디를 갈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아서 공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녁공기를 맡으며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으니, 어쩐지 데이트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어두워서 타에는 내 얼굴이 붉어졌다는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지금이 저녁이라 정말 다행이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않고 공원을 향해 걷고 있던 도중, 타에가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사아야."

"응? 왜 그래?"

"아침에 반에 못가서 미안해..."

"점심때도 한 말이잖아, 난 신경안쓰니까 괜찮아.'

"나, 사아야를 위한 곡을 쓰고있었어."


그 말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던 발걸음이 멈춰졌다. 전혀 생각도 못했던 정말 서프라이즈한 얘기였다.

"날 위한 곡...?"

"응, 생일선물로 들려주고 싶었어. 그런데 결국 완성못했어..."

"아... 혹시 작곡하느라 잠 제대로 못자서 늦었던거야?"

"응..."


그 말에 아침에 축하해주지 않았다며 실망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한 편으론 그 곡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으로 느껴졌다. 어떤 곡인지는 몰라도 날 위한 곡이라면 분명 주체하지 못하고 울었을게 분명하다.

방금 전에 본 표정에서 느낀 것의 정체를 알게되자, 납득가면서도 조금은 실망했다. 다른 이유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다른건 갖고싶은거 있어?"


갑자기 날아온 질문에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 마치 방금 속으로 내뱉은 불만을 들은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타에가 던진 질문은 분명 곡을 완성해주지 못한 미안함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불순한 의도를 들키진 않았을까, 양심이 찔려왔다.

"음... 근데 생일선물은 이미 받았잖아?".

"내가 사아야한테 주고싶어."

"음... 고맙지만 괜찮아. 선물을 두 개나 받는건 조금 그렇고..."

"오늘은 특별한 날인걸! 특별한 선물을 주고싶어."

"특별한 날..."


1년에 한 번 뿐인 특별한 날...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다는건... 어쩌면...


"그럼..."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조금만 더...


"우리집에서 자고갈래...?"


어리광부려도 되겠지...?


"응."



타에는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즉답을 하고선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번엔 얼버무릴 수도 없어.

타에는 내 눈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손을 올려서 눈물을 닦아줬다.


"갈까?"

 

"손... 잡아도 돼?"


"응."


타에는 부드럽게 내 손을 잡아줬다.

길고 부드럽지만 여기저기 굳은 살이 박힌 손, 그 손은 너무 따뜻하고 포근해서 심장이 터질듯이 두근거렸다.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촉이 영원하기를...


이 특별함이 끝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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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야 생일기념글

타에사야 애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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