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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보컬조특집][카스아리] 오전 열 한시, 여기는 유성당 지하!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9 23:41:46
조회 1007 추천 26 댓글 6
														

안녕하세요! 걸즈밴드 포핀파티의 보컬, 토야마 카스미입니다!


바깥은 지금 어떻나요? 한 달전 제가 갑작스럽게 행방불명 당한 이후로 많이 소란스럽나요? 아니면 평소처럼 흘러지나가고 있나요? 앗 짱, 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에헤헤...아참, 앗짱은 제 동생이랍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됐어요!


실종당한 저한테서 편지라니,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이 편지를 줍는다면 뒷 내용을 읽기 전에 반드시 가까운 경찰서나 혹은 저희 집에 가져다주세요! 그 다음, 경찰들이랑 같이 느긋하게 읽는 것을 추천드릴께요. 에헤헤, 아무래도 양이 좀 많다보니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전 지금 납치를 당했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제 여자친구인 이치가야 아리사한테요!


그러니까 이 편지를 주워서 경찰서에 가져다주신다면 유성당 지하라고 말씀해주셔야 해요. 반드시 유성당 지하라고 해야 경찰이 찾을 수 있답니다. 실제로 실종때문에 몇 번인가 경찰이 찾아왔었지만 여기까지는 찾아볼 생각을 못했는지, 올 때 마다 그대로 다시 돌아가고는 했거든요...


무슨 짓을 했길래 여자친구한테 납치를 당했냐, 이유가 궁금하신 분도 계실거에요. 이 편지를 주운 이상 말려들게 한 책임도 있으니 아래에는 자세한 경위를 적어놓을게요. 경찰한테 보여주신다면 일의 전후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그래도 짧게 줄일께요. 지금은 오전 열 한시, 아직은 아리사가 학교에 가있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오후수업이 없어서 금방 돌아오거든요. 길게 적을 시간은 없답니다.


일의 시작은 제가 실종된 한 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 때 전,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집에서 새근새근 자고있었답니다...


*


한 달 전, 오전 열 두시.


눈을 뜨니까 낯선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어요. 그것을 보자마자 순간 당황한 제가 숨을 헉 들이키면서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었답니다.


"낯선 천장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뜯어보니까 전혀 낯선 천장이 아니였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지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여자친구, 아리사의 방 천장이였거든요! 바로 옆에서는 아리사의 달콤한 향기가 나서, 옆을 보니까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 그녀가 눈을 감고 새근새근 잠들어있지 뭐에요? 일어나니 여자친구의 방에서 여자친구랑 나란히 잔다- 그 상황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꼭 껴안으려는 그 순간이였어요.


찰카닥, 하고 손목에서 이상한 금속음이 울려퍼졌답니다.


무슨 소리일까요? 당황한 제가 이불을 천천히 걷어 내리고 손목을 내려다보니까 세상에나, 어느새인가 제 손목에 수갑이 차져있는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 쇠사슬의 끝은...


"우웅..."


그 끝을 확인하기도 전에 아리사가 기지개를 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답니다. 그 동작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갑이 차져있다더라, 하는 심각한 사태는 순식간에 저 멀리 머릿속에서 쫒기고 아리사의 모습만을 시야에 담으려던 때였답니다. 그것이 눈에 들어온 것은.


"카슈미이...좋은 아침..."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아리사가 제 품에 꼬옥 껴안겼지요, 웃으면서 똑같이 인사해주긴 했지만 속은 전혀 웃고잇지 않았답니다. 


제 시선이 향한 장소는 아리사의 손목이였어요. 아리사의 손목에, 제 손목에 매달린것과 같은 수갑이 그대로 차져있어서 지금 저와 아리사가 수갑으로 연결되어있따는 사실 정도는 쉽게 유추가 가능했지요. 그 말인 즉슨, 제가 잠든 사이에 아리사가 절 아리사의 방으로 납치해서 수갑까지 채웠다는 소리인데...


도대체 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리사가 그런 일을 할 메리트가 있나?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서 마지막에는 전부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만 아무래도 내 착각이 아니였던 모양이야. 포옹을 푼 아리사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입술에 입을 맞춰주더니, 혀로 요염하게 입술을 핥더니만


"에헤헤...납치해버렸다."


그렇게 말하더라.


이해하는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어.


*


이게 내가 납치당했을 때의 일이야.


납치 이유가 뭐야? 한 번 물어보니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가 다른 여자들이랑 말을 섞는게 보기 실었다는거야. 그래서 납치했다고 하더라, 어쩐지 모르게 조금 귀여운 이유여서 저도 모르게 웃고말았어. 아리사는 뭐가 그렇게 웃기냐면서 내 품에 껴안긴채로 가슴팍을 몇 번 귀엽게 두드리기까지했지.


하지만 행동은 전혀 귀엽지 않았어.


우선 이 유성당 내부라면 내 자유는 어느정도 허용이 됐어.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유성당 안, 차여진 수갑은 절대로 풀어서는 안되고 집 밖으로는 죽어도 나갈 수 없는 새장 속에 갇힌 새 신세였지 뭐야. 


처음에는 몇 번 설득도 했었어. 나는 아리사 일편단심이다, 이미 사귀는 사이이고 장래에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왜그러는거냐...하지만 그 때 마다 아리사의 대답은 확고했어. 너무나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는거야. 평생 자신의 곁에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연히 실종신고도 들어갔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우리 아리사, 용의주도하게 날 지하에 잠시 두고는 경찰의 감시마저 피하지 뭐야? 뿐만이 아니야, 내가 실종했다는 말을 듣고는 처음 듣는다는 마냥 엄청나게 놀란 표정을 짓더니, 울먹이기까지 해서 그 연기에 경찰들이 친절하게 위로까지 해줬어!


가벼운 집착일까? 그렇게 생각해서 아리사가 없는 사이에 몰래 탈출을 시도했었지만 그 결과는...말하지 않을께. 여하튼 그 뒤로 나 = 아리사의 것이라는 사실을 좀더 철저하게 조교시켜준다면서 유성당 지하로 끌고온게 이 주 전, 그 이후로 이 주 동안...


그런 이유야.


그런 이유로 난 지금 유성당 지하, 아리사한테 갇혀있는 신세야.


가족들이 보고싶어, 여동생이 보고싶어, 다른밴드의 친구들이 보고싶어, 무엇보다도 포핀파티의 모두들이 보고싶어! 사아야, 오타에, 리미링...다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내가 없어져서 걱정하고 있는건 아닐까? 어쩌면 울고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서...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아리사가 학교나 그런걸로 집을 비운 사이 틈틈히 종이랑 펜을 빼돌려서 간신히 눈을 피해서 편지를 작성하기 시작했어. 밖으로 날리기 좋은 틈도 봐놓은 상태니까 이제 끝마무리를 짓고, 아리사가 오기 전에 이 편지를 밖으로 보내기만 하면 끝!


응, 그러니까 부탁이야. 


이 편지를 누군가 주워준다면, 경찰서에 전해주지 않겠어?


지금은 오전 열 한시, 여기는 유성당 지하야!


*


손에 들린 편지를 끝까지 읽은 소녀가 그것을 그대로 구겨서 품에 집어넣고는 그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카스미 녀석, 요즘 좀 수상쩍다 싶더니만 이런 귀여운 짓을 하고있었네."


편지를 주운 장본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녀-토야마 카스미를 납치한 이치가야 아리사 본인이였다. 아리사한테 있어서는 이만큼 다행스러운 일도 없었겠지만 카스미한테 있어서 이만큼 불행인 일도 없을것이다. 실제로 아리사가 우연히 편지를 줍지 않았더라면 위험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나저나.


편지를 내려다보면서 아리사가 혀로 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저번에 탈주하려고 했을 때 그렇게나 철처하게 카스미 = 내 것이라는 교육을 했는데 카스미 녀석, 아직도 이런 계획을 짤 줄이야! 어딘지 모르게 조금 괘씸했다. 자기 자신은 이렇게나 카스미를 사랑하는데 카스미는 자신의 손아귀를 피해서 도망칠 생각을 하다니!


"그러면 오늘 밤도 벌을 줘야겠네~"


콧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유성당 지하로 향했다. 아마 카스미, 아무것도 모르고 편지를 주워준 사람이 도와주러 올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있지 않을까? 두근두근 거리면서 기다리고 있을 귀여운 모습을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 맞다."


품에서 구긴 편지를 다시 꺼내서 찬찬히 살펴보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편지에 적힌 내용의 대다수는 사실이였다. 자기가 너무 사랑한 나머지 카스미를 납치한것도 사실이였고, 실종신고가 들어간 것도 사실이였다.


하지만 카스미가 모르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실종신고는 하나만 들어간 것이 아니였다. 카스미가 납치당한 그 날에 우연히,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그대로 실종되어서 지금 자기가 아는 실종신고만 해도 다섯이였다. 하긴, 애초에 자신을 필두로 친한 사람들끼리 의논해서 계획한 일이지만!


"에헤헤, 카스미 녀석. 이 이야기를 해주면 어떤 반응을 보이려나?"


얼마나 사랑스러운 반응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걸! 헤헤 웃으면서 구긴 편지를 다시 품에 넣고 곧장 유성당 지하로 천천히 내려갔다.


물론 그 전에 벌을 듬뿔 줄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


소재 떨어질때마다 꺼내는 보컬조 특집


보컬조 커플의 누군가 한 명씩 납치당한 글


누가 누구를 납치했을지는 쓰는 나도 아직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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