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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루시메르 대충 보빔하는 내용.txt앱에서 작성

자매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27 09: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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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안해봄, 루시메르 말투모름, 오글주의


" 이제 끝이에요. 단념하세요 메르세데스님. "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지면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곳. 그저 내 몸이 존재하고 곧게 설 수 있다는 것 만이 느껴지고 있었다.

" 루시드.. 네가 있다는건 여긴 네가 만든 꿈속이겠구나? "
이 곳 까지 오게 된 과정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저 저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 뿐이 남아있지 않았다.

" 절 기억해 주셨군요..! 하지만 늦었어요.. 모두를 사랑해 주시던 여왕님, 메르세데스님은 절 봐주지 않으셨는걸요. 당신을 굴복시키고 제 곁에 두겠어요. "

' 또각 '

' 또각 '

단아한 구둣소리가 울려퍼진다. 연보랏빛의 나비 한마리가 날아들어 질끈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루시드가 내 앞에 서 있었다.

짙은 어둠, 그저 그것으로만 이루어진 손길이 내 몸을 타고 오른다. 목을 조른다ㅡ 숨통을 조여온다.

" 아아.. 메르세데스님.. 아무런 저항조차 못하시고.. 어쩔 수 없죠.. 이 곳의 주인은 당신도, 검은마법사님도 아닌 바로 저 인걸요. 제 뜻대로, 제 상상대로! 모든것이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이상햐.. "

" ..네 상상대로 뭐든지 이루어지는 거란 말이지? "

" ...말을 끊으시다니 무슨 바람이 드신걸까요? 네 그 말씀대로에요. 굴복하실 마음이 드셨나요? "

지긋이 눈을 감았다. 얼마 남지 않은 숨을 고른다.

이제 해야할 일은 한 마디 숨을 내쉬면 가능한, 내게는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고 동시에 이 아이에게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나의 유일한 후회였다.

" 무릎을 꿇거라 루시드. "
날카롭게 벼려진 시선. 칼날과도 같던 서슬퍼런 촉끝이 내 시선끝에 매달려 루시드에게 꽂혔다.

" ...! 무슨 속셈이시죠? 이제와서 제가 당신의 명령 같은걸 .. "

온 몸을 구속해오던 손길의 압박이 한 순간 망설임을 머금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손을 뻗어 루시드의 얼굴을 가리듯 뻗었다.

" 여왕의 앞에 무릎을 꿇으라 명했다. 내 총애를 얻고 싶지 않은게냐? "
강경하고 단호한 목소리. 나와 그녀의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격이 존재한다는 듯한 시선과 몸짓. 누구에게나 경외받고 동경을 사던 내가 영웅이 아닌 여왕의 삶을 살기 위해 터득해야 했던 것들이었다.

허무의 공간은 어느새 에우렐의 왕좌로 물들어갔다.

" ... 어째서! 이 공간은 제가 완벽히 컨트롤 하고 있었을텐데..! "

그녀의 내면에 남아있을 여왕인 나에게 복종하며 사랑받는 에우렐의 모습을 강제로 각인시킨다.
" 그것이 내 유일한 승부처이자 과거의 후회를 바로잡을 기회. "

벚꽃이 흩날린다. 강압적으로 뻗은 손길이 소녀의 입가를 행해 기울어졌다.

부드러운 살갗을 어루달래고 턱선을 감싸쥐어 고개를 가까이 하며 시선을 마주했다.

" 자, 내 눈이 보고있는게 뭐지? "

루시드의 분홍빛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춰진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푸른 눈동자 끝에 담긴 제 모습이겠지.

" 아아... 저에요.. 루시드.. 절 보고 계세요 메르세데스님.. "
그저 그 사실 만으로 황홀경에 빠진듯, 눈물마저 맺던 소녀가 있었다.

" 루시드. 너는 정말이지 귀엽구나. 깨어나면 잊혀져버릴 꿈이니 사양할 필요는 없겠지. "

내 손길에 당겨진 턱이 들어올려진다. 가늘게 뜬 시선이 담아내던 소녀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부드러운 윗입술을 감싸 덮고 농밀한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마주하던 입술이 서로 맞물리고 녹아들어 섞여가던 사이로 파고들던 새빨간 혓바닥의 감촉이 엮여간다. 뜨거운 숨이, 달콤한 타액이, 흘러나오던 가녀린 음색이 둘만의 공간을 가득 채워갔다.

" 하아.. 하아.. 메르세데스님.. 줄곧 꿈꿔왔어요.. 메르세데스님이 먼저 입을 맞춰 주시다니.. 이런 .. "

" 기쁘구나. 하지만 그저 꿈으로 남겨두어도 되겠니? "

마주하던 고개가 떨어져 나간다. 단 둘 만의 에우렐이 무너져 내린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

" 네게 전할 말이 많으니, 너무 기다리게 하진 말려무나. 그래 네가 남기고 간 에우렐의 오르골 앞에서 기다릴테니. "

소용돌이 치며 사라지던 허무의 공간은 어느새 빛이 범람해 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셔왔다.

그 요란한 빛이 저물었을땐 어렴풋한 봄내음이 났다.

" 정말이지 사랑스런 오르골 소리구나. "

꽃잎이 흐드러 떨어지던 광장, 홀로 외로히 고운 소리를 내던 오르골이 하나, 그리고 외로운 작은 나비가 한마리.

" ... "

" 어서오거라. 줄곧 기다리고 있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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