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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제-33

1234(39.113) 2020.07.22 15:19:41
조회 179 추천 13 댓글 3
														

나는 생각한다.


일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나는 또 생각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를.


나는 한번 더 생각한다.


어떻게 저 아이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지를.


나는 아네모네. 위대한 네르페지아의 간부 중 한명으로 마도수를 지휘하는 마법소녀.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 나는 최선을 다해 싸웠다. 그리고 많은 세계에서 우리들의 생존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그리고 이곳, 지구라는 곳에서도 다른 곳에서 한 것처럼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 위대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런데, 왜 이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살기 위해, 아니,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난 어떻게든 저 아이에게서 도망쳐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꼴을 당할지 난 알 수 없었다. 아니 알지 못했다.


---------- 


리리카는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아네모네는 아름다울까라고.


그녀는 분명 지구를 침공한 네르페지아의 첨병.


도저히 용서해서는 안될 존재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다웠다.


은빛으로 빛나는 긴 생머리가 만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얼굴에는 소녀스러운 면모가 남아있지만 완벽하게 조형된 조각상을 보는 듯한 몸매.


게다가 목소리는 또 어찌나 좋은지.


아네모네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만약에 적이 아니었다면 그녀와 좋은 친구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리리카는 처음 그녀와 지팡이를 맞댄 이후 그녀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오죽하면 요정인 레브가 걱정을 할 정도였다.


허나 본래 모든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서로 적대하는 세력이기에 친구가 될 수 없다면, 그때는 반대로 포로로 만들면 된다.


굳이 친구일 필요가 있을까?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의지하며, 자신에게 복종하는 존재로 만들면 그만인 것을.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세상은 변해버렸다.


유리가 깨지는 것과 같은 날카로운 감각 속에 모든 것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자만이 가지는 광기.


만약 일반적인 여자라면 그저 치정극을 일으키는 정도겠지.


하지만 리리카는 마법소녀.


그리고 마법은 본래 소녀의 내면에 따라 변하는 것.


리리카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마음에 충실했다.


그저 그것 뿐이었다.


그것만으로 모든 것은 변해버렸다.


---------- 


리라카는 고요한 목소리로 영창했다. 그것은 마치 노래와도 같았지만 짧고 간결했으며 힘을 담은 언어가 되어 아네모네를 향해 그 마력을 해방시켰다.


"토르네도 체인"


그것은 리리카의 마음을 담은 바람의 사슬. 소리보다도 빠르게 날아가는 그것은 아무리 막강한 방어구도 찢어버릴만큼 위협적인 것이지만 마법소녀에게 있어선 고작해야 몸을 묶어버리는 밧줄 정도의 기술이다.


하지만 아네모네는 정말 목숨을 걸고 그것을 피했다.


리리카는 어느 순간 선을 넘겨 버렸다. 그런 그녀의 마법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었다.


그녀 자신의 마력은 결코 어느 누구에게 뒤진다고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선을 넘긴 리리카는 자신을 압도한다. 그것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젠 정말 살기 위해 최소한의 마나를 섭취하는 행위도 위험해졌다. 마도수들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쳤지만 리리카에게 일방적으로 소멸당했다.


그것도 무슨 기술을 쓴 것이 아니다. 그저 힘이 담긴 영창과 함께 아끼던 마도수들은 갈갈이 찢겨 버렸다.


"방해"


그 한마디에 수십의 마도수가 당하는 것을 보면 누구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없겠지.


자신은 지구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 악의 마법소녀.


하지만 리리카는 지금 악이라 불리우는 자신보다 훨씬 더 사악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이유는 알 수 없다. 허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도망쳐야 했다.


"읏!"


그러나 바람의 사슬은 피할 수가 없다. 리리카는 한번에 여러 개의 사슬을 전개시켰고 그것들은 마치 몰이꾼과 사냥꾼처럼 아네모네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아네모네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영창한다.


"실드!"


그것은 방어의 마법, 회피를 할 수 없기에 선택하는 최악의 수.


그것만이 그녀를 죽지 않게 해줄 터였다. 심하게 다치겠지만, 최소한 살아있다면 어떻게든 수는 있을터였다.


"응?"


하지만 막상 리리카의 공격은 자신을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움직일 수 없는 결계가 되어 사방에서 무시무시한 소리를 만들어 낼 뿐이었다.


"이런!"


아네모네는 당황한 듯 소리쳤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건 다치는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후훗."


허나 아네모네는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것을 알고 리리카는 미소지으며 다가왔다.


완벽하게 광기에 잡아 먹혔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카는 여전히 귀여웠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두렵다.


아네모네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


그런 아네모네의 앞에 리리카는 조용히 다가갔다.


"드디어, 드디어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되었어."


리리카의 입에서 나온 전혀 뜻밖의 말이었다.


자신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고 한 적의 입에서 나올 말은 결코 아니었다.


아네모네는 공포 속에서 리리카가 어떤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한번 공포로 정지된 머리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런 건 다 필요 없어. 그저 당신은, 그래. 아네모네. 당신은 내 곁에만 있으면 되는거니까."


리리카는 너무나도 차분하기에 오히려 두려운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그것이 어떤 말인지 아네모네는 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공포에 질려 완전히 굳어버렸다.


리리카의 눈동자에 보이는 것은 오직 자신 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주 조금, 아네모네는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적인 자신에게 왜 이런 것일까?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두가지였다.


하나.


리리카는 자신을 원했다. 그것이 애정인지 소유욕인지, 아니면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인지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마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네모네는 절대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실드 마법을 너무나 간단히 중화시키며 리리카는 자신에게 손을 뻗었다. 물론 도망가지 못하게 마력으로 아네모네를 묶으면서.


"시, 싫어!"


아네모네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것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반응.


허나 리리카는 그것에 상처받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열정에 찬 눈으로 아네모네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은 마치 연인을 바라보는,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았다.


그 모습은 귀여움을 넘어선 치명적인 아름다움이었다. 마력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네모네는 침을 한번 삼키며 리리카의 눈동자만 바라 볼 뿐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사랑해요. 아네모네."


그렇게 말하며 리리카는 조용히 아네모네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애초에 거부권도 없지만, 어떤 저항도 없이 아네모네는 리리카의 품에 안겼다. 전혀 생각도 못한 일이지만, 이제까지 있었던 수많은 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너무나 따뜻하게 아네모네를 안아주었다.


그 따뜻함.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아네모네는 자신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꼈다.


그건 공포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정말 그 따뜻함에 사로잡힌 것일까?


그건 알 수 없었다.


허나 아네모네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다가오는 리리카의 얼굴을 보며 그저 눈을 감을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둘의 입술이 겹쳐지는 순간, 세상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 


마법소녀를 동경해서 작가분의 트위터에 올라온 1화를 보고 삘받아서(....)


근데 이런 건 또 좋네.


단편이니 일부러 저항은 빼버렸지만.


사실 여기서 가학루트로 빠질거면 저항하다가 고어 근처까지 가는 것도 즐거운데 그건 다음에 삘받았을 때의 즐거움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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