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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치사] 야한 짓은 안 할 거야앱에서 작성

타에치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3 22: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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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토가 파스파레 안 들어갔다는 설정의 대학생 AU)

 시라사기 치사토는 술자리가 달갑지 않았다. 알코올음료의 맛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연예인인 그녀에게 있어 남들 앞에서 취한다는 행위는 되도록 피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 신입생 환영회라는 이름의 술자리에서도 얼굴이 빨개진 사람들 사이에서 치사토는 혼자 음료수를 홀짝이고 있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이런 자리는 처음부터 불참했을 테지만, 오늘은 그녀의 동기들과 선배들이 하도 사정해서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내민 것이었다. 

 하지만 조용히 자리만 지키다 집에 가고 싶은 치사토의 바람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눈앞의 연예인인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다. 

“시라사기 씨, 저 어릴 때부터 팬이었는데 한 잔 어때요?”

“죄송해요, 오늘은 차를 몰고 와서요.”

“혹시 라인 교환 될까요?”

“소속사가 허락해주지 않아서요. 죄송합니다.”

“사진 한 장만 찍는 것도 안 돼요?”

“뭐, 그 정도라면....”

 아마 배우가 아닌 아이돌이었다면 이것도 NG였겠지. 들이밀어진 스마트폰에 대고 사진용 미소를 지으며 치사토는 생각했다. 

 그 뒤로도 사진 요청은 끊임없이 이어져서 치사토는 이러다가 계속된 미소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평소 치사토와 사이가 좋던 동기들이 나서줘서 그런 참사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겨우 한숨 돌리게 된 치사토는 마른 목을 음료수로 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치사토의 눈에 검게 빛나는 머리칼이 쏟아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계속되는 염색으로 가늘어진 자신의 머리와는 달리 건강하게 윤기 나는 긴 머리카락에 시선을 빼앗긴 치사토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상대가 오늘 소개받은 신입생 하나조노 타에인 것을 알았다. 

 타에를 만들 때 조물주의 미적 욕심은 긴 생머리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 밑으로 보이는 하얗고 작은 얼굴에 군살이 붙지 않은 몸, 마지막으로 본래도 작지 않은 키를 더 크게 보이게 하는 쭉 뻗은 다리를 감상한 치사토는 이 애는 분명 많은 사람들의 첫사랑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저 애, 여자를 좋아한대.”

 갑자기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치사토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음료수를 쏟을 뻔했다.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고 돌아보니 같이 수업을 들었던 동기 중 한 명이었다. 

“저 애라니...?”

“하나조노 씨 말이야. 보고 있던 것 아니었어? 하긴, 저 정도 미인이면 같은 여자라도 눈이 갈 수밖에 없지.”

 치사토는 바로 부정하려 했지만, 그러기에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대놓고 보고 있었던 것 같아서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그렇네. 연예계에서도 저 정도 미인은 드무니까 자연스럽게 쳐다봤어.”

“조심해. 가뜩이나 시라사기 씨는 연예인이라 스캔들이 위험한데, 상대가 여자이면 더욱 안 될 일이잖아?”

 걱정해주는 말이라고 생각되어서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치사토는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자를 좋아한다니.

 나랑 똑같구나, 하고.

 시라사기 치사토가 그동안 좋아했던 사람은 모두 여자였다. 첫사랑이었던 귀여운 소꿉친구부터 중학생 때의 푹신푹신한 치유계 친구, 고등학생 시절 손이 많이 가던 동급생까지, 모두 여자였다. 

 실패한 연애 경험들을 떠올려버린 치사토는 갑자기 답답함을 느꼈다. 어차피 이만하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치사토는 옆자리의 동기에게 먼저 집에 간다고 양해를 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치사토가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막 가게를 나서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치사토 선배, 집에 가세요?”

 반사적으로 돌아본 치사토의 눈은 자신보다 10센티 이상 높은 자리에 있는 강아지 같은 눈과 마주쳤다. 조금 전에 치사토가 봤던 신입생, 하나조노 타에가 치사토의 소매를 붙잡은 채로 말했다. 

“그럼 저 좀 태워 주세요.”

-

 시동이 걸린 차를 움직이며 치사토는 차가 2인승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타에의 뒤를 이어 많은 사람들이 치사토에게 태워달라고 했지만, 그들에게는 불행히도(그리고 치사토에게는 다행히도) 여분의 자리는 없었다.

 차가 신호등에 걸린 사이 치사토는 조수석의 타에를 흘끗 보았다. 갑자기 부탁을 해왔을 때는 당돌한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차에 타고 나자 그녀는 목적지인 자기 집 주소를 말한 뒤로는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하나조노 씨는....”

“타에로 괜찮아요, 치사토 선배.”

 타에는 웃으며 말했지만 치사토는 만나지 하루도 되지 않는 후배에게 호락호락하게 보이기 싫어서 타협했다.

“...타에 짱은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소리 안 듣니?”

“음...그런 말 자주 듣네요. 재미없다는 말도 종종 듣고요.”

 남한테 잘 맞춰주지 않는 타입인 걸까. 녹색불에 차를 출발하며 치사토가 생각하는 사이 이번엔 타에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

“치사토 선배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으시네요.”

“그래? 어떤 점에서?”

“그건 비밀이에요.”

 아니면 그저 엉뚱한 아이라 상대하기 쉽지 않은 걸지도. 어느 쪽이든 타에의 외모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면이라 치사토는 약간의 배신감마저 느꼈다. 

 두 사람이 탄 차는 오래 걸리지 않아 타에의 집인 아파트에 도착했다. 치사토는 속으로 시간을 계산해 보고는 조금 늦게라도 집에 들어가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타에가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긴 머리의 미인은 말없이 치사토를 보고 미소 짓고 있었다. 

“안 내리니?”

“음...치사토 선배, 벌써 늦은 시간이잖아요? 그러니 올라가서 좀 쉬다 가시는 건 어때요?”

 핸들을 쥐고 있던 치사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조심하렴. 타에 짱 같은 미인이 말하면 마치 꼬시는 것처럼 들리거든.”

“아, 그거 맞아요.”

 치사토는 타에의 말을 좀 더 확실히 할 필요를 느꼈다.

“혹시나 해서 묻는데, 그 ‘쉬고 간다’는 뜻을 정확히 해줄래?”

“그야 차도 마시고, 티브이도 보고,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타에는 말을 이었다.

“...야한 짓도 하고요.”

 타에의 마지막 말을 들은 치사토의 가슴이 큰 소리로 뛰기 시작했다. 혹시 얼굴에 티가 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치사토는 말했다.

“타에 짱,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야. 그리고 우리 둘 다 여자잖니.”

“하지만 치사토 선배도 여자 좋아하시잖아요?”

“그건....”

 치사토는 부정하지 못했다. 왜인지는 몰라도, 여기서마저 그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사토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을 눈치챈 듯, 타에는 손을 뻗어 치사토의 손을 붙잡았다. 어쩐지 덫에 걸린 사냥감 같은 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치사토는 타에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걱정하지 마세요, 치사토 선배. 분명 즐거울 거예요.”

 결국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한 치사토는 한숨을 쉬고는 차 문을 열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야한 짓은 안 할 거야.”

-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졌다. 타에의 혀와 자신의 혀를 섞으면서 치사토는 촬영 중에 연기로 남자와 키스했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쾌감을 느꼈다. 

 역시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치사토는 타에가 미는 대로 침대에 몸을 눕혔다. 타에는 능숙하게 치사토의 옷을 벗긴 다음 자신의 옷을 벗어 던졌다. 

 치사토의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던 타에는 치사토가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혹시 치사토 선배, 처음이세요?”

 치사토는 자기도 모르게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워버렸다.

“이 나이 되도록 경험 없는 게 신기하니?”

“아뇨, 치사토 선배는 미인이시니까 벌써 여자 여럿은 넘어뜨린 줄 알았거든요.”

“그 아이들은....”

 흐읍. 민감한 곳을 만지는 타에의 손길에 치사토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 아이들도 나를 좋아했지만...그 좋아함과...내 좋아함은 달랐어.”

“그럼 이렇게 해요.”

“뭘...아흣!”

 뭘 이렇게 하냐고 물으려던 치사토는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느낌에 이를 악물었다. 생전 처음 느끼는 열락에 다리가 펴지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타에는 치사토의 눈물을 혀로 핥고는 그녀의 귀에다 대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치사토 선배는 지금 좋아하는 사람과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거예요.”

 치사토는 그게 마음대로 되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래쪽부터 올라오는 느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몸속을 관통하는 뜨거운 열기가 언어 기능을 산산이 조각내어서 그녀의 입에서는 달뜬 신음만이 흘러나왔다. 

“으응, 읏, 하앗, 하윽!”

 침대 위에 방치되어 있던 치사토의 손에 타에의 손이 겹쳐왔다. 절정에 가까워지자 두 사람의 손은 손깍지를 쥐고는 서로의 손을 꼭 붙들었다. 

 마지막 순간, 치사토는 누구인지 모를 이름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때만큼은 그것이 타에의 이름이었으면 했다.

-

 다음날 이른 아침, 치사토는 타에의 집을 나섰다. 치사토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타에는 배웅을 나왔고, 치사토도 그 이상은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차 운전석에 앉은 치사토는 시동을 걸고는 차 문을 닫기 전에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어제 제의는 고맙지만, 아직 나는 너를 좋아하지는 않아.”

“괜찮아요. 저는 치사토 선배를 믿으니까요.”

 타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미소 지었다. 

“분명, 저를 좋아하시게 될 거예요.”

“...아무튼, 어젯밤은 신세 졌어.”

 치사토는 문을 닫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문득 사이드미러를 본 치사토는 타에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치사토는 타에가 보이는 것보다는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요새 하도 글을 안 써서 재활 겸 짧게 써 봤어.

다들 치사토 커플링으로 대학생 au를 쓰니까 나도 써야지 + 성인 버전 타에치사면 백프로 레섹이지! 란 생각으로 썼는데 안 하던 짓은 하는 게 아니더라.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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