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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368일전 올린 소설 재탕) 페리도트앱에서 작성

에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06 02:06:44
조회 187 추천 1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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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눈이부셔서 조금은 힘이들지만 개의치 않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바람이 불면 풀은 살랑 살랑 흔들리며 아무렇게나 뻗은 손가락을 간지럽혔다. 흙 냄새, 풀 냄새가 짙어지고 나는 가만히 누워 하늘만 보았다.

지나가던 개미들은 이건 또 뭔가 하며 한번씩 물고 가는건지 여기저기 조금 가려웠다.

사실 나도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몰라.

"안."

왔나.

"거기 누워서 뭐하는거야?"

눈을 감았다.

"그대로 죽어버릴거야?"

아니요. 오래오래 살건데요.

감은 눈꺼풀의 연한 주황빛이 조금 어두워 졌다.

"자는거야?"

"선생님께는 저 죽었다고 전해주세요."

잠시 말이 없다.

"안. 지금 실눈뜨고 있는거 다 보여."

"실눈 아닌데요. 그냥 작게 뜬건데요."

"몰래 눈치보려고 그랬겠지."

이 여자. 지금은 또 눈치 빠르네.

"뭘 감탄하는 표정을 짓고있는거야. 빨리 일어나."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돼요?"

"어. 안돼. 일어나."

"조금만 인데."

"너 그러다 진짜 잔다."

"낮잠 정도는 조금 괜찮잖아요. 아, 레이첼. 어께에 풍뎅이가..."

"꺄악?!"

놀래라.

"떼, 떼줘!"

아, 일어나 버렸다.
머리 붙어있던 풀이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 여기요."

"꺄악?! 이, 이걸 왜 나한테 줘! 저리 갖다 버려! 징그러워!"

"풍뎅이 떼달라고 해서 떼서 드린것 뿐이에요."

"바보야! 떼달라는게 떼서 달라는게 아니잖아!"

"바보 보다는 멍청이로 해주세요. 바보는 어릴때 많이 들어봐서."

"아, 몰라! 그거 빨리 버려!"

풍뎅이를 잡은 손을 놓았다.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나도 데려가지.

"갔어요."

"흠. 흠. 암튼 빨리 가자."

"아."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이거 어디로 갔나.

"뭐해? 뭐 잃어버린거야?"

"주머니 지퍼는 잘 채웠는걸요."

주머니에 구멍이라도 난건가.
그렇게 힘들게 구한건 아니지만 이럼 힘빠지는데.

"어? 야! 뭐해! 옷을 왜벗어!"

"거꾸로 털면 빨리 나오니까."

"멍청아! 그, 그냥 찾아!"

"빨리 가야한다고..."

"됐으니까! 천천히 찾아!"

이 여자는 갈수록 흉폭해진다.

"빨리와. 아냐 천천히... 아니다 빨리와. 아니 아니 천천히 빨리와. 안 그럼 죽여버리겠어."

"뭘 그렇게 중얼거려. 빨리 찾아."

이거봐.
빨리하랬다 천천히하랬다가 빨리하라고.
나는 어느장단에 맞춰 드려야 겠습니까.

"아. 여깄다."

주머니 속에서 종이 질감의 것을 집었다. 옷안에 깊게 파묻혀 있어서 찾기 힘들었다.
사실은 막상 하려니까 부끄러워서 시간을 조금 더 끌었다.

"이거. 레이첼이 가져요."

"이게 뭔데 그래?"

"그건 레이첼이 알아보세요."

"너 이러기야?"

"이러기죠. 기러기는 아니니까."

"...죽는다."

이 여자는 흉포하다. 드립한번 친거가지고 사람을 죽인다 협박한다. 너무 무섭다.

조금 높은 언덕을 다시 내려간다.
가기싫다.
레이첼 하고 있는건 좋지만 선생에게 가는건 몹시 싫었다.
내가 준 것이 레이첼의 흰 손바닥 안에서 햇살을 잔뜩 머금고 반짝인다.
그새 포장지 깠네.

"보석?"

돈냄새는 진짜 잘 맡아요. 원석이라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지만.
여기서는 거짓말을 해야겠다.

"보석이였음 제가 가졌죠."

"아, 맞다. 이 세속적인 자연인."

"저희 집안이 조선시대 때 사대부 집안이라."

"저기 안. 그렇게 만 말하면 내가 못알아 들어. 조선시대라고 하는더 보면 한국 문화하고 관련이 있다는 건데, 내가 한국을 가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말 참 길게 하시네요. 그냥 무슨 의미냐, 한마디면 될걸."

"못알아 들을까봐 그랬어! 됐냐 이 멍청아!"

감정기복 너무 심한데.

"알아 들을 수 있었어요. 저는 알아듣는데 레이첼은 왜 모르는거죠?"

"하...내가 너랑 무슨 말을하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죠."

"안. 너 나한테 왜 그래?"

"음.... 레이첼이 레이첼이니까?"

"이..."

"아무튼 조선시대에 사대부들이 추구했던건 임금에 대한 충성 뭐시기 하는거랑, 그 다음이 자연친화적 삶이였는데, 저는 그 자연친화적 삶을 추구했던 조상님들을 이어받아 땅과 하나되고자 하고 있었던거죠. 속세적인건 오늘날 환경에 생존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니까 속세적인거고."

레이첼은 멍. 하다. 아마, 이년이 갑자기 뜬금없이 뭐래? 이정도 아닐까.

"잠깐. 내가 뭔가 화를 내려고 했던거 같은데."

"아뇨. 기분탓이에요."

"그, 그런가?"

풉. 순진한 레이첼.

"뭐야. 왜웃어. 기분나빠."

"그냥요."

레이첼이 귀여워서 그러죠.

"그, 그만웃어?"

"더 웃을건데요? 레이첼도 웃어요."

이참에 웃는 얼굴이나 보게.

"자, 잠... 가까이 오지마!"

비싸게도 군다.

"웃어요. 웃으면 복이와요."

"꺅! 가, 간지럽히지 마아!"

아하핫. 하며 높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레이첼은 내 손가락을 피해 마구 버둥거린다.

근데, 레이첼. 도망가는 방향을 잘못 잡은거 아닌가요.

"꺄학! 그만, 그만해! 이, 이거놔!"

사실 내가 잡은게 아니라 레이첼이 와서 안긴거지만요.

"그러니까. 레이첼이 도망가는 방향이 잘못됐다니까요."

"아하핳! 놔줘어!"

역시 이 여자는 흉포하다.
본인이 와서 안겨놓고는. 그리고 계속 품으로 파고 들고 있으면서 놓으라고. 흥이다.

"꺄하핫!"

품에 들어와러 버둥거리는 이 흉포한 여자에게서 은은한 향이 나서 나도 모르게 살짝 맡아보았다. 살짝 변태가 되는것 같다.

"그마안..."

다리에 힘이 풀려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여자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 안았다.
팔을 교차한 체로 계속 괴롭혔다.

품 안에서 계속 버둥거리더니 그새 지쳐버린 모양이다. 덩달아 나도 힘이 다 빠졌다.

"너... 너 진짜..."

흘긋 흘겨본다.
그런 주제에 계속 안겨있다. 내 가슴팍에 옷을 쥐어잡고 안겨서 바르작 거리며 한껏 상기되어서는 볼이 붉다.

"너 진짜 너무한다..."

"그런가요?"

그러는 본인은 더 너무하신데요.
내가 그렇게 티를 내는데도 모르고.
지금도 내 심장소리 들릴게 뻔한텐데,
그냥 방금 격하게 장난친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있겠지.

흥이다.

"레이첼, 즐기던데요?"

"헛소리 하지마."

"아니. 말로는 계속 놔라 놔라 하면서 계속 파고들어오길레."

"뭐! 니가 정신도 못차리게 했잖아!"

사실은 레이첼도 내가 정신을 못차리게 했는데요.
중간에 목덜미를 깨물려서 놀랐다.

등하고 겨드랑이만 간지럽히려고 했는데 레이첼이 안기고 점점 손이 더 깊히,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의식적인 행동은 아니였다.
레이첼이 자꾸 바르작 거리니까 뭔가 타올랐었다.
진짜 사고칠뻔했네.

"그래서, 제 목은 입맛에 맞으셨나요?"

"...미안."

"...."

조금더 격한 반응를 원했는데 아쉽다.
뭔가 또 힘이 빠진다.

"휴우우... 가시죠."

"아, 맞다. 빨리가.... 잠시만!"

나는 정말 어느장단에 맞춰야할까. 모르겠네.
무언가 다급히 찾고있다.

"아, 찾았다."

아까 내가 준거다.

"그럼 가요."

"야! 좀 같이가!"

대충 뒤로 손만 휘적이며 말했다.

"빨리와요."

아, 또 막 뛰어오다가 넘어지는거 아닌가.
살짝 돌아보니까 그냥 뚱. 하게 내려온다.

"그래서 이거 뭔데. 보석같은게 아니면 플라스틱? 유리?"

흰 손위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녹색을 보았다.
저건 내 다짐이다. 반드시 저것의 의미처럼 되어보고야 말겠다는. 그런거다.

"알려드릴까요?

"그냥 좀 알려줘."

하지만 지금은 말 안할래.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당신이 나를 보아줄때.

"때 되면 알려드릴테니까."

당신이 이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였때.

"그때까지 잊어먹지 말고 잘 가지고 있어요."

내가 당신을 지킬 힘을 가질때까지.

"뭐, 그때되면 또 줄거지만."

그때는 가공한걸 당신 목에 걸어줄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이것만 줄것이 아니라 조금 많은 것을 줄 예정이예요. 물질적인것이든. 무엇이든. 진심을 담아.

"야! 좀 알려줘!"

"싫은데?"

"힌트만이라도 주던가!"

힌트? 줘 볼까.

"8월하고 연관있어요."

그때까지 기다려요. 아마 저것의 의미를 알면 엄청 부끄러워 하겠지. 웃음이 나왔다.

"그럼 기대할께요. 레이첼?"

"뭐야, 그 의미심장한 웃음?"

"그때가 되면 알거예요."

마침 8월. 당신과 제가 태어난 8월. 언젠가 훗날의 8월에요.
그때까지 어디 가면 안됩니다. 아시겠죠?

"너 짜증나."

"네 네. 빨리가야한다면서요. 가죠."

무심한척 말하며 레이첼이 페리도트를 다시 종이에 싸서 가방에 잘 챙겨 넣는것을 보며 내심 안심했다.
또 성질 뻗쳐서 집어 던지는거 아닌가 했다.

레이첼이 투덜거리는걸 들으며 내 주머니 속의 또 다른 페리도트를 만지작 거렸다.

나도 똑같은거 있다고 알려주면 눈치챌까?

아니. 저 둔감한 여자는 아무것도 몰라. 흥이다.

"레이첼은 정말 그러네요. 무슨 의미인지 모르죠?"

"아, 또 뭐!"

또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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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1년 지나서 봐도 이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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