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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레즈 만남 어플에서 만난 상대가 후배인 이야기

단편충(39.7) 2020.12.15 12:06:36
조회 2150 추천 73 댓글 11
														


 

 "아 이건 제가 뇌절한 게 아니고요 여기 와드 안 박은 정글러 잘 못 아닌가요?"


 "이거 무조건 여기서 한타 열어야 이기거든요? 보세요."


 "이니쉬 걸었는데 호응 안 해주나? 아~ 우리팀 답 없네요. 진짜"


 -넥서스가 파괴되었습니다


 "으아아악! 강등된 거 내일 만회겠습니다.... 앗, 50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송이사랑쨩님!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29살. 지금 하는 일은 게임 bj. 

 보컬학원 강사를 그만 두고 잠깐 재미로 시작했지만 어쩌다보니 내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말투와 호쾌한(?) 플레이스타일, 남탓하는 인성..... 그리고 가끔 부르는 노래 방송으로 유명해져서 꽤 수익이 올라서는, 이년 남짓 방송을 하고 있다.


 보람은 없지만, 재미는 있다.


 그래도 슬슬 제대로 일을 시작해야겠지. 전에 있던 학원에서는 변태 원장이랑 사이가 안 좋아져서, 그대로 탈주한 것이 일을 그만둔 원인이었다.


 "야, 방송 끝났냐?"


 "뭐야. 언제 왔냐?"


 "아까."


 방송하고 있던 와중에 집에 들어온 것인지, 뒤에서 친구가 과자를 먹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내 자취방 비밀번호도 알고 있고 심심하면 툭하면 와서 식자재를 털고는 했다.


 컴퓨터를 끄고 헤드셋을 정리하고 있자 불쑥 얼굴에 핸드폰이 들이밀어졌다.


 "뭔데?"


 "아니, 너 이번에 크리스마스 때도 혼자 보낼 건가 해서, 이 언니가 도와주려고 왔지."


 핸드폰 화면을 보니 레즈 만남 어플에 내 이름으로 가입이 되어있는 것이 보였다. 게다가 사진까지.. 엥? 사진?


 "야! 이거 누가 보면 어떡하려고 그래!"


 "사진 엄~청 멀리서 찍은 걸로 올렸어. 그리고 네 좁디 좁은 인간 관계에서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냐?"


 "...."


 그건 사실이었다.


 게임 할 때는 일부러 화를 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내 평소의 성격은 소극적으로서 비유하자면 키보드 워리어 수준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어쩌다보니 학생회장을 맡아서 그에 맞게 연기하느냐 고생 좀 했었지.


 대학교 때부터는 내 원래 소심한 성격대로 다니다보니, 어쩌다보니 겉모습과 맞물려서 차가운 이미지로 굳어져 의도치 않게 아싸가 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이 녀석 빼고는 제대로 된 친구가 없는 상황이다.


 "어, 어쨌든 이런 거 안 하거든?"


 "헤에~ 벌써 연락 왔는데?"


 만남 어플 메신저에 알람이 몇 개 떠있었다. 


 "하아... 나가 이제"


 "호에에엑!"


 핸드폰을 낚아챈 뒤 친구를 내쫓은 뒤,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어플에 들어가보았다. 하나말대로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 정상적으로 나온 사진을 올려놓은 건지, 그새 알람이 더 추가되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연애를 못한 지도 오래 되었다.


 그야 방구석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데다가 어디 나갈 때는 안경에 츄리닝에, 누굴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알람을 주르륵 내려보다가 제일 처음에 온 대화에 들어갔다.


 남들의 오글거리는 자기소개와 대비되는 심플하게 닉네임이랑 나이만 있고, 나처럼 얼굴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금발로 염색한 머리에 전체적으로 스타일이 좋다. 실루엣만으로도 미인이 연상되는 느낌.


 27살로 나이대도 비슷하고, 게다가 거리도 굉장히 가깝다고 뜬다.


 "으음~ .심심한데 대화만 해볼까나..."


.

.

.

.

.



 그러고나서 3일간 연락했다. 생각보다 대화하는 스타일도 잘 맞았고, 취미나 흥미도 여러모로 통하는 점이 많아서 연락하자마자 오래 메세지를 주고 받은 뒤, 내친 김에 통화까지 했다. 서로의 성적 취향까지 공유해버렸고...


 부드러운 음성에 조근조근한 말투. 나보다 어린 데도 어른스럽게 편하게 분위기를 유도하고, 게다가 야한 이야기까지... 부담스럽지 않게 꺼낼 수 있도록 능숙하게 리드해줘서 마음에 들었다. 


 친구한테 물어보니 만날 거면 얼른 만나라길래, 결국 날짜를 잡은 것이 바로 오늘.


 근데 막상 만나려고 나오고보니, 너무너무너무 민망하고 만나기 싫었다!!! 오랜만에 차려입은 옷도 어쩐지 어색하고 뭔가 별로 인가 싶어서 다시 갈아입고 싶었다.


 "우와아.. 어쩌지... 집 가고 싶다... 그냥 쳐박혀서 게임이나 하고 싶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않은지 어연 2년. 방구석 히키코모리 기질이 병질처럼 나타나고 있다. 아까부터 심장이 두근두근대고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는 긴장의 흐름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만나기로 한 카페 앞에서, 먼저 들어가지도 못하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기다리고 있는 상태. 불현듯 유리창을 바라보니, 걱정스러움에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보인다. 


 한쪽 손가락으로 입매 위쪽을 꾹 눌러보았다. 억지로 올라 간 입꼬리가 기괴하게 보여 관두었다. 차가운 인상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내 얼굴은 오늘따라 더 싸늘해보이지만, 사실은 후회와 근심으로 가득찬 것 뿐이다.


 초조하게 핸드폰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자,


 "안녕하세요."


 옆에서 줄곧 전화로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안녕하세... 어?"


 서둘러 옆을 돌아보며 인사를 하다가, 나는 멍청하게 놀란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알고 있는 얼굴의 여자가 서있었다.


 "너... 너어는 같은 고등학교 다녔던...?"


 오래 전 기억을 헤아려보며, 걸리는 이름 하나를 찾아내며 물어보자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고 계시네요?"


 "아... 응... 여긴 어쩐 일...?"


 이미 머리 속에서는 짐작하고 있지만 방어의 일종으로 회피기작이 발동해서 그런 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입고 있는 옷차림새를 훑었다.


 체크무늬 머플러에 검정색 코트, 그리고 연예인처럼 백금발로 염색한 머리. 어떻게 봐도 오늘 입고 온다던 만남 어플 상대방의 차림새다! 으아악! 


 고등학교 후배가 어플 상대였다니.


 어쩌지. 눈알을 핑글핑글 돌리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려고 했지만 뇌가 이미 마비된 상태.


 그동안 내가 보낸 추태가 떠올랐다.


 -솔로 기간 길어서 외로워요..


 -낯가리지만 친해지면 애교 많아요♥


 -만나면 XXXX나 XXX도 가능한가요 ㅎㅎ 농ㅋ담ㅋ


 

 되새겨보니까 완전 흑역사가 따로 없었다. 사실 말이 잘 통했던 거라든가는 그냥 혼자 신나버린 내 착각이었고, 역시 어플 상이라고 또 그냥 나혼자 나댔던 건가...


 오랜만의 잠재적 연애 상대가 생겼다는 것에 신나버려서 혼자 급발진한 수많은 급발진과 앞서나간 멘트들... 개병신같은 말투였던 것 같은데 뭐가 맘에 들어서 나온 거지.


 게다가... 게다가...


 이 친구는 내가 엄격하고 완벽한 학생회장을 연기하고 있을 때 만난 후배다. 


 "어쩐 일이냐니... 이거 선배 맞죠?"


 고등학교 후배가 지난 밤의 메신저 기록을 보여줬다. 오늘 내가 입고 온다는 옷 설명 위로...


 -키스하는 거 좋아하는 편 ㅎㅎ


 -XXXX하고 XXXX한 XXXXX.....



 "으아아아아아!!!!!! 맞아!!!!! 일단 넣어둬, 넣어둬."


 "아야..... 아파요. 선배..."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며 후배를 밀어대자, 나를 진정시키려는 듯이 어깨를 붙잡혀서 카페에 들어왔다.


 정신없는 와중에 테이블에는 내가 좋아하는 초코푸라프치노가 놓여져있었다. 빨대만 쪽쪽 빨면서 눈치를 보고 있자 후배의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저나 어플에서 선배를 만날 줄은 몰랐네요. 어쩐지 목소리가 익숙하더라니."


 "윽..."


 "와. 근데 얼굴 완전 똑같다. 어떻게 나이를 하나도 안 먹었어요? 성격은... 많이 달라졌나? 이런 이미지는 아니였잖아요."


 "아... 그 때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좀 노력했던 거라고 해야될까..."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그 때는 맨날 저한테 벌점이니 뭐니 해서 아침마다 앉았다 일어났다 시키고. 군기 장난 아니였죠."


 "그, 그건! 너 맨날 지각하고... 그 때도 염색하고... 치마도 짧게 줄이고..."


 이 녀석은 우리 학교에서도 꽤 유명했던 학생으로, 학교를 제대로 출석한 적이 없다. 딱히 애들을 괴롭히거나 하는 나쁜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누가봐도 외모 불량에 지각을 밥 먹듯이.


 그러나 금수저 집에다가 성적은 의외로 최상위권이어서 선생님들이 건들지는 못했지만, 나는 학생회장으로서 호기롭게 본보기를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괜히 더 엄격하게 했었지...


 놀림 당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대화는 재미있었다. 노래를 좋아하는 나랑 똑같이 노래 취향도 똑같고, 좋아하는 가수도 비슷하고, 새로 나오는 음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음악 페스티벌이나 그런 것도.... 

 

 전화랑 똑같이 능숙하게 리드하면서 대화해주는 통에 어색할 겨를은 없었고 정신을 차려보니까, 내 집이었다.


 이번에는 우리 사이에 피자가 놓여있었다.


 "에... 피자로 돼?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맛있는 거 사준다니까. 그래도 후배인데."


 "됐어요. 저는 원래 평소에도 밥은 잘 먹고 다녀서. 선배 집 궁금하기도 하고. 아담하네요."


 윽. 작다는 얘긴가. 역시 금수저.


 "나름 자가거든?"


 혼자 발끈하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아진 뒤, 열심히 먹었다. 다 먹고 정리하고 난 뒤 잠시 짧은 정적이 흘렀다.


 "그, 그럼..."


 이제 뭐하면 되지. 어버버거리고 있자, 후배가 소파에 걸터앉은 뒤 말했다.


 "선배 근데 어플에서 말한 거 있잖아요."

 

 "어어?"


 "오늘 해볼까 하는데 괜찮죠?"


 "그, 어떤, 거 말하는지..."


 "일단 뭐였더라... 키스하는 거 좋아한다했고 그 다음에는 저한테 올라타서 XX하고 XX하는..."


 "으아아악!! 그만그만그만! 그런 거 고등학교 후배랑 할 수 있겠냐!!!!"


 다시 들춰진 추태들에 얼굴이 빨개져서 소리질렀다.


 "선배.. 그렇게 소리지르면 목 상하지 않아요? 그래도 노래한다는 사람이..."


 나의 들쑥날쑥한 감정과 다르게 평온한 어조. 왜 이렇게 태연한건데?!


 "아, 아무튼 잊어줘! 제발!"


 두 손을 모아 부탁하고 있자,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후배가 싱긋 웃었다.


 "애초부터 불건전한 생각으로 온 건데 아무 것도 안 하고 갈 순 없잖아요. 그리고 선배도 분명 욕구 불...읍."


 다음의 나올 말은 또 나를 창피하게 할 것 같아서 손으로 입을 막았다. 내 손을 사이에 두고, 얼굴끼리 마주한 뒤에 눈을 도르륵 굴리며 말했다.


 "....알겠어. 그, 그럼, 키, 키스만 해볼까..."


 "그럼 할게요?"


 내 손을 치운 뒤, 후배가 먼저 움직였다. 


 닿았다! 진짜 닿았다!


 고등학교 후배랑 결국 키스해버렸어... 근데 생각보다 잘하잖아...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나와 다른지 대화할 때처럼 여유롭게 리드하고 있었다.


 "으.. 하."


 입술을 떼자 섞인 타액이 사이에 이어지다가 끊어졌다. 오랜만에 하는 스킨쉽에 정신이 없었다. 


 "어땠어요?"


 "그렇게 물으면.... 조, 좋았던 것 같기도..."


 "그럼 더 해도 돼죠?"


 "어?"


 그리고 나는 뒤로 눕혀졌다.


 .

 .

 . 

 .

 

 이래저래 엄청엄청 하고, 그대로 발개벗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결국 저질버린거야... 고등학교 후배와...


 손가락으로도 당하고, 입으로도.... 무릎으로도 가버렸... 심지어 이때는 나 혼자 스스로 움직여버렸어..... 할 때는 좋았지만 현자타임이 살짝 왔다. 약간의 죄의식도 느껴지고 엄청 부끄러우니까, 음, 그런 거다. 벗은 몸도 완벽한 후배는 나와 빈틈없이 꼭 붙어있는 상태로 나를 애완동물이라도 되는 듯이 쓰다듬고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이다.... 다른 사람의 체온이 기분 좋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어요."


 "으응... 뭐?"


 쓰다듬어짐에 따라 약간 꾸벅꾸벅 졸다가, 괴상한 소리에 번뜩 잠이 깨버렸다.


 "선배 소심한 게 빤히 보이는데 센 척 하는 것도 귀엽고... 이렇게 차갑게 생겼으면서 민망해지면 얼굴 빨개지는 것도 귀엽고... 해서 반했었는데... 고백하려니까 졸업해버려서... 그 뒤에는 서울로 가서 만날 방법도 없었고."


 "뭐, 나를?!"


 "네."


 "...전혀 몰랐어."


 "그렇겠죠. 선배는 눈치가 없으니까."


 그, 그렇구나. 어쩐지 고백을 들으니까 심장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느낌이다. 미인에다가 금수저,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고 있었다니. 


 "거의 십년동안 짝사랑하게 했으니까,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어요?"


 "응... 뭔데?"


 나랑 눈을 애틋하게 맞춘 뒤, 후배가 다정한 음색으로 말했다.


 "밖에서 교복 입고 데이트 해줘요."


 ........


 "어이, 진짜냐? 나 29살이라고?"


 "아아~ 제발. 고등학생 연애에 로망 있단 말이에요."


 후배가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나를 꼭 안았다. 헤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그. 그랬어? 그래도 내 나이에 교복은 좀 그러지 않을까..."


 "괜찮아요. 선배 동안이고. 놀이동산 같은 데서 입으면 되니까."


 "....그래."


 이렇게 하여 나는 후배와 사귀게 되었다.


 알고보니 데이트는 그냥 핑계였고 그냥 후배의 페티쉬를 채우기 위한 수작이었다. 놀이기구는 몇 개 타보지도 못하고 개장 시간 내내 화장실에서 '치마 짧으니까 벌점♥' '저도 앉았다 일어났다 시키고 싶어요. 제 손가락 위에서'하면서 이래저래 XXXXX한 일은... 비밀이다.








라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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