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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아다시마] 크리스마스의 꿈 (1)

0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4 14:57:25
조회 345 추천 16 댓글 6
														

 애니 기준 크리스마스 에피 나왔을 때 구상한 건데, 소설 원작은 안 봐가지고 설정 오류 있을 수도 있어요 감안하고 봐주세요!


 “...다치, 아다치!”

 에, 눈앞에 시마무라가 있어. 게다가 목소리까지. 분명 방금까지 내 방에... , 나 뭘 하고 있었더라..?

 “따듯하다고 그새 잠든 거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신을 가다듬으며 기억을 더듬는데, 시마무라의 어깨 너머로 조그마한 트리가 보인다. 트리? , 크리스마스.

 낮에 둘이서 트리를 장식했던 걸 떠올리면서 오늘이 우리가 성인이 되고 나서 맞이하는 첫 이브였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이것저것 장을 보고 시마무라의 자취방에 돌아왔는데, 코타츠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인다는 게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분명 잠깐 동안이었을 텐데, 굉장히 오랜 시간 잠들었던 것처럼 멍하다. 왠지 먼 옛날로 돌아갔다 온 기분이 드는 게 시마무라와 사귀기 전의 꿈을 꿨던 것 같다.

 “왜 그래? 멍하니 있고. 잠깐 사이에 꿈이라도 꿨어?”

 “, 으응 꿈, 꿈이었나봐.”

 ‘그래?’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시마무라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마주서 있다는 게 새삼 기뻐서 바보 같지만 사실은 이게 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이 아니라 시마무라와 사귀게 된 후부터 둘이 있을 때면 종종 그런 기분이 들곤 했다. 함께 있는 순간순간이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둥실둥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는 것처럼 갑자기 시마무라가 내 앞에서 사라질까봐 불안해진다.

 “, 아다치..?”

 “, 아무것도 아냐.”

 나도 모르게 뒤돌아 선 시마무라의 옷깃을 잡았다가 급하게 손을 뗐다. 시마무라와 관련된 일이라면 자꾸만 마음이 앞서 버린다. 시마무라가 무슨 일 있냐는 표정을 지었다가 깨달았다는 듯이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는 걸까? 잡은 손의 온기가 따듯하게 스며들어 조금 안심됐다.

 “, 재료 사온 거 정리해서 꺼내뒀으니까 슬슬 시작하자?”

 “..!”

 시마무라와 만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라니. 사온 케이크 시트에 생크림을 바르고 이것저것 장식하는 것뿐이지만 연인다운 일을 하는 것 같아 굉장히 두근거린다. 사실은 약속을 잡은 날부터 계속 이런 상태였다. 시마무라는 어떨까? 기대하고 있었을까? 나는 처음 시마무라와 크리스마스 약속을 잡았을 때만큼이나 기대하고 있는데.

 그야 크리스마스라는 건 사귀는 사이라면 엄청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가. 물론 나에게 있어 시마무라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늘 특별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더 특별하다. 우리 둘 다 성인이고, 사귀는 사이에다가, 크리스마스. , 아니 꼭 그런 걸 생각 하는 건 아니다. 하고 싶냐 아니냐를 따져보자면 하고 싶다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만약이고, 그저 시마무라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생각할 뿐이다.

 “으음~ 이런 식이면 될까?”

 “엄청 좋다고 생각해!”

 “크림으로 모양내는 건 꽤나 어렵네.”

 크리스마스에 시마무라와 단둘이, 시마무라의 집에서, , 긴장되기 시작했다. 애써 침착하며 과일을 올리는데, 딸기를 어디에 놓을까 신중해 보이는 시마무라의 뺨에 생크림이 묻어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시마무라, ..”

 ‘뺨에 생크림이 묻어 있어하고 말하며 닦아주려는데,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어떤 생각이 말을 막았다. 시마무라를 핥고 싶다. 여기선 자연스럽게 핥아도 되는 게 아닐까, 라니. 와아아, 내가 떠올린 발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졌다.

 “?”

 시마무라가 무슨 일이냐는 듯 내 쪽을 응시한다. 그래, 어쩌면 이건 정말로 기회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다이렉트로 입으로 하는 건 역시 용기가 부족한데. 아니면 손으로 닦아내고 핥는 건 어떨까. 분명 전자보다야 허들이 낮지만 얼굴이 뜨거워지는 건 똑같을 것 같다.

 “, 뺨에 생크림 묻었었구나. 아다치도 참 이런 건 얼른 말해달라구.”

 내가 손이냐 입이냐로 고민하고 있는 사이 시마무라가 눈치채버리다니. 다시 한 번 내가 바보 같아지는 순간이다. 아니, 오히려 이건 행동하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실천했으면 시마무라가 변태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아다치도 여기 크림 묻었는데?”

 “..!”

 시마무라가 내 왼쪽 손등을 핥았다. 한순간 부드럽고 따듯한 감촉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면서 얼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 시마무라!”

 “, ?”

 “...키스해도 돼?”

 무언가 말하려 했는지 시마무라의 입이 조금 움찔거렸다가 이내 다물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눈을 감은 시마무라에게 천천히 다가가 입을 맞췄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처음 했을 때처럼 긴장되는 것 같았다. 평소보다 시마무라와의 키스가 길어지면서 좀 더 좀 더 하며 시마무라를 원하게 된다. 조심스럽게 허리를 끌어안고 시마무라의 입술을 핥았다.

 “...변태.”

 “? , 아니 이건 그러니까..시마무라도 방금 내 손등을 핥았으니까...! 나도 비슷한 걸...,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

시마무라는 내가 얼굴이 떨어지자마자 들은 말에 당황해하며 사과하자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상황에 따라가지 못한 내가 어색하게 따라 웃자 시마무라가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렇게 말해도 전 이제 크림이 묻어있지 않은데요? 아다치 씨.

 “, 그야 그렇지만...”

 “, 아다치는 말이야 가끔 날 음흉한 눈으로 쳐다보지?”

 “내가..?”

 “. 방금도 그랬는데, 오늘은 뭔가 좀 더 이상하네.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아까의 꿈이 기억났다. 시마무라에게 크리스마스에 같이 놀자고 처음 권유하던 때의 꿈이었다. 그 때의 꿈을 꾸는 바람에 과거의 나에게 영향을 받았던 걸까? 그 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시마무라에게 있어 좀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니까 말이다. 시마무라와 사귀고 있는 지금에서도 시마무라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다니 나는 사실 엄청나게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까 옛날 꿈을 꿨던 거 같아.”

 “, 무슨 내용이었는데?”

 “잘 생각은 안 나는데, 왠지 시마무라랑 첫 크리스마스를 보냈을 때였던 거 같아.”

 “, 그때 기억난다. 아다치가 엄청 뜸들이더니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말해서 고백 받는 줄 알았잖아.”

 “... 그건 잊어줘..”

 “그러고 보니 치파오 입고 와서 뭔가 싶기도 했었어.”

 “...모쪼록 그것도 같이 잊어줬으면 해.”

 “, 그래도 아다치 치파오 잘 어울렸지~ 예쁘다고 생각했어.”

 “......”

 정적. 어쩐지 부끄럽다.

 “, 시마무라는 언제나 예쁘다고 생각해.”

 시마무라가 뭐야하고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진심이라고 생각 되지 않는 걸까. 나는 항상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조금 기운이 빠졌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마무라는 완성된 케이크의 사진을 찍으며 화제를 돌렸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 가지고 싶은 거라던가 있어?”

 “, 나는 시마무라가 주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 시마무라는 뭐가 좋아?”

 시마무라는 으음하고 소리 내어 고민하는 척을 하더니 나에게 가까이와 귀를 대라며 손짓했다.

 “아다치.”

 “...?!”

 나직하게 속삭이는 시마무라의 숨결에 깜짝 놀라 몸을 뒤로 뺐다.

 “...라거나?”

 빠르게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농담이라고 덧붙이며 웃는 시마무라를 귀엽다고 생각해버린다.

 “...그럼 나도 시마무로 할래.”


글자 수가 애매해서 나눠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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