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가 대체 왜.......아니 거기다 팀장..?"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저 날카로운 시선을 피하는 것 뿐.

제발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를 빌었지만

"대리님. 팀장님이 부르세요."

안 좋은 예감은 절대 틀리지를 않는다.

"혹시 무슨 용무가...."

"아 한분씩 따로 인사 드린다고 하셔서.. 대리님이 마지막이에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팀장실 문을 열자, 업무 자료를 읽고 있는 은하가 보인다.

한폭의 그림 같은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오랜만이네요. 선배."

나를 까먹었을 거라는 헛된 기대는 곧바로 무산됐다.

애초에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내가 은하를 잊지 않았으니까.

"......................"

"할 말 없어요?"

".................."

사과 했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사귈 때도 대충 느끼고 있었던 위치의 차이가, 억하심정으로 내 입을 열었다.

대기업 집안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었겠지

"딱히.. 없는데..."

"그럼, 내 마음대로 할게요."

그 순간, 은하의 혀가 거칠게 내 입속을 탐하기 시작했다.

뿌리치려고 해도, 내 연약한 팔은 운동신경 발군인 은하의 한 손에 붙잡혀 움직이지도 않았다.

다른 한 손은 자연스럽게 옷 속으로 들어온다. 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항상 궁금했는데... 정신이 멍해진다.

숨이 가빠올 때쯤, 서로의 입술이 떨어졌다.

"얼굴 몽롱해진거...진짜 귀엽다니까..."

"읏!.....너...이거 범죄야...알아..?"

"한 번 신고해 보세요 선배. 언니가 잘리면.... 동생 등록금은 낼 수 있으려나......"

"너 내 상황 다 알면서!!...."

"내 말만 잘 들으면 별일 없을 거에요.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이지아 대리님."

그렇게, 내 전 애인은 악마가 되어 돌아왔다.

다음 편 써줄 백붕이 구함.

레섹씬만 나오는 소꿉티격보빔 쓰다가 스토리 있는거 쓰려니까 머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