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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스아리] 새해엔 조금만 솔직해지자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1 00:00:01
조회 313 추천 14 댓글 5
														

어젠가 본 영화가 생각나서, 거울 앞에서 양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잘 지어지지 않아서, 양 손을 때고 그대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안돼지, 이러면 안 돼. 올해도 곧 마지막이었다. 곧 카스미가 올텐데, 그 전에 조금이라도 표정을 풀어놓아야 했다. 스스로 약속한 대로 카스미한테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연습해야 했다.


몇 번이고 가져다댔지만 억지로 짓는 이상 잘 지어질리가 없었다. 결국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래, 미소가 잘 지어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즐거웠던 기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게 해보자. 사아야의 조언처럼 침대에 몸을 눕힌 뒤, 살며시 눈을 감았다. 


올해는 정말 즐거운 한해였다.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카스미와의 관계였다. 올 여름, 같이 간 축제에서 불꽃놀이를 보면서 카스미가 나한테 고백을 했던 것이다. 물론 솔직하지 못한 내가 그 자리에서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결국 도망치듯이 자리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카스미는 내가 솔직하게 말할 때 까지 끝까지 참고 기다려주었다. 나중에 슬쩍 물어보니 이미 일 년 넘게 기다렸는데, 일주일 정도 더 기다린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냐는 것이였다. 확실히, 이야기를 듣고보니 작년부터 기념일에 조금씩 그런 기미가 보이긴 했었고...


꼭 사흘 뒤, 간신히 용기른 낸 내가 -정확히는 할머니가 답답하다면서, 손녀 며느리가 불쌍하지도 않냐면서 강제로 민 것도 있었지만, 어쨋든 용기를 낸 내가 카스미한테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 년 반의 짝사랑을 넘어서 간신히 카스미와 나는 연인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즐거운 한해였지..."


아련한듯 웃으면서 천장에 손을 뻗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카스미가 옆에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잘 때는 같은 침대에서 꼬옥 붙어서 자곤 했다. 등교할 때, 하교할 때, 점심먹을 때...일상 모든 부분에 카스미가 침투해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뿐만이 아니였다. 크리스마스, 서로의 생일, 100일 기념일...카스미는 마치 계획하기라도 한 듯 모든 기념일을 세세하게 챙겨주었다. 기껏 연인이 됐으니까, 나랑 있는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이유에서 였다. 


"아리사, 즐거워?"


그리고 그 때 마다 언제나 웃으면서 나한테 물어보고는 했다. 그리고 그 때 마다, 나는 솔직하지 못한 사람 답게 얼버부리면서 그럭저럭, 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는지 카스미는 언제나 나한테 찰싹 달라붙고는 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내가 작년 들어서 가장 후회하는 점이였다.


생각해보면 사귀고 반 년, 카스미랑 있기만 했으면 행복했다. 카스미랑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저 카스미 옆에 있기만 해도...


하지만 카스미는 어땠을까.


이렇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 상대였다. 카스미처럼 솔직하게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것도 아니였다, 속으로는 기쁜 주제에 카스미의 기념일 마다 언제나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표정을 한껏 붉히고, 그럭저럭이네 하면서 핑계를 대곤 했다. 한마디로, 카스미한테 웃는 얼굴을 보여준적이 거의 없었다.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카스미가 나한테 미소를 주는 만큼 나도 조금 더 예쁜 미소를 돌려줬어야 했다. 아니, 보여주고 싶었다. 그랬기에 연습이였다, 이제 곧 내년, 올해는 조금 더 솔직해지자고 마음먹은 것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거울을 쳐다보았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표정이 풀려있어서, 양 손으로 입가를 쭉 끌어올려서 미소를 띄운 채, 그 상태를 조금 유지했다.


새해를 같이 맞이하자는 카스미의 제안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새해를 맞이하고, 같이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올해 마지막으로 본 사람도, 올해 처음으로 본 사람도 서로가 아니겠냐는 카스미다운 이유 때문이였다. 바로 이게 찬스다 싶었다.


올해부터는 나도 조금 솔직해지기로 다짐했다.


그랬기에, 올해 처음으로 짓는 예쁜 미소를 카스미한테 처음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던 것이다.


그렇게 결심하고 연습하기를 수 십분, 미소는 잘 지어지지 않았다. 이제 곧 카스미 녀석이 올텐데 어떻게하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았다. 곧장 띵동 소리가 들리더니 카스미의 예쁜 목소리가 들린것이다.


"나가요!"


으아아, 아직 미소짓는거 연습 못했는데! 당황하면서도 카스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서 곧장 문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 많이 추운건지 카스미가 손을 비비면서 서있었다.


"아리사아~!"


평소처럼 날 부르는 예쁜 목소리로 나한테 달려들었다. 밖은 추웠지만, 나한테 껴안긴 부분은 너무나도 따듯해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와서-


"뭐야."


웃으면서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뭐야, 억지로 연습 안해도 카스미 앞에서만 있으면 미소 나오잖냐.


어쩐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내가 그대로 카스미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올해도 좋은 일 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역시 근본은 카스아리지


그래서 새해 첫편은 초심으로 돌아가 카스아리로 아리사가 좀더 솔직해지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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