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회] [불건전] 새해맞이

n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1 13:02:44
조회 168 추천 14 댓글 3
														

자취방 문을 여니 혜나가 방문 앞에 서있었다.
비닐 봉투 안에는 편의점에서 세일하는 수입 맥주가 네 캔.
나나 혜나나 술맛에는 관대하기 때문에 언제나 다른 브랜드를 사오지만 항상 같은 맛이 난다.

새해는 같이 보내자고 해서 불렀지만 정작 할 일은 술 마시는 것 밖에 없다.
시덥잖은 잡담을 하다 보니 어느새 서로 두번째 캔을 따고 있었다.
별안간 혜나는 뭔가 각오라도 하듯 맥주를 단숨에 들이키더니 말했다.

"그런데 너는 애인 같은 거 안 만들어?"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어이가 없다.
평소라면 안 할 말을 하는 것을 보니 혜나도 많이 취한 것 같았다.

"남친은 커녕 좋아하는 사람 한번 없었던 거 너도 알잖아. 사람 놀리냐?"

별로 말하고 싶은 주제는 아니기에 일부러 매몰차게 받아쳤다.
그런데도 혜나는 물러서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니, 보통 누군가 생기게 되잖아. 선생님이나 그, 친구라던가."

"그 대머리독수리들을 누가 좋아한다고."

대충 웃어 넘겼지만 이제 보니 혜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있다.
눈도 풀려있는 것이 금방이라도 쓰러져 잘 것 같다.
아직 캔을 쥘 힘은 남아있는지 입으로 가져가길래 가로채서 내 입에 털어넣었다.

"아, 아."

혜나의 입에서는 차마 말이 되지 못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정리는 내가 할테니까 너는 침대 가서 누워있어."

일어서서 쓰레기들을 대충 비닐봉투에 쑤셔넣었다.
방 밖에 놔두려고 걸어나가는데 혜나가 뒤에서 갑자기 껴안았다.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 보니 뒤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뚝해, 뚝."

쓰레기는 대충 바닥에 던져 놓았다. 일어나서 정리해도 되겠지.
혜나는 내 허리를 붙잡은 채 질질 끌려왔다.
우리 둘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대로 천천히 침대로 갔다.
어릴 때 기차놀이를 하는 것 같아 부끄러우면서도 누군가가 껴안고 있는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침대까지 와서도 나를 놓지 않았기에 결국 같이 누웠다.
원래 이렇게까지 술주정이 심한 애가 아닌데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그냥 연말이라 기분이 싱숭생숭한 건지 다른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좁은 침대 위에서 겨우겨우 몸을 돌려 혜나와 마주보았다.
자고있는 헤나의 헝클어진 머리를 조금 정리하고 눈물도 닦아 주었다.
나와 달리 혜나는 간단한 기초 화장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꾸미면..."

내 취향인데.
제정신이 아닌 소리를 하는 것보니 나도 취한 것 같았다.
옆에서 앵겨붙는 혜나를 무시하며 애써 잠을 청했다.

--------------------

술기운 때문인지 꿈에서도 가위를 눌렸다.
아니, 팔은 대충 움직여지는데 다리 쪽을 누가 누르고 있다.

고개를 드니 귀신 대신 혜나가 내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리고는, 아니 윗옷을 왜 벗는데?
끄는 것을 잊어버린 형광등 아래 혜나의 흰 살결과 대비되는 검은색 란제리가 반짝였다.
평소 수수한 옷만 입는 혜나가 골랐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레이스가 화려했다.
게다가 올려다보니 혜나의 몸의 굴곡이 더 돋보였다.

다른 옷가지 위로 벗어던진 블라우스가 눈처럼 내려 앉았다.
내가 닦아준 게 무색하게 혜나의 얼굴은 또다시 눈물범벅이었다.
나는 억지로 웃으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혜나는 내 어께를 짓누르며 내 위로 몸을 겹쳤다.

"겁쟁이."

나의 첫 키스는 겁쟁이다운 짠 알코올의 맛이 났다.
잠시 떨어져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다시 입을 맞추었고,
그때마다 우리 둘 사이의 옷가지는 점점더 얇아졌다.
처음은 더 예쁜 속옷을 입고 싶었다는 미련은 내 짝짝이 속옷과 함께 방저편으로 날라갔다.

혜나의 심장도 나처럼 빠르게 뛰고 있을까.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혜나는 맨가슴을 나에게 맞대었다.
갈 곳 잃은 두 손은 혜나의 몸 위를 헤매다 이윽고 그녀의 손에 이끌려
안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았다.

내 작은 손짓이 혜나의 행복이 되었고 혜나의 숨결에 나는 움직였다.
버튼 하나를 누를 때마다 새로운 쾌락의 문이 열렸고
서로 살결이 닿는 곳마다 뜨겁게 불타올랐다.

끝내 둘다 지쳐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을 때도 서로 껴안아 온기를 나누었다.

-------------------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
혜나는 먼저 일어나서 내게 팔배게를 해주고 있었다.
새해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혜나가 선수를 쳤다.

"그래도 다행이야. 기념일 기억하기는 편하겠네."

그러고는 순간 눈빛이 무섭게 바뀌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루라도 안 챙기면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갑작스레 수갑이 채워진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손을 기쁘게 마주잡았다.

"너와 함께라면 매일이 기념일이야."

대답에 만족한 듯 혜나는 눈을 돌렸다.

"자 잠꾸러기도 일어나야지. 방이 엉망이야."

그 말에 정신이 들어 둘러보니 역시나 어제 치우지 못한 쓰레기에 다가
밤새 벗어 던진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었다.

"그렇네. 이 꼴로는 배달음식도 못 시켜먹으니까."

혜나는 어제만큼이나 얼굴이 새빨게져서 내뱉었다.

"변태."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7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03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14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32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889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47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27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870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0 27
1463784 일반 어이, 백붕이 너는 잘 모르는게 있군 Auverg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6 1 0
1463783 일반 야! 집에좀가자! [2] 출근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2 18 0
1463782 일반 밴드물이 대세인듯 [2] 너규리라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1 35 0
1463781 일반 보통의경음부(빻치) 별걱정 안하는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1 39 0
1463780 일반 우와이거머냐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9 27 0
1463779 일반 하스동 스포) 츠즈리가 좋아하는 과자 [3] 토마토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8 24 2
1463778 일반 백붕이덜다나가 [3] 오장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8 20 0
1463777 일반 걸밴크 공식? 영어자막 나온듯? [4] 오토메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7 67 4
1463776 일반 JELEE는 제레라고 읽는대요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5 43 0
1463775 일반 백봉아 스바니나좀 다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4 38 1
1463774 일반 근데진짜마유고양이폼보고싶음... [6]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1 46 0
1463773 일반 세이카한테 니나 분양하고 싶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9 42 0
1463772 일반 컬러풀 문라이트 (TVA 9화 ver.) [1] rwbyros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5 48 0
1463771 일반 모모카 애같은부분 [2]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1 80 0
1463769 일반 으아아악살려줘요루쿠라자막이안나와 [2] 연속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1 83 0
1463768 일반 오오오옷♥제 자궁이 흔들리고 있어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0 73 2
1463767 일반 모모니나를 견제하기 위해 올리는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0 106 7
1463766 일반 대 셴 유 [5] 마이레오팬클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9 75 3
1463765 일반 의외로 수간백합 선구자 [1] 유자청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9 72 0
1463764 일반 프리큐어의 축복이 끝이 없구나 [4] 치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8 75 0
1463763 일반 유키,마유 변신 댕댕이네랑 좀 비교되는듯 [2] ㅇㅇ(220.90) 15:57 80 1
1463762 일반 치오리 정실은 누구냐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5 22 1
1463761 일반 니나모모왤케인기많지 [16]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2 137 0
1463760 일반 스위치 돌아간 우미리 너무 좋아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0 37 0
1463759 일반 수간큐어 보고 그게 변신씬 평균이라고 생각할 백붕이들 있을까 두려움 [6] 지붕위메뚜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3 144 0
1463758 일반 어떻게 마유나 이로하 나이에서 몇살 더먹으면 니나나 시황같은게 나오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2 62 0
1463757 일반 타키 까기는 이제 재미없어졌어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1 134 2
1463756 일반 리츠마야재밌다 [3]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0 31 0
1463755 일반 마기레코 섭종하는구나 [2] ㅇㅇ(211.174) 15:38 67 0
1463754 일반 그냥 월요일 개처망갤이네 [4] 비고정닉네임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6 106 0
1463753 일반 마유이때 당황스러움 [6]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4 115 3
1463752 일반 요새 타평글도 한물 간 느낌이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3 53 0
1463751 일반 솔직히 제리노래 구린거 가틈 [2]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3 78 0
1463750 일반 의외로 찐백인것 ㅇㅇ(220.90) 15:32 37 0
1463749 일반 설탕보다 더 달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1 58 0
1463748 일반 순 애 온두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1 42 1
1463747 일반 세이카는 준비가 철저한편입니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1 44 0
1463746 일반 가장 큰 원에 있는애가 주인공이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9 97 2
1463745 일반 가로가로는 원래는 착한동..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8 64 0
1463744 일반 ㄱㅇㅂ왜 웨이들디일까 [8] 치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4 105 0
1463743 일반 맨날 표독한 표정만 보다가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2 138 1
1463741 일반 럽라 백합농도는 시대가가면서 진해지드라 [2] 웃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1 110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