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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설풀실](完) 풀리지 않는 실을 푸는 법

리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3 18:07:06
조회 501 추천 19 댓글 4
														

전이야기도 중요하니까 꼭 보고 와주세요~~ (중간에 살짝 꾸금)




그 이야기를 끝마치며 어느새 분노해 있던 쿠로에가 내게 했던 말.


「우타는 저에게 이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요.」


「자신이 나쁜 사람으로 남는게, 당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죠. 당신보다는, 우타가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신이 내뱉은 그 말, 책임지세요.」


나는 우타의 방이였던 곳에서 책상이 서랍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몇 개의 약봉지들.

아마 우타 짱이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이겠지.


'.......무슨 심정으로 버텼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릴 때, 우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달라붙을 때, 어떻게 참았을까.

버티고 참다 결국 산산조각 나버린 마음을 약으로 간신히 이으면서, 무슨 심정으로 버텼을까.

내가 경멸하는 표정으로 내려봤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무것도 모르겠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우리의 인연은 얽히고 섥혀 꼬였다.

그리고 그 부피는 점점 커져, 마침내 우리 사이의 큰 벽이 되었다.

꼬인 실을 다시 풀어낼 의지조차 꺾어버리는 큰 벽.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우타 짱에게 물어봐야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나는 휴대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은 금방 끊기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전화하셨어요?]


"......한 번만 우타를 만나게 해 줘."


[.......]


나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빌었다.


"반드시 해야하는 말이 있어."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그 끝에 들려오는 의외의 말.


[딱 한 번만이에요. 그 이상은 없어요.]


나는 놀라 엉겁결에 대답했다.


"그,그럼!"


[우타를 상처 입힌 것도 당신이지만, 우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도 당신이에요.]

[......우타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 말을 듣자 나는 순간 마음속에서 울컥 무언가 올라왔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간신히 대답했다.


"......응."


그러자 들려오는 한숨 섞인 말.


"2시간 쯤 뒤에 제가 알려주는 장소로 오세요. 제가 먼저 우타와 이야기 나누고 있을테니, 타이밍 봐서 다가오세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나는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을 떨구며,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2시간 뒤,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문 앞에 섰다.

이 문 너머에 우타 짱이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내 심장을 미칠 듯 뛰고 있었다.

마침내 결심한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가게의 한 자리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한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대로 작지만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달라져있었다.

내게 지어주던 온화한 미소는 변함이 없었지만, 내가 보는 그녀의 얼굴은 눈에 뛰게 수척해져 있었다.

살짝 충혈되어 있는 눈, 화장을 했음에도 보이는 다크서클. 살도 빠진 듯 하였다.

나는 울컥하여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용히 둘의 뒷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엿들었다.


"......어제 선물을 잘 받았을라나."

"그렇겠지."

"기뻐해줬으면 좋겠네."

"네 편지를 보며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까?"


순간, 긴 침묵이 흘렀다.

이내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도 지나갈꺼야."

"왜 그렇게 생각해?"

"모든 사실을 말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우타는 말 끝을 흐리며, 이내 중얼거렸다.


"좋아한다고 했지만, 일시적인 감정일꺼니까."


아니야.


"분명, 다시 평범한 사랑을 하게 되겠지."


아니야.


"그리고는 좋은 추억이었다고, 그렇게 회상해주겠지."


내가 원하는 건 그런게 아니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나는, 내가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쿠로에와 우타가 있는 자리로 갔다.


"우타 짱."


쿠로에는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쿠로에를 바라보고 있던 우타 짱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카오루 씨?"


나를 본 우타 짱의 표정은 공포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봐서는 안되는 사람을 본 듯한 표정.


나는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울음을 참아내며 입을 달싹이는데, 우타가 벌떡 일어났다.

나는 우타가 도망가려는 것이라고 생각해 붙잡으려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우타는 다리가 힘이 풀린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는 연거푸 거친 숨을 내뱉었다.


그 모습에, 나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우타의 증상은 쿠로에를 통해 이미 들었지만, 눈으로 직접보니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무시하고 소리쳤다.


"우타 짱! 약 어디있어!"


하지만 우타는 눈물만 하염없이 흘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이를 악물고 우타의 옷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마침내 우타가 입고 있는 가디건의 왼쪽 주머니에서 찾은 약봉지.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약봉지를 뜯어 약들을 우타의 입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식탁 위에 있는 생수 뚜껑을 열어 우타에게 조심스럽게 물을 먹였다.

우타는 물과 함께 약들을 삼키더니 이내 내 어깨에 기대어 거친 숨을 내뱉었다.

내 옷이 우타의 눈물로 젖고 있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도 눈물을 흘리며 우타의 머리를 토닥였다.


"미안해, 미안해......."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하염없이 울었다.

내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끊임없이 나를 옥죄어왔다.

우타의 거친 숨도 얼마지나지 않아 안정되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구지 참지 않았다.

나에게 기대고 있는 이 아이가 나로 인해 흘린 눈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내려 나와 같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우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하였다.


"일시적인 감정같은게 아니야."


"평범한 행복 따위, 바라지도 않아."


"우타가 좋아."


나는 생긋 웃으며 우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우타가 나에게 선물한, 그 반지.

그리고 나에게 돌려주었던 목걸이도 다시 우타의 목에 채워주었다.

그러자, 우타가 나에게 예쁘게 웃어주며 말했다.

항상 봐 온 미소였지만, 그 미소는 어느때보다 예뻐보였다.


"나도 카오루 씨가 좋아."



*



"잘 된 것 같네. 그러면 이제 알아서 해결해."


쿠로에는 그 말을 하고는 떠났다.

그렇게 가게에는 우리 둘 만 남게 되었다.


그러자 슬슬 부끄러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얼굴이 새빨개져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우타가 쿡쿡 웃으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카오루 씨, 얼굴이 빨개."

"우타 짱도 마찬가지야."


그 말 그대로, 우타의 볼도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다.

밀려오는 행복감과 드는 생각.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타 짱..... 미안해."

"그동안 우타 짱의 마음은 하나도 몰라주고, 이기적으로만 행동했어. 그것도 모자라서 우타 짱에게 해서는 안 될 말도 해버리고, 우타 짱이 아프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또......"


나는 감정히 북받쳐 내 잘못들을 주저리주저리 나열했다.

내가 우타에게 준 상처들은 영원히 우타를 아프게 하겠지.


"카오루 씨."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들고 우타 짱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싱긋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내 두 손을 맞잡고 입을 열었다.


"편지에 적은 것처럼, 나는 10년 넘게 카오루 씨를 좋아하면서 한 번도 카오루 씨를 원망한 적 없어. 다 내가 선택한 것인걸."

"하지만, 결국 우타를 아프게 했고......"

"이제 같이 있어줄거잖아."


나는 맞잡은 두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응. 절대 떨어지지 않을꺼야."



우리는 서로의 손을 꽉 잡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우타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기숙사에 있는 짐, 다시 카오루 씨네로 옮겨야겠네."

"어?"

"같이 사는거 아니였어?"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같이 살자."

"......나, 이제 참지 못 할 수도 있어. 괜찮아?"


나는 귀가 빨개졌다.

저 말 뜻은 분명.......


".......응."


우리의 발걸음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



집에 도착해 문이 닫히자마자, 우타는 내게 입을 맞춰왔다.

우타의 힘에 밀려 나는 벽에 부딪혔다.

그 순간, 입 안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무언가.

그것은 순식간에 내 혀를 감싸왔다.


"응"


우타는 내 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혀를 섞었다.

나는 풀린 눈으로 우타의 빨려갈 것 같은 눈을 바라보았다.

숨이 막힐 때 쯤, 우타가 나에게서 떨어졌다.


"푸왓"


나는 숨을 헐떡 거리며 우타를 바라봤다.

우타는 싱긋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침대로 갈까?"


'......위험해.'


정말 위험하다.


나는 우타에게 던져지듯 침대에 눕혀졌다.

우타는 내 옷가지들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 몸 구석구석 키스하기 시작한다.


"...읏. 앗."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와버렸다.

그러자 우타가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더니, 내 귀를 핥기 시작했다.


"응.... 힉!!"


찌릿찌릿 터지는 쾌감에 나와버린 교성.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려 했지만, 우타 짱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괜찮아."

"오늘 밤은 기니까. 천천히 하자."


우타의 그 말에,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 잘못 건든건가?'


그 밤은 유난히도 길었다.



*



잠에서 깨어난 카오루가 그 때를 상상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 때 우타, 대단했었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우타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왜인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져있었다.


"......우타 짱, 술 더 마셨어?"

"응."

"......."


불안한데.

술 취한 우타는......


아니나 다를까 우타가 나에게 입을 맞춰온다.


"나, 카오루 씨를 기분좋게 해주고 싶어."


'......오늘 밤도 잠들기는 글렀네.'


우리의 인연을 엮은 실은 얽히고 섥혀 큰 벽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벽도 분명 우리 함께 해왔다는 증거.

그렇기에, 우리는 그 벽을 소중히 여기며, 우리의 새로운 인연을 엮는 실을 만들어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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