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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냄새만 맡아도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8 00:46:33
조회 708 추천 21 댓글 4
														

그러면 문제입니다, 자신의 도구한테 물인줄 알고 술을 건내주었다가, 그 도구가 거나하게 취한 나머지 그 도구한테 덮쳐지게 될 위기에 처한 아름답고도 가련한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저랍니다.


"..."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빗자루 씨를 몸으로 밀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도구였던 만큼 힘은 그녀가 더 강했던건지, 제 위에 올라탄 채로 어딘지 모르게 위험한 눈빛을 한 빗자루 씨가 몸을 숙이더니, 혀로 제 목을 스윽 핥았습니다. 차가운 감촉에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개의치 않고 그녀가 핥은 장소에 입술을 살며시 맞추었습니다.


"일레이나 님, 언니라고 불러보지 않을래요?"


본인도 지금 본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마냥 이야기가 퉁퉁 튀기 시작했습니다. 전형적인 술에 취한 사람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렇다고 마력을 끊고 원래 빗자루로 돌리기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습니다. 아니, 애초에 빗자루가 취한다는것도 오늘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그랬기에 확실하게 취한것을 깨기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만.


"제가 그래도 빗자루로 있던 기간까지 합치면 연상인데 언니라고 불러주시지 않는거군요. 그렇군요, 그런 못된 주인님한테는 벌을 줘야겠네요."


"잠시만요기다려주세요정말로의미를모르겠어요"


이번에는 목덜미를 깨물었습니다. 필사적으로 저항하려했지만 그런 제 저항도 무색하게, 이윽고 빗자루 씨가 입을 때자 목덜미에 선명하게 붉은색 자국이 드러났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듯 그 자국을 손으로 휙 쓸었습니다.


"일레이나 님이 제거라는 증거, 에헤헤, 에헤헤헤..."


그렇게 말하는 빗자루 씨는 평소 제가 알던 얌전하면서도 조용한 그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덮쳐질 것 같아서 지팡이를 꺼내들었지만, 역시나 제 빗자루. 누구보다도 절 잘 안다는 듯 제가 마법을 쓰는것보다 빠르게 손에서 지팡이를 뺏었습니다. 그러고서는, 몸을 숙이고 제 입술도 같이 뺏었습니다.


하지만 능숙한 암네시아 씨나, 서툴지만 열심히 하던 사야 씨와는 다르게 그녀는 정말로 키스를 빗자루 상태에서 본 것 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입술을 겹치기만 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입을 붙인 채로 있기를 수 분, 코로 쉬기에는 산소가 부족했습니다. 살짝 호흡이 가빠지는 와중, 흐려지는 의식속에서 제 머리는 수 분 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던 빗자루 씨가 어째서 이런 상태가 되어서 제 위에서 절 덮치고 있냐.


그것은, 하나의 병 때문이였습니다.


*


오늘 아침은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였습니다.


그랬기에 나라를 돌아다니기로 한 계획은 취소하고, 방 안에서 느긋하게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적당히 쏟아지는 비소리를 배경삼아서 책을 읽어나가기를 한참, 정신을 차려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지요.


뭐라도 먹을걸 사오기 위해서 우산을 챙겨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어제 봐놓았던 빵집이 있었기에 그곳으로 향한 뒤, 적당히 봐놓았던 빵을 사자니 인심좋아보이는 주인 아주머니가 웃으시면서 저한테 병을 내밀어주셨습니다.


"아가씨, 이거 가져가!"


"이건 뭔가요?"


고급스러워보이는 천으로 감겨져 있는게, 조금 비싸보이는 병 같았습니다. 제가 순수하게 묻자 아주머니가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서비스야 서비스! 실은 오늘 아가씨가 첫 손님이거든! 이 비를 뚫고 처음으로 와준 아가씨한테 몰래 주는거야!"


그런거라면야, 양 손으로 병을 조심스럽게 받은 다음 빵을 든 봉투를 들고 그대로 숙소로 돌아오려했지만, 양 손이 짐으로 가득차서 우산을 들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면 비를 맞고 돌아가게 될텐데요, 잠시 생각하던 제가 잠시 병을 아래에 내려놓은 다음, 지팡이를 꺼내서 들고온 빗자루 씨한테 마법을 걸었습니다.


퐁, 소리가 나고 이윽고 평소처럼 분홍색 머리의 푹신푹신한 빗자루 씨가 웃으면서 서계셨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만, 그녀가 살며시 미소지었지요.


"오랜만에 뵙네요. 일레이나 님."


"네, 짐을 좀 들어주실 수 있나 해서요."


혼자서 들기에는 양이 조금 많아서요, 그렇게 말하자 상냥한 그녀는 군말없이 품에서 병을 받아주었습니다. 빗자루를 타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빗자루 씨를 들고와서 아차 싶었지만 지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면 한 손으로는 빵을, 나머지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 수 있엇습니다.


양 손으로 병을 드느랴 제대로 들지 못하는 빗자루 씨를 대신해서 제가 나머지 손으로 우산을 들었습니다. 그녀가 젖지 않게 팔짱을 낀 채 착 달라붙어서 여관으로 향했지요, 가는 도중에 이상하게 빗자루 씨의 뺨이 머리카락과 똑같은 색으로 물들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비를 뚫고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곧장 우산을 접고 방으로 들어와 전리품을 쭈욱 늘어놓았습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기에 뭐라고 먹을 심정으로 크로와상을 하나 집어서 깨물자, 옆에서 빗자루 씨가 조심스럽게 병을 내려놓는게 보여서, 하나를 더 들어서 그녀한테 내밀었습니다.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아뇨,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그녀도 고생하기도 했고, 계속 빗자루인 상태로 있으면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오늘은 사람으로 변해서 같이 있을 생각이였습니다. 혼자 있어서 조금 외롭기도 했기에 말동무 상대가 생겨서 나쁘지는 않겠지요. 그렇게 말하며 조금 더 손을 앞으로 내밀자, 마치 아기새처럼 빗자루 씨가 제 손에서 빵을 받아물었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생긴 외모로 그런 행동을 하는것이 묘하게 귀여워서-


"그런데 일레이나 님, 이건 뭘까요?"


제가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빵을 우물거리면서 그녀가 손으로 병을 가리켰습니다. 아까 빵집에서 받아온 병이였습니다. 그렇네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천천히 천을 풀자 안에서 달콤한 포도 향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맡아본 적 있숙한 냄새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포도주였습니다.


술에 조금 안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가방에 넣어놓고 다음에 프랑 선생님이나 사야 씨한테 줄 생각이였습니다. 그럴 생각으로 천을 가방에 넣으려는 바로 그 순간이였습니다.


빗자루 씨가 고개를 떨궜습니다.


빗자루 씨? 제가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습니다. 방금 전과는 조금 다르게, 얼굴이 묘하게 붉어졌고 눈은 풀린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가 뭔지 저는 알고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지금 취한 상태였습니다.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고 향기만 맡았는데 술에 취하는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저도 그렇게 잘 아는건 아니였기에 그 부분은 넘기기로 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한 눈동자로 하늘만을 올려다보고 있는걸 보니 단단히 취한 것 같아서, 일단은 침대에 그녀를 눕힐 생각으로 어깨에 손을 올린 그 순간이였습니다.


"일레이나 님."


아무리봐도 취했건만, 목소리는 하나도 취하지 않은 상태의 그녀가 제 손목을 꼬옥 붙잡았습니다. 그러고서는 절 꼬옥 껴안고, 그대로 바닥으로 눕혔지요. 빗자루 씨? 제 부름에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로 혀를 핥았습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눈을 떠보니 아침이였습니다.


결국 제 필사적인 저항으로 일선을 넘지는 못했지만, 나머지 단계는 모두 해낼 수 있었습니다. 키스가 수 번, 포옹은 하루종일, 키스마크는...


그만하죠, 더 생각했다가는 위험할 것 같아서 고개를 저었습니다. 당사자인 빗자루 씨는 어떨까요, 옆을 보니 알몸의 그녀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저한테 끊임없이 사과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해요 일레이나 님 전 빗자루 실격이에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잘 따져보면 그녀가 술이 약한것도 모르고 그녀한테 병을 들라고 한 제 잘못도 있었기에 손을 뻗어서 조심스래 그녀의 머리를 매만져준 다음, 자그만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저희, 이 일은 서로 무덤까지 가지고 가기로 하죠."


오랜세월 함께했으니까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전달이 됐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제 일로 당신을 미워하지 않으며, 그냥 없던일로 하자고. 당신이 제 빗자루가 아니면 곤란하다고. 제 마음이 전달된걸까요, 빗자루 씨가 울먹이면서 대답했습니다.


"네..."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제 품 안에 그대로 껴안기자, 어제의 일이 생각나서 몸이 떨려왔습니다. 


다시는 그녀한테 술을 먹이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원래는 빗자루가 주인이 되고 일레이나가 빗자루가 되는 정신교환물이나 게임에서 져서 하루종일 일레이나가 빗자루의 소유물이 되서 무슨 일을 당해도 저항하지 못하는거 생각했는데 쓰고나니까 그냥 취한 빗자루가 주인을 덮치는 심심한 글이 되버림


그래서 마녀의 여행 2기는 언제나옴 ㅋㅋㅋ 아 ㅋㅋ 암네시아 보고싶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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