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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조난자를 위한 안내자 5-2화

ㅇㅇ(223.39) 2021.01.09 20:40:19
조회 115 추천 12 댓글 3
														

짤려서 또 나눠서 올립니다 또르르...





*



이런.”

 

 

침묵이 깨진 것은 그때였다하늘을 쳐다보던 알리샤의 입에서 곤란한 듯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내 실수다.”

 

무슨 일이에요?”

 

 

희원의 물음에 알리샤가 하늘을 가리켰다희원은 그제야 하늘이 아까보다 어두워졌음을 알아차렸다

구름 하나 없었으나 태양의 모습이 묘했다마치 달이 변화하는 것처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일식이다오늘따라 빠르군.”

 

… 일식이라니 처음 봐요.”

 

 

희원은 눈을 찌푸려가며 해를 쳐다보려고 애썼다

신기해하는 희원의 옆에서 알리샤가 심각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좀 더 빨리 걷는 것이 좋겠다안전한 곳을 찾아야 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희원이 의미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알리샤는 대꾸하지 않고 빠르게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희원이 황급하게 쫓아가며 되묻자 알리샤에게서 의외의 말이 돌아왔다.

 

 

일식 자체는 위험하지 않아문제는 미로의 입구가 이때쯤에 불안정해지는 것이지.”

 

미로요?”

 

그래미로평소에는 입구가 고정되어 있어 다행이지만 이 시기에는… 

전혀 연관이 없는 곳에서 나타나지그래서 일식이 일어날 때에는 몸을 사려야 한다.”

 

 

알리샤는 하늘과 사막을 번갈아 가며 훑더니 이내 결정을 내렸다.

 

 

이 근처에 오래된 동굴이 있다그곳이라면 안전하니 그리 가는 게 좋겠군.”

 

 

희원은 알리샤의 말에 위험을 느끼긴 했지만 여전히 감이 오지 않았다

오히려 호기심이 더 앞섰다희원이 알리샤에게 물음을 던졌다.

 

 

미로에 입구도 있어요입구라는 게 어떤 건데요?”

 

입구 말인가.”

 

 

알리샤가 뭐라 묘사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생각에 잠겼다

곧이어 알리샤의 손가락이 바위 하나를 가리켰다.

 

 

저 바위와 같이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에서 나타나곤 한다하지만 모양이 조금 다르더군.”

 

다르다고요?”

 

그래누군가의 손에 닿은 것처럼 묘한 문양을 그리거나 빛무리가 생겨나곤 한다

그 근처에 발을 디디면 황금색의 빛이 새어 나오는 게 보이기도 하지.”

 

 

알리샤의 묘사를 상상해본 희원이 감탄을 흘렸다.

 

… 판타지네.’

 

무척 아름다운 풍경일 것이다위험하다고 하니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으나 분명 신기한 느낌일 것이다

희원이 속으로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하던 때였다.

 

조금 떨어져 따라오고 있던 사라가 희원을 불러 세웠다.

 

 

희원아저 양반이 말하는 게 이거 아니야?”

 

 

희원의 고개가 사라가 말하는 곳을 향했다.

 

그곳에는 작은 선인장들이 동그랗게 무리 지어 있었다.

마치 반딧불이가 모여든 것처럼 희미한 빛의 알갱이가 그 주변에서 춤췄다

어쩐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관경이었다.

 

희원이 자신도 모르게 선인장 쪽으로 다가섰다.

 

 

… 엄청 이쁘다.”

 

그러게원래 이런 게 더 위험하긴 해가까이 다가가진 말고.”

 

 

사라가 슬쩍 희원의 앞을 막아섰다희원이 불만스럽게 사라의 뒤편에서 빼꼼 몸을 내밀려던 차였다

알리샤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원움직이지 마라.”

 

 

희원이 어리둥절하게 알리샤를 바라보자 심각한 표정이 들어왔다희원이 벙찐 얼굴을 했다.

 

 

?”

 

내 경고가 부족했던 것 같군어린아이란 이렇다는 걸 잊고 있었어

 

그게 무슨 말-”

 

저게 입구다그리고 사람을 꾀어내지가만히 있는게 좋아.”

 

 

그 말에 희원이 덜컥 겁을 먹었다.

 

뻣뻣하게 굳어있는 희원에게로 알리샤가 천천히 다가왔다

알리샤의 눈은 선인장 무리에 고정된 채였다

날카롭게 빛무리를 훑는 알리샤의 너머로 사라가 당혹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거 점점 더 빛나는 거 같지 않아?”

 

 

사라의 말대로 빛의 알갱이들은 아까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희원의 눈이 휘둥그래 해졌다.

빛무리 주위로 어두움이 퍼져가며 주변이 어두워지는게 보였다

사방으로 어둠이 드리우는 가운데 선인장 주위만이 고요하게 빛을 내뿜었다.

 

그것을 알아챈 알리샤가 하늘을 노려보았다.

 

 

젠장할일식이!”

 

알리샤어떻게 해요이거 괜찮은 거예요?!”

 

 

희원의 겁 먹은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알리샤 또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았다

선인장 무리 아래로 황금색의 빛이 실금처럼 번지며 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한 둘의 곁으로 사라가 바짝 다가와 외쳤다.

 

 

두 사람손 잡아!”

 

뭐라고?”

 

저 양반 손 잡으라고안 떨어지게!”

 

 

사라의 독촉에 희원이 다급하게 알리샤의 손을 잡아챘다

갑작스러운 희원의 행동에 알리샤가 놀라 쳐다보았다.

 

 

지금 뭘 하는-”

 

둘 다 심호흡 해!”

 

 

그 말을 끝으로 희원은 다시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소리를 들었다

이 세계에 떨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희미한 천둥소리가 몰려오고 있었다

희원은 사라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스치는 것을 느꼈다.

 

 

이게 뭐뭐야-!”

 

 

다급하게 희원이 외쳤으나 천둥소리에 묻혀 둘에게는 닿지 못했다

알리샤의 경악스러운 신음이 연이어 들려왔다.

 

번쩍!

 

이윽고세 사람에게로 황금색 물결이 달려들었다.

 

작은 소리와 함께 빛무리는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

선인장 주변에는 둘의 발자국 만이 덩그러니 남아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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