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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판타지 세계에서의 라이벌 관계도 좋을 것 같아앱에서 작성

키시베로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11 02:10:31
조회 611 추천 36 댓글 3
														

꼬꼬마 시절부터 소꿉친구였던 A와 B


B는 우연한 계기로 너무나도 소중한 소꿉친구인 A가 마법에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


B는 소심하고 여린 성격에 마음도 약한 겁쟁이지만 그래도 정말정말 좋아하는 소꿉친구인 A를 위하여 자신이 몸소 라이벌의 역할을 맡아주기로 결심했어


A는 B와는 다르게 활기차고 지기를 싫어하는 경쟁심 강한 성격이라서 라이벌이 있다면 정말로 잘 성장하는 타입이었거든

B는 그래도 A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굉장한 재능이 있었던지라 A를 간신히 앞서를 수 있었어
A와 함께 있는 시간을 빼곤 전부 쉬지 않고 마법 연마에 투자한다면 말이지


A는 B에게 보기 좋게 낚여서 순조롭게 숙련도를 쌓아갔고, 둘은 그렇게 최연소로 왕국의 마법사가 될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가 되었어



하지만 B가 앞으로 내딛을 걸음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뒤틀려버린 상태였어








매일같이 A랑 같이 지내거나 마법을 단련하거나, 둘 중 하나만을 반복하다보니 안그래도 없는 사교성은 더 떨어지고 A에 대한 조그마한 광기가 형성되기 시작했어


분명 처음에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A를 위하여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A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이 이렇게 대단한 A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묘한 의무감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지


마음 약한 B에게 있어서 이러한 의무감은 하나의 집착으로 발전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


거기다가 A와 마법 이외에 다른 것에는 일체 시간을 주지 않으니 B의 마음 속에는 A만이 남게 되었어


그리고 이런 환상적인 조건들은 B를 변질시키기에 너무나도 쉬웠던 것이지




모든 것은 A를 위하여


어느 순간부터 B는 A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A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가치라고 여기는 수준까지 심각해진 것이야


왕국의 마법사가 된 이후로도 B의 이러한 경향은 심해졌다면 심해졌지 나아지지는 않았어


왕국 소속으로써 해야 할 일들은 시간을 꽤나 잡아먹어서 아주 성가셔했지만, 그래도 높은 자리에 올라야 A가 눈에 불을 켜고 쫒아올 것이기에 착실하게 수행해나갔어


그리고 일들이 끝나면 언제나 그랬듯이 A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마법을 연마했지


그래서 왕궁 안에서의 B란 걸출하지만 붙임성 없는 사람 정도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인간관계가 생각처럼 잘 풀리는 것은 아니었어


A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반대로 다른 모든 것에 대한 상대적인 무관심함을 뜻했고,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 예의 없고 사람을 내려다보는 냉혈한이라는 인식을 박아주었어


그러니 B는 실력을 입증받아서 꽤나 높은 관직에 올랐지만 약육강식의 권력싸움에서 A를 제외하고선 든든한 조력자나 후원자 하나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거야


그렇기에 왕궁의 번영 따윈 관심 없고 자신의 출세와 실세를 잡는 것에만 흥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이러한 B는 노려지기 쉬운 먹잇감이었어




그렇게 B의 몰락을 위해 의기투합한 사람들은 거짓 정보들을 만들어내어 B를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만들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A란 성가신 존재였지


경쟁심 강한 성격은 내려두고 일단 훌륭한 인품을 보유한 A였기에 수많은 고위 권력자들의 A의 후광을 이루고 있었거든


그러니 B와 깊은 친분이 있는 A에게 이 일을 들키게 된다면 누구 하나 매장하기는 커녕 단체로 매장당할 수도 있었던거야


그래서 모든 공작들은 A와 A랑 친한 권력자들의 시야 밖에서 은밀하게 진행되었어


B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기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A가 눈치채기도 전에 B는 마력을 봉인당하고 왕궁에서 추방되는 판결이 내려지고 말았어


그렇게 B는 A의 곁에 설 자격을 잃어버리게 된거야








왕궁에서 나와 정처없이 떠돌던 B는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어


마력을 봉인당해서 마법을 쓰지 못한다
마법을 쓰지 못한다면 A의 라이벌로 있을 수 없다
A의 라이벌이 아닌 자신에게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과연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는 남아 있을까?


내가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어떻게든 다시 일자리를 구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삶에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A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삶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A를 위해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행복함 따위 느낄 리가 없을텐데



그렇다면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건 아무리 우둔한 사람이어도 알 수 있겠지


B는 천천히 눈을 감고 나이프를 목에 겨냥했어




그리고 다시 눈을 뜬 B가 본 광경은 붉은 꽃잎이 수놓인 돌바닥이 아닌 거센 호흡을 내리쉬며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A였지








B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


A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자신에게 왜 찾아온 것일까


이미 A와의 관계를 소꿉친구로서가 아닌 하나의 신앙이자 자신을 이루는 유일무이한 존재로 여기던 B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 없는 일이었지


그래서 B는 A가 '어째서 죽으려고 하는 것이야'라고 물어봐도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어


A가 소꿉친구를 놔두고서 혼자 죽으려들지 마라, 갈 곳이 없어도 대신 내가 보살펴줄 수도 있다, 내가 너 하나 뒷바라지 못해줄 정도로 능력 없고 의리 없는 사람이 아니다고 해도 B의 사고는 이를 따라오지 못했어



자신의 말에 생기 잃은 눈으로 '어째서'하는 표정을 짓는 B를 보며 A는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해


이제껏 자신의 속마음을 단단히 숨긴 채 라이벌 역할을 맡아온 B였기에 A는 이제껏 단순하게 B를 소중한 소꿉친구라고 여겨왔지만 이런 B의 기묘한 행동은 A에게 본능적인 결단을 내리게 만들어


A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지만, 아마도 자신이 깊게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직감은 B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지








그렇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A는 B를 남은 방에다 머무르게 하기로 결정했어


하지만 방금처럼 자살을 시도해버리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 들었어


그래서 일단 마법을 쓰지 못하는 B의 팔과 다리를 속박마법으로 묶어두었어


혹시 모르니깐 문이란 문은 다 잠궈두고 아무것도 안 먹었으리라 추정된 B를 위해 식사를 가져온 후 천천히 대화를 나눠보기 시작했어



몇 번인가 무의미한 단어의 소비가 끝난 후에, A는 B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


뭐라고 말만 하면 'A의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A를 위해서...'라며 대답하는 B를 보며 B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서서히 실감하기 시작했지


지금까지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지쳐보이는 B를 보고 A는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했어


꼬르륵 소리를 내는데도 밥을 보며 수저조차 쥐지 않는 B에게 밥을 떠먹여주고 방을 나간 A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해


이제까지 자신의 라이벌 역할로써 자신과 항상 실력을 겨루던 B


이따금씩 자신을 앞서르며 따라와보라고 도발을 하는 B는 A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그래도 때론 얄밉기도 하고 분하기도 했어


차갑고 날카로운 자주색 눈동자와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다란 먹빛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던 B


그런 B가,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왔다고 하고 있어


어릴 적 소심하고 여려서 나를 쫄쫄 따라왔던 조그마한 B가 어느 날 거만하게 변해버린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하지 않고 나만을 위해서 몰락하는 그 순간까지 라이벌 역할을 맡아온 것이야



B가, 나만을 위해서


A는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칠게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을 도저히 진정시킬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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