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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치사] 초콜릿은 달고, 달고, 달다.앱에서 작성

호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5 12:37:39
조회 388 추천 16 댓글 6
														



 초콜릿은 달고, 쓰고, 텁텁하다. 타에는 그 중 단 초콜릿을 좋아한다. 달고, 맛있고, 맛있으니까.

 원래는 단팥죽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 발렌타인이기도 하고, 타에가 사랑하는 치사토가 초콜릿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좋아하는 지는 모른다. 근데 초콜릿을 줄 때마다 보기 좋은 웃음을 보였던 것을 보아, 그녀는 초콜릿을 좋아하는 듯 했다. 아마도. 

 오늘도 타에는 초콜릿을 한 움큼 들고 치사토를 찾아간다. 두 손으로 들고 가기에도 꽤나 벅찬 양이라 뚝뚝, 녹은 초콜릿이 흘러내린다.
 새하얀 바닥이 검은색으로 물들어간다.

 하지만, 타에는 그것을 일일히 닦을 겨를이 없었다. 누군가 닦아주겠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 채, 서둘러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향해 달려간다.


"치사토 선배, 저 왔어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이 열린다. 자고 있었는지 불이 꺼져있어 앞은 잘 안 보이지만, 이미 선배가 어딨을 지는 알고 있다.

성큼성큼... 찾았다. 고요한 정적, 숨소리도 내지 않고 죽은 듯이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우려 손을 뻗는다.


"선배, 일어나요."


 정적, 정적, 정적... 고요한 정적이 방 안을 맴돈다. 그 정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선배는 예쁜 빨간 눈을 떴다.


"타에 짱...?"

"좋은아침이에요, 선배."

"아침일까...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불 좀 켜줄래?"

"라져."


 선배의 부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불을 키는 곳이 어딨는 지도 이미 알고있다.

 치사토가 있는 곳으로부터 우측으로 다섯 걸음. 하나, 둘, 셋, 넷, 다섯. 손을 뻗어본다. 역시 정답이다. 길을 찾는 데 꽤 소질이 생긴 것 같았다.

 딸깍, 갑작스레 들어온 강한 빛에 눈을 찡그린다. 너무 밝아. 선배도 갑작스러운 빛이 꽤나 눈부셨는 듯 눈을 찡그린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곧 빛에 익숙해져 선배를 똑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음, 역시 밝아지니까 낫다. 아까는 정말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선배도 빛에 꽤 적응한 듯 아까보다 나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곤 제 손에 들고있는 초콜릿 통을 보더니, 의문을 자아냈다.


"손에 들려있는 그건... 초콜릿? 그러고보니 벌써 발렌타인이였네. 요즘 워낙 바쁘다보니 잊어버리고 있었어."

"괜찮아요. 선배 몫은 넉넉히 준비해뒀거든요."

"정말... 챙겨줘서 고마워. 잘 먹을게."


 선배는 익숙한 듯이 제 손에 있는 초콜릿을 가로채갔지만, 내용물을 보곤 좀 놀란 듯 했다. 굳어있지 않은 초콜릿이라니, 놀랄만하다.

 초콜릿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초콜릿이 담긴 통에 선배의 손가락을 넣는다. 흰 손가락이 검은색 초콜릿에 물들어간다.

 손가락을 통에서 빼내자 자신도 데려가라는 듯 미련만 잔뜩 남긴 초콜릿이 뚝뚝 떨어진다. 아까워. 더 많은 초콜릿이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자신의 입 속으로 초콜릿을 집어삼킨다.


"타, 타에 짱...?!"


 자신의 행동에 선배가 꽤 놀란 듯 얼른 빼내려 힘을 준다.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을 주어 더 깊숙히 들어오게 한다.

 선배의 손가락은 생각보다 아무 맛도 안 난다. 초콜릿의 단 맛에 가려져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느끼기엔 그렇다.

 한참 초콜릿의 맛을 음미한 뒤 손가락을 빼낸다. 입가에 살짝 묻은 초콜릿을 핥는 것은 덤으로.


"맛있네요. 선배도 먹어보세요."


 자신의 행동에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쉬고 자신이 했던 것처럼 초콜릿을 찍어 먹는다. 아까 자신이 핥았던 손으로, 선배의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다.


"...정말 맛있네. 좀 많이 단 것 같긴 하지만..."

"너무 달면 제 손을 먹어도 돼요. 제 손은 짭짤하거든요."

"아니, 그건 사양할게..."

"농담
        이

               -ㅇ."



 갑작스레 온 세상이 핑 돈다. 우웩, 위에서부터 올라오는 불쾌한 기분이 온 몸을 감돈다. 어지러워, 머리 아파.

 급격히 벌어진 상황에 선배가 날 걱정하며 바라본다. "타에 짱, 괜ㅊ...ㅏ?" 뭐라고요? 다시 말해주세요. 잘 안 들려요.

 선배의 말을 제대로 듣고자 아픔을 꾹 참으며 귀를 기울인다. "ㅌㅏ에♡&ㅇ...니?" 안 들려, 안 들린다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을 삼킨 채 선배를 바라본다.

 선배가 사라졌다. 아까까지 여깄었는데, 어디 간거지? 안돼, 선배가 사라지면 안돼. 그대로 떠나가버리면 안돼. 황급히 주변을 둘러본다. 치사토 선배, 어딨어요? 평소의 느긋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타에 짱."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와 황급히 뒤를 돌아본다. 그곳엔 자신이 찾고 있던 선배가 있었다.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타에 짱."


 목소리는 또 다시 뒤에서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또 선배가 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왜 선배가 또 있는거야? 혼란스러워 하고 있자, 이번엔 위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타
     에
         짱   ."


 아래에서도, 옆에서도, 뒤에서도, 앞에서도 소리가 들려온다. 선배는 돌아보는 곳마다 걱정된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타에 짱."


아니야.


"타에 짱, 난 여깄잖니?"


이건 아니야.


"진정해, 타에 짱."


이건 치사토 선배가 아니야.


"무슨 일 있니?"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에 짱."


내가 찾고 있던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        에 짱."


'진짜'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


               에
    

         짱."



           '진짜' 치사토 선배는,


누구였지?


 시야가 번쩍이며 세상이 밝아진다. 어지럼도 아까보다 한참 나아졌다. 그 많던 치사토 선배도 사라져버렸다.

 어느새 바닥에 잔뜩 흩뿌려진 초콜릿을 바라본다. 바닥이 더러워져 청소하는 데 꽤나 애 먹을 것 같았다.

 초콜릿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시선의 끝에는, 이것이 현실이라는 듯 당연한 것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치사토 선배는 이미 죽었다.


 시체를 보자 잊고 싶었던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분명 초콜릿은 먹었을텐데, 왜. 털썩,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무차별적으로 흩뿌려진 초콜릿에 손을 대자 초콜릿은 자신을 놓치기 싫다는 듯 달라 붙어온다. 조심스레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핥지만,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분명 단 초콜릿이었을텐데, 쓴 맛도, 그 무슨 맛도 나지 않는다.

 이 방법이라면 선배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초콜릿은 아무 맛도 나지 않지만 쓴 초콜릿을 먹은 것 마냥 쓰라리다. 내성이 생겨버렸다. 지독한 내성이.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초콜릿이 안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선배를 만나야 한다. 약효가 떨어졌으면, 다른 약을 구하면 된다.




                           그래, 이 모든 것은


자신을
             오직 ​치사토​ ​선배를​ 위해서.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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