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타에치사] 초콜릿은 달고, 달고, 달다.앱에서 작성

호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5 12:37:39
조회 367 추천 16 댓글 6
														



 초콜릿은 달고, 쓰고, 텁텁하다. 타에는 그 중 단 초콜릿을 좋아한다. 달고, 맛있고, 맛있으니까.

 원래는 단팥죽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 발렌타인이기도 하고, 타에가 사랑하는 치사토가 초콜릿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좋아하는 지는 모른다. 근데 초콜릿을 줄 때마다 보기 좋은 웃음을 보였던 것을 보아, 그녀는 초콜릿을 좋아하는 듯 했다. 아마도. 

 오늘도 타에는 초콜릿을 한 움큼 들고 치사토를 찾아간다. 두 손으로 들고 가기에도 꽤나 벅찬 양이라 뚝뚝, 녹은 초콜릿이 흘러내린다.
 새하얀 바닥이 검은색으로 물들어간다.

 하지만, 타에는 그것을 일일히 닦을 겨를이 없었다. 누군가 닦아주겠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 채, 서둘러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향해 달려간다.


"치사토 선배, 저 왔어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이 열린다. 자고 있었는지 불이 꺼져있어 앞은 잘 안 보이지만, 이미 선배가 어딨을 지는 알고 있다.

성큼성큼... 찾았다. 고요한 정적, 숨소리도 내지 않고 죽은 듯이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우려 손을 뻗는다.


"선배, 일어나요."


 정적, 정적, 정적... 고요한 정적이 방 안을 맴돈다. 그 정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선배는 예쁜 빨간 눈을 떴다.


"타에 짱...?"

"좋은아침이에요, 선배."

"아침일까...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불 좀 켜줄래?"

"라져."


 선배의 부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불을 키는 곳이 어딨는 지도 이미 알고있다.

 치사토가 있는 곳으로부터 우측으로 다섯 걸음. 하나, 둘, 셋, 넷, 다섯. 손을 뻗어본다. 역시 정답이다. 길을 찾는 데 꽤 소질이 생긴 것 같았다.

 딸깍, 갑작스레 들어온 강한 빛에 눈을 찡그린다. 너무 밝아. 선배도 갑작스러운 빛이 꽤나 눈부셨는 듯 눈을 찡그린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곧 빛에 익숙해져 선배를 똑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음, 역시 밝아지니까 낫다. 아까는 정말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선배도 빛에 꽤 적응한 듯 아까보다 나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곤 제 손에 들고있는 초콜릿 통을 보더니, 의문을 자아냈다.


"손에 들려있는 그건... 초콜릿? 그러고보니 벌써 발렌타인이였네. 요즘 워낙 바쁘다보니 잊어버리고 있었어."

"괜찮아요. 선배 몫은 넉넉히 준비해뒀거든요."

"정말... 챙겨줘서 고마워. 잘 먹을게."


 선배는 익숙한 듯이 제 손에 있는 초콜릿을 가로채갔지만, 내용물을 보곤 좀 놀란 듯 했다. 굳어있지 않은 초콜릿이라니, 놀랄만하다.

 초콜릿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초콜릿이 담긴 통에 선배의 손가락을 넣는다. 흰 손가락이 검은색 초콜릿에 물들어간다.

 손가락을 통에서 빼내자 자신도 데려가라는 듯 미련만 잔뜩 남긴 초콜릿이 뚝뚝 떨어진다. 아까워. 더 많은 초콜릿이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자신의 입 속으로 초콜릿을 집어삼킨다.


"타, 타에 짱...?!"


 자신의 행동에 선배가 꽤 놀란 듯 얼른 빼내려 힘을 준다.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을 주어 더 깊숙히 들어오게 한다.

 선배의 손가락은 생각보다 아무 맛도 안 난다. 초콜릿의 단 맛에 가려져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느끼기엔 그렇다.

 한참 초콜릿의 맛을 음미한 뒤 손가락을 빼낸다. 입가에 살짝 묻은 초콜릿을 핥는 것은 덤으로.


"맛있네요. 선배도 먹어보세요."


 자신의 행동에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쉬고 자신이 했던 것처럼 초콜릿을 찍어 먹는다. 아까 자신이 핥았던 손으로, 선배의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다.


"...정말 맛있네. 좀 많이 단 것 같긴 하지만..."

"너무 달면 제 손을 먹어도 돼요. 제 손은 짭짤하거든요."

"아니, 그건 사양할게..."

"농담
        이

               -ㅇ."



 갑작스레 온 세상이 핑 돈다. 우웩, 위에서부터 올라오는 불쾌한 기분이 온 몸을 감돈다. 어지러워, 머리 아파.

 급격히 벌어진 상황에 선배가 날 걱정하며 바라본다. "타에 짱, 괜ㅊ...ㅏ?" 뭐라고요? 다시 말해주세요. 잘 안 들려요.

 선배의 말을 제대로 듣고자 아픔을 꾹 참으며 귀를 기울인다. "ㅌㅏ에♡&ㅇ...니?" 안 들려, 안 들린다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을 삼킨 채 선배를 바라본다.

 선배가 사라졌다. 아까까지 여깄었는데, 어디 간거지? 안돼, 선배가 사라지면 안돼. 그대로 떠나가버리면 안돼. 황급히 주변을 둘러본다. 치사토 선배, 어딨어요? 평소의 느긋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타에 짱."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와 황급히 뒤를 돌아본다. 그곳엔 자신이 찾고 있던 선배가 있었다.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타에 짱."


 목소리는 또 다시 뒤에서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또 선배가 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왜 선배가 또 있는거야? 혼란스러워 하고 있자, 이번엔 위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타
     에
         짱   ."


 아래에서도, 옆에서도, 뒤에서도, 앞에서도 소리가 들려온다. 선배는 돌아보는 곳마다 걱정된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타에 짱."


아니야.


"타에 짱, 난 여깄잖니?"


이건 아니야.


"진정해, 타에 짱."


이건 치사토 선배가 아니야.


"무슨 일 있니?"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에 짱."


내가 찾고 있던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        에 짱."


'진짜' 치사토 선배는, 어딨지?


"타


               에
    

         짱."



           '진짜' 치사토 선배는,


누구였지?


 시야가 번쩍이며 세상이 밝아진다. 어지럼도 아까보다 한참 나아졌다. 그 많던 치사토 선배도 사라져버렸다.

 어느새 바닥에 잔뜩 흩뿌려진 초콜릿을 바라본다. 바닥이 더러워져 청소하는 데 꽤나 애 먹을 것 같았다.

 초콜릿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시선의 끝에는, 이것이 현실이라는 듯 당연한 것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치사토 선배는 이미 죽었다.


 시체를 보자 잊고 싶었던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분명 초콜릿은 먹었을텐데, 왜. 털썩,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무차별적으로 흩뿌려진 초콜릿에 손을 대자 초콜릿은 자신을 놓치기 싫다는 듯 달라 붙어온다. 조심스레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핥지만,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분명 단 초콜릿이었을텐데, 쓴 맛도, 그 무슨 맛도 나지 않는다.

 이 방법이라면 선배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초콜릿은 아무 맛도 나지 않지만 쓴 초콜릿을 먹은 것 마냥 쓰라리다. 내성이 생겨버렸다. 지독한 내성이.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초콜릿이 안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선배를 만나야 한다. 약효가 떨어졌으면, 다른 약을 구하면 된다.




                           그래, 이 모든 것은


자신을
             오직 ​치사토​ ​선배를​ 위해서.
자신을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25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35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35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895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56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36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899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5 27
1464346 일반 빻치더락 예전이라면 바로 찾아봤겠지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23 33 0
1464345 일반 그냥 활기찬 토모코잔아 [2]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22 32 0
1464344 일반 밤해파리콘 다 만들고 나면 사사코이도 생각해볼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22 28 0
1464343 일반 ㅅㅍ)보통의 경음부 키큰 베이스 나중가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21 27 0
1464342 일반 스바모모 주식 아직 살아있나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21 32 0
1464341 일반 종트 한국에서 수입하는 곳 없냐? [2] ㅇㅇ(175.198) 23:20 35 0
1464340 일반 달달한 마히카노 [10] 백합백문학과교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9 72 9
1464339 🎥리뷰 미안하지만 나는 백합이 아니야(백합아냐) 후기 [1] 지나가던고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9 42 0
1464338 일반 빻더락인가 그거 어디서봄 [2] 백나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9 41 0
1464337 일반 헤번레는 라노벨인만큼 피로감도 있는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4 50 0
1464336 일반 어느 방향으로 가든 해피엔딩이 요즘은 좋아 [3] ㅇㅇ(121.148) 23:13 65 0
1464335 일반 이번 분기 백갤은 전설이다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 133 4
1464334 일반 아베뮤지카애니 미리예상함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 24 0
1464333 일반 빻더락 재밌는데? [2] ㅇㅇ(121.132) 23:09 58 0
1464332 일반 이콘 백붕이같아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 74 1
1464331 일반 토모아논도 아논소요처럼 야한 거 잔뜩 나와야한다고 생각해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 47 0
1464330 일반 아니 어째서 내 유튜브 추천 영상에 이런 노래가 [15]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 90 0
1464329 일반 다들 월요일 고생 많았어 잘쟈~ [14] 마후카나데나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 50 0
1464328 일반 담분기는 사슴아이가 제일 인기많으려나 [5] 비고정닉네임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 96 0
1464327 일반 오래기달렸다 [7] 00006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 65 0
1464326 일반 늙고 병들고 지친 [17] ドル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 123 0
1464325 일반 해파리 소설이랑 코믹스를 사든지 해야지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 80 1
1464324 일반 이새키분명고양이아니야 [4]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 71 0
1464323 일반 생각해보니 얘네도 종트라 주목받지 못했어 [2] ㅇㅇ(125.177) 23:01 82 1
1464322 일반 정실갓컾 [8] 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0 68 0
1464321 일반 아니 미친 레이디 블랙 [4] kgban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9 63 0
1464320 일반 마리미떼되게재밋게봣는데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8 29 0
1464319 일반 내년 1분기도 기대됨 ㄹㅇ [4] ㅇㅇ(211.206) 22:58 98 0
1464318 일반 이번회는 꼭 복습해야지 [2]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7 53 0
1464317 일반 니나 때리는 모모카 [2] Embr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7 66 0
1464316 일반 나네삐 고구마에 숨이턱턱 네니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6 15 0
1464315 일반 2025년 1월 두렵다 ㅜㅜ [10] 눈치99단무츠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6 107 1
1464314 일반 아베무지카가 망한 후 [1]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4 77 0
1464313 일반 소피요란 순애애낌 붐 와라 [3] 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2 44 0
1464311 일반 시즈루쨩 요카한테 어떻게 사과할까 [8]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0 95 0
1464310 일반 최근 씹덕질이 너무 즐거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0 75 1
1464309 일반 "잇챠잇챠! 내 손가락으로 임신해라! 요루!"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0 146 9
1464308 일반 충전하는 루리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7 50 0
1464307 💡창작 마히루를 추억하며 눈밭에 잠드는 카노의 이야기 [3] HiKe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7 151 14
1464306 일반 종트와 해파리가 13화였다면 [3] qzpwx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7 104 0
1464305 일반 해파리는 처음부터 봤어야됐네 [4]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6 106 0
1464304 일반 오늘 니코동 접속 안 되던 거 해킹때문이었네 [3] μ’si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5 5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