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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욕망] 주종 (1)앱에서 작성

참수리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2 01:44:20
조회 1714 추천 54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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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일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눈 앞에서 섬광이 튀고 조금 전까지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던 부하들이 선혈의 핏자국만을 남긴채 사라졌다.

즉사의 축복이 빗겨간 희생양들의 바람 빠진 신음소리에 소름이 끼친다.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 저항 할 수록 너희들의 괴로움만 늘어날 뿐인데."

귀찮음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옷에 튄 먼지를 털어내는 마족.

아니, 저건 괴물이다.

상식이라는게 통하지 않는 괴물.

저런게 한 둘이 아니라 집단으로 프루티를 침공했다는 사실에 절망보다 더한 허탈감에 다리의 힘이 풀렸다.

"응..? 살아남은 녀석이 있네."

눈앞이 흐리다.

분명 눈은 충실하게 세상을 비춰보지만 머리속이 엉망이다.

발소리가 가까워질 수록 심장의 고동이 크기를 키워간다.

수 년을 단련해오고 여러 실전을 경험하며 쌓아온 경험은 일체 쓸모가 없었다.

이렇게 끝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 외엔 도리가 없었다.

"어머.. 귀여운 아이가 섞여있었네? 혹시나 해서 조절을 하기는 했는데, 큰일 날 뻔 했어. 인간들은 참 너무해. 이렇게 예쁜 여자아이마저 이런 지저분한 싸움터로 보낸다니.. 다친데는 없니? 일어날 수 있겠어?"

내 앞에 쪼그려 앉은채 말하는 괴물의 말을 이해 할 수가 없다.

당최 나에게 하는 말이 맞기는 하는걸까?

순간 공포에 짖눌려 가라앉아있던 분노가 치솟는다.

생명을 장난감 취급하는 저 태도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 검을 잡은 순간부터 검에 패배해 저무는 날이 올 것이라는 각오를 했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었다.

이런 무자비한, 의미없는 살육은 용납 할 수 없다.

잃어버렸던 손가락의 감촉이 돌아와 나는 힘껏 괴물에게 검을 쳐올린다.

'파악-!'

확실하게 느껴지는 살갖을 가르는 감각.

일격에 끝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검을 휘두른다.

훈련한대로, 경험한대로 적을 무찌른다.

"군단장님!!"

"제압해 빨리!"

괴물의 부하로 보이는 듯한 또 다른 괴물들.

전부 다 오라 그래.

모조리 상대해줄게.

인간을 얕잡아 보지마!!

"아아.. 여긴 됐으니까, 저기 덜 처리된 것들이나 마저 마무리 지어둬."

"뭐...?"

분명 치명타였다.

허리부터 어께죽지까지 정화하게 노린 연격이었고 또 베는 느낌까지 확실히 있었다.

제 아무리 괴물이라 할지라도 멀쩡하지는 못 할 위력이었다.

"화가 많이 났나보구나. 뭐 네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는 아니니까.. 그치만 소용 없어. 너는 나를 쓰러뜨릴 수 없어."

우수에 찬 눈빛.

몸에 새겨진 검의 흔적은 핏방울이 맺힐 여유도 주지 않은채 사라진다.

"여자는 성으로 데려오라는 마왕님의 명령이란다. 협조해줬으면은해."

"닥쳐 이 괴물아!!!!!"

끝까지 능글맞은 목소리로, 빈정대는 그 말투로 말하는 놈에 대한 증오가 치솟았다.

이젠 어떻게 되든 좋았다.

검을 겨누고 놈의 가슴팍에 쑤셔 넣는다.

'푸욱-'

동귀어진이라도 좋았다.

내 목숨 하나로 연합의 저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거로 족했다.

그런 내 마지막 바램마저 짖밟 듯이 괴물은 태연하게 팔을 뻗어 내 몸을 끌어안았다.

마치 겁먹은 강아지를 품에 품는 것 마냥.

"괜찮아 괜찮아. 전부 잘 해결될거야."

순간 몸에서, 정확히는 나를 끌어안은 놈과 닿은 피부를 통해서 무언가가 빨려나가는게 느껴진다.

"..! ...!!!"

몸 전체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강렬한 자극에 굳게 쥐고있던 검이 허무하게 바닥에 나뒹군다.

"착하지.. 숨을 쉬렴. 천천히 있는 그대로. 옳지 착하네."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괴물의 말은 곧 마법처럼 내 몸을 지배한다.

경직된 몸은 완전히 이완돼 풀어지고 자연스레 가증스런 놈에게 기댄채 말하는대로 희미한 호흡을 반복한다.

의식은 거기까지 밖에 남지 않았다.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산등성이에 걸렸을 무렵이었다.

새벽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저녁임을 짐작케 했다.

폭신한 이불에 깊게 잠겨있는 몸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담요가 덮여진채로 눕혀져 있었다.

"일어났니? 잠이 꽤 많은가보구나"

바로 옆, 바닥에 깔려진 이불 옆에 위치한 침대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몸을 벌떡 일으킨다.

"저주받을 마족놈들.. 죽이려면 어서 죽여!"

"안죽이니까 거기 앉아있으렴. 아직 결제 해야할게 남았거든."

침대위의 존재가 손을 이리저리 휘젓자 어디선가 나타난 목줄이 날아와 내 목에 채워진다.

목줄에 연결된 사슬이 벽에 박힌다.

강아지나 다를 바 없는 스스로의 모습에 수치심, 분함에 눈물이 차오른다.

"별로 들어줄거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얌전히 잘 앉아 있으면 상을 줄게."

뚝 뚝 떨어지는 눈물에도 놈은 또 한 번 나에게 모욕을 준다.

나는 주저앉은채 흐르는 눈물만 연신 훔쳐댔다.

놈이 내 앞에 앉은거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나는 마왕군의 군단장 프림이란다. 너는 연합군의 군인이겠지? 그때 복장을 봐서는 백인대장 정도일 것 같고."

"죽여... 그냥 죽여줘..."

"이름을 물어도 순순히 대답해줄 것 같지도 않으니까, 이참에 새로 이름을 지어줄게. 음... 제이. 네 이름은 이제 제이야. 주인님이 지어준 이름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렴."

차라리 죽는게 나을 거라 생각했었다.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혀를 깨물었다가 거칠게 키스 당해 기절한게 네 번.

제때 나오는 밥을 먹지 않았다가 키스 당해 강제로 먹게된게 스무 번.

그 외에 놈은.. 프림은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난 네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야. 다만 네가 내 반려동물이라는 거에 대한 자각을 해주길 바랄 뿐이란다.'

같은 소리를 하면서 보드판 하나를 내밀었다.

'주인님에게 다녀오셨어요 말하기 - 야외산책 1시간'
'주인님에게 고생하셨어요 말하기 - 달콤한 디저트 세트'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 침대에서 잘 수 있게 해주기'
'고생한 주인님 안마 해드리기 - 애정 듬뿍 담긴 키스 등등..'

말같지도 않은 소리가 잔뜩 적힌 보드판은 당연히 여지껏 단 하나도 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림은 불평하나 없이 늘 저녁이 되면 방에 들어와 일을 하고 아침이 되면 어디론가 가버린다.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다.




마족놈들은 비열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부터 식사에 무슨 짓을 한게 틀림없다.

언제부터인지 프림의 향기라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늘 몸을 담그는 이불에서 나는 향에 머리가 어지럽다.

프림은 뻔뻔하게도 평소와 똑같이 나를 대한다.

인간은 욕구에 왜이리도 약한건지 저 이불에 코를 박고 깊게 들이마시면 얼마나 달콤할까 따위의 망상을 일으키고만다.

애석하게도, 목줄의 길이는 절묘해서 침대 끝자락에 닿을 듯 닿지 않는 거리밖에 다가갈 수가 없다.

보드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 가르쳐주기 - 주인님의 잠옷 하루동안 빌려 입기'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세라..."

"응? 무슨 말 했니?

평소와 똑같이 저녁무렵 방에 들어와 침대에 기댄채 무언가를 끄적이던 프림이 내게 고개를 돌렸다.

"세라라고. 내 이름..."

"아~! 미안해. 집중하느라 못들었지뭐야. 응 잘했어. 상으로.. 잠깐만."

프림은 동료들을 살육할때의 무미건조한 그 얼굴과 같다는 생각이라곤 들지 않을 만큼 기쁜 표정을 하고는 그자리에서 훌렁훌렁 잠옷을 벗는다.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 프림의 몸은 아름답다는 말 외에는 형용할 방법이 없었다.

"자, 여기 하루동안 네가 써도 좋아. 설마 잠옷이 제일 첫번째일 줄은 몰랐는데, 기특하네."

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은 프림은 잠옷을 바닥에 두고 도로 침대위로 올라간다.

머리칼에 단 두 번 닿았던 손의 감촉이 애뜻하게 느껴진건 기분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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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졸려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내가 쓴거는 수상 후보에 안올라가!

대회 많이 참여해주라~~!!!!

- 사요히나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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