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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피카대회] 총알, 피, 그리고...

1234(39.113) 2021.02.02 15:55:24
조회 225 추천 12 댓글 7
														

케이네는 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돌아볼 이유가 없었다.


이미 모든 것은 끝났으니까.


남은 것은 그저 돌아가는 것 뿐. 하지만 돌아가도 그녀를 기다려 줄 사람은 없었다.


몸은 정상이 아니다.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케이네는 절뚝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눈물이 흘렀다. 뜨거운 눈물이 사정없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렇지만 후회는 없었다.


어차피 누군가는 죽어야 했다. 그리고 그 결말은 자신이 살아남은 것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웃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손으로 연인을 죽여야 했다. 그런데 웃는다면 그것이 더 웃기겠지. 불나방처럼 위험 속에 뛰어들며 함께 살아온 동료였다. 그리고 같은 꿈을 쫓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이야기를 한다고 변하는 건 없다.


그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걸어갈 뿐이다. 이대로 걸으며 후회할 뿐 더 이상은 없었다.


---------- 


좀더 많은 이익.


그것은 보다 많은 피를 필요로 했다. 케이네는 그것 때문에 리코와 매번 싸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리코는 보다 많은 돈을 원했고 케이네는 그런 그녀의 요구를 채워줄 수 없었다.


물론 리코가 돈을 원하는 이유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 지긋지긋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했으니까.


그러나 케이네는 그렇지 않았다. 비록 지옥같은 도시라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곳이 좋았다.


이곳은 리코를 만난 도시다.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리코와 함께한 추억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거기서 균열은 생겨났다.


물론 케이네도 떠나고 싶어하는 리코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서두르지 않고 돈을 모아서 가기를 바랬다.


하지만 리코는 서둘렀다. 그저 떠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바심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상의 무엇인지도 몰랐다.


허나 이유가 무엇이든 그것 때문에 둘은 몇 번이고 다투었다. 이미 자신들은 더러운 일에 손대고 있었다. 그런데 굳이 더 많은 죄를 짓겠다는 리코를 케이네는 납득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몇 달.


그 정도면 원하는 돈은 충분히 모을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리코는 당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넘어선 안될 선을 넘었다.


유괴, 납치, 그리고....


도둑질이나 마약 판매까지는 납득할 수 있었다. 이미 자신들은 바닥까지 갔으니까. 몸까지 팔았던 그녀들에게 있어서 수단 방법을 가리는 것은 사치였다.


그래도 정도라는 건 있다.


자신들이 최악까지 갔다고 해서 타인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리코는 그 선을 넘겼다.


이대로 놔둔다면 리코는 그 이상의 악행을 하겠지. 그것만큼은 막지 않으면 안된다고 케이네는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둘은 선을 넘겼다.


---------- 


총알은 언제나 평등했다.


죽음.


그 앞에 어떤 것도 남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했기에 더욱 치열하게 둘은 서로의 방아쇠를 당겼다.


"왜 꼭 그래야 하냐고!"


케이네는 소리쳤다. 그것은 절규였다.


허나 리코는 답이 없었다. 그저 그녀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듯 방아쇠를 당길 뿐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다.


리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맹점이었다.


케이네는 이제 그녀의 광기가 자신을 향했다는 걸 알았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 리코는 어떤 것도 망설이지 않았다.


살의.


그것은 케이네를 향해 있었다.


살기 위해 케이네는 탄창이 빌 때까지 방아쇠를 당기고 새로 총을 장전했다. 그리고 리코는 그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자신의 총을 난사했다.


하지만 총은 언제나 그렇듯 탄약이 있을 때만 위험한 무기다. 곧 총알은 떨어질 터.


그 틈을 노리고 케이네는 마지막 설득을 위해 리코 앞에 섰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리코의 납탄.


고통만큼이나 슬픔이 케이네의 눈을 가득 채웠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답은 없다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미안, 사랑했어. 그리고 안녕."


리코에게 들리지 않을 인사와 함께 케이네는 방아쇠를 당겼다. 단 한번의 유효탄.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났다.


---------- 


웨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이 만들어 낸 소음에 겁을 낸 사람들일 경찰을 불렀다는 것이겠지.


"하아...."


이미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케이네에게 경찰에게 잡혀가는 것은 납득할 선택지가 아니었다.


아니 그것은 애초에 선택지가 될 수 없었다.


자신이 살아 있을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살아남았다고는 하지만 상처에서 흐르는 피는 그녀의 의식을 흐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그렇다면 선택할 것은 하나였다.


마지막까지 그녀답게 싸우다 가는 것. 이럴거라면 연인을 죽이는 선택 따위는 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을 후회하는 건 이미 늦었다.


씨익 웃으며 케이네는 자신의 손에 남은 무기를 확인했다. 익숙한 무게의 권총. 총알은 이제 탄창 하나 분량.


그것이면 충분했다.


"후우...."


케이네는 숨을 몰아쉬었다. 연인을 죽인 죄에 대한 대가는 치루겠다는 듯 그녀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요란한 총성이 몇 번이고 울려 퍼졌다.



--------------- 

뭐 아주 뻔한 내용.
그냥 생각나서 써봤음.

아 난 경쟁작 참가 아님. 그냥 재밌어 보여서 쓴거니까 심사에서는 제외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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