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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11화

1234(39.113) 2021.02.10 20:29:56
조회 151 추천 13 댓글 3
														

오늘도 날씨는 좋다. 그리고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즐겁게 즐기고 있었다. 후미나와 아야메 또한 마찬가지였다.


둘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먹으며 멍하니 점심 시간을 즐겼다. 특히 후미나는 오늘의 피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그 맛을 즐기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흡혈종이라고 해서 먹는 것에 취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후미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흡혈종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10대 소녀의 피. 그 다음은 10대 소년들의 피다.


어른들의 피는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지며 담배나 술을 하는 사람들의 피는 성별을 떠나 정말 맛이 없었다.


후미나는 그래서 오늘의 피는 부디 같은 10대 여학생의 피가 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정부에서 주는 피는 좋은 것들만 골라서 준다고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취향을 맞춰주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후미나는 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피가 오기를. 물론 취향을 따지면 혈액형에 따라서도 맛이 차이 나지만 일단 10대 여학생이라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은 약간 어긋났다.


"흐음 어쩔 수 없나?"


후미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야메의 곁에서 20대 여성의 피를 마셨다. 그래도 이건 20대 초반인 듯 나름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 느낌을 즐기며 후미나는 그늘 밖을 바라보았다.


이미 식사를 마친 친구들은 넘치는 열정을 태양 아래에서 아낌없이 터트렸다. 그녀들의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은 그저 눈이 부시다는 말 이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후미나는 태양은 피하는게 최선이었다. 전례의 말대로 흡혈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학교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고 그녀와 같이 태양을 조심해야 하는 환상종들은 따로 실내 체육을 하니 그런 배려는 그저 고마울 뿐.


그렇지만 역시 조용히 지내는 것이 후미나의 취향에는 딱 맞았다. 운동보다는 책 읽는 것이 좋은 후미나에게 있어 체육시간은 역시나 좋아하는 시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건 아야메도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물론 필요한 때에 여차하면 힘을 쓸 수는 있지만 그 반동이 커서 어지간하면 조용히 지내고 싶어 했다.


흡혈종과 늑대인간.


서로 상극인 두 사람이 이렇게 함께 지내는 것은 그런 성격 때문이기도 했다.


"오늘도 사유리가 안왔지?"


아야메는 아주 조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후미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게나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은 주제에 최근에는 계속 결석이었다. 담임선생님의 말씀대로라면 지금 몸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다.


환상종 아이들은 다들 벌받았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지만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후미나와 아야메는 조금 달랐다.


아예 무시하면 제일 편하다.


그렇지만 무시할 수는 없었다. 아니 무시하고 싶지 않았다. 어찌되던 아주 조금은 가까워진 사이니 말이다.


"한번 찾아가볼까?"


후미나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걱정이 되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 죽을지도 몰라."


아야메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유리의 가문은 본래 뛰어난 퇴마사 가문.


당연하지만 환상종과는 상극이다. 그런 곳에 환상종인 후미나와 아야메가 갔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냥 문앞에라도 다녀오는게 어떨까 싶어서...."


후미나는 그래도 걱정이라는 듯 말했다. 그러자 아야메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워도 걱정된다는거지?"


그렇게 말하며 아야메도 같이 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다시 가기 두려웠지만 이런 때에 한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조금은 무른 생각인지 모르지만, 어찌되던 오랜 시간 이리저리 얽힌 관계였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마음이 정해졌다면 그 다음은 행동 뿐. 하루 일과를 마치는 즉시 가기 위해 둘은 사유리의 집 주소를 체크했다.


----------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고통이 사유리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가문의 숙명, 퇴마사의 피는 계속해서 환상종에 대한 적의로 그녀를 괴롭혔다.


그 고통 속에서 사유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것은 잘못된 것. 하지만 고통은 그녀를 계속해서 환상종에 대한 적의로 물들이고 있었다.


차라리 완전히 포기한다면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미 한번 그랬다가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같은 반의 아이까지 유혹하고 죽이려고 했다.


그러면 안된다.


그것만큼은 안된다.


그 생각 하나로 사유리는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


사유리는 전혀 생각 못한 손님에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설마 자신의 본가에 환상종이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들어온 당사자들도 그건 비슷한 모양이었다. 문전박대가 아니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본가의 당주인 사유리의 아버지가 직접 그녀들을 데리고 이 방까지 왔기 때문이었다.


"몸은 괜찮아?"


사유리의 아버지가 나가자 후미나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유리는 고개만 끄덕였다.


"아가씨도 참...."


스즈메는 후미나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사유리를 보며 다행이라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유리에게 매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지만 역시 스즈메는 사유리를 많이 사랑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아야메는 그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때처럼 그런거야?"


아야메는 사유리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유리는 쓴 미소를 지으며 긍정했다.


"그때처럼.... 그렇네."


사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괴로움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아가씨 약을...."


"아니. 괜찮아. 어차피 이건 죽기 전까지 이어질거니까 내가 견뎌야지."


사유리는 스즈메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 표정은 더 없이 슬퍼보였다.


"미안해.... 그때 저, 정말 잘못했어."


사유리는 그렇게 후미나에게 말했다. 생각 못한 사과에 후미나는 놀란 표정이었다. 전혀 예상 못한 일이었으니까.


허나 그것도 잠시 후미나는 미소로 그녀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아픈 사람이 용기를 낸 사과에 무어라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후미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야메는 무언가 알겠다는 듯 심각한 표정이었다.


"몸조리부터 해. 그때처럼 또 폭주하는거 아냐?"


스즈메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후미나를 제외한 전원은 그저 무거운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어.... 그게 우리 가문의 숙명이니까."


사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나가달라고 말했다. 더는 억누르기 어렵다는 말에 아야메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고 후미나와 함께 나갔다.


"미안.... 고마워."


나가는 두 사람에게 사유리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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