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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욕망] 애증의 바람 (上)

LL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8 00:19:38
조회 469 추천 14 댓글 1
														



 "잘 주무셨나요? 사레나님. 좋은 아침이네요."

 

 "우후후. 리첼씨도 평안하셨나요?"


 "네."


 오늘도 평소와 같은 시작이었습니다. 평온하게 침대에서 눈을 뜨면 전속 시녀 리첼씨가 몸가짐을 도와주고, 교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유난히 맑은 햇살이 좋은 조짐이라 날씨라는 소재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밝아지는 그런 하루네요.


 저는 베니그마 공작가의 장녀 사레나랍니다. 프루니 대륙의 유권자 혹은 마법 재능이 있는 이들이 모이는 프리틸라 마법학교에 재학 중인 졸업반 학생이랍니다. 이제 머지않아 진행 할 졸업시험을 마치면 이웃국가 모이에스의 왕세자인 라이오스 전하와의 혼약식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가문의 이해관계 때문에 약혼을 맺었습니다만, 저를 만나러 올 때마다 자상하게 대하는 모습을 본 뒤로는 오히려 제가 반해버렸답니다. 마법 학교에서는 신분이나 혼약 관계 같은 것을 중요시하지 않아서 다른 경쟁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몸가짐이 나태해지지 않기 위한 좋은 자극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마음에 드시나요?"


 "거울 좀 더 보겠어요."


 곱슬곱슬한 금발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왕자님이 선물해주신 빨간 브로치도 뒤에 달았습니다. 푸른 눈동자는 탁한 기색하나 없이 맑아서 기분이 한층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향유를 바를 필요도 없이 윤기 나고 뽀얀 피부. 오늘의 컨디션은 절호조라는 게 거울로도 전해지고 있네요.


 "이 정도면 된 것 같네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리첼씨."


 오늘은 라이오스님과 데이트가 있는 날입니다. 학원 내에서도 분수가 예쁜 연의 정원에서 만나기로 했답니다. 날씨도 컨디션도 오늘의 만남을 미리 축복해주는 행복한 시작이네요. 둘 다 성적은 상당히 우수하니까 하루 정도는 몰래 둘이서 일탈을 해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은 관계를 조금 더 진전시켜서 입맞ㅊ… 아니 무슨 망측한 생각이죠? 우후후. 하지만 전하께서 원하신다면 피할 생각은 없답니다.


 어디까지나 수업 시간을 빼먹는 것이니까,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나갔답니다. 정원에는 갈색 머리를 단정하게 기른 라이오스 왕자님이 먼저 도착해 계셨답니다. 저도 약속 시간보다 빨리 온다고 왔는데 말이에요.


 "왕자님. 오래 기다리셨나요?"


 "아니.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그보다…."


 "그보다요?"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버렸지 뭐야."


 이렇게 언제나 저만 바라봐 주시니 왕자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네요. 아마 이 학원에 다니는 사람 중에서 가장요.


 쿠콰콰쾅!


 앗! 어디선가 굉음이 들려오네요?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방향을 보니 학교 본관 쪽이었습니다. 연금술 교수님이 뭔가 조합하다 실수하셨나 보네요. 최근에 잠잠해졌나 했더니 놀랐지 뭐에요. 아니, 단순한 연금술 실험이 아닌 모양이에요. 정말로 건물이 무너지고 있고, 희미하지만 비명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네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상황파악을 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갈지 말지 갈팡질팡했습니다. 비참하지만… 정말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면 가세하는 것보다 떨어져 있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비겁한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답니다. 아마… 왕자님도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어머? 여기 땡땡이치는 학생이 둘이나 있네?"


 듣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간지러워지는 끈적한 목소리를 따라 돌아보니, 박쥐날개 비슷하게 생긴 것을 달고 있는 보라색 피부의 여성이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발과 몸이 거의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도. 정말 상스럽기 그지없네요.


 설마 저게 말로만 듣던 마족일까요? 분명 학원은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결계를 쳐놨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역시 보통 사태가 아닌 것 같네요. 이럴 때가 아니죠! 어서 대항해야!


 "사레나! 내 뒤에 숨어!"


 "저도 싸우겠어요!"


 얼마나 대단한 작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원 내에서 손꼽히는 저희 둘이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답니다. 저는 바로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어요.


 "대기를 찢는 폭풍이여, 칼날이 되어 눈앞에 있는 적을 섬멸하라!"


 "타오르는 불이여, 뜨거운 내 혼과 함께 검에 강림하라!"


 제 바람의 마법과 왕자님의 불의 마법은 시너지가 좋기에, 최고의 콤비로 손꼽히고 있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어요.


 빠르게 달려들며 도약하는 왕자님의 주변을 제 마법이 원호하며 가속도를 더해주었습니다. 이걸로 끝내드리겠어요.


 "받아라아아아앗!"


 왕자님의 참격이 그 마족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근데…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이 상식 밖의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아마 왕자님도 그런지 주춤하고 계시네요. 지금 무방비해요! 위험해요!


 "그게 전부야?"


 마족의 말이 끝나자마자 저는 살아서 봐서는 안 될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손이 왕자님의 등을 뚫고 나왔습니다.


 "아, 안돼애애애애애!"


 "쿠, 쿨럭. 도, 도망가! 사레나!"


 전하를 버리고 어떻게 도망가겠어요! 같이 죽을 각오로 대항하겠어요!


 "시, 싫어요! 저도 함께 죽을 각오로!"


 "크, 크아악!"


 그 이후는 살면서 결코 봐선 안 될 것을 보고 말았어요. 라이오스님의 몸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며 흰 대리석으로 된 정원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지금 미쳐버리거나 같이 죽으면 편할 텐데…. 아니에요! 정신을 놓을 때가아니에요! 슬슬 저도 각오를 다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저도 곧 뒤따라 갈 테니까, 부디 기다리고 계세요!


 "주, 죽어! 라이오스님의 원수! 권능을 가진 바람의 정령이여!"


 "꺄하하하하! 땡땡이치는 우리 불량 학생께서는 주문을 외워야만 마법을 쓸 수 있나 봐?"


 영창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꼬리는 뱀처럼 움직여 제 입안을 틀어막았습니다. 복수를 마치진 못했지만… 바로 따라갈 수 있으니 이걸로 만족이에요. 사실 좀 더 하고 싶었던 일은 많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 복수는 저희 가문과 모이에스 왕국에서 대신 해 주리라 믿고 있겠어요.


 "어디 보자… 오늘 본 녀석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게 생겼네. 응! 좋았어!"


 그러나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마족은 저를 보며 기분 나쁘게 히죽 거리고 있습니다. 어서 죽여서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도발하기 위해서… 저는 입을 틀어막고 있는 가느다란 꼬리를 콱 깨물었습니다. 그런데 질겨서 끊어질 기미도 보이지 않네요.


 "어머. 그거 저항이야? 좀 더 깨물어 줘도 좋은데."


 그 마족은 제 입안에 들어간 꼬리를 장난스럽게 흔들거리며 목구멍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아서 힘들어요.


 "아 참, 소개가 늦었지? 나는 마왕군 사천왕 중 하나인 ‘공략의 루시아’야. 마법 학원의 결계가 좀 더 견고해도 좋았을 텐데 너무 쉬워서 실망했거든. 남학생들은 물론 교수까지 하나같이 슬플 정도로 시시했어."


 서, 설마 폭발음이 들린 순간부터 여기 나타나기 전 그 짧은 순간에 모조리 해치웠단 말일까요? 그랬군요. 저희에겐 처음부터 승산은 없었던 모양이에요.


 "어쨌든 결정했어. 널 신부로 삼을 거야."


 "우, 우웁?"


 루, 루시아라고 했던가요? 이 사람 무슨 소릴 하는 거죠? 누가 누굴 신부로 삼는다고요? 제, 제가 신부가 될 것 같나요? 저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필사적으로 버둥거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제 무력함이 원망스럽네요. 그녀는 제 앞으로 얼굴을 바짝 붙이며 빙긋 웃어 보였습니다.


 "반드시 네 마음까지 공략해 보일 테니까 말이야? 그 때까진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 할게."


 우, 웃기지 마세요! 누가 얌전히 공략 당해드릴 것 같나요? 차라리 목숨을 끊겠어요! 이 꼬리만 놔주면 당장 제 혀를 끊어 버리겠어요!


 "아 참, 혹시라도 자결할 생각이라면 최대한 말려보겠지만… 결국 죽는다면 말이야? 방금 죽은 누구였지? 그 녀석의 복수를 하는 선택지도 사라지겠지?"


 보, 복수? 맞아요! 저 년의 곁에서 살다 보면 복수할 기회는 꾸준히 생길 테니까요. 저 가증스러운 목을 친 다음에 전하 곁으로 따라가겠어요. 반드시 그 때까진… 진흙을 핥더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남겠어요. 기필코 해내고 말 테니까요!


 "우훗? 마음을 정했나 보구나? 그럼 가자고. 내 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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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중, 하편으로 내일 마치기 전까지 쓸 생각입니다.

원래 참가할 생각은 없었지만, 백갤 행사같은 느낌인데 참가작이 너무 부족한 것도 슬퍼서요.

특히 제가 판타지를 좋아하는데 이쪽이 버림받는 건 너무나 슬퍼서 쓸 수밖에 없었어요.


시대상은 마족 침략 극초기정도로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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