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보고 굴려본 짧은 카스아리 회로

Tissuedestruction · 2021.02.28 21:19:59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c83fa11d0283146e1de228a7923f189a7bc55982b7e638ff80d4b90f25efd197a4039482dced0265968d5b50a8d4adcddab8c61f02b389a533b59da0750ea7c7e1dff1fc98586a14ba3cb192d67fa8f6cd592c38312d8644ecc420b11dbc96ffa

모 밲붕이 남겨준 [카스아리는 왜 결혼하지 않는가?]에 대한 댓글

(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720098 )

//

“ 아~리사아~ “

아리사의 자취방. 아리사의 옆에 기대어앉아 책을 보던 카스미가 달콤하게 아리사를 불렀다.

고등학교때부터 사귀며 이제껏 서로를 많이 알아온 두 사람사이에 더이상 어릴때의 부끄러움이나 가식은 많이 희석되었다. 그에 따라 아리사도 예전같지 않게 진심으로 웃으며 자기 품에 안기는 카스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한동안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짧게 키스도 하고 마주보며 웃기도 하던 두사람, 그러던 중 카스미의 시선이 문득 TV로 향했다. 요즘 유행하는 연애드라마가 하고있었다.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얼마전 결혼한 새댁이고 신혼집에 여주인공의 직장 동료들이 놀러온 장면이었다.

“ ㅇㅇㅇ 씨 결혼 너무 축하해요~ “

“ 아니죠, 결혼하셨으니 이젠 XXX 씨죠~ “

물끄러미 TV를 보던 카스미가 아리사에게 물었다.

“ 있지, 아리사- “

“ 응? “

“ 우리가 결혼하면 누구 성을 따라야 되는거야? “

카스미가 마냥 뜬금없는 말을 하는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졸업반까지 밟으면서 아주 오랜시간 사귀어왔고 양측 가족도 둘이 사귀는것을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 이제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기만하면 결혼하게되는 상황이기때문에...

남녀커플은 남자의 성을 따르는게 보통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던 아리사는 입을 뗐다.

“ 토야마가 낫지않아? “

“ 엥? “

“ 토야마 아리사, 토야마 카스미. 어감 좋지않아? “

“ 난 당연히 이치가야가 낫다고 생각했는데? “

“ 에이... 토야마가 더 예뻐보이지 않아? “

아리사는 항상 이렇다. 자기도 모르게 카스미에 대한 점이 이쁘다며 칭찬하거나 카스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서 카스미가 당황하게 만든다. 이번에도 아리사의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진 카스미가 잠시 말이 없다가도 자기 의견을 표출했다.

“ 아니야, 난 이치가야가 더 좋아! “

“ 토야마가 더 좋다니까 그러네... “

“ 좋아... 그러면 다른사람한테 물어보자! “

카스미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 여보세요? “

“ 아! 미사키쨩! 지금 바빠? “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내릴것같은 미사키에게 전화를 걸은 카스미.

“ 아니? 알바끝나고 지금 집가는중이라서... “

“ 그럼 중요한거 하나만 물어볼게! “

“ 중요한거? “

“ 이치가야 카스미랑 토야마 아리사 둘중에 뭐가 더 좋은것같아?! “

“ .... “

이 바보커플이 또 시작이구나. 카스미의 목소리엔 일절 장난기가 없었다. 진심으로 묻고있는것이다.

평소에는 아리사가 옆에서 카스미를 제지했겠지만.. 카스미에게 푹 빠진 아리사도 카스미와 동화된 듯 하다.

“ ... 그냥 아무거나 해. “

“ 그래도 의견좀 내줘! “

“ 굳이 따지면 토야마 아리사? “

“ ....... “

스피커폰으로 모든걸 듣고있던 아리사의 얼굴에 우쭐함이 보였다. 전화를 끊자 카스미는 아무말없이 아리사에게서 살짝 떨어졌다.

“ 것봐, 미사키도 토야마가 좋다고 하잖아~ “

살짝 놀리는 톤으로 아리사가 카스미의 볼을 쿡쿡 눌렀다. 카스미는 그런 아리사의 손을 툭 치고 아리사를 가볍게 째려보았다.

“ ... 놀리기나하고 못됐어 아리사... “

카스미가 화난 표정으로 겉옷을 챙기고 벌떡 일어나 아리사의 집에서 나갔다.

“ ... 카스미? “

뭐 곧 돌아오겠..지? 아리사는 화가 나도 귀여운 카스미의 얼굴을 떠올리며 가볍게 웃고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다.

//

“ 그래서 아리사랑 왜 싸운거야? “

“ 아리사 진짜 못됐어... 맨날 놀리기만하고... “

아리사의 집에서 나온 카스미는 츠구미의 카페에 갔다.

마침 손님도 적은 시간대겠다, 츠구미와 사요는 화가 난듯한 표정의 카스미를 보고선 이야기를 들어주겠다며 카스미와 마주보며 앉았다.

“ 이치가야씨가 악의적으로 토야마씨를 괴롭힐 사람은 아니에요. 이치가야씨가 뭐라고 말했길래 토라지신거죠? “

“ 사요선배, 츠구미는 토야마 아리사랑 이차가야 카스미 중에 어떤게 더 좋다고 생각하세요? “

잠시 침묵이 흘렀다.

“ ... 네? “

“ 저희도 슬슬 결혼을 생각할 시기라서... 성을 어떻게할지 얘기했거든요. “

“ 저는 아무리봐도 이치가야가 더 예쁘고 아리사랑 완전히 가족이 된것 같은 느낌이라 이치가야가 좋다고 했는데... “

이야기를 듣던 사요의 츠구미의 얼굴이 굳었다. 그야말로 공감 분노 격려 어떤 감정에 맞춰 표정을 지을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 ... 카스미 쨩. “

“ 응? “

“ 새로 만들어본 케이크 먹어볼래? “

츠구미가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

그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카스미가 돌아갔다. 여전히 아리사에게 토라진 마음은 그대로인듯 하지만 그래도 두사람과 이야기하며 조금은 풀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 사요 씨. “

카운터에서 카스미에게 손을 흔들던 츠구미가 사요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 ... 저희는 히카와 츠구미가 좋을까요, 하자와 사요가 좋을까요? “

사요의 목에 식은땀이 흘렀다.

///

“ ... “

코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던 카스미.

“ 아리사 기분은 생각도 안하고 그렇게 나와버렸는데... 뭐라고 사과해야하지. “

아까 아리사에게 무의식적으로 한 무례한 행동을 어떻게 사과해야할지 고민하며 노을이 지던 거리를 걷던 카스미는 한숨을 푹 쉬고있었다.

그렇게 걷던중 우연히 아리사를 마주쳤다.

“ 카스미? “

“ 아리사...? “

“ 어디갔었어 카스미, 기다렸잖... “

아리사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카스미가 아리사의 소매를 잡아끌어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끌고 갔다. 그러고선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 아리사... 미안해... “

아리사의 코트를 꼭 쥔 카스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 아리사의견도 중요한데... 나 혼자 삐져서... “

“ 용서해줘.. 흐윽.. 아리사아.. “

카스미의 머리를 쓰다듬던 아리사의 눈에서도 어느새 눈물이 가득 찼다.

“ 아니야 카스미.. 카스미 기분도 모르고 놀려서 미안해... 속상했지? “

“ 다신 안그럴게 카스미... 제발 용서해줘.. “

두 사람은 한동안 껴안고 울면서 서로 사과하고 마지막에 키스를 하고 골목에서 나와 손을 꼭 잡고 아리사의 집으로 향했다는 얘기

상식인인 아리사가 카스미랑 사귀고나서 바보가 되는 이런얘기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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