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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마녀씨가 여행을 떠나려하지 않는다모바일에서 작성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0 23:52:15
조회 635 추천 17 댓글 6
														

[여행없는 마녀의 여행 시리즈]


그녀의 이름은 암네시아라고 했습니다.

한 번 가면 그 나라의 국민이 되거나, 아니면 모든 기억을 잃어야만 나올 수 있는 폐쇄적인 장소, 신앙의 도시 에스트라는 나라에서 여행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조금 더 친해지자 자신은 에스트의 기사단 출신이며, 휴가를 받아서 이 나라, 저 나라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거 굉장하네요."

"그렇지?!"

순수하게 감탄을 하자 암네시아 씨가 기뻐하면서 웃었습니다. 확실히, 저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데 기사단 출신이라니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을거리란 것은 쉽사리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일레이나 씨는 알아주는구나! 그렇게 말한 암네시아 씨가 웃으면서 자신의 몫에서 음식을 조금 덜어내서 제 앞에 담아주었습니다.

"자, 자! 이렇게 친해진것도 우연인데 오늘은 안자고 밤새 떠들자! 나도 에스트 이야기를 실컷 들려줄테니까!"

"아, 네. 그러니까..."

웃으면서 음료를 살짝 담아서 입에 머금었습니다. 누군가 본다면 여행도중 우연히 만난 사람과 친해져서, 방에서 떠들고 있는 상황이겠지만 실제로는 조금 달랐습니다. 옆에서 무방비한 잠옷차림으로, 순진하게 웃으면서 음식을 입에 가져다대는 암네시아 씨를 보면서 살짝 입맛을 다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길거리에서 한 눈에 반한 암네시아 씨와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해서 방 안으로 끌고온 상태였습니다.

*

오늘 오전의 일이였습니다.

새로 도착한 나라에서 살짝 길을 헤매고 말았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면 단번에 알 수 있었지만, 직접 걸어서 헤매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였기에 지도를 보면서 직접 길을 찾아 걷고 있었습니다.

"어렵네요..."

그렇지만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어디로 가야할까요, 지도에 얼굴을 파묻은 채 중간중간에 고개를 들어서 확인하면서 모퉁이를 돌던 와중,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다만, 다행히도 길은 제대로 찾은건지 주변에는 사람이 잔뜩 있었습니다.

"아야야..."

"괜찮아?"

그녀가 먼저 자리에서 씩씩하게 일어나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번 일은 어디를 어떻게 보더라도 제 실수였기에 솔직하게 죄송하다고 말한 다음, 손을 꼭 붙잡은 순간이였습니다.
햇빛에 비춰서, 여신이 내려와있었습니다.

반짝거리는 짧은 백발의 머리카락에 검은색 머리띠, 그리고 기사복장을 입고있는 소녀였습니다. 아니, 소녀라고 불러도 괜찮은걸까요? 이건 여신이였습니다, 천사였습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사람은 제 인생에서 처음이였습니다.

손을 붙잡은 채 제가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얼굴만 붉히고 있자 다쳤다고 생각한걸까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 그녀가 주변에서 제 짐을 그러모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린 저 역시 주변에서 그녀의 것이라 추정되는 짐을 모아서, 서로 건내주었지요.

"앞을 못봐서 미안! 조금 헤매고 있었거든."

"저도 같네요, 다음부터는 피차 주의하도록 하죠."

입으로는 태연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물건이 오가는 그 짧은 순간, 머리속에서 빠르게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나 집중해본건 마녀 시험 이래로 처음일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조금 헤매고 있었거든요. 이 나라는 처음이라."

"그렇구나! 마녀 씨도 여행자야?"

난 휴가를 받아서 여행하고 있어! 그 말을 들으니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도 인연인데요, 그렇게 운을 땐 제가 손을 꼭 붙잡았습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이 나라라도 좋으니 여행자끼리 같이 다니지 않을래요?"

거부하지 마라, 거부하지 마라...머리속으로 수없이 되내였습니다. 제 간절한 기도가 통한것인지, 그 소녀는 예쁜 미소를 지으면서 곧장 고개를 끄덕여주었습니다. 다행이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곧장 손을 붙잡았습니다.

"재의 마녀 일레이나라고 해요."

무어라 부르려다가 생각해보니 아직 통성명도 하지 않았다는게 떠올랐습니다. 그랬기에 자연스럽게 제 이름을 말하자, 그녀 역시 밝게 웃으며 돌아보았습니다.

"암네시아라고 해!"

*

"그런데 말이죠."

그 이후로 의기투합한 저희는, 숙소를 아예 같은 방으로 잡고 음료와 음식을 잔뜩 사서 떠들고있는 도중이였습니다.

물론 암네시아 씨는 순수하게 여행지에서 만난 우정을 소중히 여기려는 것 같았지만, 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 밤을 틈타서 더 가까워졌으면, 나아가서는 결혼까지 했으면-그런 욕망이 있었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면, 에스트에서의 결혼생활이 어떤지 파악해놓아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를 로베타로 데려오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네요. 이참에 여행을 끝내버리고 암네시아 씨와 함께 고향으로 가서, 어머니한테 신부를 소개하는것도 어쩌면...후후, 후후후...

"에스트에서는 동성결혼이 허용되나요?"

"가능해~신분 보증만 정확하다면, 외부에서 데려와서 결혼할 수도 있어!"

물론 에스트의 규칙에 따라 나갈 수는 없지만, 암네시아 씨가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렇군요, 암네시아 씨와 결혼하면 아예 에스트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군요.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제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정도 각오쯤은, 아침에 보자마자 반했을 때 부터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분간은 핑계를 대면서 계속 여행을 같이 다닐 생각이였습니다. 그 사이에 로베타로 그녀를 데려갈지, 제가 에스트로 갈지 이야기를 깊게 나누어서 그녀의 신부가 될 생각이였습니다.

그러면, 여행 도중 우연히 만난 여성한테 한 눈에 반해서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여행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저랍니다!

*

이걸로 암네시아까지 끝

대충 금사빠 일레이나가 만나는 여자마다 첫눈에 반해서 여행 포기하고 결혼하려는 그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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