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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33화 (완)

1234(39.113) 2021.03.12 20:23:26
조회 195 추천 13 댓글 5
														

사유리는 멍하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병실의 고요함이 증명하고 있었다.


목에 붙은 반창고의 이물감이 지금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더 이상 고통은 없었다.


그저 지독한 허무감이 사유리를 괴롭힐 뿐이다. 비록 그것이 저주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그녀와 함께 했던 힘이었다.


그랬던 것이 빠져나가니 그 공백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사유리는 이제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몸의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퇴마사의 힘 자체는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가문을 이어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단지 천년 동안 쌓였던 수많은 악의들이 사라진 것 뿐이다.


고마움.


사유리는 후미나에 대해 어떻게 고마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어찌해야 할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저 어떤 얼굴로 봐야 할지도 알 수 없는 그런 기분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린다. 거기에는 스즈메가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자신의 상태를 돌봐주기 위해 찾아왔다.


"왔어?"


"네. 아가씨. 이제 몸은 좀 어떠세요?"


스즈메는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사유리의 몸상태를 물어보았다.


"아직 힘이 없어. 역시 흡혈 당한다는게 영 기분 좋은 일은 아니네."


사유리는 무기력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자 스즈메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땐 황홀한 표정이었는데요? 정말 이뻤다구요. 달빛 아래에서.... 아...."


확실히 그때의 기억은 황홀함 그 자체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사유리에게 있어 그건 어떤 의미로 흑역사 그자체였다.


"스즈메!"


스즈메는 사유리의 부끄러움에 가득 찬 항의를 무시했다. 대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며 말을 이었다.


"이제 더 이상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진 않을거에요. 지금도 열은 좀 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힘들지 않을거니 다행이죠."


"그러게."


사유리는 스즈메의 말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어차피 따진다고 해봤자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다. 게다가 아직 머리가 이전만큼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다 회복되면 보자고 중얼거리는 사유리를 보며 스즈메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지었다.


이전과 같은 독기는 없다. 이제는 저주와도 같은 기운으로 고통받지 않는 스즈메의 아가씨가 있을 뿐이다.


그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스즈메는 언제까지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손길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며 사유리는 다시 눈을 감았다.


---------- 


"집에서 얼마나 잔소리 하는지 죽겠어 정말. 어제도 설교 한시간이었어."


점심시간, 아야메는 고기 튀김을 씹어먹으며 그렇게 후미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사유리와의 일이 있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래도 그건 너무했다며 볼 때마다 잔소리였다.


그건 후미나도 마찬가지. 특히나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건 위험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혼이 났는지 모른다.


그나마 치즈루가 그녀들을 변호해 준 덕분에 이 정도지만 역시나 어른들의 잔소리는 무시무시했다.


그래도 후미나는 미소지을 뿐이었다. 덕분에 좋은 일도 있었으니 말이다.


"어쩔 수 없잖아? 우리가 사고 크게 친 건 맞으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후미나는 아야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언제나처럼 그녀의 체온은 후미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렇긴 하지만. 한번 발동이 걸리니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아야메에게 있어 어머니의 잔소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공포였다. 만에 하나 늑대인간의 형태였다면 주둥이 부위를 그대로 물렸을지 모른다며 치를 떨었다.


"그래도 나랑 만나는 걸 금지하지도 않으셨잖아? 사유리랑 계속 친하게 지내는 것도 막지 않으셨고. 그것만으로도 어머님 대단하시다고 생각해."


"뭐 그건 그렇지만."


후미나의 말에 아야메는 한숨을 쉬며 동의했다.


"난 그래도 이번에 나쁘진 않았어."


후미나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고개를 돌려 아야메를 바라보았다. 개화는 물론이고 사유리의 피를 마시며 그녀의 매력은 한층 더 증대되었다. 지난 번과 같은 소동은 없었지만 아야메는 후미나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뛰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소악마와 같은 미소를 띠며 후미나는 고혹적인 태도로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키스가 그렇게나 달콤한 줄은 몰랐다니까?"


"후미나.... 너...."


후미나의 말에 아야메는 부끄러운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늑대인간의 체액은 흡혈종에게 극독 그 자체.


하지만 그날, 후미나는 처음으로 아야메와 키스할 수 있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기분이었다.


"왜? 싫어?"


후미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다. 아야메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얼굴만 붉힐 뿐이었다.


"후후...."


후미나는 살짝 웃었다. 며칠 사이에 누구보다도 어른스러워진 그녀가 아야메는 아주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미나의 머리가 천천히 아야메에게 다가가자 아야메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시 한번 입술은 겹쳤다.





---------- 


이걸로 이야기는 끝.


뭐 저 정도로 상은 줘도 되지 않을까? 서로 키스도 못하고 손만 잡는 사이잖아?


다음 소설은 일단 내가 작업하는거 끝나면 다시 시작.


중간 중간 엽편은 올릴거임. 19금도 올리고 노멀도 올리고 그럴 생각.


그동안 읽어준 사람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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