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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이윽고 백합의 동산은 어머니가 된다

Kikerog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27 22:13:50
조회 1333 추천 20 댓글 12
														

트리니티 변두리의 작은 펍.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그곳의 한구석에서는, 두 숙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으아~앙! 너무하잖아, 선생님!"


"미카, 그러니까 아까부터 목소리가 크다니까요..."


전임 티파티였던 미소노 미카와 유리조노 세이아, 두 사람은 이렇게 은밀히 만나 맥주를 마시는 것이 소소한 취미였다. 졸업 후 현 파테르 분파의 결정에 따라 미소노 미카에겐 근신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이기 위해 스트릿 패션의 사복을 입고 있었지만, 이렇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울고 있으면 소용이 없었다.


"그치만~! 세이아 쨩도 사실은 알잖아! 우라와 하나코가 졸업하자마자 결혼이라니, 분명 그 전부터 사귀고 있었을 거라고! 사제간 연애는 절대 안된다고 그렇게 철벽을 쳤으면서!"


"뭐, 확실히 그건 너무하긴 합니다만..."


선생의 결혼. 그건 최근 두 사람의 주요 화제이자... 키보토스를 뒤흔든 대사건이었다. 지난 달 갑자기 크로노스를 통해 보도된 그 소식은, 학원도시의 수많은 여학생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결혼할 때까지 아무 소식도 안 떴던 거지? 분명 크로노스랑 입을 맞춘 게 분명해! 으음, 하지만 그 제멋대로인 기자들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새, 생각해봤자 의미없는 것 아닐까요. 지금은 그저, 두 사람이 행복하길 축복해줘야..."


"... 뭐야, 그 반응? 세이아 쨩, 설마..."


친구만큼은 아녔지만, 미카도 꽤나 감이 좋았다. 세이아에게서 수상함을 느낀 미카는, 그녀를 추궁하려 했지만...


"오늘은 너무 마셨네요, 미카. 슬슬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에엣!? 아니 잠깐,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끝났습니다.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봤자 좋을 것도 없잖아요?"


세이아는 급히 취기가 오른 친구의 손목을 잡고, 가게 밖으로 끌고나갔다.





"후우... 이만 돌아갈까요."


떼를 쓰는 친구를 어떻게든 택시에 집어넣은 후, 세이아는 천천히 집으로 걸어갔다.


"하마터면 곤란해질 뻔했군요. 미카는 이상한 데서 예리하다니까요."


가슴을 쓸어낸 그녀는,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 맞아요, 미카. 전 사실, 알고 있었어요."


우라와 하나코, 그녀가 선생과의 밀회를 즐기던 그 모습을.





약 1년 전. 세이아가 트리니티를 졸업하고 얼마 안 됐을 때, 그녀는 종종 트리니티에 방문하곤 하였다. 늘 행복한 건 아녔지만, 모교에는 아름다운 추억 역시 많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볕이 좋군요... 네, 걷는 데 문제는 없겠어요."


학원 부지를 걸어다니며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고,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비교하며 지난 일을 회상한다. 티파티의 전임 호스트가 아닌, 졸업생으로서 세이아의 일상이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그랬는데...


"음?"


그날은 하필, 그녀의 뛰어난 감이 무언가를 알아채고 말았다.


"이 골목, 뭔가 느낌이 이상한... 어?"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건물 사이의 골목이지만, 그날의 세이아는 무심코 골목 안을 들여다보고 말았고...


"응, 츄웁, 하아... 선생님..."


"후아, 하나코... 역시 오늘은, 이쯤에서 끝낼까?"


"어, 어? 으에...?"


선생이 학생과, 그것도 그 우라와 하나코와 키스하는 충격적인 광경에 넋을 놓고 말았다.


 "후훗, 그럼 오늘 밤도... 어라?"


"아, 이런!"


그러나 하나코가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겨우 정신을 차린 세이아는 재빨리 자리를 벗어났다. 들키지 않았길 바라며, 세이아는 정신없이 교내를 달렸다.


"왜 그래, 하나코?"


"아뇨... 역시,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가 정말 눈치채지 못했는진, 또 모를 일이지만.





옛일을 떠올리며 집에 들어온 세이아는, 곧바로 자기 침대에 누웠다.


"푸하... 새삼스럽지만, 침대가 쓸데없이 넓네요."


한때 그와 같이 침대에 눕기도 했는데, 지금은 혼자 뒹구르고 있는 것이 조금 서글프기도 했다.


- 파다닥!


"짹?"


"아, 걱정시켰나요? 이거 미안하군요."


그런 그녀의 외로움을 아는걸까, 세이아가 기르는 아기 새가 그녀의 머리맡에 앉았다.


사랑스러운 그 아이를 조금 쓰다듬은 후, 새장에 돌려보내려던 그때.


- 모모톡!


"응? 이 시간에 누구죠? 설마 미카가..."


핸드폰을 확인한 세이아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선... 생님...?"


[세이아, 자니? 같이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말야. 주소를 보내줄테니까, 내일 아침에 만날 수 있을까?]


늦은 시간에 문자를 보낼 정도로, 선생은 매너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는 것은, 꽤나 중요한 사안이라는 뜻이리라.


"이건... 가볼 수밖에 없겠군요."


적당히 답장을 보낸 세이아는, 약속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세이아는 자차를 끌고 D.U 중앙구로 향하였다. 새하얀 클래식 카를 끌고 도시를 누비는 모습은, 행인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나았으려나요... 뭐, 그래도 이 아이를 탈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꽤나 속도를 냈기 때문일까.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착한 세이아는, 주차를 마친 후 약속 장소인 카페에 들어갔다.


"분명 여기 어디쯤에..."


"아, 세이아! 여기야, 여기!"


"어머, 세이아 쨩! 일찍 왔네요?"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던 세이아는, 곧 두 사람의 환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엔 역시 선생 부부가 앉아있었다.


"아, 두 분! 여기 있었군요."


"오랜만이네, 그간 별 일 없었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몸이 가볍네요. 지금이라면 비유가 아니라,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후훗. 옛날에 비해 농담이 늘었네요, 세이아 쨩?"


안부를 묻는 선생에게 재치 있게 대답한 후, 세 사람은 카운터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피곤할 텐데도, 직원은 웃는 얼굴로 친절히 응대했다.


"어서오세요, 손님! 주문하실 건가요?"


"잠시만요... 나는 아메리카노로 할 건데, 당신은? 홍차는... 역시 어려우려나."


"으음, 그럼 저는 따뜻하게 우유 한 잔으로 할까요? 좋잖아요, '우유' 한 잔?♡"


"... 사람 많은 데서 장난은 자제해 줘, 반응하기 힘드니까. 세이아는?"


잠시 고민하던 세이아는, 곧 메뉴판에 'Best'라 적힌 것을 가리켰다.


"아, 에스프레소에 자신 있는 가게였군요? 그만큼 커피 그 자체에 자부심이 있다는 뜻이겠죠. 저는 이걸로..."


"저... 죄송하지만 손님?"


세이아의 주문을 가로막은 것은 카운터의 직원이었다.


"에스프레소는 커피를 바로 내려서 마시는 거라, 아이 입맛엔 쓸 수도 있답니다? 정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라떼를..."


"... 네?"


트리니티에선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부당한 대우. 그것에 세이아는,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아, 보호자 분이신가요? 자녀 분에겐 다른 메뉴를 추천드리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저 아이는 제 제자구요, 재작년에 성인이 됐습니다."


"... 아."


직원은 그대로 자기 입을 틀어막고 말았다.





"정말이지, 손님을 외모만으로 판단하는 건 경우가 없군요. 그 사람의 내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하, 진정해. 그러고 직원 분이 고개 숙여 사과하셨잖아?"


주문한 음료를 자리로 가져온 선생은, 세이아의 화를 풀어주느라 진땀을 뺐다. 그래도 자신 앞에서 솔직하게 화를 내는 것이, 선생은 꼭 싫지는 않았다.


"그래도, 커피는 훌륭하군요. 최근 마셔본 중에 가장 향이 깊어요."


성질이 누그러진 세이아는, 천천히 에스프레소를 음미했다. 무작정 쓰거나 신 것이 아닌, 견과류같이 고소한 향이 코 끝에 감돌았다.


"세이아는 커피도 마시는구나? 의외인걸."


"아무래도 카페는 홍차를 잘하는 집이 드무니까요. 자연스레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됐죠. 그나저나 할 이야기라는 게..."


"아, 그전에..."


조금 곤란한듯 미소지은 하나코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은 그런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하나코를 받쳐주었다.


"화장실 가게? 나도 따라갈게, 혼자 보내긴 걱정되니까."


"우후훗, 마음은 고맙지만 혼자 가도 괜찮아요. 그럼 잠시..."


염려스러운 눈빛의 선생에게 검지를 치켜올린 후, 하나코는 화장실로 향했다. 선생은 그런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 겨우 자리에 앉았다.


한편, 세이아는 일련의 상황에서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어라? 하나코 씨,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았네요."


하나코가 시킨 우유는 잔에 그대로 담긴 채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다. 세이아에겐, 이것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흐음... 그랬군요."


그리고 곧, 그녀의 감은 한 가지 결론을 제시했다.


"미안 세이아, 부른 건 우린데 실례를 했네."


"아, 괜찮아요. 그것보다... 몇 달이죠?"


"어? 결혼 말야? 알다시피 이제 한 달 정도..."


"애 말이에요."


"아~, 애는 이제 두 달... 잠깐, 뭐!?"


별 생각없이 대답하던 선생은, 깜짝 놀라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그 탓에 주위 손님들이 쳐다보았지만, 세이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따라 좀 이상했거든요. 하나코 씨는 홍차를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그 대신 우유를 골랐다는 건 아마 카페인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는 거겠고."


"아, 어. 그렇긴 한데..."


"그런데 막상 음료를 받고나선 거의 마시지도 않았죠. 아마... 애써 감췄지만, 입덧이 심한거죠?"


"그건..."


"마신 것이 별로 없음에도 화장실에 간 건... 물론 우연일 수도 있지만, 자궁의 확장으로 방광이 눌려서일 가능성이 높죠. 무엇보다 아까 하나코 씨가 화장실에 간다고 했을 때, 선생님의 걱정하는 모습이 조금 과하다 싶었거든요."


"...  완전히 간파당했네."


두 손을 들어올린 선생은, 자리에 털썩 앉았다. 아마 이토록 짧은 시간에 들킬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설마, 오늘 하고 싶다던 이야기도 아이에 관한 건가요? 하지만 저는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데..."


"아, 물론 그런 건 아니야. 다만... 하나코가 오면 얘기해줄게."


세이아는 궁금했지만, 선생이 머뭇거리는 데엔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네요."


화장실을 다녀와 전후 사정을 들은 하나코는, 오히려 담담하게 반응했다.


"그래서, 할 얘기가 뭔가요? 아이에 관한 내용이라는 건 이해했습니다만..."


"그게, 사실은... 세이아 쨩, 뱃속의 아이의 대모가 되어줄래요?"


"네? 대모요?"


하나코가 내뱉은 단어에 세이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대모, 트리니티에서 세례를 받은 아이의 후견인이자 아이의 또다른 부모를 이르는 그 말.


"설마하니 그런 부탁을 할 줄은... 감사합니다만, 그런 거라면 더 적합한 사람이 있지 않나요?"


트리니티에서 대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대녀가 생긴다는 것은, 후견인을 맡을 수 있을만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의 트리니티에서는, 대모는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끼리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만약 대모를 맡길 것이라면, 하나코에겐 보충수업부 동기들이라는 좋은 선택지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히후미 씨라면, 아이의 대모를 맡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일텐데요. 나기사의 후임으로서, 최근에 호스트 임기를 무사히 끝마쳤잖아요."


아지타니 히후미. 그랬다, 갑작스레 나기사의 뒤를 이어 필리우스 분파를 이끌었던 그녀는, 아리우스 난민 정책 등을 성공시키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위인이었다.


"아, 그 생각도 안한 건 아니지만요..."


그러나 하나코의 표정은 어두웠다. 마치 죄책감을 느끼는 것처럼.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해준 것은, 다름아닌 선생이었다.


"히후미에겐 더 이상 짐을 지어주고 싶지 않아서 그래. 호스트로서 훌륭하긴 했지만, 그만큼 트리니티 내에서 공격받은 적도 많거든."


"아..."


선생 말대로, 히후미는 임기 동안 그 위치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특히 아리우스 난민 정책의 경우, '아리우스의 요부의 꼬드김에 넘어가 트리니티의 재정을 아리우스에 퍼주고 있다.'라는 음해까지 받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샬레와 엮여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다면, 히후미와 선생에게 직접적으로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제 생각이 짧았군요. 사과하죠."


"괜찮아요, 세이아 쨩이 나쁜 게 아니잖아요? 나쁜 건..."


"그래서, 세이아 말고는 마땅히 부탁할 사람이 없더라고. 대충 이해는 됐지?"


하나코의 말을 급히 끊으며, 선생은 세이아에게 확인 질문을 던졌다. 산모에게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나름의 배려였으리라.


"사정은 이해했습니다만... 역시 갑작스럽군요. 생각할 시간을, 조금만 주실 수 있나요?"


"물론, 신중히 생각할 문제니까. 일주일 정도면 될까?"


"3일이면 됩니다. 그 이상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요."


세이아는 남은 커피를 마저 들이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덕분에 커피 잘 마셨습니다. 이만 들어가보죠."


"벌써 가게? 좀 더 이야기하다 가지 그래?"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혼자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해서요. 그럼 이만."


"정말~, 세이아 쨩은 매정하네요?"


하나코의 볼멘소리를 뒤로 한 채, 세이아는 주차장으로 갔다. 그날따라 시동이 바로 걸리지 않는 것이, 마치 주인처럼 차도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D.U의 고속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세이아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대모라... 어째서 그런 걸 저한테 맡긴걸까요."


물론 그 이유는 선생과 하나코가 전부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세이아는,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설마하니, 그때 밀회를 엿본 것에 대한 앙갚음... 은 아니겠죠."


하나코는 과연 그때 자신의 존재를 눈치챘을까? 그래서 자신에게 책임이라는 이름의 벌을 내리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실타래처럼 마구 엉켰다.


"... 운전 중에 잡생각을 하는 건 위험한 짓이죠. 안되겠네요, 오늘도 한 잔할 수밖에."


세이아는 액셀에 더 힘을 주어, 트리니티로 향했다.


- 빵! 빵!


"야, 이 인간아! 대체 몇 킬로를 밟는거야!"


물론 뒤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흐응~? 그런 일이 있었다고?"


"네, 그래서 상담을 위해 당신을 부른 거고요. 요새 자주 불러서, 좀 미안하군요."


전날처럼 펍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안주거리로 나온 팝콘을 적당히 움켜쥐어 입에 털어넣었다.


"정말이지~, 별 것도 아닌걸로 부르지 좀 마! 몰래 나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별 것도 아니라뇨! 이건 중요한 일입니다. 한 아이의 대모가 된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그, 러, 니, 까! 세이아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잖아?"


"네? 그게 무슨..."


함부로 내뱉는 말에 화를 내려던 세이아는, 곧 말문이 막혔다.


"꿀꺽꿀꺽, 파하~! 잘 들어, 세이아 쨩. 난 말이지, 미련해서 뒷감당 못하는 일만 골라서 벌였지만... 세이아 쨩은 아니잖아? 언제나 신중하고, 그러면서도 자유롭고..."


취기가 오른 미카는, 횡설수설하듯 친구에게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런 세이아 쨩이라면 아이 하나 맡는 건 일도 아니면서, 왜 자꾸 징징대는 거야! 애초에 난 자격조차 없어서, 훌쩍, 대모 같은 건 불가능한 일인데..."


"자, 잠시만요 미카! 기만을 하려던 건 아녔는데..."


미카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자, 세이아는 그녀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미안해, 세이아 쨩... 내가, 내가...!"


"네, 네. 전 여기 있어요, 미카. 이제 더는 사라지지 않아요."


그렇게 세이아가 친구를 한참 달래주고 있을 때.


"짠~! 완전히 속아버렸네, 세이아 쨩!"


"어...? 미카?"


언제 울었냐는듯, 미카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세이아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아하핫! 거 봐, 세이아 쨩이라면 해낼 수 있다니까? 나 같은 문제아도 품어줄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냐?"


"아... 후훗, 그렇네요. 괜한 걱정이었군요."


눈물 자국이 남아있음에도 미소짓는 친구를 보니, 세이아의 불안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역시..."


"응! 역시 우정이란 위대하지?"


"역시 트리니티 전체를 속여넘긴 여자답군요."


"아앗! 또 그 얘기야!?"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당신이잖습니까, 미카."


티격태격대는 두 사람은, 마치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했다.





시간이 늦어 펍에서 해산한 후, 세이아는 근처 벤치에 앉아 핸드폰에 무언가를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었다.


"내용은 이 정도면 될 것 같고... 선생님의 출근 시간에 맞춰 예약을 걸어두면 되겠죠."


오전 9시로 모모톡 발송 예약을 설정한 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은 소식이,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높게 뜬 달을 바라보며, 세이아는 앞으로의 일을 기대했다.





그런 일이 있고 약 1년 후. 세이아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그녀는 미카와 함께 맥주를 마시고, 집에서 독서를 즐겼으며, 샬레와의 교류를 이어갔다.


특히 샬레와의 교류는 그녀에게 특히 중요했다. 왜냐하면...


"세이아 씨, 준비되셨나요?"


"아, 마더 이오치. 물론 준비됐습니다.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요?"


"네, 따라오세요."


그녀는 곧, 선생과 하나코의 딸의 대모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고성당... 이곳도 오랜만이네요. 다른 사람들은 없나요?"


"세례식에는 저와 세이아 씨, 그리고 샬레의 퍼스트 패밀리만이 참석합니다. 그만큼 엄숙한 자리니까요."


끝없이 이어진 복도에서는, 두 사람의 발소리만이 또각또각 울려퍼졌다.


"다 왔습니다. 이리로 들어가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마더."


마리가 열어준 문으로 들어가니, 그곳에는 익숙한 세 사람이 보였다. 선생과 하나코, 그리고 그들의 딸이었다.


"평안하셨나요, 선생님."


"아, 세이아. 잘 지냈어?"


"덕분에 말이죠. 아이는..."


"쉬잇, 방금 젖을 먹고 잠들었어요."


세이아는 하나코의 품에 안긴 아기의 얼굴을 보았다. 붉은빛이 감도는 건강한 얼굴이었다.


"세이아 쨩, 혹시... 안아볼래요?"


"네? 아기를요? 하지만 그러다 깨면..."


"괜찮아요, 곧 세이아 쨩도 엄마가 될 테니까."


세이아는 조심스레 아기를 품에 안았다. 아기의 뜨거운 체온과 고른 숨소리가, 세이아의 심장을 타고 퍼져나갔다.


"어라? 안 깨네. 내가 안아도 자다 깨서 울곤 하는데."


"후훗. 아무래도, 아빠보단 엄마가 좋은 모양이네요?"


두 사람의 말은 세이아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아기에 집중할 뿐이었다.


"저, 세이아 씨? 슬슬 세례식을 시작해야 되는데요."


"아, 죄송합니다. 어서 가죠."


"네, 그럼 이쪽으로."


단상에서 무언가 꺼낸 마리는 그것을 세이아에게 쥐어주었다. 트리니티의 문양이 새겨진 조그만 유리병이었다.


"이게, 시스터후드의 세례수... 인가요."


"네, 그걸 열어서 아기의 이마에 흘려주시면 돼요."


세이아는 유리병의 마개를 땄다. 근력이 부족한 그녀였기에 조금 애를 먹었지만, 마개는 조그만 뽕! 소리와 함께 금방 빠졌다.


"이렇게..."


아기의 이마에 세례수를 살살 흘리는 세이아. 최대한 아기가 불편하지 않게 신중을 기했지만...


"으, 으애앵..."


"이런, 역시 깨버렸나요."


아기에게 세례수의 차가운 감촉은, 매우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그 정도면 됐어요, 세이아 씨. 병은 이리 주시면 됩니다."


"수고가 많군요, 마더 이오치."


"해야할 일이니까요."


병을 마리에게 건네준 후, 세이아는 잠에서 깬 아기를 내려다보았다.


"응애, 응애애!"


"자자, 울면 안된답니다? 까~ 꿍."


아기를 어르는 세이아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아기는 세이아와 눈이 마주쳤다.


"으에? 에, 에헤헤, 꺄르륵!"


"어? 아하하, 간지럽네요."


세이아의 얼굴에 조그만 손을 뻗으며, 아기는 세상 무해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세이아는 그런 아이를 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후훗, 보기 좋은걸요?"


"응, 이제... 세이아도, 우리 가족이야."


그리고 그것은, 세이아를 바라보던 선생 부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

https://gall.dcinside.com/m/projectmx/15691536


 


지난번에 쓴 소설이 개연성이 부족한 것 같아 보충용으로 쓴 내용

쓰다가 원고가 한번 날아가서 좌절했었는데, 다시 쓰고 보니 이전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드네요.

육아일기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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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44 일반 블라리가 망했구나 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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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43 일반 일섭 나와도 바로 스토리 안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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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42 일반 섭종해서 할거없는 블붕아 잠깐 앉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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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41 일반 님들저 후라이드치킨 시켯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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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40 일반 호연에서 구조선 안보내주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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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9 일반 도비는 자유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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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8 일반 본섭 점검이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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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7 일반 메모리얼에 젖잡기 기능 넣을때됐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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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6 일반 드디어 겜이 망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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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5 🗾JP 왤케 연장점검 느낌이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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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4 일반 츠쿠요나 뽑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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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3 뭐가 더 나은거 같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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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2 일반 돌마리 수시노중에 뭐뽑아야되냐는 질문 너무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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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23 0
18097231 일반 블아 전세계 동접자수 0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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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30 일반 폰 배터리 마듀만 안켜면 ㄹㅇ 오래 가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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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9 일반 일섭 한섭 동시 점검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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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8 🗾JP 문열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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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7 일반 본인이 레나라는 사실은 패치노트에도 적혀있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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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6 일반 내가 일섭유저는 아니지만 신 스토리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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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5 일반 아니 시발 드쿠요 메모리얼 이제 봤네ㅋㅋㅋㅋㅋ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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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4 일반 돌쿠라코 드갈까 말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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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3 일반 동접자 0명 망겜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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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2 일반 나 이게임 안하니까 빨리 스토리 돌고 알려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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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1 섭종 이후의 블루아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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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20 일반 병신겜 섭종 ㅅㅅㅅㅅㅅㅅ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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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9 일반 드디어 망했네 내 이럴줄알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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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8 일반 오늘 일섭 한섭 둘다 섭종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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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7 일반 말꾸 짭콘 통과됐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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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6 일반 나는 섭점검때마다 부거를 먹어.. [2]
ㅇㅇ(20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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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5 일반 시발 시험기간이 되니깐 프세카가 존나 재밌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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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4 일반 뭐야 잠깐 쉬는 시간인데 섭종이라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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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3 일반 대머리 이새키 드디어 서버들고 날랐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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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2 🗾JP 일붕이들 제정신이 아니다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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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1 일반 일섭은 가끔 왜 화요일에 업뎃함?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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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10 전술대 점검 전 막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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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9 일반 님들 블아접속이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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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8 일반 뭐야 드디어 망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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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7 일반 환불은 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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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6 일반 겜망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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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5 일반 뭐노 복각이라 섭종 안하는줄 알았더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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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4 일반 경)블아 서비스 종료(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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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3 일반 총 없는 키보토스라도 존나 위험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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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2 일반 두시까지 따따이치다오면 돌마리가 반겨주겟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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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1 일반 우자와 레이사 특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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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200 일반 블아에 팔척귀신은 안나오겠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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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199 일반 세탁기 돌리기 빡센 캐릭 뭐있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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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198 일반 블아 섭종ㅋㅋㅋㅋ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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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197 일반 캬이거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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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7196 일반 오늘 아마리 뽑을때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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