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AI에게 말한 내용은 모두 문자화 돼 남는다"
"안부확인 서비스가 고난이도 인공지능은 아니다"
"오빠다, 어젯밤 우리 만났잖아" 다짜고짜 시작하는 처음 듣는 낯선 남자의 전화를 서울 거주 1인 가구 여성 A씨가 받은 건 지난 5일 밤. 놀란 마음에 이 시간에 누구냐고 되묻자 "xx 아니야?"라고 하면서 "어제 만났잖아"라는 말이 돌아왔다.
이처럼 불안한 전화를 받고 삼리적 피해를 입은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인공지능(AI) 안부확인 서비스 시스템'을 운용하는 서울시에 이런 심리적 피해를 입은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조치가 있는지 물었지만 "(그런 시스템은) 아직 없다"고 시 관계자는 본지에 밝혔다.
A씨처럼 뜬금없이 걸려온 이상한 전화로 인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아직 적절한 대책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건 사람이 마치 자신을 알고 있는 것처럼 대화를 이끌고 또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어 신원을 철저히 숨기려는 의도까지 있었기에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A씨의 경우 경찰에 신고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잘못 걸린 전화 같기도 하면서 가해자의 신원파악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식의 장난전화는 혼자 사는 1인 가구 여성만이 받는 것은 아니다. A씨는 결혼한 지인 B씨에게 해당 장난전화에 대해 설명하자 "나도 변태가 매일 전화해서 무시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 이혼한 다른 지인 C씨도 "그런 전화 받아봤다"며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런 불미스런 전화로 미혼 1인 가구 여성이 극도의 공포감을 얻게되는 경우가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전화 공포를 겪은 며칠 뒤 A씨는 거주지인 서울 영등포 신길4동 주민센터로부터 한 전화를 받았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1인 가구에 대해 물어볼게 있다"면서 부모님과 연락은 잘하는지, 자녀가 있는지, 형제가 있는지, 형제와 연락은 잘 되는지 등을 물으며 1인 가구가 맞는지 확인절차를 진행했다.
이후 이 관계자는 최근 6개월 내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간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고 자신의 안부를 묻는 관계자에게 A씨는 자연스레 "최근 변태에게 전화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식사는 하루에 몇 끼 하는지, 외출은 자주 하는지, 술은 마시는지, 몸이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은 몇 명이 있는지, 전기장판은 사용하는지 등 질문과 함께 문자나 카톡을 이용하는지도 물었다. 그러면서 "스마트 안보확인 서비스 AI가 일주일에 한번 안부전화를 해준다"면서 "신청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최근 겪은 '이상한 전화'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판단, 이 관계자에게 "변태 전화를 처리해주냐"고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관계자는 "(AI 서비스는) 오늘 어려운 일 없었냐는 식의 안부전화다"고만 했다.
A씨는 해당 AI 서비스가 심리적인 위로만 해줄 뿐 실질적 해결은 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런 AI서비스는) 필요 없다"고 거절했다.
동 주민센터의 1인 가구를 위한 AI 서비스 사업은 서울시가 주관한다. 시 안심돌봄과에 따르면 시는 현재 서울 전역에 1인 가구 대상 'AI 안부확인 서비스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다.
해당 시스템은 AI가 1인 가구에 전화해 '식사 했냐'는 등 3~4가지 질문을 해서 1인 가구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등 안부 확인 위주의 서비스다. 전화를 받은 1인 가구가 AI에게 말한 내용은 모두 문자화돼 글로 남는다.
이 내용은 자치구 주민센터 관계자가 확인과정을 거쳐 대상자의 어려움을 파악한 후 적절한 지원이 가능한지 주민센터가 최종 판단한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성희롱과 같은 형태의 장난전화 등 1인 여성 가구의 심리적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 대해선 '위급사항'으로 분류해 놓았다. 관계자는 "성희롱 장난전화와 같은 심리적 피해상황의 경우 전문기관을 찾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AI가 고난이도 인공지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동안 1인 가구 여성이 이런 심리적 피해에 대해 AI에 말한 적이 있었냐'는 본지 질문에는 "만약 해당 내용이 AI 텍스트에 남아 내용이 글로 남는다면 동사무소 관계자가 확인전화는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조사하진 않았지만 해당 사례는 들어본 적 없다"고도 했다.
한편 서율시 AI 안부확인 서비스 시스템'은 AI와의 전화통화에서 '몸이 으슬으슬 겨울이라 춥네요' '쌀이 없네요' 등 취약계층 1인 가구가 대답을 하면 주민센터 관계자가 확인한 뒤 난방기나 쌀 지원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한밤 중 걸려온 낮선 목소리의 전화로 인해 1인 가구 여성이 얻게 된 공포심을 해소해주는 서비스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밀리언리포트 #millionreports #ai #ai안부확인서비스 #서울시 #장난전화 #1인가구 #안부확인 #뉴스 #탐사보도 #기사 #언론 #취재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